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을 하고 돌아와서는 G가 씻는 동안 밥상을 차립니다. 차린다고 해봐야 어제 고베 이스즈 빵집에서 사온 빵이랑, 귀가하면서 사들고 온 음료수를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족하지요.




시타딘 교토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길 건너편에 있는 세븐일레븐입니다. 숙소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니까요. 거기 말고는 역시 조금 더 걸어 건너편에 있는 로손이 있고요. 이번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교토는 로손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로손 외의 편의점은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못 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숙소 길 건너편의 세븐일레븐이지요. 지난번 여행 때도 자주 이용했는데 이번 여행 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덕분에 다양성이 떨어지고요. 차라리 훨씬 규모가 작은 로손의 상품이 다양하게 느껴집니다. PB 제품은 가격이 조금 싸지만 이것 저것 둘러보고 골라먹는 재미는 덜합니다.=ㅅ=


그래도 세븐일레븐의 자몽주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세븐일레븐에서 샀지요. 조지아와 보스, 양쪽의 커피맛을 비교해볼겸 들고 왔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실패. 왜냐하면 왼쪽의 조지아 커피가 무가당인걸 모르고 집어왔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무미에 가깝고 오른쪽은 설탕물에 가깝고.; 섞어 먹으니 단맛 균형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한 캔 홀라당 마실 정도는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나, 캔 커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왜 샀지? ㄱ-;




아침 열심히 챙겨먹다가, 전날 사온 감자칩과 맥주를 꺼내듭니다. 저녁 때 감자칩과 맥주를 먹으면 다음날 아침 부으니 못 먹는다고 아쉬워했는데, 그렇다면 아침에 먹으면 되지요. 그리하여 아침부터 맥주를 마십니다. 안주는 세븐일레븐의 간장맛 감자칩.-ㅠ-
삿포로 블랙은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은데 제 입에는 이게 제일 괜찮더라고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무난하니 맛있습니다.




컵에 담긴 것은 자몽주스. 오른쪽은 세븐일레븐에서 들고 온 생과일주스입니다. 100ml 남짓이었던가, 그게 350엔이나 하더군요.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구입했는데 맛은 감귤(미깡, みかん), 핫사쿠(はっさく), 아마나츠(あまなつ)의 세 종류입니다. 감귤이야 예상했던 맛일 것 같아 핫사쿠를 구입했는데 자몽과 비슷하게 쌉쌀한 맛이 나면서도 또 다릅니다. 단맛은 적고 쓰고 신맛이 강한데, 이런 귤을 좋아하는지라 홀짝홀짝 잘 마셨습니다.-ㅠ-




낮동안의 커피 부족을 조금 해결할까 싶어 세븐일레븐 PB인 블랙커피를 샀는데 그냥 탄 커피맛이로군요.;ㅅ; 물을 섞어 마시니 그냥 보리차처럼 마실만 합니다.(먼산)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고 7시 반에 숙소를 나갑니다. 교토역으로 바로 가서 사가아라시야마에 가는 소노베(園部)행 8시 열차를 타지요. JR 패스가 있으니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쓰는 것보다는 이것이 빠릅니다. 일요일이니 아라시야마도 아침부터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잽싸게 움직였지요.

8시 29분에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내려 남쪽 출구로 나갑니다. 텐류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갈만 합니다. 다만 햇살이 강해서 양산을 들고 나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이런 가로등도 참 귀엽습니다. +ㅅ+




C님이 보시면 홀딱 넘어갈 것 같은 서점 풍경. London Books라는 이름의 서점인데 개점 전이라 다행이었습니다. 개점 후였다면 들어가서 홀랑 지갑을 털렸을지도 모릅니다.;




런던북스 길 건너에 있는 방향 안내등. 여기서 꺾어 텐류지로 갑니다. 도게츠 다리도 같은 방향이고요.
토롯코 열차는 탈 생각이 아예 없어서 안내를 자세히 안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7월 중순의 폭우로 인해 철로가 유실되었는지 문제가 생겼는지 해서 한동안 운행을 준단한다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사가아라시야마 역 말고 교토역에도 붙어 있더군요.

길을 죽죽 걸어 나가면 텐류지에는 금방 닿습니다. 그리고 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연못이 보이고요.




연못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각 콘크리트 벽 안에 갇혀 있는 형태고 사람의 눈높이 보다 연꽃이 아래 있어서 더 작게 느껴지더군요. 꽃도 상당수 졌더라고요. 흑흑흑;ㅂ;





그나마 이런 연꽃이라도 있었으니 눈요기는 조금 했습니다.




연못은 대칭형으로 두 군데 있었는데, 한쪽은 홍련이더니 다른 쪽은 백색이 섞인 연꽃이 피어있습니다.





빛 때문에 색이 날아가기도 했지만 보통 생각하는 홍련에 비하면 색이 밝습니다. 가장자리에 살짝 분홍색 띠를 두른 것 같더군요.




홍련과 백련에 가까운 홍련이 뒤섞인 것 같지요. 그래도 대부분 꽃이 졌습니다.=ㅅ= K가 댓글 달아준대로 연못이 얕고 작은 편이라 가마쿠라보다도 연꽃이 일찍 진 건지도 모릅니다. 가마쿠라는 8월 초에 갔는데도 연꽃이 한창이었거든요.


텐류지에서 연꽃 구경을 하고 나왔더니 아직 시간이 일러 가게들은 한참 개장 준비중이거나 닫혀 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도게츠교도 보고 가자 싶어 G랑 함께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라시야마는 두 번째지만 도게츠교는 처음입니다.(먼산)
그리고 그 방향으로 나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라시야마 남쪽에 하천이 있는 건 지도를 보고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넓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분위기가 강원도랑 닮았어요.(...) 뒤에 산이 있고, 물이 흐르는 하천. 강원도에서 종종 보던, 그리운 풍경입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더군요. 이건 좋은 카메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냥 여기는 눈으로 보고 담아두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전날까지 비가 내려 그런지 수량이 많고 물살도 셉니다. 구름이 많아 햇살도 가려져 다리 위에서 한참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지는 않고 이 주변에서 얼쩡대다가 도로 나왔지요. 아침부터 무리하면 오후 일정이 엉망이 될테니 말입니다.;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네요. 길 건너편에 보이는 기와 지붕만 아니면 교토가 아니라 한국이라 해도 믿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돌아보고는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3장에 1천엔 하는 손수건을 사고, G는 오닉스로 된 팔찌를 하나 사고 나옵니다. 올빼미 캐릭터의 칠복신(七福神)이 굉장히 귀여웠지만 사오면 짐이 됩니다.; 집에 둘 곳도 없으니 말자며 돌아 나왔는데 기념품 사기에는 꽤 괜찮은 가게였습니다. 다음에도 교토에서 기념품 살 일이 있으면 아라시야마의 이 가게와 간사이 공항의 가게를 들러야겠네요.-ㅂ-


사가 아라시야마 역에서 교토역으로 돌아가는 열차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돌아갑니다. 9시 27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놓치면 20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거든요. 그러니 발걸음을 빨리 옮겨 역으로 돌아가니 20분도 걸리지 않아 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열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 왔지요.




다음 글은 기온 키나나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글이 이번 여행의 메인인 아지키 골목길이지요.

연잎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몰랐다는 빙고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 연을 키우면서도 연 잎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사진을 찍어 올려봅니다.'ㅂ'



맨 왼쪽의 가시가 있는 것은 유자. 올 3월엔가 꽂아 놓았는데 아직도 파랗습니다. 아마 몇 개월 더 있으면 뿌리가 날지도 모르겠네요.

가운데의 꼬리 말린 것 같은 건 썩었습니다.-ㅁ-; 물을 얕게 유지했더니 끝부분이 썩어가더라고요. 나중에 발견하고 물을 보충했는데 그 때는 이미 수습하기 늦었고.. 대신 새로 싹이 나오더군요. 오른쪽의 가장 작은 것이 새로 난 싹입니다. 물을 적게 유지하고 있었던 건 장구벌레가 생길까 무서워서 그랬는데 어쩔 수 없이 약을 뿌리거나 손으로 직접 잡거나 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ㅅ;




끝을 자세히 보면 이미 잎이 돌돌 말려서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씨앗. 이쪽을 보면 더 확실하지요. 다른 식물의 잎사귀도 그렇지만 말려 있다가 자라면서 펴집니다. 연잎은 잎 자체가 동그랗고 잎줄기가 한가운데 달려 있는데 크레이프나 라이스페이퍼를 가장자리 양 옆에서 동시에 말아 놓은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자라서 잎이 동그랗게 펴집니다. 아직 펴진 잎은 안 나왔으니, 잎이 펴지면 다시 사진 찍어 올리겠습니다. 그 때는 태공의 얼굴과도 비교샷을 찍어보지요. 얼마나 작게 자라는지 확인겸..^^;


원래는 물을 더 많이 부어줘야 하는데 작년에 장구벌레로 고생한 기억이 있어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모기가 저기에 알을 낳아서 장구벌레가 득실득실 하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일일이 다 잡았거든요. 모기는 질색입니다. 그렇다고 저기에 살충제를 뿌리자니 잘 안 죽을 것 같기도 하고, 외려 내성이 생길까 걱정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진짜 밖에 내놓아 잠자리 유충이라도 하나 생기기를 기도해야하나 싶은 망상마저 들었습니다. 허허허.;ㅂ;


올레인산 같은 걸 얇게 뿌려서 장구벌레가 질식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텐데, 그렇게 하면 연도 숨을 못쉬려나 싶어 고민됩니다.;


지난번에 빙고님이 어떻게 심어 두었냐고 궁금해하셨는데, 플라스틱 휴지통에 흙을 담고 물을 부어 심어 놓았습니다.

사진에는 총 5개의 가지가 보이는데...




맨오른쪽의 연두빛 도는 것이 연꽃 싹입니다. 잎줄기라고 불러야 하나, 하여간 저 끝에서 이제 동그란 연 잎이 필겁니다.

가운데의 진연두색은 초봄에 웹에서 구입해온 유자나무 가지 일부를 잘라 꽂아 놓은 것입니다. 세 개를 잘라다가, 둘은 화분에 꽂아보고 하나는 연화분에 꽂았는데, 연화분에 꽃은 것만 저렇게 파릇파릇합니다. 다른 둘은 이미 누렇게 떴어요.;ㅁ;





며칠새 신나게 가지를 뻗어 올리고 있는 이 것은 병아리콩입니다.; 심어 놓았더니 이것 하나만 죽죽 잘 크네요. 덩굴이 나올지, 콩나무(?)가 될지 궁금했는데 자라는 걸 봐서는 콩나무(..)쪽입니다. 덩굴은 관리하기가 힘드니 이쪽이 좋아요. 과연 올해 열매를 볼 수 있을지..?


4월 말에 지난 겨울에 사둔 연씨앗의 껍질을 갈았습니다. 워낙 단단한지라 끝부분 조금만 갈았고, 그렇게 물에 담가두어 몇 차례 물을 갈아주었더니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껍질부분에 뿌연 막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곰팡이 비슷한 것이 핀 것 같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물을 갈면서 닦아보았더니 겉껍질이 쉽게 벗겨집니다. 끝을 갈아두었더니 물에 절어 껍질이 말랑말랑해졌더라고요. 그래서 잽싸게 검은 껍질을 벗겨, 이번엔 속껍질만 둔 채 물에 담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씨앗 두 개에서 저렇게 싹이 나왔습니다.^-^
작년에 심은 연 화분에 같이 심었는데, 아무래도 작년에 심은 녀석은 썩은 모양입니다. 여름 내 잎을 잘 피우더니만 물을 잘 안 갈아주었더니 썩었나봐요.'ㅂ' 그래서 올해는 2주에 한 번 정도는 물을 갈아주려고 합니다. 이번에 나온 싹들도 겨울을 제대로 못 보내고 썩는다면 아쉬우니까요.
(워낙 추웠으니 얼어 죽었을 가능성도 없진 않음)




그리고 이하는 잡담.

1. "30분 이내로 끝낼게. 퇴근하는데 문제 없을거야." → 담당 부장의 말.

.... -_-; 그대로 말했군. 무슨 내용인지 몰랐을리 없다는 데 한 표. 그러니 이런 사람들을 야단칠 때는 싸늘한 눈초리만 가지고 합시다. 말이 많으면 꼭 샙니다.


2. 북새통 할인행사라고 해서 살 책들을 꼽아보았는데, 살만한 책이 없군요. 츠바사는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살까 말까 고민중인데, 집에 있는 책을 확인하고 열 네 권 정도를 더 사야 전질을 채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더니 사고 싶은 생각이 덜 들더랍니다. 그래도 토모요 공주님이나 간달파아마테라스는 보고 싶은데 말이죠. 음... 앞 부분만 골라서 살까요.'ㅂ';
(그러나 츠바사 28권(완결권)은 사서 보고 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던졌음.)


3. 아차. 『황혼색의 명영사』는 아직 리뷰 안했네요. 이것도 한다는게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4. 시마다 소지는 역시 좋아요.;ㅁ; 대출 권 수 제한만 없었다면 『마신유희』랑 『점성술 살인사건』도 같이 빌려오는데!


5. 이번주는 정말 정신없네요. 휴일 뒤라서 그런 것만은 아닌 듯. 여튼 토요일까지 출장이라는 건 조~금 힘듭니다. 하하하.


흰 고양이건 검은 고양이건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이고, 흰 카네이션이건 붉은 카네이션이건 선물로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니 꽃의 의미-원래는 빨간 카네이션을 드리고,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흰 카네이션을 드린다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만... 사실 저걸 떠올리고 나니 조금은 신경쓰이긴 했습니다.; 사고 나서 보니 그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하지만 일부러 붉은 카네이션을 살 생각은 없었고, 그저 부모님이 좋아하실 꽃-오래가고, 집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어줄 꽃을  사온 것이니 괜찮을 거예요.

최근 몇 번의 꽃 선물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홍대에 가서 사왔습니다. 같은 공방을 다니는 분이 꽃집을 하시는데, 꽃 조합도 그렇고 포장도 그렇고 제 취향인데다 받는 어머니도 좋아하시더군요. 다른 곳에서 꽃을 사본 적은 그리 많지 않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납니다. 이번에도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멀리 가서 사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홋홋홋~


이날 홍대에서 꽃을 사들고 바로 집에 올까 하다가, 비가 오지 않으니 운동하자 싶어서 종로에서 내려 걸어갔습니다. 초파일 전이라 그런지 조계사 앞에도 연등이 가득 달려 있더라고요. 연등을 뭔가 아련히 떠오르는 기억이......




(조계사 앞.)

최근에는 초파일 즈음해서 달려 있는 연등을 볼 때마다 아쉽습니다. 손으로 만든 연등은 이제 구경하기 힘들고, 밖에 나와 있는 연등은 공장에서 만들어낸 기성품 연등입니다. 하지만 저는 손으로 만든 연등을 더 좋아하거든요.

옛날 옛적에는 절에다 소원을 빌며 다는 연등이 모두 수제여서, 재료를 사다가 밑작업용으로 다 만들어야 했습니다. 부모님이 다니는 절은 규모가 작았으니 집에서도 그런 작업이 이루어졌지요. 연등 틀에는 흰 종이(아마도 화선지나 창호지)를 발라 놓고  그보다 더 중요한 연잎은 집에서 꼬아 만듭니다.
봄이 되면 불교용품을 파는 가게에서는 연(꽃)잎을 만드는 얇은 종이를 팝니다. 보통 기계로 찍어내는 것 같은데 아주 얇은 종이를 기계에 넣어 주름 골지같은 형태로 내옵니다. 얇은 종이를 여러 장 겹쳐 눌러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연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를 한 겹 한 겹 따로 떼어야 합니다. 말은 쉽지만 해보면 의외로 까다롭습니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떼어내는데, 조심하지 않으면 주름이 다 펴지거나, 여러 장이 뭉텅이로 떨어지거나 합니다. 하다보면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떼어낸 한 장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한 쪽 끝에만 풀칠을 합니다. 풀은 또 밀가루 풀을 집에서 쑤어 작업합니다. 그 때는 한지용 풀을 따로 사오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머니가 일일이 풀을 쑤어 작업하셨으니까요. 풀칠을 하면 주름을 모아 한 가운데서 빙글 돌려 꼬아 좋으면 완성. 그럼 연꽃잎 한 장이 완성됩니다. 녹색 종이로 만들면 연잎이고, 꽃잎은 노랑과 분홍과 흰색을 씁니다. 가장 좋아한 색은 흰색이었고, 연등이 완성된 뒤 나중에 연등축제를 작게 할 때도 흰 연등은 서로 들고 가겠다고 경쟁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흰색보다는 분홍색을 더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저는 대개 분홍색을 들었다고 기억합니다.'ㅅ'
(흰색이 예쁘다기 보다는, 분홍색보다 흰색이 희귀하니까 들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뭐, 최근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연꽃 색은 흰색이었으니까요. 지금은 분홍색-홍련이 좋지만 말입니다.)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니 그런 재미가 덜한 연등은 뭔가 아쉽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주에 있을 때, 어떤 여중에서는 학교 동아리 중 불교 동아리가 있어 초파일 즈음이 되면 교내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연등이 달리기도 했지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릅니다. 시절이 많이 바뀌기도 하고, 사람에따라서™는 종교적 편향이라고 항의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응당 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먼산)
(둘다 예쁘니 기왕이면 둘다 허용하는 것이 좋지 않나요.)
 

문득 옛 기억이 떠올라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보았습니다. 그러니 내년에는 어쩌면 제가 직접 연등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 때 시간이 넉넉하고 손이 비어 있다면 만들지도 모르지요. 하핫.; 




 
근데 기왕 설치할 거면 시설물 관리좀 잘 하지... 안국역 사거리 근처, SK 주유소 맞은편이었는데 여기만 이렇게 늘어져 있더군요.

블로그에 아직 덜 올린 글이 없나 뒤지다가 나온 글입니다. 오래 묵혔군요. 이게 8월 전의 일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여행 가기 전에 작업한 것이었으니까요.


커다란 수반을 쓸까, 양동이에 심을까 고민했던 연꽃은 혹시나라는 생각에 들렀던 다이소에서 의외의 물건을 발견해 바로 옮겨 심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노란색 쓰레기통입니다.-ㅁ-;
개당 1500원에서 2천원 정도 하는 것인데, 투명한 것을 쓸까 아니면 불투명한 것을 쓸까 고민하다가 제일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저기에 흙을 담았는데, 문제는 저게 화분용이었다는 겁니다. 땅에서 판 흙이 아니라 차나무 옮겨 심고 나서 남은 배양토를 썼거든요. 그랬더니 나중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여튼, 앞에 보이는 푸른 잎 달린 것이 연꽃.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저건 연꽃이 아니라 수련 같습니다. 잎도 작거니와 모양도 그렇고. 나중에 더 키워 봐야 알지 않을까 하는데 올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요.

1.5리터 페트병을 반으로 잘라 놓은 것에 심었기 때문에 그것 채 기울여서 화분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통에 찰랑찰랑할 정도로 물을 부었습니다.




나중에 물을 한참 더 부었는데..........

위에서 말한 문제는 무엇이었냐면, 이게 100% 흙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흙은 암석이 잘게 부서져서 나오는 것이니 무기물이잖아요. 하지만 저 배양토는 유기물이 많았나봅니다. 물을 부었더니 잘 섞여서 부글부글부글.(...) 2-3주 정도 부유물이 있어서 가라앉지 않은데다 툭 치면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더라고요. 흙을 섞어 넣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었습니다.

옮겨 심은지 한 달이 넘었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다 가라앉아서 약간 투명하게 물이 보이는군요. 아하하.



다음에 심을 때는 조심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연꽃 씨앗은 또 언제 주문할까..-ㅁ-;
여행 둘째 날은 아예 가마쿠라에 다녀오겠다고 잡아 놓았습니다. 첫날 이세타쓰에 다녀와야 했던 것도 가마쿠라 일정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번 여행(!월:12th)에서 가마쿠라를 돌아다니다가 종이집을 발견했습니다. 와시라고 읽는 화지(和紙), 일본 종이집이지요. 이 일본 종이 집에서 마음에 드는 종이를 잔뜩 샀던지라 이번 여행에서도 일단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가마쿠라를 둘째날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던 겁니다. 종이 사러 거기까지 가는 건 심심하니까, 지난 여행 때 못갔던 호고쿠지(報國寺)도 대나무 숲 구경할 겸 가겠다 생각했지요.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츠루가오카 하치만구에도 연꽃이 있다니, 여름에 간 김에 그것도 구경하겠다 생각했고요.



언제나 그렇듯 일정은 바뀌었고, 호고쿠지는 빼고 그냥 츠루가오카 하치만구의 연꽃만 실컷 구경하고 왔습니다.
그 사진은 나중에 올리겠지만, 굉장히 기분 좋게 보고 왔습니다. 연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때가 아니면 보기 어려우니까요. 게다가 이렇게 잔뜩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1월에는 그냥 물만 보고 왔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는 연잎을 모두 잘라내서 그런걸까요. 홍련보다는 백련이 많았고 훨씬 장엄했습니다.
이 풍경이 왜 부여의 연꽃과 다른 느낌을 줄까 생각했는데 ... 그에 대해서는 뒤에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연꽃을 보고 상가쪽으로 나와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것은, 야네센 보다 이쪽이 제 취향이라는 겁니다.-ㅁ-; 야네센 분위기는 현대적인 시타마치이고 가마쿠라는 그보다는 조금 더 공예적인 분위기가 풍기는군요. 가마쿠라의 분위기를 따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중간이나 그 이상의 고급스러운 일본 특유의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무늬나 천 등이 상당히 일본적이지요. 야네센은 현재 생활하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니 분위기가 전혀 다를 수 밖에요. 하지만 제 지갑을 여는 쪽은 가마쿠라쪽입니다.(먼산)

파워스톤이라고 하던가요. 준보석이나 여러 돌을 가공해서 목걸이 등의 장신구를 만들어 주는 곳도 새로 생겼던데 거기서 곡옥을 보고 낚였습니다. 그 덕에 이번 주말에는 나리타 미나코의 내추럴과 꽃보다도 꽃처럼을 완독했고요. 하하하; 낚이면 안된다는 심정이었는데 돌아오고 보니 낚여도 되지 않았나 싶은..-ㅁ-;



돌아다니다가 보라색 고구마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 먹고. 그러고는 점심 때쯤에 긴시쵸로 출발했습니다. 료고쿠 근처역으로 가마쿠라 역에서는 한 번에 갈 수 있지만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전에도 올렸듯이 제가 가려고 했던 긴시쵸의 찻집 약도를 안 들고 나와서, 한참 헤매다가 미쓰코시마에역으로 돌아가 미쓰코시 본점에서 간식 쇼핑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약도를 들고 나와 긴시쵸에 갔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이런 코스지요.

가마쿠라 → 긴시쵸 → 미쓰코시마에 → 아키하바라 → 긴시쵸

위의 코스는 모두 중간에 환승 없이 한 번에 갑니다. 아, 미쓰코시마에에서 아키하바라 갈 때는 예외입니다. 여기는 중간에 한 번 환승을 하지요. 만약 한참 걸어서 신니혼바시역에서 요코스카선을 타고 도쿄역으로 가서 환승하면 별도 요금을 무는 일이 없지만, 그냥 아사쿠사선이나 기타 사철을 탔다가 JR로 갈아타면 복잡해집니다. 아키하바라에서 긴시쵸는 JR 소부센으로 나가면 바로 갑니다. 세 정거장이니 그리 멀지도 않습니다.
긴시쵸는 생각보다 역이 크더군요. 그리하여 알았으니, 제가 나가야 했던 것은 북쪽 출구인데 남쪽 출구로 나가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만약 제대로 나갔다면? 훨씬 쉽게 찾았을 겁니다.

일단, 가고자 했던 곳은 호쿠사이사보. 한자로는 北齊茶房이라고 쓰지만 이렇게 검색하면 안나옵니다. 齊가 일본식 한자거든요. 그냥 구글맵 도쿄 쪽에서 hokusai sabo라고 검색하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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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으로 위치를 찾으면 대강 저렇고요.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JR 긴시쵸 역에서 북쪽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꺾은 다음, 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됩니다. 도부호텔 levant 도쿄라고, 한 블럭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대형 호텔을 지나서 작은 횡단보도를 지나, 공원도 지나 조금만 글어가면 됩니다. 구글 어스에도 나오지만 바로 옆집이 무민가게입니다.'ㅂ'

주 메뉴는 일본식 간식입니다. 차도 있지만 안미쓰라든지 일본풍 파르페, 와라비모치(고사리떡) 등이 메인이고요. 점심 메뉴도 있는데 시간을 못 맞췄습니다.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하더군요. 식사메뉴도 따로 있는 듯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간구성인데, 문이 미닫이문이고 조금 삐걱삐걱 댑니다. 옛날 가게 같은 분위기고요. 나무 테이블도 그렇고, 천장이 높은 것도 재미있지만 안쪽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다다미방이 두 개 있습니다. 방은 작지만 분위기 내기에는 충분합니다.



맛은 그냥 저냥. 타베로그 평가는 3.7정도던데 이해가 갑니다. 천장이 높고 방음 처리가 잘 안되어 있다보니 소리가 울립니다. 대부분의 손님이 여자라 수다 떨기 바빠서 귀가 좀 아프더군요. 하지만 그걸 견딜 수 있다면 혼자서 호젓하게 놀러오는 것도 할만합니다.

게다가 긴시쵸 역에는 이세탄 퀸즈셰프(식품매장)도 있고, 카페 엑셀시오르도 있고, 재미있는 가게도 많습니다.
그리고 전파탑이었나요. 일본 최고 높이의 전파탑도 여기서 보이더군요. 찍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말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 TV에서 보았습니다. 높이가 몇 백미터 수준이라 어마어미하더군요. 만들어지는 것은 저 아래 같은데, 상당히 위에 있는 긴시쵸에서도 한눈에 보였으니 말입니다.


자세한 맛 정도는 다음에 올라가는 포스트에서 적도록 하지요.'ㅂ'




그러고 나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들어와서는 느긋하게 마사지 의자에 앉아 피로를 풀었습니다. 이걸로 이틀째 일정은 끝. 더 돌아다닐까 했는데 가마쿠라 갔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닌 것이 피곤했는지 나갈 생각이 안 들더군요.
연꽃씨앗은 작년에 마이비즈-나만의 씨앗에서 구입해두었던 겁니다. 4천원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었지만 배송비가 붙어서 조금 비쌌지요. 4개가 왔는데, 최근에 옥션쪽을 검색해보니 더 싸게 팔던걸요.-ㅁ-; 1천원에 4개던가. 다음에 사실 분이 있으면 함께 주문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여간 올 초에 그 중 두 개를 심어보았지만 싹 틔우는데 실패했습니다. 껍질에 금만 내고 피트펠릿에 심었는데 그대로 썩었습니다.(먼산) 그리하여 이번에 심을 때는 한쪽 부분을 줄로 갈아서 속살이 드러나게 한 다음 물에 담갔습니다. 하나는 둥둥 떠다니길래 싹 틔우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가라앉은 것만 싹이 났습니다.


위에 보이는 검은 것은 둥둥 떠있는 씨앗. 아래쪽이 싹을 틔운 씨앗입니다.
환타 페트병을 잘라서 물을 담고 거기에 넣어 두었지요. 지금은 거기에 ⅓가량 흙을 넣고 물을 부어 싹을 올려 놓았습니다.




금요일까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데, 지난 주 월요일에 보니 저렇게 싹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싹이 한뼘 이상 자라서 끝에 잎이 달려 있습니다. 도로록 말린 연잎이지요. 그래서 고민되는게, 아무래도 커다란 물통에다가 흙을 반쯤 깔고 물을 부어야 할 것 같단 말입니다.=_= 하지만 속이 투명한 곳에 담아다가 뿌리내리고 하는 것을 보고 싶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관상을 위해 투명 수조를 사자니 비싸서 망설여지고, 가장 간편한 것은 청소용 물통을 사다 쓰는 것인데 관상할 맛이 안나죠.

조금 더 고민하겠지만 가능한 빨리 결정할겁니다. 그리고 연꽃씨앗을 더 살지의 여부도 결정해야하고 말입니다. 싹 틔우는 것이 재미있다니까요.+ㅅ+



이것은 차나무 싹입니다.
K가 지난 티페스티벌 때 얻어온 차나무 열매를 받아 화분에 심었습니다. 총 다섯 개를 심었는데 지금 그 중 네 개가 싹이 나서, 먼저 나온 세 개는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지금 더 심어서 싹을 틔울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심는 것은 좋은데 다 키우기는 어려우니 주변에 분양해야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지난번에 레이가 차나무 싹 받아 가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럴려나 몰라요.'ㅂ'


차나무를 다 키우기 어렵다라는 것은 화분 때문에 그렇습니다. 뿌리를 깊이 내리기 때문에-옮겨 심을 때보니 저 키에 뿌리는 이미 4cm를 넘습니다-가능한 큰 화분에 심어야 하는데 화분을 둘 곳도, 흙을 구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제게 화분을 분양받아 가실 분도 그건 염두에 두셔야 할거예요.

지금은 모종을 키우는 작은 화분이 있어서 거기에 담고 있지만, 조만간 화분이 부족하게 되면 테이크아웃 커피를 담는 투명 컵에다 옮겨 심어야 겠지요. 다른 차나무 씨앗도 더 심어봐야겠습니다. 후후후.
갑자기 문익점이 되고 싶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어렸을 적 읽었던 어떤 책이 떠올랐을뿐입니다.
옛날 옛적에 읽었던 책이고, 워낙 오래된 책이라 지금은 구할 수도 없을 겁니다. 제가 본 것은 원주공공도서관에서였지만 지금은 폐기되지 않았을까 살짝 생각해봅니다. 확인해보러가기엔 너무 멀군요.
(책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니 직접 찾는 수 밖에는..-_-)

한국창작소설이었습니다. 삽화가 고무판화 느낌으로, 검은 색 굵은 선에 파스텔톤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차분하고 가라앉은 느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남자는 문득, 쪽염색을 되살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고향에 내려옵니다. 아버지가 지내던 시골집에 들어가 살지만 아내는 그런 생활을 못견디고 집을 나갑니다. 집을 나간 시점은 아마, 고향에 내려오기 전이었을 겁니다.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연락도 하지 않는 상태. 하나 있던 간난쟁이 아들은 남자가 떠맡습니다.
이웃집 할머니의 도움을 얻었던가요. 하여간 혼자서도 아이를 키워내면서 쪽 염료를 되살리기 위해 고생합니다. 재래(토종) 쪽씨를 찾기 위해 이리 저리 동분서주하지만 아버지와 절친하게 지내신 어느 스님의 귀띔으로 집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달려 있는 호리병박에 담겨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걸 씨앗으로 하여 애지중지 쪽을 키웁니다.

쪽 염색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이 때가 처음입니다. 키르난의 주색(主色)이 쪽빛이 된 것도 그래서라지요.'ㅅ'
여기 나오는 쪽 염색법은 실제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후에 월간 GEO(지오)에서 보았던 쪽 염색법도 이와 동일했습니다. 굉장히 신기했지요.


어느 날 문득 이 책이 떠오르면서 목화를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씨앗을 구할 곳이 있을까라고 생각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는데 TV에서 목화재배에 대한 뉴스 기사가 잠깐 나옵니다. 오오. 이것은 지름신의 계시. 찾는자에게 떨어지나니 - 아주 쉽게 찾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싹 틔우기에 도전했다가 미생물의 방해로 실패한 연 씨앗도 다시 구했습니다. 이번에는 물에 담그지 않고 아예 다른 방법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희귀씨앗을 구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구했습니다. 나만의 씨앗이었나.-ㅁ- 하여간 특이한 씨앗 많이 파는 곳 한 군데 있지요. 목화씨가 있길래 다른 것도 더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자금 난조를 문제 삼아 이것만 구입했습니다. 이 때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던 카모마일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카모마일의 구입 여부를 고민하던 이유는 ..... 훗훗훗훗훗.



약봉지에 담겨 있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목화씨는 솜털이 겉에 붙어 있습니다. 씨앗이 여러 개 있긴 한데 제대로 싹을 틔울 수 있을지는 걱정되네요. 날이 추워져서 올해는 놔두고 내년에 해보려고 합니다. 부디 연이나 목화나 둘다 잘 자라야 할텐데 말입니다.

씨앗으로 싹을 틔워서 키우는 걸 올해도 시도하고 있는데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잘 크나 안 크나 계속 들여다보고 만지작 거리다보니 식물들이 시달려서 죽고 맙니다. 성장을 멈추기도 하고, 씨앗에서 곰팡이가 피어나는 경우도 있고요. 흑.


어느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대로 두꺼운 씨앗들의 껍질을 다 벗기거나 깨서 물에 담가 두었습니다. 계속 물을 갈아주었는데, 완전히 싹이 틀 때를 기다려 심었어야 했지만 그걸 못참고 그냥 심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이게 아니다 싶어서 도로 '씻어' 물에 담가두었지요. 못난 주인 때문에 씨앗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싹이 났는데 결국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물을 날마다 갈아주었는데, 주말에는 갈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여 집까지 들고 가는 과정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충격을 받아 쇼크사(..)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다시 씨앗을 살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할지 고민이지만 엊그제 화분 둘을 더 들였기 때문에 일단 다른 씨앗들을 무사히 틔우면 그 다음에 해보려 합니다. 아마 몇 년 더 걸리겠지요.

분무기를 마련해 있는 화분에도 충분히 물을 뿌려주어야겠습니다. 물뿌리개도 마련해야하는데 딱 마음에 드는 것이 없네요. 정원용은 너무 큰데 어디서 적당한 걸 만들 순 없으려나..'ㅁ'

사포로 거의 안갈리는걸요.; 이거 뭘로 해치워야 하나..?

꽤 오래 이쪽으로 산책을 다녔지만 같은 공원 안에 이런 작은 연못이 있는 것은 몰랐습니다. 작은 공원이라 시선만 돌리면 바로 보일텐데 왜 이제야 눈에 들어온걸까요.

연못은 작지만 수생식물은 다양합니다. 일부러 그렇게 심어두었겠지요.

뒤쪽에 있는 건물이 물에 비쳤습니다. 위치 이야기 안해도 알아보실 분이 많겠군요.
앞에 보이는 것은 수련입니다. 꽃봉오리가 몇 개 맺혀 있었지요.


이름은 잊었지만 이쪽도 연 계통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쪽!
백련입니다. 이미 절반 정도는 연밥이 매달려 있는 걸보니 8월부터는 계속 피어 있었나봅니다. 다행히 저는 예전의 그 합성사진을 보지 못했지만, 사진을 보았던 G는 지금도 연밥을 볼 때면 그 때의 사진이 생각난답니다. 불행이죠. 이전에는 연밥에 대해 별 감정이 없었는데 사진을 본 이후에는 혐오에 가까운 시선으로 보게 되니 말입니다.

뭐; 저도 사진은 보지 않았지만 연밥을 볼 때면 좀 무섭긴 합니다.


작은 공원이 있는 곳은 광화문 맞은편. 비싼 조경수로 추정되는 나무들도 많고 연못도 있고, 수생식물을 커다란 화분에 심어두기도 해서 마음에 듭니다. 짧은 산책도 좋으니 지나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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