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들어도 공포 혹은 추리소설이라는 게 감이 오시나요. 넵, 맞습니다. 추리소설입니다. 그것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입니다. 당연히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오고요.

후기를 보니 이 책이 거의 마지막 이야기랍니다. 실제 긴다이치 하지메 소년의 사건부를 보면 긴다이치 코스케가 미국으로 건너 간뒤 연락 두절 상태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바로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발간 순서로 보면 뒤에 한 권 더 있지만 긴다이치 코스케의 생애로 보자면 이게 마지막 이야기라네요. 그래서인지 다른 책보다도 두껍습니다. 상 하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그렇게 나뉘어 있고요.

후기를 읽기 전에는 코스케 나이가 많다 했더니-쉰으로 보이는 일흔-_--맨 뒤에서 정말로 떠나네요. 홈즈와도 결말이 비슷해보입니다. 물론 홈즈는 은퇴했고, 은퇴한 뒤에 수제자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패러디 중에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건 맨 뒤에 실린 해설에도 등장하는데, 혈통, 집안, 압박, 권력, 돈.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고립된 지역이 배경일 때는 지역 유지의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어 혈통이 끊긴다거나(血), 여자를 두고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다거나(性), 집안의 권력이나 돈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있다거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문제는 항상 발생하니까요.-ㅅ-;

상, 하권으로 나뉜 것은 책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살인사건이 두 번에 걸쳐 나오기 때문입니다. 두 권인데다 그 한 권이 절대 얇지 않아서 빌리면서도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단번에 진도가 나가더군요. 금요일에 업무 끝내고 우울모드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시마다 소지의 책 한 권이랑 이 책 두 권까지 세 권을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다 읽었습니다. 뭐, 집 인터넷에 문제가 생겨서 조아라에 들어가지 않았고, 웹 서핑도 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것이 독서나 보고서 쓰기(...) 외에는 없었지요. 덕분에 책 세 권을 홀라당 읽을 수 있었고요.


병원 고개라 불리는 어느 유명한 고개가 있습니다. 대략의 위치는 쿠단시타 그 주변 어드메인 것 같더군요. 메이지 유신 전부터 의사로 일했던 어느 집안이 있습니다. 그 집안의 당주는 앞으로는 한의가 아니라 양의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을 알고 아들을 유학 보냅니다. 그리고 돌아온 아들은 굉장히 유능한 의사가 되었고, 처가쪽의 힘을 얻어 상당히 큰 병원을 만듭니다. 처가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복잡한 관계로 얽힌 집안인데 이 양쪽 집안이 서로 겹사돈을 맺고 맺고 합니다. 하지만 병원 집안은 지식인에 가깝고 조금 보수적인데 반해, 처가쪽은 안 좋은 일에도 손을 대고 하는 뒤가 구린 집안입니다. 그런 집안이 대를 넘어가며 서로 겹사돈을 맺고,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쪽 사업에도 손을 대어 상당히 커집니다. 하지만 2차대전의 폭격 때문에 의사집안의 가주가 사망하고, 집안은 가모(家母)에 해당하는 야요이가 이끌어 갑니다. 양쪽 집안 모두 손(孫)이 부족해서 결국엔 딱 하나만 남게되지요. 그건 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하여간 병원이 있는 고개는 그 유명한 병원 때문에 병원고개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어느 해, 빈집으로 남아 있던 그 병원 옆 고택에서 어떤 여자가 목매달아 죽습니다. 책 제목의 유래지요. 목매달아 죽은 여인이 누구이고,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넘어갑니다.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겁니다.
뭐, 항상 긴다이치가 후회하듯이 여기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몇몇 건 때문에 사건은 커집니다. 만약 진즉에 그 사실을 확인했다면 사건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겠지요. 하아......


전체적인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면 딱, 요코미조 세이시 다운 이야기. 음, 솔직히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꼬일 것이라고 말이죠. 범인 추리하는 것도 아주 어렵지는 않고, 상황도 대강 짐작은 되지만 그래도 읽는 거잖아요.-ㅁ-;
다만 그놈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절대 이해 불가.-_-; 물론 정복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리하학적인 짓을 벌여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자네, 이미 삐~도 있었잖나. 그런데 그런 짓을 벌인단 말이지? 아우, 솔직히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서 이런 코드가 빠진 것은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마음에 걸리네요. 게다가 이런 상황이 되면 회사, 아니 재벌이라고 할 정도로 방대한 집안 하나가 그대로 몰락하는 셈입니다.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범인 말고 중요 인물 중 하나가 마지막에 먹인 큰 엿도 이해가 안 갑니다. 덕분에 집안뿐만 아니라 집안이 이끌고 있었던 사업도 완전히 오갈데 없어진 셈이니까요. 하하...


주요 소품중 하나인 삐~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다룰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다음 기회에.
아마 B님이나 C님은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상-하,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13, 각 12000원.

책 가격을 찾다가 놀랐습니다. 헉; 이렇게 싸다니! ... 그리고 이 책 가격이 싸다 생각하는데서 조금 좌절을...;ㅂ;

같이 검색해서 나온 원작 표지(카도카와문고)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고 있군요. 이 부분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말입니다.
나나니벌도, 땡벌도, 말벌도, 꿀벌도 아닌 여왕벌입니다. 나나니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종류는 여왕벌이 있을텐데 말이죠. 나나니벌은 그냥 암컷이 구멍파서 밥이랑 알이랑 같이 넣어두지 않던가요. 파브르 곤충기는 고등학교 때 읽었던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예전에 박연이 그린 「나비날개」(맞나; 하여간 두 권짜리 만화책)의 기생벌 같은 느낌입니다. 요 며칠 전에 이 책이 문득 떠올라서 내용이 어땠나 기억을 더듬고 있었는데 마침 또 비슷한 느낌의 여왕벌이란 책을 봤으니 같이 써보는 거죠. 하여간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절로 홀리고 있으니 개미귀신과 닮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당당함과 예상하고 있던 그 정체(?)를 생각하면 여왕벌은 타당한 제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펄이 된 당신, 고생 좀 하겠구려. 그나마 여왕개미가 아닌 것이 다행이오만.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을 읽다보면 여자 주인공은 항상 미모의 소녀입니다. 보통 미모가 아니지요. 옥문도에서야 여자들이 좀 많이 나왔으니 상대적으로 미모에 대한 이야기가 덜 부각되지만, 다른 이야기에서는 외모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특히 악마가 피리를 불다나 이누가미 일족의 경우엔 주인공이나 조연들의 미모가 어느 정도는 사건의 원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외모 순위만 놓고 보자면 이번 소설의 주인공이 제일 상위에 올라갈겁니다. 절색이기도 하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색기가 폴폴 풍기거든요. 남자를 절로 홀리는 미모인겁니다. 그 미모가 이번 사건의 발단이라 .....;


재미있게는 보았는데 몽고메리(L.M.) 분위기가 나다보니 결말은 미묘합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맺어주니 좋긴 한데 거참..=_=;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는 전쟁 직후 일본 황실의 대대적인 개편작업이 소재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일본 황실에 대한 계보와 전후 사정에 대한 것을 읽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보았습니다. 알고 있으면 여왕벌을 조금 더 재미있게(?) 그리고 불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_-;

- 맥아더가 들어와서 한 일 중 하나가 일본 전범 재판이었지요. 그 때 일본 황실의 개편 작업도 같이 이루어집니다. 일본 황실은 본가 외에 11개인가, 10개의 분가가 있었습니다.(한국 왕실도 이왕가(李王家)라는 이름으로 있었음)
분가 황실들은 이 때 모두 평민으로 각하됩니다. 지금도 분가들은 남아 있지만 신분은 어디까지나 평민입니다.-ㅅ-

- 일본 사람들이 황실에 갖고 있는 경의랄까.. 그런게 참 묘해 보이는군요. 이번에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가 쓴 「지의 정원」을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묘하고 또 불편합니다.=_= 지의 정원에 대한 리뷰는 한 번 더 읽고 해야할 것 같아서 미루고 있고요. 빠르면 이번주에 올라갈라나.



추리소설로서는 그리 높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영상화는 많이 되었다는데, 결말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영상으로 만들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미모를 갖추고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면..?; 미모와 색기, 당당함 등을 다 갖추어야 하는데 찾기 쉽지 않겠다 싶습니다. 2006년에 만든 것이 최신이라는데 여배우가 누군지는 나오지 않고 긴다이치 역을 이나가키 고로가 맡았다는 것만 나오네요. 은근 잘어울립니다.-ㅁ-;


해결부분을 보면 트릭이랄 것도 별로 없고, 그냥 가볍게 로맨스 소설 보듯 보셔도 됩니다. 범인은 맞추지 못했지만 읽고 나니 딱 요코미조 세이시답더랍니다. 풍기는 느낌만 보자면 이누가미 일족과 가장 닮아있어요.
모종의 이유*로 조금 복잡한 감정에 잠기다가 안되겠다 싶어 방금 읽은 따끈따끈한 책 감상을 올립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신간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도서관에 반납된 책을 보고는 잽싸게 채왔습니다. 저 아래 있는 매처럼 눈을 번뜩이며 있다가 먹이를 낚아 채온 기분이군요.
그 글에는 안 적었다고 기억하는데, 에노시마 거주조인 매입니다. 하야부사가 매 맞지요?;;
(그러고 보면 「Sky High」에선 멸종위기 운운하던데 거기는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ㄱ- 갸들이 사는 곳이 쇼난이었다면 쉽게 봤을겁니다.)

감상을 쓰고는 싶은데 쓰기가 모호합니다. 다른 추리소설도 내용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게 혹시 내용을 폭로하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트릭을 발설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고민하게 되는데 이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구조가 닮은 소설이 하나 있는데 그걸 여기서 소개하면 바로 트릭이 드러납니다. 그냥, 제가 찍었던 어떤 인물이 범인이 아니었다라는 것 정도만 밝히고 넘어가지요.
이번에는 그래도 긴다이치가 제대로 활동합니다. 죽은 사람은 여럿 있지만 지금까지 봤던 것중에서 이렇게 속 시원히 사건을 해결한 것이 거의 없었지요. 역시 하지메는 할아버지의 손자 맞습니다. 공놀이 하는 악마든 피리부는 악마든 제대로 방어한 적이 드물지 않습니까. 실수를 해서 흔적을 남긴다거나 그 때까지 안 나오던 실마리가 나와야지만 사건을 해결해주는걸요. 그러고 보니 이번 편에서도 어떤 의미로는 실패했군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세요. 책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밤 산책」,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09, 11000원



* 그러니까 심정상으로는, 제가 터뜨리기 망설였던 폭탄을 다른 분에게 넘겨서 대신 터뜨렸다가 집중사격 받는 듯한 느낌...;;;; 크흑, 죄송합니다.;ㅂ;
드디어 사진 정리를 했습니다. 위키의 하드디스크에 옮긴것은 월요일이었는데 계속 미루다보니 어제 정리를 마쳤습니다. 정리라고 해봤자 사진 백업해두고 크기줄이고 포토샵 작업해서 저장하고, 중복 사진 지우는 것이 전부죠. 잠깐이면 할 수 있는 작업이긴 한데, 데스크탑이 아니라 노트북을 가지고 하다보니 미루게 되더랍니다. 어제는 일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리를 했지요.

그리하여 첫 번째 글은 북스피어에서 나온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대한 겁니다. 거기에 최근 읽은 몇몇 추리소설에 대한 감상도 들어갑니다.

이글루스 도서밸리에는 종종 신간 정보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파일로 밴스 시리즈가 나왔다는 것을 알고는 냉큼 달려가 도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바로 도착한 책. 책을 받아보고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제가 최근에 보았던 책 중에서 가장 취향의 표지입니다.


저작권법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일단 올려봅니다.
책 판형은 기본 판형입니다. 신국판? 그것보다는 작을겁니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놀라고 하드커버라서 놀라고, 손에 잡고 다른 책과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작아서 놀랍니다. 책등을 둥글리지 않고 판지제본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책장에 꽂았을 때 상당히 폼이 납니다.
게다가 책등 쪽의 저 무늬는 가까이에서 보면 꽤 웃깁니다. 뱀가죽같은 느낌인데 잡아보면 종이거든요.



뒷표지. 뒤표지는 앞표지보다 뱀가죽무늬쪽이 넓습니다. 붉은색은 완전한 빨강이 아니라 다홍색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보니 다른 책들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시리즈의 묘미는 다음 책이 무슨색으로 나올까지요. 표지가 어떤 색일지 가장 행복하게 기다렸던 것이 바로 용의 기사단(원제 ドラゴン騎士團)이었습니다. 꽂아놓고 보면 책 등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그게 책 모으는 재미이기도 했지요.
그 외엔 행복한 책읽기 시리즈도 좋았습니다. 몇 권 모으지 않았지만 꽂아 놓으면 색이 화려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북하우스에서 나온 브라운 신부 시리즈도 다섯 권이 제각각 다른 색이었고 한 번에 꽂아 놓으면 또 잘어울렸지요.



책등. 역시 깔끔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ㅅ+

게다가 무엇보다 감동한 것은 이 책의 제책 방식. 으허허허! 실제본입니다, 만세!
다만 책 자체가 굉장히 멋지게 잘 나와서 손대기가 망설여지더군요. 단, 그 생각은 24시간을 못갔습니다. 버스에서 책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책이 조금 불안정해졌습니다. 흔들흔들거린다고 할까요. 그리하여 지금 손대고 있는 책만 끝나면 너는 분해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협박(?)중입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네 권짜리고 풀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감이 안잡힌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ㅁ-;



하지만 저를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은 저겁니다. 책 사이에 끼어 있던 광고지. 아니 광고지가 아니라 북스피어 소식지입니다. 제목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는데서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앞에는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해 북스피어에서 내고 있는 책 작가들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S.S. 밴 다인, 마쓰모토 세이초입니다. 여담이지만 G는 미야베 미유키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들이 게임 못하게 뜯어 말린다는데, 그런 이 아줌마(죄송합니다;)가 게임을 한단 말야?'
게임 중독에는 나이가 없죠.-ㅂ-;



뒷면에는 다른 책들에 대한 소식과 함께 북스피어의 편집부, 북스피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아는 이름들이 많아서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상당수가 왠지 이글루스에서 본 이름 같...?



자, 여기부터는 감상입니다.'ㅂ'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총 12권입니다. 이 중 한국에 출간된 것이 7종인가 그럴겁니다. 다시 말해 북스피어에서 책을 낸다면 이 7종은 겹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고요. 해문에서 나온 3종은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동서 미스테리 북스(DMB)쪽은 라이센스 체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번역도 엉망이지만 읽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덤볐더랬지요. 하여간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책을 내더라도 겹칠 수 밖에 없는데다 밴슨 살인사건은 이미 황금가지에서 한 차례 냈습니다. 밀리언셀러 시리즈로 말입니다. 기억에 의하면 밴슨 살인사건이 파일로 밴스 시리즈의 첫 사건이었을겁니다. 그러니 북스피어에서는 고민이었을겁니다. 순서대로 하자니 중복 출간도 걸리고, 첫 작품인 밴슨은 이미 정식으로 나왔고. 그래서 순서를 가리지 않고 이미 나왔던 책과 나온 적이 없는 책을 묶어 한 권으로 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실린 이야기는 '스카라베 살인사건'과 '겨울 살인사건'입니다. 스카라베~는 DMB에서 딱정벌레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읽진 않았으니 새롭게 읽는 기분이었지만 범인을 알고 있다는 것은 재미가 꽤 떨어지는군요. 그래도 번역이나 분위기나 약간의 위화감이 있을 뿐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위화감의 정체는 다른 번역으로 먼저 읽었다-그래서 말투가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엘러리 퀸이 결혼한 뒤, 유일하게 남아 있는 30대 독신 엄친아를 다시 보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후후후. 30대라고 정확하게 찍은 것은 독신 엄친아는 그 외에도 은근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운 신부님.(...)

하지만 99쪽에 있는 오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큰따옴표가 하나 더 들어갔습니다. 2쇄를 찍게 된다면 수정해주시길...


파일로 밴스와 비슷한 시기에 주문해서 먼저 도착하고 먼저 본 책이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입니다. 이 책은 제목을 쓸 때마다 헷갈립니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악마의 피리 뭐시기 등등. 긴다이치 코스케의 다른 시리즈는 이런 문장 제목이 아니었으니까요.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도 헷갈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만큼은 지금까지 보았던 다른 시리즈보다 가장 강렬하게 남습니다. 문제는 그겁니다. 왜 강렬하게 남는가라는 점. 제가 가장 싫어하는 코드가 들어 있어서 그렇습니다.-_- 이 책이 나온 시점을 생각해보던 G가 '일본 사람들은 이런 코드를 옛날부터 좋아하는 구나'라고 했으니. 유구한 소재(떡밥)인가 싶습니다. 범인을 잡는 과정이나 몰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긴 한데 그 이유가 밝혀지는 시점에서는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습니다. 알고 나서 다시보니 정말 입에서 불을 뿜을 지경입니다. 그런 고로 이 책도 다음 처분대상에 들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은 하나, 하지메의 원조가 코스케라는 것을 납득할만한 상황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건들은 나중에라도 한 번 찾아보고 싶어지더군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시공사에서 계속 내주고 있고 번역자도 같아서 위화감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기야 100% 없다고 하긴 또 그렇네요. 워낙 옛날 작품이니 시대의 간극은 느껴집니다. 이건 지금 보고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주문한 소설이 <항설백물어>입니다. 이건 작가 이름을 보고 대강의 내용을 확인한 다음 무조건 구입이란 결론을 내려 책이 나온 걸 안지 24시간 안에 주문했습니다. 역시 여름은 추리소설과 괴기소설의 계절이지요. 여름에 도서구입 금액이 높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이 많이 나와서 그런거죠.
이 책은 생협분들-특히 키릴님의 취향에 잘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샤바케나 혼조 후카가와와 닮은 꼴입니다. 우부메의 여름보다는 이게 뒤에 나왔겠지만 교고쿠도 시리즈의 골격(기본 구조)는 이어받았으면서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G가 제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책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보냐며 투덜거렸는데 그 때도 이 책을 먼저 추천했습니다. 파일로 밴스보다는 이쪽이 훨씬 가볍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연작 단편집이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맨 처음 이야기만 먼저 본다면 그 외의 이야기들은 어떤 순서로 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여긴 것은 통쾌하기 때문입니다. CSI보다 NCIS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ㅂ- 양쪽 모두 보신 분은 대강 짐작하시겠지요.
번역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 없었습니다. 이름이 조금 낯설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군요. 하기야 비채에서 나온 시리즈도 번역이 크게 문제된 책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S. S. 밴 다인, <파일로 밴스의 정의>, 김상훈, 북스피어, 2009, 16500원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가 피리를 분다>, 정명원, 시공사, 2009, 11000원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금정, 비채, 2009, 14000원



덧붙임. 태그 넣다보니 반 다인과 교고쿠 나츠히코로 들어가 있네요. 태그 수정하러 가야겠습니다.ㅠ_ㅠ

어제의 사진입니다.-ㅁ-
지금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고, 지금은 제 앞에 hoo~컵이 아니라 스타벅스 그란데 머그가 놓여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낚시 중. 이샤크의 밥을 위해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휴가 중 마비노기 ㄹ군 10살 50렙 타이틀 따기 프로젝트는 오늘 오전 달성했습니다.>ㅅ<
설마 했는데 이리도 빨리 끝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처음 준비하면서 생각했을 때는 어려울거라 생각하고 시간도 넉넉히 잡았는데 실제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이전보다 레벨이 오른 것도 있지만 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뗏목 한 번 탈 때마다 얻는 경험치가 5만 전후였습니다. 거기에 탐렙도 5천 이상은 획득합니다. 탐렙 25를 찍은 이후에는 모두 아이템과 돈으로 바꿔 받았지만 말입니다.
50렙 찍으면서 최고실크 2뭉하고 약간, 최고가 3장, 골드 허브도 2뭉 정도, 마나 허브는 5뭉 이상, 포이즌 허브는 1뭉, 해독초도 5뭉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다 다른 계정으로 보내서 정확한 수는 아닙니다. 아, 최고옷감도 받았지요. 돈은 대략 30-40만 정도인듯. 이 역시 정확하진 않습니다.; 대신 마나 포션을 상당히 썼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모가 훨씬 적었습니다. 준비한 마나 포션의 60% 정도가 남았습니다. 아니... 70%.;

이제 10주간은 열심히 이샤크 키우고, 마스터 따기에 도전하거나 1랭 찍기에 도전하거나 해야겠네요.'ㅂ'




어제와 오늘 도착한 책입니다. 아마 내일이나 오늘 오후 쯤에 한 권이 더 도착할겁니다. 먼 곳의 바다는 이미 다 읽었고 몇 번이고 반추하고 있습니다. 먼저 산 모래선혈은 아직 손이 가질 않아 놔두고 있는데 말입니다.;
맨 아래 깔린 것은 일본 여행 계획짜기 놀이를 위한 도쿄 카페 시간 2010. 휴가 기간은 방콕이지만 방콕에서라도 도쿄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묘미지요. 훗. 가끔은 G에게 위문품을 전하러 나갈지도 모릅니다.

아, 이 글이 書 분류에 들어가 있는 것은 리뷰 때문입니다. 잊고서 안 쓰고 있던 리뷰 두 개를 몰아 쓰려고요.

하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지난 토요일에 조조로 보러 다녀왔습니다. 대학로에서 봤는데 거의 만석이더군요. 상황을 보아하건데 애니메이션이라 보러 온 사람이 반, 코난이 좋아서 보러온 사람이 반 정도입니다. 그리고 후자는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투니버스에서 계속 해주고 있으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그걸 보고 보러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건... 내용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귀가 안 맞든 어쨌든 재미있게 보았으니 그걸로 좋지요. 하지만 이번 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도쿄타워 보러 오셈. 데헷~☆'쯤 됩니다.-ㅁ-; 도쿄에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도 밤에 약하기 때문에 야경 보러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도쿄타워에 올라가고 싶더라고요. 어, 도쿄 타워에서 맑은 날에 정말 은하수와 북두칠성이 보일까란 의문은 제쳐두고, 하여간 괜히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더라니까요. -ㅁ-;

그외의 짤막 감상들.

- 이번 편에서도 누님 파워는 건재합니다.
- 가장 뜨거운 장면을 연출한 커플은 미소녀 커플(..)이 아니라 고딩-초딩 커플이었습니다.
- 검은 조직의 조직원은 다 암호명이 술이름인데 찾아보면 막걸리도 있을까요.(...) 찾아보면 스카치도 있을 것 같고. 앱상트라든지?
- 애거서 박사님과 같은 수준의 썰렁 추리를 구사하는 사람이 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이 경우는 조금 다른가요.


그리고 이어 적는 책 리뷰. 먼 곳의 바다입니다. 어제 도착해서 찾아왔는데, 엊저녁에 별 생각 없이 앞부분만 본다고 휙 훑어보다가 그대로 낚였습니다. 읽고 있던 블루 트레인은 옆에 밀어두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마비노기는 목표했던 46렙-아니, 47이었나-달성 후 접었고요.

이야기 흡입력은 상당히 좋지만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다시 봐야 이해가 가는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그리고 사족이라고 해야하나, 군더더기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요. 그리고 몇몇 등장인물은 지나치게 판타지 소설적입니다. 어, 그러니까 누구 오라버니 말이죠.
그래도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섬이 그 섬이었어?'라는 겁니다. 가장 아쉬워 했던 부분에 대한 것인데,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습니다.


약간은 로맨스 소설같은 분위기도 나고, 공포물 같기도 하지만 근본은 미스터리를 가미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리고 결말도 제 취향인지라.. 후훗.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게 보았지만 앞서 말한 튀는 등장인물 하나 때문에 추천이 망설여지네요. 갸들 둘만 없었다면 추천도가 더 올라갔을텐데, 거기에 주인공의 스펙도 그렇다보니 왠지 BL분위기가 나서 말입니다. 흑. 그런 스펙은 그쪽 동인소설에서 자주봐서 엉뚱하게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묘한 분위기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가 되는 것은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미스터리 요소들이니까요.

이제 슬슬 책 읽으러 갑니다. 그 전에 점심부터 챙겨 먹어야겠네요.-ㅠ-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2007

공놀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코난 극장판 6편. 핫토리 헤이지의 첫사랑이 시작되는 것이 바로 어떤 여자아이가 공을 튀기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었지 않습니까. 표지도 그런 류의 공이다보니 연상이 되었습니다. 뭐, 이야기가 그런 아이들이 죽어나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앞서의 시리즈와 비슷한 연쇄살인사건입니다.
더벅머리의 김전일(金田日:긴다이치)은 여기서도 명탐정 기질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연쇄살인사건이 다 일어나고-다시 말해 죽을 사람 다 죽고 나서 범인을 밝혀내니 그 손자가 똑같다고 해도 뭐라 할 게 아니군요. 그저 할아버지는 출연작이 적은데다 편당 사망자가 적어서 그런 것이고 손자는 한 번 사건이 터졌다 하면 상당히 많이 죽고 출연편인 은근히 많으니 문제인 거죠. 그러다 보니 누적 사망자를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하지만 최근 취향은 아케치라서 그쪽 시리즈를 조금씩 모아볼까 싶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이 책한테 고맙다고 해야하는 일이 있었던지라 더 마음에 듭니다. 수요일 오후에 펑펑 울어서 기분도 완전히 엉망이 되어 있었는데 그 꿀꿀한 기분을 활짝 개게 해줬습니다. 추리소설에 푹 잠겨서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있다보니 취침시간을 훨씬 넘겼더군요. 그렇게 즐겁게 봤습니다.

지금보면 그냥 그런 수준의 소설이지만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는 좀 잔혹하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도 있습니다. 손자 시리즈에서 소품을 사용해 일부러 꾸민 것도 할아버지 시리즈를 보면 꽤 이해가 갑니다. 읽다보니 손자 시리즈를 다시 보고 싶어진달까요. 원작을 알고 나서야 패러디가 이해되는 느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아. 진짜 템레르 읽으러갑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