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모임에서 D님께 만화 세 권을 빌렸습니다. 언제나 책이 오가는 모임이니..-ㅂ-; 한데 BL만화를 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군요. BL은 한 번 붙잡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보기 때문에 자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조아라를 건드리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지.ㄱ-;

하여간 빌린 책은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1-3권입니다. 만화로는 3권까지 나왔고 소설도 그렇답니다. 원작은 토노 하루히, 그림은 마마하라 에리입니다. 그림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삼천세계의 두 번째 삽화가인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S양이 굉장히 좋아하지 않던가.
(하지만 전 첫 번째 원화가를 훨씬 더 좋아합니다.-ㅂ-; 그야 사, 사, 살라딘이 정말로 예뻐서...;....)

하여간 별 생각 없이 세 권을 읽다가 빵 터졌습니다. 오랜만에 본 BL만화는 굉장히 야하군요. 가만있자. 마지막으로 본 BL이 뭐였지?; 보통은 소프트 BL을 보는지라 신이 있는 것은 드물고, 이렇게 적나라한 것도 드물었는데 말이죠.;
빵 터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국 정원. 정원, 정원.
주인공은 정원사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유수 귀족가문의 커다란 정원에서 일하고 있지요. 그런데 어느 비오는 날 저녁에 고용주인 카야시마가 찾아옵니다. 젊은 나이에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워낙 자산가라, 상속세고 뭐고 다 내고서도 돈이 엄청 많이 남아서 평생 놀고 먹고 펑펑 써도 부족하지 않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작은 아파트에 찾아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베드인하자고.(먼산)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중요한 건 두 번째 권인 영국여행입니다. 주인공이 정원사다보니 영국여행을 가서 여러 정원들을 둘러보는데 배경에 등장하는 정원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직전에 읽었던 어느 영국정원 책(링크)이 자연스레 연상됩니다. 셰필드 정원을 비롯한 영국 정원...=ㅁ= 아.... 이것 참 좋아요.

그랬는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카야시마는 굉장히 말이 없고 무뚝뚝한 타입인데 이 사람이 소설에 어떻게 묘사되어 있나 하고요. 분명 만화에서는 그 속을 그려낼 수 없지만, 소설이라면 그 작은 머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휙휙 오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았는데 한국에 이 원작 소설은 안나온 모양입니다. 토노 하루히인데! 원작 소설은 예전에 한 번 나왔다가 幻冬社에서 문고판으로 2009년에 다시 나온 모양입니다.(2권 아마존링크) 그쪽 일러스트는 사실 취향이 아닌데, 내용이 참 궁금하네요.(이런..) 그렇다고 BL 소설을 원서로 볼 생각은 안 들고. 그러기엔 지금 쌓인 원서만해도 무섭습니다.


열심히 이 만화의 리뷰를 찾아보다보니, 원작 소설을 본 사람이 카야시마씨의 감정선이 만화에서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만화상에서는 그냥 멍하고 별 생각 없는 사람인 것 같지만 소설에서는 감정 표현이 서툴러 아예 입을 열지 않는 무뚝뚝한 사람-그러니까 갭모에-_--인가봅니다. 그리고 2권 영국여행에서는 훨씬 더 많은 영국 정원에 대한 설명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랬더니 갑자기 더 보고 싶어져서... 하하하;


한줄 요약.
정원사를 주인공으로 한 BL만화를 보았더니 영국정원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이 보고 싶습니다.


마마하라 엘리, 토노 하루히.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09, 4500원.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 영국여행편』,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10, 4500원.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 프로포즈편』,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12, 4500원.

어쩐지.
1권과 3권의 카야시마씨 느낌이 확 다르다했더니만 연도 차이가 꽤 나네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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