왼쪽 접시는 이전에도 사진 찍어 올렸지만, 애플파이입니다. 처음엔 맛있게 잘 먹던 G는 도중에 GG를 치고 말더군요. 뒤로 가면 갈 수록 느끼하다나요. 하기야 홍옥처럼 사각사각 달달 새콤한 것이 아니라 조금 퍽퍽한 느낌입니다. 한국에서는 홍옥을 써서 사과파이를 만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이전에 보니 마트에서 대략 1주일 정도만 놔두었다가 치우더랍니다. 그 시기가 아니면 살 수도 없어요. 작년에 봤을 때 사서 사과잼 만들어 둘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잼을 자주 먹는 집이 아니니 두면 냉장고에서 한세월을 머무릅니다.-ㅂ-;

 오른쪽 아래 괴식으로 보이는 무언가는 몇 번 블로그에 올라왔던 카레인데, 색이 저렇게 나왔습니다. 얼핏 봐서는 하야시라이스 같은 진~한 갈색인데 원래는 그냥 보통의 일본카레색입니다. 한국 카레처럼 노란색은 아니예요. 병아리콩과 잘게 썬 당근과 양파와 잘게 썬 셀러리가 들어갔지요.

사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오른쪽 상단의 잼병입니다. FIKA에서 사들고 온 월귤잼입니다.
월귤잼에 대한 로망(...)은 옛날 옛적에 생겼습니다. 집에 있었던 동서문화사의 메르헨 전집에는 스푼 아주머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배경이 북구지요. 시도 때도 없이 꼬마 요정 크기로 줄어드는 스푼 아줌마는, 어느날 '팬케이크가 먹고 싶다'라는 투덜투덜아저씨의 요구에 월귤을 따러 갑니다. 팬케이크에는 월귤잼을 꼭 써야 한다나요. 하지만 월귤잼을 따러 가는 도중에 몸이 줄어듭니다. 어렵게 어렵게 월귤을 따서 집에 와서는 월귤잼을 만들고, 팬케이크를 산처럼 쌓아 올립니다.

한줄요약: 동화 때문에 월귤잼이 무슨 맛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이번에 월귤잼을 사보았는데, 맛은 평범하고 무난합니다. 먹어보면 음, 잼. ... 진짜 그렇습니다. 잼맛입니다.; 그리 달진 않고, 비유하자면 살구잼보다 조금 덜달고 새콤하다고 해야하나요. 맛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이 있는데 저 씨앗이 꽤 큽니다. 블루베리도 그렇지만 저것도 씨앗이 잘 안 씹혀요. 딸기 씨앗이나 키위 씨앗은 톡톡 터지면서 씹히는데 저건 질깁니다. 그런 고로 먹다보면 월귤 씨앗이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게 됩니다. 그래도 맛있다니까요.-ㅠ- 


한동안 빵에 발라먹을 잼이 부족할 일은 없겠네요. 딸기잼이 다 떨어져서 이제 뭘 발라 먹나 했더니 월귤잼이 생겼으니까요. 훗훗훗. 사준 G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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