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홀린 음식들』도 분명 구입한 책일 건데,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G가 갖다 준 걸 보면 비교적 최근 같은데요. 언제 산거지. 2017년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럼 언제지?

 

 

『문학을 홀린 음식들』은 그림도 사진도 없이 글만 가득합니다. 글의 40% 가량은 레시피고, 나머지는 그 책과 그 레시피에 대한 추억입니다. 다양한 문학작품 속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만났고, 그 때문에 다양한 추억이 쌓였다는 이야기로 요약하면 됩니다. 그러니 중요한 점은 재미있느냐의 문제지요.

솔직히 말하면 제 취향은 아닙니다. 그냥 맛있는 이야기였다면 좋았을 텐데, 이 소설은 청소년기의 흑역사를 그대로 담은 수필집입니다. 아직 철 덜들은 어린애일적, 철부지 어린애였던 그 때. 그 때의 기억을 그대로 끌고와 펼쳐 놓습니다. 으아아아악! 난 그냥 문학 작품 속 음식 이야기가 보고 싶었다고! 이 책에 얽힌 남의 흑역사까지 보고 싶었던 건 아냐!

심정을 그대로 전하면 그렇습니다. 표지도 멋지고 내용도 나쁘지 않지만 그 흑역사가 제 발목을 잡습니다. 학교에서 첫사랑에게 차인 기억과 얽힌 음식이라거나, 친구들과 싸우고 고립되었던 때의 기억과 이어진 음식이라거나.

어떤 이야기는 어릴 적이 아니라 최근과도 이어집니다. 해고되었을 때의 기억이나 힘들었을 때의 기억들도 속속 올라오니, 그래서 제가 못 버티나 싶습니다. 고통 받을 때 한줄기 빛과 같은 음식들이 깊게 기억에 남으니, 그 이야기를 같이 읽고 있다보면 저도 고통스럽거든요. 하하하하하.

 

참고로. 레시피의 난이도는 높습니다. 그래도 한나 스웬슨의 쿠키단지 레시피보다는 자세하지만, 글줄로만 된 설명대로 음식을 만들려면 이해도가 높아야 하니까요.

 

 

『히데코의 일본요리교실』은 한국에서 일본음식 만들기입니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하며 요리수업을 진행한 나카가와 히대코가, 자신이 한국에 사는 동안 제철에 만드는 여러 일본음식들을 어떻게 만들었나 소개합니다. 일본 식재료를 쓰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쓰기도 하고, 양쪽의 차이를 알려주기도 하고요. 맨 마지막이 일본된장, 미소 담그기라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가격은 높지만 충분히 구입할만합니다.'ㅂ'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일본요리교실』. 맛있는 책방, 2020, 45000원.
카라 니콜레티. 『문학을 홀린 음식들』, 정은지 옮김. 뮤진트리, 2017, 15000원.

 

원제는 '妖怪アパートの幽雅な食卓: るり子さんのお料理日記'. 번역해서 그대로 제목에 올렸습니다. 원작인 요괴아파트 시리즈는 만화나 애니보다는 소설이 더 궁금한데 한국에는 만화만 7권까지 나왔습니다. 주변 분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 많이 하시지만 원서로 읽기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번역본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랬는데 거기 등장인물 중 루리코라는 분께서 그렇게 음식 솜씨가 좋으시다더군요. 그러더니 책도 내셨습니다.



저야 원작을 보지 않았으니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일본음식을 주력으로 하며 뭐든 뚝딱 맛깔나게 만드는 아주 솜씨좋은 분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음식들도 상당수 일식이거나 일식풍입니다. 컬러사진은 맨 앞에만 실려 있고 본편은 그냥 글만 줄줄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옛날식 요리책인데 설명도 그렇습니다. 80년대 나올 것 같은 그런 컬러 사진에, 내용도 그렇고요. 게다가 내용의 행간이 좀 심합니다. 이 조리법대로 따라가서 음식을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한 솜씨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음식 솜씨에 따라 활용도가 갈릴 책이네요.



각 조리법마다 별이 붙어 있어, 하나는 쉬운 것 다섯은 어려운 겁니다. 훑어 보니 별 다섯까지는 없고 최고가 별 셋이네요. 다만 이름만 보고 쉬운 요리가 왜 별 셋인가 해서 보면 과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풍(和風) 카레우동은 별 셋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셈인데 제목만 봐서는 카레우동이 왜 어려운가 싶습니다. 재료중에 아예 카레도 있거든요. 미리 만들어 놓은 카레를 쓰는데도 그런 이유는 만드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카레우동은 카레를 약간 묽게 끓여 거기에 우동면을 삶는 건데, 이건 우동면을 삶아 국물을 붓고, 그 위에 달걀부침을 취향에 맞게 익혀 올린 뒤 카레를 붓습니다. 관건은 저 달걀부침이고요. 薄焼き卵가 원어로 달걀부침이라 해석했는데 아무래도 오믈렛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달걀 두 개에 밤전분 약간을 넣어 프라이팬에 미리 부쳐내거든요. 자아. 이쯤되면 왜 별이 높은지 슬슬 이해가 됩니다.


설명이 간략하기 때문에 만드는데 난이도가 있지만 원작을 좋아하신다면 볼만합니다.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고 방의 구조나 풍경도 함께 나옵니다. 원작을 보지 못했으니 아쉽기는 하고.... 번역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ㅠ_ㅠ



香月日輪(원작). 『妖怪アパートの幽雅な食卓 るり子さんのお料理日記』. 2009, 講談社, 1188엔.


교보에서는 회원할인 적용해서 11980원입니다. 가격만 보면 살만 하지만 책이 얇고 컬러가 아니니 참고하세요.

한 번쯤 가볍게 후르륵 넘겨 보면 좋을 무크지라고 생각합니다. 부제가 상당히 낭만적이고 표지도 꽤 익숙한 분위기라서 손댔는데 한 권 다 읽기까지 30분도 안 걸립니다. 총 171쪽인데도 그러네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에 가깝긴 합니다. 글은 있지만 읽지 않고 슥 보고 넘기게 되더군요.


킨포크 테이블의 한국판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여러 곳에서 여러 직업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밥상을 다루는데 한 사람당 한 두 가지의 요리를 소개합니다. 어떤 요리는 행간이 지독히 심해서 요리법이 아니라 재료 비율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고요. 그러니까 빵을 반죽하고 발효시키고 굽는다 정도의 소개만 나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사진도 없이 글로 소개하는 조리법들이다 보니 그런 행간이 더 두드러집니다. 요리책으로 보기보다는 그냥 이런 음식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보게 되더군요.



김효정 지음. 『더 노크 밥: 시간을 나누는 가장 낭만적인 방법』. 윌북, 2014, 13800원.


도서관에 반납이 예상보다 빨리 들어왔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과연...;

작년부터 킨포크라는 책이 교보문고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 본 것은 교보 일서란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번역본으로도 나오더군요. 킨포크(Kinfolk)가 뭐길래 그렇게 유행을 타나 했더니, 책 날개 부분에 나온 책 소개는 이렇습니다.


kinfolk

친족이나 일가를 뜻하는 말.

2011년 창간된 글로벌 감성 매거진의 명칭으로 '느린 삶의 기쁨'을 재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전 세계적 커뮤니티를 의미.


전 비뚤어진 감성의 소유자기 때문에 아랫줄과 같은 설명을 보면 절로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성격이 나빠서 그래요.


그리고는,


2011년 미국 포틀랜드 교외에 사는 한 젊은이는 작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상업 광고를 배제하고 현재 우리들의 일상을 투영하되,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캐주얼 잡지를 만들자는 것.

절제된 글과 감각적인 사진, 진정한 휴식이 담긴 계간지 <KINFOLK>는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젊은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일본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가 수많은 킨포크 정신의 추종자들을 낳으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바꾸고 있다.


라고 아래 적어 놓았습니다.



.. 역시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킨포크 테이블』은 출판사가 윌북입니다. 어딘가 싶다가도 타샤 튜더 책 출판사라고 하면 바로 깨달으실 겁니다.

계간지는 책읽는수요일에서 앞권을 냈고, 중간부터는 디자인이음에서 내고 있네요. 출판사 이름이 바뀐 건지, 아니면 출판사가 바뀐건지는 저도 모릅니다. 책읽는수요일에서 나온 킨포크 1-7까지는 전자책으로도 있습니다. 가격이 달랑 3천원 저렴하지만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해도 좋네요. 슬프게도 『킨포크 테이블』은 전자책이 없습니다.



다만, 잡지 취향이 맞는가를 물으신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겁니다. 안 맞아요.

지금까지 보던 『천연생활』이나 그와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들과 차별점이 안 보입니다. 대체적으로 예술가나 관련 업종이 많고,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으며, 소박한 삶을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보고 있노라면 TV 속에 박제된 무언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네요. 오히려 『천연생활』 같은 잡지가 더 실용적이지 않나라는 망상까지 듭니다. 이게 왜 망상이냐면,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양쪽 잡지가 매한가지로 남의 삶을 보여주고 그걸 따라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으로 남겨두나, 『천연생활』은 조금 더 유명한 인물의 살림을 들여다보고, 『킨포크』는 느린 삶(slow life)를 수행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사진의 '멋부림'이 후자가 더 강하다고 느꼈고요. 박제된 삶이라 표현한 건 그래서입니다.


읽은 것은 『킨포크』 2권, 그리고 『킨포크 테이블』 2권입니다. 『킨포크 테이블』은 계간지에서 소개한 음식들의 조리법을 모은 책입니다. 마음에 든 조리법만 골라 놓고 보니 다 빵만드는 법이네요. 물론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면 초보자는 실패확률이 높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전체를 옮기자니 저작권 문제로 걸리는 것이 있어 약간 얼버무려 적어 보자면..


작은 그릇에 우유, 물, 이스트를 넣고 섞어준다. 이스트가 살아나 기포가 생길 때까지 10분 정도 둔다.


큰 그릇에 강력분, (중략) 넣고 잘 섞어준 다음 아까 준비한 이스트 혼합물을 섞는다.


반죽에 탄성이 생기고 손에 거의 묻어나지 않을 때까지 15분 정도 손으로 치댄다. 그릇에 반죽을 옮겨 담고 행주로 덮은 다음 반죽이 2배로 부풀 때까지 1시간 정도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둔다.


반죽을 타원형으로 모양을 잡아 준비한 식빵 팬에 넣고 랩으로 덮은 다음 냉장고에 하룻밤 동안 휴지시킨다.

(하략)


... 이대로 따라하면 빵이 잘 나올까요..?; 완성 사진은 있지만 과정 사진은 없더라고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킨포크 테이블』은 가볍게 한 번쯤 볼만 합니다. 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아요.'ㅂ';





네이선 윌리엄스. 『킨포크 테이블 2』, 박상미 옮김. 윌북, 2014, 14800원.


판형이 크고 종이가 조금 두꺼운 편입니다. 181쪽의 책 치고는 무겁긴 한데 컬러라 그렇긴 할거예요.'ㅂ'

서로 다른 책 두 권입니다.
『홈메이드 라이프』,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최근 이것저것 뒤적인 책이 많아서 리뷰가 밀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더 있지.... 으헉.;ㅂ;


『홈메이드 라이프』는 읽다 보니 앞서 리뷰를 올린 『저녁 7시, 나의 집밥』(링크)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먼저 풀어 놓고 그 뒤에 만드는 방법을 적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 나의 집밥』은 책 전체적인 흐름이 저자 본인의 시간적 흐름보다는 계절적 흐름에 가깝고,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몰리는 재혼인 아버지와 초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복형제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자라면서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 도중에 진로를 완전히 바꾸고 그 덕분에 장차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뒤에는 채식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보니 앞부분은 디저트, 후반부는 음식을 주로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베껴놓은 레시피도 거의가 앞부분 위주더군요.;)

책에 소개된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세세하고 맛있는데다가 레시피도 그럭저럭 자세합니다. 물론 이걸 따라 만들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 봅니다. 행간이 조금 비어있어요. 몇 가지는 만들어 보려고 따로 적어놓았는데 그 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에드 프렛웰의 수프 하나네요. 이것도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라, 미네스트로네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고기가 안 들어갔으니 마녀 수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아, 그러고 보니 감자 샐러드도 있네요. 버그(아버지)의 감자샐러드, 블루베리 라스베리 파운드케이크, 바나나빵, 쾨르아라크렘, 프렌치토스트, 크리스마스 쿠키 몇 종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 과연 언제쯤? 'ㅅ'

아마 T님이나 C님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건축 관련 책하고 같이 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네요. 지금 읽는 것은 『유럽 문화사』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일주일은 꼬박 걸릴거라 예상합니다...(먼산)

이 책은 셰어하우스라고 엘리 맥빌이나 프렌드 등의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형태의 주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꽤 많이 퍼진 모양인데 한국은 아직 도입단계에 가깝습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주가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걸 모 잡지에서 최근에 보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저변이 넓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브 컬쳐 분야에 있어서는..(응?)

하숙과는 다른 개념인게, 하숙은 방이 별도로 있고 집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숙인은 집주인 의존적인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삶을 공유(셰어)합니다. 개인공간은 침범하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며 공용공간에 대한 청소, 식사문제 등 집을 관리하는 문제는 공동으로 대처하고 일을 나눕니다.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식이라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사실 적다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셰어하우스의 사례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군요. 특히 BBC 버전은 그야말로 셰어하우스.....; 뭐, 서양에서는 주로 플랫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도 소극적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없진 않을 겁니다. 셰어하우스라고 하기보다는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룸메이트를 구하지요. 방이 둘 딸린 전세집을 구한 뒤 방 하나를 다른 룸메이트에게 월세로 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큰 방 하나를 나눠서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는 주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제1목적일겁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취미나 활동을 공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국어 공부를 위한 셰어하우스는 입주 규칙이나 생활 규칙이 더 까다고운 것 같고요.

공동 육아를 위한 셰어하우스도 가끔 보긴 합니다. 파주였나, 하여간 경기도 어드메에는 셰어하우스보다는 집합주택에 가까운 형태로 공동 육아, 생활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아예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다세대 셰어하우스의 사례가 있더군요. 여러 가구가 거주한다는 의미의 다세대가 아니라 어린 아기부터 아이들, 미혼 청년, 부부, 노인 등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가족 제도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지요.


셰어하우스를 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생활 공유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크 항목도 있고, 셰어하우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장점 중에서는 삶이 간촐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정리에는 공간이 좁은 것이 최적이지요.ㄱ-; 살림을 확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랍니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하숙이나 전세, 월세를 구할 때 필요한 조건들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도움이 됩니다.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입하거나 독립을 앞둔 올해 말쯤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ㅅ+
(이러다가 독립 못하면 그것도 나름 골치가..-_-)



몰리 와이젠버그.『홈메이드 라이프』, 박찬원 옮김. 앨리스, 2013, 15000원.
니시카와 아쓰코.『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2014,13800원


『홈메이드 라이프』에는 몇 군데 오타나 오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형이 크다는 것도 단점에 해당되겠지요. 조리법이 나온 책은 펼쳐놓고 보면서 하기 마련인데,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참고하며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건 좀 아쉽고, 115쪽에 설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뒤쪽의 설탕은 소금의 오기일 겁니다-, 241쪽의 식상-식성의 오기-는 여기 적어둡니다.'ㅅ'
『기네스 펠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을 최근 읽었습니다. 읽었다기보다는 훑었다가 더 어울리겠네요. 보통 요리책은 마음에 드는 음식만 찍어서 자세히 보고, 나머지는 대강 훑기 때문입니다. 근데 둘다 보다보니 C님을 위한 저격 .... ... ... ... 정말 그렇습니다.

일단 기네스 펠트로는 이전에 모 음식채널에서 방송한 스페인 기행 관련한 프로그램을 보고서는 대강 이런 책이 나왔겠(혹은 나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같이 다녔던 요리사가 마리오 바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앗 뜨거워!』에서 성격 나쁜 요리사로 등장합니다. 하여간 이 책은 줄리아 터선이라는 다른 요리사가 도움을 주었다네요.

책에 따르면 원래 기네스 펠트로는 음식을 좋아한답니다. 아버지의 영향이라는데, 책 여기저기에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음식이 많고, 대체적으로 마크로비오틱 음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비건에 가깝고요.; 애들 둘이 비건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보시면 C님이 시도하실만할 것이 많아요. 그리고 만드는 법이 자세합니다. 아무래도 채식계, 마크로비오틱 음식이 많아서 초보자가 접근하기에는 장벽이 높지만, 그래도 설명을 잘 해놓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거 I님도 좋아하실 책이군요. 니스풍 샐러드...-ㅠ-

홈메이드 시라차 핫소스라는 것도 나오는데 마늘이랑 할라피뇨를 넣어 만든 매운 소스인가봅니다. 재미있네요.

그리고 앞부분에 특수한 재료들-스펠트 밀가루, 보릿가루, 메밀가루 등등-이 없을 경우 대체품도 안내합니다. 그러니 재료가 없다고 당황하는 일도 적겠네요.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마카로니치즈, 채소구이, 아버지의 전설의 팬케이크, 엄마의 단골 브런치 브레드푸딩, 퍼지 초코 브라우니, 홈메이드 초코 핫퍼지.

.. 적고 보니 이거;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절대 저런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런 음식은 전체 중에서도 굉장히 일부....; 그러니까 딱 제 취향대로 고르면 저렇습니다.-_-;

그리고 홈메이드 루트비어 플로트 만드는 방법도 나옵니다. 루트비어 플로트가 뭐냐하면....(까날님 링크)
저는 사먹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만드는 방법도 있더군요.; 사사프라스 추출액이란게 필요하답니다. 이걸 입수하는 것이 관건이겠네요.


영국식 잼만드는 법은 번역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워낙 베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춰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상당수는 로즈힙이니, 엘더플라워니 라고 원어를 적었지만 말입니다. 그쪽이 알아듣기 편하긴 하지요.
독특한 잼이 많은데 재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의 원제가 『Fruits of the earth』예요. 과일로 만드는 여러 저장식품과 가공식품을 소개하는데, 잼jam, 젤리jelly, 마말레드marmalade, 커드curd, 코디얼cordial, 시럽, 처트니chutney, 피클pickle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앞부분은 필요도구랑 요령을 소개하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특히 요령은 과일을 어떻게 끓이고, 설탕을 얼마나 어떤 걸로 넣고, 얼마나 졸이고, 어떻게 테스트해서 결정하고 등등의 중요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잼뿐만 아니라 젤리, 마말레드, 커드, 코디얼, 시럽 만드는 요령도 앞부분에서 기본기를 자세하게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굉장히 단촐하게 소개합니다. 기본기를 익혀야 다음의 만드는 방법을 따라갈 수 있겠더군요. 믹스잼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과일 하나만 넣는 것이 아니라, 남은 과일들을 몰아 넣는다든지, 배잼에다가 초콜릿을 섞는다든지 하는 것도 나오네요. 그리고 자몽커드.; 이것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버터너트 생강커드는 아마 C님이 홀리실만한...-ㅂ-;
코디얼이나 젤리는 만드는 방법이 쉽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간단한데, 과일을 물과 설탕을 넣고 졸여서 그걸 젤리백이라 부르는 가제손수건으로 거릅니다. 조금 복잡하긴 해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만들어서 여름에 탄산수에 섞어먹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걸 얼려서 빙과로 만드는 것도 나오는군요.

오드비(증류주;)에 빠진 체리, 양파 마말레드, 호박 처트니, 레몬절임은 이것저것 연상하게 만드는군요. 앞의 둘이야 B님이나 C님이 좋아하시겠다 싶어서 그런 거지만; 호박 처트니는 앤이 가정방문 내내 대접받은 호박절임이지 않을까 싶고, 레몬절임은 제이미 올리버가 좋아해마지 않는 거니까요. 30분 레시피에서 자주 쓰더군요. 집에서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시간이 꽤 걸립니다. 코스트코에서 레몬을 한 상자 샀다면 레몬차랑 이걸 같이 담가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여간 두 책 모두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귀네스 펠트로.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박대정 옮김. 앨리스, 2013, 2만원.
글로리아 니콜.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 김학영 옮김. 솜씨, 2013, 13800원.

가격을 보니 으으으으음.; 역시 물가상승률이란..ㅠ_ㅠ
묶어 쓰는 책은 대체적으로 마음에 덜 와닿은 책입니다. 그런 거예요...-ㅂ-;

요네하라 마리의 책은 지나치게 직설적이라 읽기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뭐, 제가 속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 주제는 제게는 많이 버겁더랍니다. 먹는 것이나 애완동물 관련은 재미있게 보았는데 속옷의 역사를 아주 직설적으로 파헤치는 이 책을 보고 있노라니 막판에는 두 손 들고 휙휙 장을 넘기게 됩니다.

전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팬티가 먼저? 바지가 먼저?'이고.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러시아와 서양과 일본의 속옷 역사와 차이입니다. 문제는 그 속옷의 역사가 화장실 예의의 문화적 차이와도 연결된다는 겁니다. 아니, 가장 쇼크였던 것은 역시 러시아에서는 화장실에서 휴지를 쓰지 않았고 팬티도 비교적 최근에 입기 시작했다라는 겁니다. 셔츠에 해당하는 겉옷 자락 끝부분이 진한 노랑 혹은 갈색으로 물들었다는데서 두 손 들었습니다. 거기에 훈도시 이야기까지 넘어가면 더더욱. 허허허.;ㅂ;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생리용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에도시대의 생리용품이 어땠을 거라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국은 어땠나 싶더라고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조선시대 말입니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자료는 거의 없겠지만 조선이라면 있지 않을까요? 가랑이가 훤했던 에도의 속옷과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잠방이라는 것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속곳이라 부르지요. 이전에 배웠던 걸 떠올리면 두 세 개 정도는 겹쳐 입었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게 고정형은 아니고 벙벙한 바지였으니까 기저귀 타입의 생리대는 고정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과연?
이런 종류의 책은 본적이 없으니 학술 논문으로라도 있나 찾아볼 생각인데 없을 것 같아요.ㄱ-; 점잖빼는 학자들 성격에 이런 적나라한 이야기는 안 나올 것 같아...;


다른 책 두 권은 그냥 읽고 넘어갔습니다.
『세상의 모든 넛츠 레시피』는 음식만드는 여러 사람들에게서 견과류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모아 나열한 건데, 제 취향은 없었습니다.
『계절의 선물』도 마찬가지. 여기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맨 앞에 나온 비스코티라, 이건 제가 집에서 쓰던 레시피랑 비슷하더군요. 뭐, 제가 만들면 기름이 한 방울도 안 들어가긴 합니다만 이쯤되면 진짜 비스코티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은 괴식이 나오긴 하지요. 하하하;


요네하라 마리. 『팬티 인문학』, 노재명 옮김. 마음산책, 2010, 12000원.
닥터넛츠. 『세상의 모든 넛츠 레시피』. 영진미디어, 2013,15000원.
문인영. 『계절의 선물』. 북하우스엔. 2012, 12800원.

『신참자』는 재독입니다. 아니, 삼독, 사독인가? 하여간 빌려 읽은 걸로 따지면 아마 두 번째 일겁니다. 지난번에 『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읽었더니 갑자기 이 책이 보고 싶어져서 말입니다. 마침 대출중이라 한참을 기다려 빌려 읽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갈릴레오의 고뇌』랑 같이 감상을 올리게 되네요.

『신참자』야 두말할 나위 없이 재미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건들을 하나 하나 쫓다보면 그게 실마리로 연결됩니다. 닌교초의 골목을 수없이 누비고 다닌 끝에 드디어 신참자라는 딱지를 떼고 자리를 잡지요. 게다가 주인공이 가가 형사라 매력은 배가 됩니다. 아.... 도대체 로맨스 라인은 어디로 도망가 버린 건지.-_-; 이전에 다른 분들이랑도 이야기 했지만 가가 형사에게도 로맨스는 있었으나 그 다음편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더랍니다. 아마 한 번 쓰고 작가가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지요. 크흑.


『갈릴레오의 고뇌』는 솔직히 아주 재미있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성녀의 구제』인가, 하여간 다른 갈릴레오 시리즈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여자 형사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하하하; 원래 원작에는 없다가, 『용의자 X』를 영상화 하면서 등장했다는 인물입니다. 그 뒤에는 소설 시리즈에도 등장하는데, 솔직히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고역이예요..ㄱ-;;;


하여간 두 권 모두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지난 번에 요리 책 세 권을 빌려 모두 다 보았는데 그 중 두 권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 한 권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G랑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이 있는데 이번에 그랬습니다. G는 그 책이 좋았다지만 제가 보기엔 영 아니었거든요. 뭐, 보는 시점 차이입니다만.
(실은, 오늘 아침에도 소금 건으로 한 판 했습니다. G랑 저랑 보는 부분이 전혀 다르더군요. 평행선.-_-)

마음에 들었던 한 권은 다른 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제대로 낚아서 이미 생협에서 구입 예정이신 분이 둘. 그리고 이 책은 C님도 높은 확률로 구입하실 겁니다. 그런 고로 리뷰는 미루고요, 다른 한 권부터 씁니다.

『우정욱의 맑은 날, 정갈한 요리』입니다. 한식 조리법이 나와 있는데 집에서 편하게 해먹을 반찬이랑 손님상에 올릴 음식들을 소개했습니다. 책 편집이 괜찮고 레시피도 상세합니다. 앞부분에 손맛 조미료라고, 생강청을 비롯해서 여러 조미료를 만드는 법이 나오는데 이건 아마 C님이 보고 낚이실..(...)
한국 음식만 나온 것이 아니라 퓨전이라고 할만할 일식이나 서양음식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도 한식이 많은 편이라 한 권쯤 집에 놓으면 참고하기 괜찮을 겁니다. 다만 책이 떡제본이라 편하게 펼쳐 놓고 보기는 쉽지 않을거예요. 집에서 보고 쓰기에는 아예 다 분해해서 낱장으로 보는 게 좋을지도...;...


히가시노 게이고. 『신참자』, 김난주 옮김. 재인, 2012, 14800원.
『갈릴레오의 고뇌』, 양억관 옮김. 재인, 2010, 14800원.
우정욱. 『우정욱의 맑은 날, 정갈한 요리』. 비앤씨월드, 2010, 16000원.

가격을 비교하니 참..ㄱ-;
컬러판에 두께도 얇지 않은 요리책이 1만 6천원. 두께가 얇은 것은 아니지만 소설책의 가격이 1만 5천원 가량. 끄응. 책값이 확 올랐다는 실감이 이런데서 납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 목록입니다. 하도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대부분은 간단 감상이군요.

보통 요리책은 한 권 골라서 마음에 들면 그 출판사로 검색을 합니다. 요리책을 여러 권 내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저자 검색해도 걸릴 가능성은 낮고, 대신 출판사 검색을 하면 비슷한 유형의 책은 나오니까요.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책이 소풍에서 나온 책이나 이끼북스, 동녘라이프에서 나온 책입니다.

아래 적은 책 중에서는 『고베 밥상』을 먼저 보았습니다. 대출일이 제일 빠른 걸 보니 그렇네요. 그냥 무난하게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베쪽 음식을 중심으로 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이미 까먹었고요.;

그 비슷한 시기에 본 것이 『인생을 담은 도시락』. 요즘에 도시락 책이 많이 나오다보니 거의 비슷비슷하게 여겨집니다. 이쪽은 아이와 자신의 도시락을 싸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무난하게 도시락 수필로 읽어도 차이는 없겠네요. 반찬 돌려먹기 방법도 나오고요. 실생활의 경험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괜찮습니다.

『티 스토리텔링』은 읽다가 포기. 일본식 다도를 월별로 다루고 있는데, 1월에는 무슨 무슨 절기가 있고 어떤 꽃이 피며 어떤 재료가 나오고 어떤 세시 음식(화과자)를 먹으며 그에 따른 세팅은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자세히 적었습니다. 1월 읽다가 포기한 것은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랬고요. 사진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최고의 간식』은 감자와 고구마와 단호박을 재료로 다양한 간식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세 가지 재료를 좋아하신다면 볼만 합니다. 몇 가지 땡기는 것이 있었지만 아...;ㅠ; 시간이 없을 따름이고...;ㅠ;

『다아시 경의 모험』은 행복한책읽기에서 나온 『셰르부르의 저주』의 이전판입니다. 번역자도 동일하지만 번역이 딴판이네요. 저는 『다아시 경의 모험』 번역이 더 마음에 듭니다. 이쪽은 라틴어도 몇 군데 같이 적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셰르부르의 저주』가 무난하고 범용적으로 읽기 좋습니다. 오랜만에 읽으니 좋네요.-ㅁ-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당근케이크 살인사건』까지 나온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책 한 권이 나오는 군요.; 추가된 레시피도 있고 바뀐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면서 쿠키 만들고 싶어서 손이 부들부들..;;




성민지. 『고베 밥상: 맛있는 일본 가정 요리』.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사사키 산미. 『티 스토리텔링』, 이진수, 노근숙 옮김. 이른아침, 2012, 35000원
요리노 마사미. 『인생을 담은 도시락』, 박승희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3500원
랜달 개릿. 『다아시 경의 모험』,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5, 6000원
안세경. 『최고의 간식: 감자 고구마 단호박』.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Fluke, Joanne,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 Hannah Swensen's Recipes from Cookie Jar』. Kenshington PC, 2011, 24790원(교보기준)


자아. 다음에 볼 책 두 권도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았으니 맛있게 잘 읽으면 되겠네요.
간단 정리, 한 줄 감상입니다. 길게 쓰기에는 책이 많네요.

『북극여행자』. 읽다가 멀미 났음. 북극권의 여러 나라에 대한 여행기를 다뤘는데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 갈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아이슬란드 등 여행기가 잘 나오지 않는 나라를 다루고 있으니 그쪽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스콘 & 핫비스킷』. 말 그대로 스콘과 핫비스킷 만드는 법을 담고 있음. 그러나 스콘 옆구리가 늑대입이 아니기 때문에 사진 보고 말았음. 핫비스킷은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맛이 어떨진 모르겠음.

『저칼로리 식단 49일』.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소개와도 비슷한데, 전작인 『저칼로리 도시락 60세트』보다는 마음에 덜 들었음.

『일본의 맛』. 계절별로 음식을 다루는 것도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책이라고 보았음. 제철음식으로 밥상 차릴 때 괜찮겠다. 근데 책이 무겁다는 것이 단점. 요리책은 무겁거나 펼쳐 놓기 불편하면 쓰기 나쁨.

『고베 밥상』. 위와 비슷한 책이나, 이쪽의 판형이 조금 작고 종이를 조금 두꺼운 걸로 써서 책 펼치기가 더 안 좋다. 자칫하면 책등이 쪼개질 것 같은 위태위태함? 취향에 따라서는 이쪽의 책 편집이 마음에 들 수도 있겠다.

『궁금한 세계의 군것질』. 세계 각지의 간단한 음식을 하나씩 돌아가며 소개함. 간식도 있고 빵도 있고 음식도 있다. 가볍게 보기는 나쁘지 않으나 깊은 것을 기대한지라 아쉬웠음. 특히 가격생각하면 두께가 참 얇다.

『오니기리 레시피』. 다양한 주먹밥에 곁들이는 반찬(음식)이 많아 참고하기 좋음. 그러나 조리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본다. 종이질이 조금 걸리긴 하네.(고베밥상과 비슷한 듯)

『A to Z 카페 푸드』. 카페에서 나올만한 음식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음. 참고하기 괜찮음. 그러나 조리법이 자세한지는 따라하지 않아서 확신이 안든다? (대강 찾아본 베이킹 레시피는 아는 사람이나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집 서가 사정이 넉넉하다면 사고 싶은 책은 『일본의 맛』, 『오니기리 레시피』 정도. 『카페 푸드』는 고민된다.


최명애. 『북극여행자』. 작가정신, 2012, 16000
후지타 치아키. 『스콘 & 핫비스킷』, 김혜원 옮김. 싸이프레스, 2012, 11800
윤선혜. 『(아침 점심 저녁 매일 매일 다른)저칼로리 식단 49일』. 부즈펌, 2012, 13500
구리하라 하루미. 『(전하고 싶은) 일본의 맛』, 송소영 옮김, 시드페이퍼, 2012, 16800
성민자. 『고베 밥상: 맛있는 일본 가정 요리』. 동녘라이프, 2011, 14000
김호정. 『궁금한 세계의 군것질』. 팜파스, 2012, 15000
업온팩토리. 『(간단 뚝딱 든든)오니기리 레시피』, 지성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2, 13000
라퀴진, 『A to Z 카페 푸드』. 나무수, 2010, 12800

이 모든 책을 제공한 도서관에 무한 감사를.+ㅁ+

충동구매 못지 않게 무서운 말이 충동대출입니다. 한 달쯤 전에 충동대출한 책 네 권 중 두 권은 읽었지만 두 권은 그대로 바닥에 쌓여 있거든요. 어제 도서관에 가서 책 한 권을 반납하고 책 세 권을 더 빌려왔는데, 그걸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면서 기암했습니다. 보려고 쌓아 놓은 책이 양 옆에 탑을 이루는데, G가 읽으라고 챙겨온 만화책 다섯 권과 도서관에서 빌린 책 세 권을 쌓았더니 탑이 또 생성되었습니다. 안돼!
그리하여 이번 주말은 오롯이 보고서와 책과 십자수(...) 사이에 파묻혀야지요.

어제 빌린 책 세 권은 다 음식쪽 책입니다. 한권은 소풍에서 나온 어느 컵케이크 공방의 주인장이 쓴 책, 한 권은 구리하라(쿠리하라) 하루미의 요리책 번역본, 하나는 도시락 반찬 만드는 책입니다. 맨 마지막 책은 보면서 일본 책 번역본인가 했을 정도로 굉장히 분위기가 닮았습니다.-ㅂ-; 지난번에 키릴님이 모임에 들고 나오신 걸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찾아 빌려 왔지요.

음식 관련 책은 대부분 책이 무겁습니다. 여행책은 요즘 종이를 가벼운 걸 쓰기도 하지만 음식책은 아직도 무거운걸 씁니다. 아트지라고 하나요. 요리책 크기가 크다면 무게는 더 무겁습니다. 하여간 책 세 권 중 가장 읽기 무난해 보이는 『달콤쌉싸름한 청춘의 디저트』는 어제 자기 전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 번 더 보았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FAIL. 이번 선택은 실패하였습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나의 달콤한 상자』(제과)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그 뒤에 나온 『맛있는 풍경』도 빌렸고 이 책도 빌린 것인데, 양쪽 다 네이버 블로그의 분위기를 폴폴 풍깁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글 분위기는 질색하거든요. 블로그에서 보는 것은 괜찮지만 책으로 보는 것은 사양합니다. 게다가 『나의 달콤한 상자』는 그래도 제과 과정이 상세히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청춘의 디저트』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컵케이크 중심이라 그런가, 상당수 배합비율이 컵 단위로 나온 것도 걸리고요. 도구 소개할 때는 눈금 저울보다 전자저울이 정확하다며 추천하던데, 부피보다는 무게 단위로 알려주는 쪽이 더 정확하지 않나요. 하하; 그리고 한 컵이 250ml입니다.; 꽤 크군요...


설탕공예로 만든 여러 장식은 상당히 예쁩니다. 특히 로봇 공예는-태권브이인지 마징가제트인지 한참 고민했지만 결론은 못내렸음-상당히 섬세합니다. 생일 케이크를 받은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을겁니다. 저도 하나 받고 싶더군요. 하지만 앞부분의 컵케이크 공방 꾸리는 이야기나 여러 에피소드를 담은 부분은 다른 컵케이크공방 책들과 차이가 안보입니다. 하기야 컵케이크든 빵이든 초콜릿이든, 공방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는 닮을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앞에 넣더군요. 그래서 앞부분은 건너 뛰고, 본격적으로 조리법이 나오는 곳부터 보았습니다.

- 우유와 생크림에 레몬즙을 넣어 집에서 만드는 치즈는 코티지 치즈 아닌가요. 리코타 치즈와는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 '이 아이를 발견했어요'라는 표현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쿠키는 아이가 아니죠.
- 컵케이크나 케이크를 장식할 때 '데코레이션 하기'라고 적었더군요. 끄응. 그냥 장식하기라고 적어도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크림을 바르는 것을 두고 샌딩하기라고 적은 것도 걸립니다. 그냥 펴 바르기라고 써도 되지 않나요.

그리고 책을 경건히 받들어 모시는 저는 블로그에서의 표현이나 구어체를 그대로 옮긴 것이 계속 눈에 걸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조리법을 소개하는 글은 건너 뛰고 사진만 보았습니다.



결론. 사진은 상당히 예쁘지만 제과 제빵을 시작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몇 레시피는 아이디어 참고용으로는 나쁘지 않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쯤 후르륵 훑어 보시어요.


러브시스터즈. 『달콤쌉싸름한 청춘의 디저트』. 소풍, 2012, 16800원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투덜댔지만 그래도 후르륵 훑어보듯 본 책은 몇 권 있습니다. 길게 시간 들여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입니다. 기록 겸 짤막하게 남겨봅니다.

『마망갸또의 홈베이킹 스쿨』은 시리즈 세 번째 권이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레시피가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일본 레시피 북을 보면 또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앞부분의 기본 기술 설명하는 부분을 빼고, 본격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는 설명이 너무 간결하지 않나 싶네요.

『달콤한 나의 상자』는 전통적이지만 특이한 미국 과자(디저트)를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무난한, 혹은 기본 레시피를 원하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본 레시피를 숙지하고 거기에서 조금 변화를 주어 만들고 싶으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겁니다. 지금까지 봤던 과자들과는 사뭇 다른데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첫비행님이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군요. (샘플로 들고 갈까요?)

『맛있는 풍경』은 위의 『달콤한 나의 상자』와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길래 호기심에 집어 들었습니다. 무난하게 한 번 쯤 읽어볼만 하나, 이 책은 싸이월드 블로그를 통째로 편집해 출판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 취향에는 안 맞았네요. 하지만 이것도 역시 첫비행님께는... (...) 전부는 아니고 몇 가지는 참고해서 응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음에 드는 조리법이 몇 가지 있었어요.+ㅠ+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는 앞의 두 부분만 읽고 내려 놓았습니다. 『1평의 기적』이 이 책에서 잠깐 소개되었다가 주인 할머니를 설득해서 만들어진 책이라고 들어서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닥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는, 뚝심과 장인 정신으로 완전 무장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을 말하는가봅니다. 물론 그런 기업들이 이렇게 소개되면 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이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정신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읽다가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더군요.; 『1평의 기적』은 재미있었는데.-ㅅ-;



피윤정. 『마망갸또의 홈베이킹 스쿨』. TERRA, 2011, 15000원.
정재은. 『나의 달콤한 상자』. 소풍, 2010, 16800원.
사카모토 고지.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 양영철 옮김. 21세기북스, 2011, 12000원.
정혜경. 『(아름다운 작은 도시 포트 콜린스에서 전해 온)맛있는 풍경』. 소풍, 2011, 16800원.


사고 싶어도 책장이 부족하면 결국 포기하게 되네요. 말은 이리하지만 어제 도착한 책 무더기는...OTL

이번에 나온 이이지마 나미의 『따뜻한 식탁』은 『朝ごはんの献立』을 번역해 낸 겁니다. 헌자가 드릴 헌(獻)의 약자 같은데 일어로는 こんだて라고 읽고 식단이란 뜻이랍니다. 그러니 원제는 『아침밥 식단』 ...이 가장 가까운 번역이겠네요. 뭔가 이상해.;


이전에 리뷰를 올렸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책은 상당히 얇습니다. 아침밥으로 괜찮은 식단을 소개하고 만드는 법과 응용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일본판과 번역판의 표지가 다른게 양쪽에서 선호하는 아침식단이 달라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책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어찌보면 지금까지 소개했던 메뉴들의 재탕이라 할 수도 있으니 가격대 성능비에 대해서는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책이 얇아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분도 있으니까요. 원서 가격은 1300엔입니다. 지금 환율 생각하면 당연히 번역서가 싸지요.(아마 이이지마 나미 책의 대부분이 그럴겁니다.) 그리고 자취를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기본기를 가르치고 있으니 나름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따뜻한 식탁』에는 다른 덤이 붙어 있었습니다. 교보에서만 진행하는 것인지, 온라인 서점에서만 진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덤과 함께 비닐 포장을 했더군요.




맛선생.ㄱ-
이름은 익숙한 조미료입니다. 첨가물이 없다고 하긴 하는데, 집에서는 안 쓰는 조미료입니다. 이게 들어 있는 것을 보니 참 묘한 감정이 들던걸요. 이이지마 나미의 식단은 이런 시판 조미료를 쓰는 걸 못봤습니다. 간장이나 미림(맛술), 가쓰오부시를 쓰거나 하지요. 국물낼 때도 가쓰오부시나 멸치, 다시마를 씁니다.(당연히 다시다는 안 들어갑니다) 그런데 자연재료를 쓴 조미료라고는 하지만 시판 조미료를 덤으로 준다라. 마케팅 포인트가 어긋났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조미료 팩 뒷면의 성분표를 보니 농축액이 들어갔던데 그런 재료가 들어간 건 일단 미심쩍게 보는 터라 쓸 마음이 안 들더군요. 물론 어머니도 안 쓴다고 하십니다. 직장동료들에게 줄까 싶어 들고 오긴 했는데 함부로 주기도 저어하네요. 끙. 어떻게 처리하나.


이이지마 나미. 『따뜻한 식탁』. 김지혜 옮김.  페이퍼북, 2011, 12000원


총 다섯 권이지만 그 중 한 권은 빼두었습니다.'ㅂ'


앞에 보이는 두 책은 2권으로 완결난 『짝사랑 트라이앵글』. 그냥 무난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학원 연애물입니다. 별 생각없이 봐도 괜찮은데, 외모에서 유추되는 성격하고는 좀 딴판이라는게 재미있네요. 여자 주인공은 그대로의 성격인데 남자 주인공들 성격이 꽤 재미있습니다. 아마 데뷔작이나 초기작으로 보이는데 무난하게 뽑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까지나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오오카미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봐서 그런지 목소리나 이미지가 애니메이션 수준에서 재생이 됩니다. 그렇다보니 소설에서는 루저(...) 경향이 강화된 료우시에게는 적응이 안되네요.OTL 애니메이션이 훨신 멋있게 나옵니다. 하하하하하.
하지만 유머도나 발언 수위는 단연 소설이 높습니다. 수위 때문에 빠질 수 밖에 없던 에피소드들도 등장해서 꽤 재미있게 보았어요. 특히 류구 히메와 우라시마 타로는 소설에서가 훨씬 에로에로에로합니다.; 결말은 10권 안쪽에서 날 것 같던데 얼마 남지 않았겠네요.(일본판 발매가 빠르니..) 과연 어떻게 날지 궁금합니다. 뭐, 지금 상태로 봐서는 현재 모습이 그대로 유지될 것 같긴 한데, 양치기 소년의 처분 수위가 궁금한겁니다. 제발 이런 녀석은 콘크리트에 박아서 마리아나 해구 바닥을 뚫고 고이 매장했으면 합니다.-_-+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것이 『季節を樂しむイギリスのお菓子』라는 책입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교보에서도 잡히는데 98년도에 발행된 책이네요. 생각보다 오래되었군요.-ㅁ- 상태가 좋아서 그렇게 오래되었을 거란 생각은 안했습니다. 교보에서 파는 가격의 반 값으로 구입했고, 철마다 돌아오는 꽃이나 절기(크리스마스 등)를 소개하고 또 잘 어울리는 과자 만드는 법이 나와 있으니까요. 가볍게 보기엔 괜찮습니다. 사실 이걸 펼쳐 든 것은 과일케이크에 들어가는 과일 절임 만드는 법을 찾아 보려고 했던 것인데 민스미트에는 술이 안 들어가는군요. 주스만 들어갑니다. 럼주에 절인 말린 과일을 담가보려고 찾았는데 어쩔 수 없네요. 이리 되면 멋대로 담그는 수 밖에. 바카디에 담그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지만... 일단 도전은 해보렵니다.;
책을 읽다보니 추가 리뷰를 꼭 해야겠더군요.-ㅁ-;

앞서는 의문을 풀어주는 책이라고, Q&A 식으로 답을 달았다고 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꼼꼼하고 과학적인 요리책입니다.

총 3부로 나뉘어 있는데요, 첫 번째는 '과자만들기를 시작하기 전에', 두 번째는 '과자 만드는 법의 '왜?'', 세 번째는 '과자 재료의 '왜?''입니다. 제일 큰 부분이 2부입니다. 과자 만드는 방법의 '왜?'는 챕터가 8개입니다. ① 공립법₁스펀지 반죽, ② 별립법 스펀지 반죽, ③ 버터 반죽, ④ 타르트 반죽, ⑤ 파이 반죽, ⑥ 슈 반죽, ⑦ 초콜릿, ⑧ 크림인데요, 각각의 챕터에서는 기본 방법을 보여주고, 어떤 재료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과정에 따른 구조 변화, 반죽 만들기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세부 문답이 이어 나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공립법 스펀지 반죽은 '달걀을 거품내기 쉽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라는 질문이 맨 처음 등장합니다. 답은 거품 내기 전에 뜨거운 물을 받쳐 따뜻하게 한다입니다. 그 뒤에는 설탕을 넣고 뜨거운 물로 따뜻하게 할 때 계속 거품을 내는 것은 왜인가, 몇 도까지 데워야 하나 등등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올컬러기 때문에 각각의 항목에서는 상세한 컬러사진을 보여줍니다. 몇 도까지 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준이 되는 36도로 데워서 반죽을 만들어 구웠을 때, 그보다 낮은 온도로 했을 때와 높은 온도로 했을 때의 스펀지 단면 높이와 구멍 크기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먼산)
뭐랄까, 대강대강 만들어 쓰는 제게는 참으로 머나먼 경지로군요. 단, 대강대강 만들더라도 각각의 재료가 어떤 역할을 하고 온도나 기타 조건에 따라 완성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면 만들 때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뒤에 등장하는 제과 재료에 대한 설명을 보면...(먼산2)

아쉬운 것은 등장하는 '과자'에 쿠키가 없다는 겁니다. 쿠키라든지 마카롱 같은 것도 이런 책이 나온다면 아주 즐겁게 볼텐데 아쉽네요. 생각보다 읽는 속도가 빨라서 저도 놀랐지만, 아직 공립법을 읽는 중이고 별립법까지 가는 것도 머나먼 일이랍니다. 핫핫.;





中山弘典, 木村万紀子. 『科學でわかるぉ菓子の「なぜ?」』. 柴田書店, 2009, 3360엔


₁공립법과 별립법.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맞춰 썼습니다. 각 챕터 제목도 반죽이 아니라 生地라고 나오거든요. 하지만 전 생지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서 반죽이라 썼습니다. 반죽은 반죽하다라는 의미 외에도 그 결과물도 같이 의미하니까요.
여튼 공립법(共立て)은 스펀지(케이크 시트)를 만들 때 달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지 않고 그냥 달걀을 거품내서 만드는 겁니다. 별립법(別立て)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고, 흰자로 머랭을 만들어 그걸로 부풀리는 겁니다. 양쪽의 방식이 다르기도 하지만 결과물의 느낌도 꽤 다르다네요. 공립법은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있고, 그보다는 기포가 많은 별립법은 もろさ가 있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깨지기 쉽다는 의미이니 말랑말랑하달까.. 탄력은 덜하다는 의미 같습니다. 폭신폭신하면서도 잘 부서지는 느낌인가보네요.

양쪽을 직접 비교하며 먹어본 것이 아니니 확신은 못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은 도쿄로 또 놀러가라고 옆구리를 퍽퍽 찌르는 책들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옆구리를 덜 찔린 책부터 소개하지요.

「카페오레볼에 맛있는 수프」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カフェオレボウルでごちそうス-プ」는 현재 교보에서는 대략 21000원 정도 합니다. 엔화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잊었네요. 아마존에서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홀려서 주문한 책인데 엔화 가격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럭저럭이지만 현재 환율로 생각해서 가격 대비로 보면 조금 아깝습니다.

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카페오레볼이 뭔지부터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부가적인 이야기니 접습니다.

원래는 커피나 차를 마실 때 쓰지만 이 책에서는 수프를 담아 마십니다. 용량이 적지 않으니 수프도 담아마시는 것일텐데 이 책에서 소개한 레시피는 크림수프류보다는 이런 저런 다양한 재료를 써서 만든 채소수프 쪽입니다. 보고 있자면 한 번 시도는 해보고 싶은데 레시피가 지나치게 간단하다보니 따라해도 정말 맛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몇 가지는 올 겨울 내에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에쎈에서 다양한 콩을 소개할 때 병아리콩이 등장했는데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병아리콩 재배 시도가 없나요? 말린 콩을 수입하긴 하는 것 같은데 이걸 심어서 싹 틔웠다는 건 못봐서 말입니다. 통조림은 조리된 것이니 심어서 싹이 날리도 없고요. 렌틸콩도 그렇고 누에콩도 그렇고..-ㅠ- 가능하다면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병충해만 아니면 말입니다.

책 뒤에는 이런 카페오레사발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소개했습니다. 그러니 이 책도 지름을 부르는 것 맞고요.; 가게들이 도쿄 중심이다보니 도쿄에 가면 카페오레 그릇 사러 한 번쯤 들러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가격이 얼마인진 잠시 잊어버리고 말입니다.



이 책보다 강렬하게 도쿄여행을 부르짖는 건 이진주의 「도쿄, 행복한 한 그릇」입니다. 도쿄에서 맛볼 수 있는 여러 음식들을 소개하면서 맛집도 함께 안내합니다. 초밥부터 시작해 라멘, 소바, 우동, 튀김, 냄비요리 등 다양한 일본요리와 가게를 소개합니다. 제목대로 도쿄 맛집이긴 한데 몇몇 가게들은 간사이나 나고야 등에서 흥(興)하고 도쿄로 진출한 경우라 타 지역 정보도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도쿄에 가면 여기 등장한 맛난 음식들을 한 번에 다 만날 수 있습니다.
식이조절하고 있을 때 보다가 배가 고프다 못해 머리가 아파서 책을 덮은 적도 여러 번 있었으니 배고플 때 보시는 건 피하세요. 하지만 배부를 때 보신다면 갑자기 속이 허전해서 지갑을 들고 뛰어나가게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도쿄 여행 가기 전에 이 책을 보고 이리저리 코스를 짜다보면 애초에 계획했던 코스는 모두 무너질 수 있으니 가능하면 여행 계획 수립 초창기에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본식이 워낙 강렬해 맨 뒤에 짤막하게 실린 디저트는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디저트만 따로 소개한 도쿄 맛집 책은 오히려 많습니다. 그러니 그건 그쪽을 참고하시고요. 이건 본식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고, 비싼 집부터 저렴한 집까지 망라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도쿄여행 지름신이라 할만합니다.

오타와 오기도 몇 군데 보였지만..-ㅁ-; (찾은 곳이 아마 네 군데였던가요.)

음식 이름을 한국어, 일본어, 원어로 표기한 것이 있어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건 많은 정보를 전하느냐, 아니면 싹둑 잘라내더라도 간결명료하게, 상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뭐, 상대가 필요한 정보가 어디까지인지 선을 그어야 하기도 하겠지만... 거기에 모든 음식에 대해 세 가지 방식으로 다 적은 것은 아닙니다. 다 그렇게 적어두려면 페이지 수가 넘치겠지요. 처음 읽을 때는 정보가 많아 어지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가격이 15000원이라 조금 높은 편이지만 막상 책을 받아들고 집어 읽어보면 그렇게 만만한 분량은 아닙니다. 정보가 풍부하니 이정도 가격이면 괜찮다고 보고요. 다음 도쿄 여행 때는 이 책을 들고 코스를 짤겁니다.-ㅠ-



이이지마 나미의 라이프 2.
이 책도 오타를 피해갈 수 없었으니, 부이용을 부용이라 적은 곳이 있었습니다. 꽃을 넣어 만드는 음식을 아닐텐데 말입니다.-ㅠ-
1권과는 또 다른 메뉴가 등장하는데 난이도는 조금 높다고 생각합니다. 원서는 이보다 가격이 훨씬 높으니 13000원이면 괜찮다며 구입했는데 재미있게 보았지요. 다만 들어 있는 수필의 수준(?)은 1권이 낫다고 봅니다. 이번 권은 수필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고 글도 그리 매끄럽지 않더군요. 그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번 편의 부제는 심야식당인데, 심야식당은 만화로만 보고 드라마는 아직 못봤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심야식당 드라마를 보고 다시 책을 찾아보고 싶네요. 아. 뜨끈뜨끈한 국물 땡겨라.-ㅠ- 전골도 맛있어 보였고 우동도 맛있어 보이는데 혼자 먹기엔 뭔가 아쉬워요.


다 읽고 나니 다시 아침밥 이야기가 땡겨서 원서를 집어 들었습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책은 가끔 보면 무한 루프 같아서 무섭습니다.


荻山和也 , 「カフェオレボウルでごちそうス-プ」. 東京地圖出版, 2009.
이진주, 「도쿄 행복한 한 그릇」. 21세기북스, 2010, 15000원.
이이지마 나미, 「LIFE(라이프) 2」. 시드페이퍼, 2010, 13000원.

이끼북스의 책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 브런치 스타일」은 또 서점에서 판매대에 올라 있는 것을 보았고요. 이전에 「오늘의 행복 레시피」를 알았을 때도 그랬지만 마음에 드는 요리책이 있으면 출판사를 검색해봅니다. 요리책은 비슷한 취향의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이 많으니까요. 덕분에 건진 것이 「나의 핫드링크 노트」, 그리고 최근에 보게 된 이끼북스 책들입니다. 로베르 아저씨 책은 나비장책에서 나온 책들, 그리고 이끼북스에서 나온 다른 책들도 말입니다.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도 마음에 들지만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이야기가 있는 프랑스 과자」입니다. 하드커버에 정사각에 가까운 판형이었던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는 달리, 이 책은 A4 크기에 책도 얇습니다. 꽤 가볍더군요. 처음 도서관에서 빌려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막상 펼쳐보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겠다고 생각했더랍니다.
책 내용은 제목이 그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과자와 후식들 중에서 뒷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을 골라 소개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교보에 올라온 상세이미지는 설명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는 만드는 법이 더 많습니다. 각 과자별로 유래와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 만드는 법이 나와 있으니 재미있더군요. 프랑스 과자 말고 다른 나라의 과자들도 시리즈가 있다면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나중에 찾아봐야겠네요.)

몇 가지 만들어보고 싶은 과자들도 있어서 집에 사놓고 두고두고 보려 합니다. 편집 방식이나 보여주는 방식은 베스트홈에서 나온 사브리나 시리즈-르꼬르동블루의 과자책과 닮아 있습니다. 판형은 조금 다르긴 하네요. 하여간 보고 있자면 손이 근질거리는 괜찮은 요리책입니다.-ㅠ-
역시 마음을 정화할 때는 요리책이 최고입니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돌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단, 뒤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폭식이라든지, 지름이라든지, 베이킹신의 강림이라든지 말입니다.

적은 돈으로 한 그릇 요리, 혹은 간단한 반찬을 만드는 것으로 1천원으로 뭐하기~ 2천원으로 뭐하기~ 등등의 시리즈가 있는데요, 브런치와 관련해서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 『카페 브런치 만들기』입니다. 이전에 『유럽 브런치 스타일』도 참 책이 맛있었지만 이것도 괜찮습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긴 한데 몇몇 부분이 거슬리던걸요. 까르보나라 때문에 걸렸나, 아니면 다른 것이었나... G는 앞서 본 『유럽 브런치 스타일』보다 이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이고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같은 출판사 책을 검색했더니 마음에 드는 책이 몇 권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도서관에 있는 것부터 집어다 보았지요.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교보에서 검색해보고는 초콜릿에 홀딱 반해서 빌렸다는 말은 사족이지요. 으허허. 아마 초콜릿을 좋아하고, 초콜릿이 들어가는 과자나 케이크를 좋아하신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진 못하실겁니다.
내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은 과자와 케이크 종류, 뒤는 빵이 나옵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앞쪽에 한정되어 있으니(집에 오븐이 없어서) 앞만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요, 제가 아는 레시피와는 조금씩 다릅니다. 뭐, 베이킹의 묘미도 그런 것 아닙니까. 가장 유혹적으로 보인 것은 역시 초콜릿 디저트고, 초콜릿 테린이나 브라우니, 블론디는 언젠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부제에서 말하듯 유럽쪽의 디저트를 다양하게 다루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 점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실은 영국의 쇼트브레드나 스콘이 나왔을까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 비슷한 것은 없더랍니다. 그게 아쉬워 처음 읽었을 때는 실망했지만 몇 번 들여다볼 때마다 그 군침도는 사진에 홀딱 반해 몇 번이고 다시 보았지요.

만약 그것만으로도 초콜릿 지수가 부족하다 느끼신다면 아예 초콜릿이 제목에 들어간 책을 보시면 됩니다. 『초콜릿 학교』 . 초콜라티에 고영주씨의 책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시는 분도, 홍대를 많이 다니신다면 홍대의 첫 초콜릿 공방-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카카오봄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카카오봄을 여신 분이 이 분이지요.'ㅅ' 이전에 초콜릿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이 나온 적 있는데 본격적인 책이라 저는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 제목에 홀리고 내용에 반해 들고 왔지요.
초콜릿과 관련된 여러 부재료, 역사, 행사 등에 대해 길지 않게 풀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간단한 조리법이 실려 있습니다. 초콜릿과 그 친구들(?)을 소재로 한 수필과 조리법이 번갈아 실린 셈입니다. 집에서도 편하게 해볼 수 있는 조리법이 많으니 해볼만 합니다. 저도 몇몇 조리법은 눈독 들이고 있고요. 마시멜로 만드는 법도 있던데, 블루마스님 이글루에서 봤던 것은 이보다 간단하지 않았나 싶지만 .... 이건 만드니 온도계와 믹서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허허허. 이걸로 스모어 만들어 먹으면 맛있을텐데 말입니다.

『이기적 식탁』. 읽는 내내 으흐흐흐흐흐흐 웃고 있었습니다. 이글루의 catail님이 내신 책이지요. 포스팅으로도 많이 읽었으니 그걸 책으로 읽는 느낌이겠다 싶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상당수가 새로운 이야기더군요. 링크 추가해 놓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알지만 실리지 않은 것들-브라우니라든지-도 있고 새로 들어온 것도 있습니다. 사진만 올라오고 만드는 법은 올라오지 않았던 것들도 여럿 실렸더군요. 꽤 상세하게 실려 있어서 만드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 때부터 생겼던 앞 뒤 동일한 표지의 의미도 책날개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 재미는 직접 찾아보시라고 남겨둡니다.
친절한 요리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찾아보세요라고 사근사근 말을 걸어온다기보다는 집에서 간단히, 편하게, 친구에게 알려주는 그런 요리들입니다. 뭐, 효자동 레시피도 그랬지요. 그건 아예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음식들에 대한 레시피이니, 손님을 초대해놓고 대접하는 느낌이고 이쪽은 좀더 격의 없는 친구, 혹은 애인이나 자신을 위해 준비하는 음식입니다. 양쪽의 요리가 겹치는 것이 거의 없으니 각각 보셔도 무방합니다. 한 권씩 사다놓고 필요할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는 재미가 있겠지요. 수박소주도 그렇고 초콜릿 쿠키도 그렇고 초콜릿 케이크도 그렇고. 아, 프렌치 토스트랑 팬케이크는 꼭 만들어 볼 겁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 읽다가 폭소를 터뜨릴뻔한 부분은 푸드 포르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음식 다큐멘터리 굉장히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더 라멘을 열심히 보고 있으니... 일종의 자학같기도 하고 자기 위안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거기서 소개한 큐피트 같은 어리고 통통한 셰프나 여신님 같은 섹시한 아주머니(..)에 대한 묘사를 듣고는 뒤집어졌다니까요. 읽는 순간 누구라는 것을 바로 알았으니 말입니다. 으허허허. 이런데서 같이 공감할 수 있다니 재미가 배가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만 읽다가 어느 부분에선가 오타를 찾았는데 다시 찾으려니 못찾겠습니다.; 기억하기론 딱 한군데 였고요.
그리고 미트볼 만드는 재료 중에 용량 표기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은 곳이 있습니다. 허브는 조금만 넣으라고 만드는 법에는 나와 있지만 재료 소개에는 1 테이블스푼(1큰술)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1 티스푼이 아닐까 살짝 생각을..^^;


적다보니 오늘 소개한 책들은 차근 차근 집에 모아두어야 할만한 책이네요. 집에 두고 있다가 스트레스 받을 때, 휙 날리기 위해 넘기면 딱이겠습니다.+ㅅ+


곽새롬, 『모카향기의 3천원으로 카페 브런치 만들기』, 영진닷컴, 2009, 9800원
고영주, 『초콜릿 학교』, 달, 2009, 13000원
이주희, 『이기적 식탁』,  디자인하우스, 2009, 13800원
린다 콜리스터,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이끼북스, 2009, 16000원
독서기록이 빈약한 이유는 신간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읽은 책들도 거의 요리책이고요. 아니면 레이크 에덴.(...) 아놔. 저도 지겹습니다. 이제 그만 읽고 싶지만 과자에 대한 금단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레이크 에덴은 제게 구세주와 같이 내려와 초콜릿을 지르라고 옆구리를 찌릅니다. 하지만 구입하기엔 방산시장이 너무 멀(...) 따름이고, 근처에서 맛있는 쿠키를 사먹기엔 지역이 허허벌판일 따름입니다. 애초에 레이크 에덴 레시피는 지나치게 달지만 그만큼 다양한 쿠키를 싸게 파는 곳도 없다구요. 게다가 제 입맛에는 대부분의 쿠키가 떫습니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반응인지 뭔지, 쿠키 혹은 스콘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거든요. 공장 출하 쿠키는 그렇지 않다는게 또 이상하지만 말입니다.

이야기는 그정도로 하고,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추려봅니다.

런던 하늘 맑음은 환경건축을 주제로 하여 런던을 중심으로 여러 친환경 건축, 친환경 도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내용도 그렇지만 글쓴이들이 독특합니다. 교보에서는 조양희가 주 저자로 나오는데 조양희보다는 박진호 쪽이 주로 글을 썼습니다. 조양희는 박진호의 어머니. 그리고 이전에 <도시락 편지>의 저자였던 인형작가였습니다. 오오.+ㅅ+ 그 책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글이 전체적으로 거칠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느낌에 사진이 적기도 하고. 하지만 혹시 런던에 친환경 건축물을 보러 가신다면 꽤 도움이 될겁니다.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은 번역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도서관에 주문해서 받아다 보았는데 그 사이에 번역본이 나온 경우였습니다. 다시 읽으면 더 자세히 이해가 되겠지만 이미 범인이 누구고 왜, 어떻게 죽였는지도 다 알아버린 뒤라 말입니다. 크림 퍼프 살인사건(Cream Puff Murder)이 이보다 뒤에 나왔는데 거기에 나온 몇몇 상황에 대해서도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에 자세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당근 케이크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 역시 크림 퍼프 쪽이 좋습니다.-ㅠ- 따, 딱히 M이 물먹어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실은 그렇습니다.)

유럽 브런치 스타일은 뒤에 예약자만 없었다면 집에 두고두고 볼텐데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가격 대 성능비도 뛰어나고요. 아침에 해먹을 만한 간단한 음식들이 많고 팬케이크라든지 머핀 같은 것도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좋고요. 원서로도 보고 싶은데 도서관에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이유는 원서를 살까 번역서를 살까 망설이고 있거든요.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네 번째 장소는 프로방스입니다. 역시나 프로방스. 피터 메일의 이야기도 곁들였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 이야기는 그림, 화가입니다. 프로방스에서 살았던 여러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머무른 장소, 그리고 미술관 방문 등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추천은 하지만 언제나 제가 이야기 하듯이 주의하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프랑스 행 항공 티켓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것은 어느 노 화가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디자인을 해주었다는 어느 성당입니다. 마티스.. 였던가요. 리뷰를 바로바로 쓰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흑흑흑. 하여간 세잔이나 고흐, 마티스, 샤갈 등 아주 귀에 익숙한 화가들이 총출동하다보니 루브르 박물관 같은 건(!) 제쳐두고 여기부터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특히 샤갈은 이전에도 K에게 잠깐 이야기 들었는데 실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 아버지가 지난 서유럽 여행 때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진 찍어오신 걸 보고 프랑스 여행에 옆구리가 찔린 것만은 아니예요. 이 책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니 말입니다.

프로방스를 읽다보니 여행 막바지, 니스에 머무르면서 조깅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건 바로 옆에 이 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예약자가 가득차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문득 발견해서 집어 왔으니 말입니다. 우연히 집에 들어온 책이었는데 또 우연히 다른 책에서 그 책을 언급했으니 우연이라도 재미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 수필이 훨씬 입에 잘 맞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특히 슬슬 자신의 한계를 체득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최근의 제 모습도 같이 겹쳐져 보입니다. 만사 의욕상실. 축 늘어져 있고 몸은 불어만 가고, 더불어 자기 혐오도 증식합니다. 잠시라도 좋으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쉬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쉬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휴가가 끝나는 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먼산) 그저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발랄한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마당의 순례자>에서도 앞서 말한 것처럼 '아는 사람'을 책 속에서 만났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읽은 다른 책의 작가지요. 박사라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여행책인 <여행자의 로망백서>의 공동 저자입니다. 으허허허허. 이 책 속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은 몰랐다면서 웃었더랍니다.
마당의 순례자는 마당일이 주제입니다. 흔히 말하는 가드닝, 원예지요. 마당을 어떻게 가꾸고 어떻게 식물을 키우고 살리고 죽였는가에 대한 짤막한 기록입니다. 효자동에 대한 예찬도 함께 있고 집에서 보이는 근사한 풍경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정원에 대한 책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신문기자와 동화작가라는 직업을 가졌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글맛이 다릅니다. 술술 잘 읽히지만 가끔은 이렇게까지 속내를 드러내도 되는가, 너무 가시돋히지 않았는가 싶을 정도의 말도 튀어 나옵니다. 하지만 그게 또 맛이지요.

효자동 레시피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그 작가가 이런 책도 썼나 했는데 동명 이인입니다. 이 쪽은 잠시 방학에 들어간 전업 요리사고요.
효자동 어드메에 레서피(recipe)라는 이름의 작은 음식점이 있었더랍니다. 2008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잠시 방학에 들어갔다네요. 책을 읽고 나니 진작에 가볼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사근사근한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레서피의 여러 레시피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고 하나하나 다 도전해 보고 싶은 그런 요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집어 들어 대강 훑어 보고 나서는 catail님의 <이기적 식탁>과 같이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너무 닮은 것이 아닌가, 또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순한 재료로 간단히 만들어 맛있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양쪽이 닮아 있지요. 그리고 토마토나 가지 같은 채소가 많이 보인다는 점, 차려내는 모습도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catail님의 음식은 블로그 설명만 들어도 군침이 돌고 맛있게 느껴졌으니 이쪽도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니 진작 가볼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게으름뱅이인 제가 알았다 한들 찾아갔을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브라우니 레시피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초콜릿 케이크는 꼭! 거기에 금귤정과도 꼭! 그리고 딸기 티라미수도 꼭! 내년에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만들어 보렵니다.
그 전에 유자부터 먼저 챙겨야겠네요. 이번에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할텐데?

대망의 마무리는 <지어도 돼?>입니다.
인터넷 서점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는 홀랑 반해서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는데 보는 내내 절절히 공감이 되었더랍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마당의 순례자>를 봤더니만 집에 대한 지름신이 덜컥 붙어서 대지만이라도 빚 얻어 사놓을까란 헛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혜화동이나 효자동이나 부암동이나 그 어드메, 적당한 곳을 찾아 사두었다가 나중에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집을 지어달라하면...(친척중에 건축설계사가 있습니다;..)
그런 망상이 들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마리는 올해 서른 다섯의 직장인입니다. 독립해서 작은 빌라에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2층계단에서 굴러 왼쪽 팔에 금이 갑니다. 이런 생활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져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회사 사장님인 사촌여동생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 부탁합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어느 건축 설계사. 거기에 이모가 준 맨션과 부모님이 몇 십 년 째 놀리고 있는 땅이 결합하여 혼자 살 집을 짓겠다고 결심합니다. 그 때까지의 이야기가 책 절반이고, 어떻게 집을 지을지 고민하고 짓기 시작하는 것이 나머지 반입니다. 집의 완성까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짧으면서도 재미있고 또 마음에 절절히 와닿는 이야기 였습니다. 저 역시 집에 대한 욕심-정착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채널 J에서 Before and After라는 리모델링 관련 프로그램을 해주는데, 그걸 보다보니 마리가 짓기로 한 집이 어떤 형태인지도 대략적으로 머리에 그려지더군요. 건축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고로 이 책은 티이타님께 추천합니다. (물론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도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뒤에 실린 단편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 강력한 반전이란.....;;;;;

짧게 쓰려 했는데 쓰다보니 또 길어졌군요. 오늘 퇴근하면서는 <이기적 식탁>을 읽을 겁니다. 효자동 레시피와 비교해보면서 올 연말에 해먹을 음식들을 꼽아보아야겠네요.>ㅅ<


Fluke, Joanne, <Carrot Cake Murder>, Kenshington, 2008
루이즈 픽포드, 윌리엄 링우드, <유럽 브런치 스타일>, 이끼북스, 2009, 16000원
김영주, <프로방스>, 안그라픽스, 2009, 12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임홍빈, 문학사상, 2009, 12000원
조양희, <런던 하늘 맑음>, 시공사, 2009, 9800원
나카지마 타이코, <지어도 돼?>, 신유희, 소담출판사, 2009, 1000원
서화숙, <마당의 순례자>, 웅진지식하우스, 2009, 13000원
신경숙, <효자동 레시피>, SOMO, 2009, 13000원

지름신이 오셨습니다. 오신 이유는 알지만 퇴치방법이 시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동거하고 있습니다.'ㅂ' 게다가 지름신이 주로 '이전에 목록에 올랐던 물건들'만 집중 공략 중이시라 추가되는 물품이 없어서 다행이지요. 아, 있긴 하지만 주로 책입니다.

지름신이 오시기 전에 지른 물건도 몇 가지 있으니, 그 중 두 가지가 포스팅 주제입니다.


포인트가 남아서 닥닥 긁어 주문한 나이젤라의 크리스마스 책. 실제 가격이 얼마인가 궁금해 아마존을 뒤졌더니 2008년 판인 이 책은 절판이고 2009년 11월 초에 나올 책을 예약받고 있더랍니다. 해마다 팔아먹는 크리스마스 요리책이라니 멋집니다.-ㅂ-; 전체 다 컬러화보에 사진도 그렇고, 칼로리도 그렇고(...) 굉장합니다. 겨울의 추위를 대비해 몸에 지방분을 축적하기에 아주 적합한 요리만 골라 넣었다 싶은 정도로요. 뭐, 원래 나이젤라의 요리가 그렇죠.;
자세히 훑어 보진 않았지만 몇 가지는 적어두었다가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교보에서 주문한 책입니다. 책 두께가 얼마나 될지,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문고판이길래 홀랑 주문했더니 이렇게 도착했습니다.


주소 용지는 미리 떼어두었고요.'ㅂ' 봉투 배송이 아닐까 했는데 박스 배송인데다 굉장히 가벼워서 왜그런가 했더니.



헉. 두께도 굉장히 얇습니다. 빳빳하고 약간 두꺼운 종이라 페이지도 그리 많지 않고요.



태그를 먼저 보신분이라면 감 잡았겠지만 어슐라 K. 르귄의 책입니다. 원제는 Catwing. 한국에서는 날개달린 고양이인가, 그 비슷한 제목으로 동화책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르귄이 쓴 동화책인거죠. 한국판이 절판되기도 했지만 딱히 이 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일본판을 주문한 이유는 하나. 일본판 번역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ㅁ- 어떻게 번역했는지 궁금한데다 동화책이니 읽기도 편하겠다 싶어 주문했습니다.
이 정보는 무라카미 하루키 옐로 사전에서 봤는데 번역이 엉망인 책 답게 르귄의 이름을 적으면서 오타를 냈습니다. 정보 확인해보고는 홀랑 교보에 주문을 넣었는데 지금 5권까지 나왔다는 것 같군요. 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지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뒷권까지 구하진 않을겁니다.; G에게 일본어 공부하라고 건네줘야겠네요.

다얀 컬렉션 북을 모으는 도중 교보에서 다얀 관련 문고를 몇 권 발견했습니다. 처음 본 뒤로도 계속 문고들이 들어와 보이는 대로 집은 것이 은근히 많이 모였더군요. 물론 나온 문고를 전부다 구입한 건 아닙니다. 몇 권 못 산 것도 있고요. 지유가오카에 있는 와치필드 본점에 가면 해당 책들은 B5사이즈의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같은 책을 문고본으로 다시 출간한 것이더군요. B5 책은 권당 1천엔 전후였다고 기억합니다. 지금 환율로는 절대 손 못대죠.;


몇 권은 다얀 시리즈가 아닙니다. 왼쪽 맨 위의 <다얀, 와치필드에>는 다얀이 와치필드에 오기까지와 그 뒤 첫 번째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얀이 등장하는 소설 시리즈는 총 5권인데 그 중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 오른쪽의 <다얀과 지탄>은 3권일거예요. 와치필드 이야기는 시공간을 뛰어 넘는 장대한 판타지인데 그 소설판은 저도 두 권만 달랑 구입했습니다. 나머지도 기회가 되면 구해야지요.

'다얀의 스케치 기행' 시리즈는 다얀의 작가 이케다 아키코가 여행을 다니면서 남긴 스케치와 기록 모음입니다. <이탈리아에 가자>, <영국과 아일랜드의 시골에 가자>가 보이는군요. 이 두 권 외에도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흑, 전 시리즈 수집을 하고 싶지만 환율이....
(아마 환율 이야기는 이 글 쓰는 내내 나올겁니다. 이러다 엔화 환율이 2천원을 돌파할까 무섭습니다. 21일에 사상 최고치인 1575.84엔을 찍었습니다.)

<요요의 약삭빠른(ちょこっと를 뭐라 해석해야할지..) 고양이 안주>는 만화입니다. 다얀이 주인공도 아니고 배경도 어느 해변이예요. 각 편마다 등장인물(고양이)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에 맞춘 음식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얀 시리즈는 아니지만 가볍게 볼만합니다.

<타테시나 일기(蓼科日記)>는 타테시나 산에서의 여러 기록을 남긴 겁니다. 다얀의 스케치 기행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식물 묘사가 많습니다.


<와치필드, 12월의 이야기>와 <와치필드, 문의 건너편>은 와치필드의 1년 동안 어떤 행사가 있는지, 그 달 그 달의 주요한 이야기나 와치필드의 전설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다얀이나 이반, 마시의 이야기도 있고요. 이반이 등장하는 모 이야기는 정말 웃깁니다. <문의 건너편>은 말하자면 와치필드 기담집입니다. 누가누가 이런 무서운일을 겪었더라라는 내용인데 원래 와치필드는 요정과 괴물들이 공존하는 곳이니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한들 지구에서 일어나는 것만큼 기이하진 않지요. 양쪽 모두 와치필드 설정집으로 생각하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와치필드 책들에 비해 재미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계절의 그림이야기>는 위의 두 책과 비슷하지만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다얀을 비롯한 여러 와치필드의 동물들이 겪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만화처럼 동화처럼 엮은 겁니다. 이것도 와치필드의 생활을 알기 위해서는 봐야할 책이고요. 표지만 컬러고 안쪽은 전부 흑백입니다. 4B로 그려 색칠한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흑백으로 바꾼 건가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인지 모르겠네요. 다얀과 친구들의 귀여운 모험담이 주를 이룹니다.
 
<다얀의 컨트리 다이어리>는 그 옛날 탐험일기인가 하는 종류의, 야생 생활하는 법을 다룬 책입니다. 그래서 그림은 이케다 아키코가, 글은 시오노 요네마츠가 담당했습니다. 산 속에서 먹을 것 구하는 법이나 나무 구분하는 법 등을 재미있게 소개했습니다.

<다얀의 크리스마스까지의 12일>은 유레카 당일까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크리스마스 축제까지의 모습을 하루하루 다룬 것입니다. 일러스트가 작아서 아쉽더군요. 이건 큰 책으로 구해볼 생각입니다.

<다얀의 수프 책>, <다얀의 재밌는 나라의 과자 책(일본어 발음으로는 다얀노오카시쿠니노오카시혼: 동음이의어)>는 둘다 요리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프 책은 4컷 만화 비슷하게 그림이 있는데 초기 작품이라 그런지 그림 느낌이 꽤 다릅니다. 수프 책 쪽 그림이 훨씬 귀엽고 펜화 느낌입니다. 그 이후는 거의 색연필 + 파스텔 톤이지요. 책 뒷부분에는 아예 요리법이 실려 있습니다. 수프 몇 가지는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연필화와 수채 다얀의 스케치 교실>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다얀의 스케치 기행에서 등장한 그림들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케치북이 들어가는 가죽가방은 정말 탐이 나지만 제가 구입하면 그야말로 돼지목에 진주목걸이입니다. 물건 욕심이 많아서 가지고 싶은 것이지 제가 쓸 일은 없을테니까요. 그림은 그릴 일이 없습니다.; 연습하면 된다고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나가고 싶진 않습니다. 흑흑. 하지만 언젠가 구입하지 않고 만들게 된다면 또 모르지요. 그 때는 가방 둘러메고 나갈지도 모릅니다.
이 책과 연결시켜 볼 것이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입니다. 존 러스킨의 스케치 담론(?)을 곁들여 보시면 꽤 재미있을 겁니다.



집에 있는 다얀 문고는 이정도입니다. 지금부터는 다얀 컬렉션 북 못 읽은 책들을 마저 보고 아래 포스팅을 수정해야겠네요. 다음에는 다얀 캐릭터 상품 몇 가지가 나갑니다.



Nigella Lawson, <Nigella Express: Good food, fast>, Hyperion, 2007, 4만원 이상

물론 4만원보다 싸게 파는 곳도 있겠지만 교보에서는 4만 1천원이 조금 넘습니다. 회원 할인 10% 받아도 37000원이 넘고요. 비싸죠. <Jamie at home>도 만만치 않지만....... 그러고 보니 제이미~는 영국 아마존에서 엄청나게 할인해서 팔던데 말입니다. 나이젤라도 그럴까요?

한 달 넘게 집에 두고는 계속 훑어 보고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골라 메모하다보니 모두 디저트만 챙겼지만 다른 레시피들도 해보고 싶더군요.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좀 많아서 탈이지만요. 만들기는 다 간단하지만 ... 실은 간단하게 적었을뿐이고 행간 생략이 꽤 많습니다. 저야 쿠키쪽 레시피만 집중 탐구하는데, 보다보니 정도가 안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쿠키를 만들기 위해 버터 크림화를 하는데, 그냥 설탕 넣고 크림화를 하라고만 나옵니다. 어느 정도 요리를 아는 사람이 보는 책이라는 거죠. 초급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그냥 휙휙해도 결과가 잘 나올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몇 가지 해보고 싶은 레시피는 적어두었으니 기회가 되면 나~중에 해보겠습니다. 이상하게만 안나오면 되는거죠.

나이젤라 답게 레시피의 칼로리는 높습니다. 쿠키 레시피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재료를 약간 바꿔서 해볼 생각인데, 얼마나 달지 조금 걱정되는군요. 해보고 글 올리겠습니다.^^;
  

김연희, <함께 드실래요?>, 랜덤하우스중앙, 2006
오기와라 히로시,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작가정신, 2007
오기와라 히로시, <하드보일드 에그>, 작가정신, 2007
마츠오 바쇼, <바쇼의 하이쿠 기행 1-3>, 바다출판사, 2008


오로로콩밭부터 시작합니다.'ㅂ'
이 책을 추천받은 것은 작년입니다.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분이 이 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꼭 보라고 추천을 했는데 내용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 이제야 읽어보았습니다. 지금봐도 제 취향은 아닙니다.; 중간 내용은 홀랑 넘어갔으니까요.
내용이 독특합니다. 설정이 그리 독특하지 않을 수 있고 조금은 빤히 보이지만 그 과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순박한(..) 시골 사람들이 마을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세우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플롯은 그렇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간 대화입니다. 시골이니까 당연히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절묘한 번역 덕에 대화가 귓가에서 들립니다. 성우 더빙한 것처럼 그 느릿느릿한 대화가 들리니 정말 웃기죠. 거기에 벌어지는 상황상황이 허를 찌르기 때문에 독특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제가 이 책을 별로 안 좋아한 것은 이런 류의 긴박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소재의 취향차랄까요?
하드보일드 에그 쪽이 좀더 제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이쪽은 전작보다는 추리소설에 조금 더 근접한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삶은 달걀인겁니다. 왜 제목이 삶은 달걀인지는 앞부분 조금만 보셔도 아실겁니다.

그러고 보니 어쩌다가 오로로콩밭을 추천받았는지 기억났습니다. <벽장속의 치요> 때문이었군요. 괜히 읽었다고 투덜댔더니 이 책은 재미있다고 추천해주신 거였지요.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소설입니다.'ㅂ'


<함께 드실래요?>는 어쩌다 미국에 건너가게 되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며 그들에게 요리를 배운 김연희씨가 낸 요리책입니다. 그러니까 다국적 친구들에게 배운 다국적 요리법 모음인거죠. 다국적 요리법이라 어렵게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실제 요리법을 보면 약간 변형을 해서 주변에 있는 재료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요리법이 지나치게 간략해서 요리를 좀 해본 사람이 아니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요리 수필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신기한 요리들도 많거든요. 다른 것보다 뉴질랜드의 디저트 파블로바가 나온 책은 처음 보았습니다. 만드는 법도 굉장히 간단한 걸요.


그리고 마지막인 바쇼의 하이쿠 기행. 1-3권을 한꺼번에 빌려 지금 3권만 남았습니다. 내용 자체는 너무 간단하고 일본의 역사나 지리를 모른다면 재미없을 겁니다. 각주도 아니고 미주라서, 미주 부분과 본문을 왔다갔다 하며 보는 것도 불편하고요. 하지만 그런 수고로움을 한 번에 날릴 수있을 정도로 마음에 든 것이 책 디자인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렸기 때문에 겉표지는 검색하면서 처음 보았지만, 정말 예쁜걸요. 바다출판사에서 이런 얇은 책들은 귀엽고 예쁘게 잘 내는데 이번 책들도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다 실제본이라 튼튼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체가 다 아트지에 컬러. 그리고 바쇼와 관련된 다양한 그림들이 함께 실려 있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책은 내용보다 그림과 장정이 마음에 들어 이후 구입할 예정입니다. 세 권을 나란히 모아서 꽂아 놓으면 참 예쁠겁니다. 가격이 예쁘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3권 세트에 34800원. 할인쿠폰도 이제는 출간한지 18개월 이내의 책에는 못 쓰는데 그냥 10% 할인가로 사야하나봅니다.(훌쩍)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준, <나는 맛있는 파티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애거서 크리스티, <목사관의 살인>, 황금가지, 2007


책 읽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한 간단한 메모 정도입니다.

목사관의 살인은 역시 발랄한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 답습니다. 제목이 "목사관 살인사건"이 아니라 목사관의 살인이라는 것이 일본소설과의 차이랄까요. 답다라는 생각입니다. 표지도 좀 음산하지만 실제 내용은 무섭거나 하지 않습니다. 화자는 목사관의 실 거주자인 목사님이시고 탐정은 옆집의 늙은 노처녀입니다. 우후후~


맛있는 파티에 탐닉한다는 작은 탐닉 시리즈의 열 번째 책입니다. 이 책도 벌써 열 권이나 나왔군요. 지금 검색해보고는 열 한 번째 책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 잽싸게 도서관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가볍게 읽을만하니까요.
맛있는 파티~도 책의 주제가 확실합니다. 대학 전공도 그렇고, 앞으로의 진로도 요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글쓴이가, 지금까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벌인 파티에 대한 기록입니다. 요리 레시피와 파티 준비 과정이 나와 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실수담, 문제점, 고쳐야 할 부분 등도 잘 다루고 있습니다. 집들이 하시려는 분들은 사전에 참고하셔도 좋겠네요. 몇 가지 음식들은 저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연어!!!)



리뷰는 적지 않지만 청바지 돌려입기도 지난 주말 동안에 읽었습니다. 그냥 가볍게 볼만한 청소년 소설쯤? 나쁘진 않지만 두 번 읽지는 않을듯합니다.'ㅅ';



조에타 헨드릭 슐라박, <나눔의 밥상>, 한얼미디어, 2006


어떻게 하다가 이 책을 찾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읽은 것은 지난주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건망증이 차츰 심화되고 있다는 걸까요. 요즘은 메모 필수, 적어두지 않으면 금방 잊습니다. 추측컨대 교보문고의 음식 분류에 들어갔다가 베스트셀러라든지 기타 메뉴를 보고 집어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2006년도에 나온 책이니 신간에서 본 것은 아닐테고요.


리뷰를 쓰기 전 출판사가 어떤 곳인가 싶어 잠시 검색을 해보니 분위기는 한겨레신문사와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뉴라이트쪽에서 말한다면 "좌파"쪽에 해당될 겁니다. 이 책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슬로 라이프나 나눔, 세계공동체와도 이어지는 책입니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일 수록 더욱 나누려 한다는 것은 이 책을 보면 확실히 다가옵니다. 가끔 가진 것이 없어서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은 점점 가진 것마저도 잃어간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유일한 밥상마저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흔히 말하는 제 3세계의 사람들입니다. 제3세계란 단어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지만 딱히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국어 사전이라도 다시 봐야 할까요.

편집 방식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과 닮아 있습니다. 내용도 꽤 닮았지만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소박한 밥상에서처럼 음료, 빵, 수프 식으로 종류를 나눠 거기에 여러 레시피를 담고 있는데, 여기 실린 요리법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아메리카, 혹은 미국 등으로 이주한 유럽 사람들의 소박하고 간소한 전통 음식들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다만 편집(원서)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도 만들어 볼 수 있게끔 구하기 쉬운 음식들을 넣어 레시피를 바꾼 것이 보입니다. 버터를 마가린으로 대체한 것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꽤 재미있는 레시피가 많은데다 각 나라가 비슷비슷한 요리법을 쓰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여기까지는 칭찬이고 이제부터는 불평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번역입니다. 레시피가 매끄럽게 번역되어 있지 않고 껄끄럽습니다. 재료를 소개할 때, 보통 영어 레시피에서는 diced tomato라고 소개하기 보다는 1 tomato, diced라는 식으로 소개합니다. 이걸 레시피에서는 요리법 소개하면서 "토마토(다져서)"라고 했습니다. 읽는 내내 눈에 걸립니다. 그리고 레시피가, 원래 가정용이다 보니 계량 자체는 정확할지 몰라도 만드는 방법이 대강대강입니다. 불친절하기로는 타샤 할머니의 레시피 못지 않습니다. 빵 만드는 법에 대한 레시피를 보면 기겁할 정도라니까요.
대개 통밀이나 호밀 등이 들어간 빵은 발효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 발효과정의 세세한 설명은 다 생략하고 "섞어서 치댄 뒤 두 배로 부풀 때까지 놔둔다"정도로 간략히 적어두었으니 초보자가 쉽다며 만들었다가는 재료 버리기 딱 좋습니다. 원 레시피가 그랬을테니 어쩔 수 없지만 요리를 웬만큼 하는 사람이 아니면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쯤 훑어 볼만은 하지만 번역 문제와 불친절한 요리법 때문에 추천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소박한 밥상이나 타샤의 식탁을 재미있게 보신분, 요리법은 안봐도 된다는 분은 읽어보세요. 가격만 뺀다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은게 지난 3월 1일. 그리고 선을 넘고 나니 이제 물불 가릴 것 없습니다.-_-;





요리책을 구할 때 제게는 선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언어의 장벽입니다. 영어는 싫은데다 요리책 가격도 비싸니, 예전에 구입한 올리버의 <네이크드 셰프>를 빼고는 영어권 요리책은 구입하지 않는다고 암묵적인 자체 룰을 두고 있었지요. 그랬기 때문에 아무리 나이젤라가 눈에 밟혀도, 마샤 아줌마의 책이 좋다고 들어도, 외국계 요리책-도나 헤이랄지-들의 화보가 환상이라고 해도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영어의 장벽은 그만큼 높았습니다.
그랬던 것이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이 뒤바뀝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입했습니다.
교보문고에 갔다가 책이 평대에 나온 것을 보고 덥석 집었다가 가격을 보고 조금 고민하고, 아주 조금 고민한 다음 망설임 없이 구입했습니다. 그것이 지난 3월 1일의 일. 그리고 엊그제 스트레스 약간 받은 뒤 탄력작용으로 인해 책을 구입할 때-흔히 말하는 충동구매- 2권도 마저 질렀습니다. donna hay classics book 1-2는 이리하여 집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흠흠흠.

레시피가 간결하고도 알아보기 쉽게 나와 있고 사진도 예뻐서 영어 거부증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읽고 있습니다. 토익문제는 들여다보기도 싫지만 요리책은 술술 읽히니 애정도의 차이가 독해력의 차이인겁니다. 지난번의 미네스트로네도 도나 헤이의 이 요리책을 조금 참조했습니다. 기본은 정명훈씨 레시피였지만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大同小異.
책 무게나 가격이나 상당하지만 형태도 내용도 다 마음에 드니 좋습니다. 사진은 다른 무엇이 아닌 음식이 주인공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너무 초라하지도 않은 당당한 음식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책 제본이 실제본! 아무리 많이 봐도 떨어지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혹 떨어지더라도 실제본이라면 보수하기도 쉽습니다. 이걸로 도나 헤이 시리즈는 다 좋다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했습니다. 잘못하면 이걸 시작으로 도나 헤이 모음을 시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갑 사정이 괜찮은가가 제일 걱정이로군요.

선을 넘으면 이제 마구 내달리는 겁니다. 하하하.


타샤 튜더, <타샤의 식탁>, 월북, 2007


지난주 화요일. G가 제게 물었습니다.

"이번 북데이 때는 어떤 책 살까?"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그쪽으로 요청했더니 수요일 점심 때 전화가 왔습니다.

"타샤 튜더 책 나왔어. 살까?"
"살까?"
"이게 더 비싸."

맨 마지막 한 마디에 타샤 튜더 신간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나는 지갑이다>는 1만원, <타샤의 식탁>은 1만 2천원입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 정보를 교보에서 검색해보니 평가가 별 하나입니다. 요리책이라고 그렇게 두었더군요. 몰랐던 사람들은 책 소개를 보고는 수필집이겠거니 생각해서 집었을 겁니다. 내용은 전부 다, 타샤가 집에서 자주 만드는 요리법들에 대한 겁니다. 레시피에 얽힌 짧은 이야기, 그리고 재료, 만드는 방법 순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 외의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사진도 없고, 그림도 이 책을 위해 그렸다기 보다는 다른 곳에 실렸던 그림을 편집해 넣은게 아닐까 합니다. 출판사의 편집술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별 하나까지는 아니지만 저도 이 책은 평가점을 낮게 주고 싶습니다. 타샤 튜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덜하겠지만 이 책을 진짜 "요리책"으로 보고 요리를 해보기 위해 산 사람들에게는, 정말 불친절한 튜더씨이기 때문입니다. 쿠켄도 보고, 행복이 가득한 집도 보고, 요리책이나 블로그에 올라온 요리법들도 여러 차례 봐와서 알지만 이 책에 실린 요리법은 고수의 요리법입니다.

그러니까...;

P. 57 <흰빵>

(중략)
소스팬에 우유, 버터, 설탕이나 꿀 소금을 함께 넣은 데운다. 이것을 아주 큰 그릇에 담고 물을 2컵 넣은 다음 밀가루를 1컵 가량 더 넣는다.
미지근한 물 1/4컵에 설탕이나 꿀을 조금 넣고 이스트를 녹인다. 5분쯤 시간이 지나 이스트에 거품이 생기면 우유와 밀가루를 섞어 놓은 그릇에 붓는다.
반죽을 제대로 만들려면, 만들어진 반죽에 밀가루를 충분히 넣어 10분간 치대야 한다. 기름을 잘 바른 그릇에 반죽을 넣고 한 번 뒤집은 후 따뜻한 행주로 덮어, 따뜻한 곳에 1시간 가량 놔둬서 반죽이 두 배가 되게 한다. 반죽이 부풀면, 구멍을 내서 다시 부풀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중략)


이런 식입니다. 케이크 레시피도 거의가, 버터를 크림화 한다, 재료를 넣고 섞는다, 식으로 나와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실패하기 딱 좋은 책이지요. 초보자들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일단 사진이 있거나, 크림화를 할 때 "마요네즈 정도로 크림화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예시가 있거나, "5분간 휘핑한다"는 식으로 시간 지정이 되어 있는게 낫습니다.
거기에 따뜻한 곳에 1시간 가량 놔둬서 발효를 시킨다는 저 빵. 1시간 두었는데 발효가 안되어요! 라든지, 40분 만에(가능성은 낮지만;) 반죽이 두 배가 되었다거나, 따뜻한 곳이라 생각해 두었는데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 발효가 안되었다거나 하는 일도 초보자들에게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버터 크림화하는 것도 여기에 달걀을 바로 부어서 섞으면 분리가 될 수 있다거나-그래도 머핀 맛은 크게 차이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밀가루를 넣으면 뭉쳐지거든요;-실온의 버터를 써야한다거나-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버터를 크림화 하려면 한참 휘저어야 합니다-하는 설명도 많지 않고...


경험이 많고, 기존 레시피를 변형해서 내 레시피로 만들 수 있다는 분들에게는 괜찮겠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상당히 있는데다 불친절한 레시피이니 초보자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레시피만 죽 나열되어 있으니 지루하고요. 삽화가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양하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각 음식마다 만들었을 때 몇 인분인지 정확하게 나와 있는 것은 좋군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