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도 닭강정, 오늘 아침도 닭강정, 오늘 저녁도 닭강정. 방 냉장고에 모셔두고 신나게 먹고 있습니다. 덕분에 역류성 식도염이 도로 도지는 느낌이니, 그야말로 자업자득입니다. 먹는 것 조절 좀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오늘 아침도 미세먼지 때문에 운동 건너 뛰었거든요.



농사펀드 상품들은 지난 주에 받아서 냉장 보관했다가 주말부터 조금씩 먹었습니다. 기정떡은 지난 주말에 가족과 함께 나눠 먹었고, 닭강정은 제가 홀랑 들고 와 야금야금 먹고 있고요. 떡이야 나눠먹기 좋지만 닭강정은 처음부터 제가 홀랑 먹을 요량이었습니다.





일요일, 부모님이 나가신 틈을 타서 홀랑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쪽은 순살닭강정이고 다른 하나는 뼛조각이 들어 있는 닭강정입니다.






코팅 종이의 상자 안에 얇은 종이를 깔고, 그 위에 닭강정을 펼쳤습니다. 살짝 종이에 달라 붙어 있지만 떼어내는 데는 별 무리 없습니다. 지금 보니 어느 쪽이 순살 닭강정인지 헷갈립니다.OTL 하여간 뼈 있는 쪽은 통뼈가 아니라 잔뼈가 들어 있더군요. 먹는 도중에 입에서 걸러가며 먹으면 됩니다. 취향은 당연히 먹기 편한 순살 닭강정 쪽이고요.






매운맛 역치값이 매우 낮은지라 순한 맛으로 주문했음에도 초반에는 조금 맵습니다. 지금도 가끔 조각 잘못 먹으면 기침이 나오는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제 매운맛 기준은 아주, 아주 낮습니다. 신라면도 그렇거니와 진라면 매운맛도 맵다고 느끼는 정도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인 안성탕면, 진라면 순한맛입니다.(먼산) 거기에 기침 감기를 오래 앓았더니 사레도 자주 들립니다. 매운 걸 먹을 때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일요일에는 하이네켄을 곁들였습니다. 사진은 따로 없지만 매우 흡족했습니다. 역시 닭강정에는 맥주지요.







이쪽은 기정떡입니다. 제주도에서 택배가 온다는 문자를 받고 조금 당황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게 제주도 출발이었습니다.






증편이라고도 하고 술떡이라고도 합니다. 집에서는 증편이라고 더 많이 부릅니다. 아버지가 좋아하셔서 종종 집 앞 떡집에서 맞추기도 합니다.







상자가 둘인 것은 흰 기정떡과 혼합 기정떡 두 종류를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이 혼합입니다. 백련초, 한라봉, 쑥, 메일의 색을 들인 것과 그냥 흰 기정떡까지 해서 다섯 종류의 떡이 담긴 것이 혼합입니다.






이쪽이 흰 떡. 이건 통째로 사무실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이제 출근하면서 꺼내 두어 점심으로 먹을 생각이고요. 포장 팩이 작아서 원하는 만큼 꺼내 먹기 좋습니다.





크기는 태공과 비교하면 대강 아실 테고..?;

나중에 따로 또 찍어 올릴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기정떡은 이건 토요일 점심 때 부모님과 함께 먹었습니다. 흰 기정떡은 다른 향이 안 올라와 그런지 특유의 발효향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가장 괜찮았던 것은 쑥입니다. 쑥 기정떡은 쑥향이 물씬 나는 것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한라봉이나 백련초는 과일향이 진하게 나서 오히려 덜 기정떡 같기도 하고. 따로 구입 가능하다면 쑥 기정떡만 왕창 사보고 싶더군요.



자취하면서 제 자신에게 가장 감사하는 것은 한 가지 음식을 내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질린 음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무딘 편입니다. 원래 성격이 게을러서 밥 차려 먹는 것도 건성으로 먹지만, 그래서 이렇게 왕창 주문해 놓고 먹을 수 있습니다.

지금 쌓아 놓은 다른 먹을 것-EF파운드-이 있으니 둘 중 내키는 걸로 꺼내 먹으면 되는 거군요. 흐흐흐.

종종 언급했지만 제 저녁 시간은 이릅니다. 보통 오후 4시~5시 사이에 간단히 음식을 먹고 저녁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으며, 늦게 먹어야 6시입니다. 저녁을 많이 먹으면 잠이 얕거든요. 귀가 얇은 편이라 이전에 친구 K가 '밤에 꿈을 많이 꾸는 것은 위에 음식이 들어가서 위가 쉬지 못해 그런 거래'라고 한 말에 홀려 그 때부터 저녁을 간단히 먹기 시작했지요. 물론 이렇게 하면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보통 21시에서 22시 사이에 취침을 하다보니 사실 6시 넘어서 먹는 게 위에 부담되는 것도 맞고요.


문제는 회식.

회식 자리는 퇴근 후에 있으니 늦습니다. 그래서 회식 참여하면 잠이 얕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합니다. 밖에 오래 나가 있어 피곤한 것도 있고요. 회식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고는 하지만 여행 가서도 이건 문제가 됩니다. 특히 이자카야는 늦게 여니까요. 여행지에서는 그런 이유로 술자리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행이 있으면 조금 달라집니다. 맛있는 가게를 알고, 미리 예약할 정도로 준비된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여행 다닌 뒤 처음으로 저녁 때 술 마시러 갔습니다. 어,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여행지에서 저녁에 술마시러 간 일이 없습니다. 대개는 캔맥주 사다가 숙소에서 마셨을거예요.





하카타는 테바사키라는 닭날개 구이로 유명하다는데 잘하는 집은 예약이 필수랍니다. 다만 몇몇 가게들은 한국인 관광객의 노쇼 때문에 아예 한국인 예약을 받지 않는답니다. 여기는 받아줘서 다행이었지요. 저는 메뉴를 일임했고 나중에 디저트 메뉴만 하나 추가했습니다. 첫 잔은 생맥주, 그리고 교자.-ㅠ-





맥교는 진리죠. 더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ㅠ-






첫 주문은 일단 주력 음식인 테바사키를 시킵니다. 왼쪽은 간장양념, 오른쪽은 소금양념이고요.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은 전혀 다르지만 테바사키는 더더욱 다릅니다. 간장양념은 달달하고 진한 맛이라 소스맛에 고기가 묻힌다면, 소금맛은 짭짤하면서도 바삭한 것이 더더욱 좋습니다. 간장양념도 좋지만 맥주에는 소금양념이 훨씬 더 잘 어울리더군요.






정확한 이름은 잊었지만 명란 타다키였을 겁니다. 겉은 살짝 익은 명란, 그리고 속은 명란 그자체. 으으으으으. 절묘하게 익혔던 터라 쌀밥을 부르는 맛입니다. 물론 맥주도 좋지만, 약간 매콤하게 양념한데다 명란의 짠맛이 어울리니 밥이 필요하다 싶더군요. 맛있습니다.






닭고기 쓰쿠네. 츠쿠네라 적을까 하다가 그게 그거지 싶어서요. 달걀 노른자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닭고기 완자인셈인데 촉까지 촉촉하고 살짝 달콤하니 맛있습니다. 이쯤 되면 뭔들 맛없겠냐 싶긴 하네요.






제 요청으로 시킨 디저트, 빵푸딩. 진짜로 빵푸딩입니다. 빵 자체를 푸딩액에 재웠다가 구워서, 그걸 냉장고에서 차갑게 얼린 것 같은 그런 맛이더군요. 빵푸딩을 흔하게 볼 수 없기도 하지만 맛 자체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제 취향은 이보다 더 촉촉한 푸딩맛이지만 단짠단짠을 위해서는 더욱 좋았습니다.



만.

낮에 먹은 것도 있고 일찍 일어나 설쳤던 탓에 이미 반쯤 졸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하고 뻗었네요. 아쉽지만 여긴 또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곳이라 다음에도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먹고도 1인당 3천엔 남짓이었다는 것이 좋네요. 저는 맥주 한 잔이고 뒤에 시킨 테바사키는 배불러서 손을 못댔던 터라 적게 냈고, 다른 사람들은 맥주를 더 추가하기도 해서 3천엔보다 더 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무리죠. 물론 치킨으로 대신한다면 좀 다르겠지만..?




아쉽게도 일행을 따라 간 터라 이름이나 위치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다시 못 갈 곳이란 점에서 차라리 다행일까요...?

먹부림이 아니라 술부림인 것은 절대적으로 술 사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평소 알콜 섭취량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날 마신 알콜 총량은 제 1년 분일 거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평소에는 한 달에 맥주 한 캔 마실까 말까 수준이라고요! 그래도 이런 술들이 나오는데 안 마실 수는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시작. 레몬 썬 것과 얼음과 위스키. 닛카위스키쪽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처음부터 센술이었습니다. 이 술은 술병 사진을 못 찍었네요.




문어마리네이드. 레몬즙과 유자소금과 후추와 햇양파로 절였습니다.-ㅠ- 문어가 야들야들 부드러운 것이 맛있더라고요. 흐흐흐.




냄비가 통째로 나온 오뎅. 어묵 외에 소힘줄 등등도 들어 있었는데, 아쉽게도 힘줄은 덜 풀렸습니다. 질기더라고요. 그래도 말랑말랑한 어묵은 좋습니다. 후후후.




첫 술이 들어간 다음에 나온 건 삼별초님이 들고 오셨던가, 유자술. 이건 10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마시기 굉장히 좋았습니다.




색이 살짝 노랑색이 돌지요. 유자향이 나는데다 맛도 달달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습니다. 이건 다음 일본 여행 때 들고 올 생각입니다.-ㅠ-




오비히로에서 판다는 말랑말랑한 캔디. 그러니까 생캔디라고 부르는 종류의 우유캐러멜입니다. 아예 소프트캔디라고 붙어 있네요.




맛이야 당근 우유맛입니다. 분유맛인데 페코보다는 덜 달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ㅠ-




왼쪽은 입에 대지 않았고, 오른쪽은 이전에 마셔보고 두손 들었던 모에술입니다. 오른쪽은 이전 모임 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키나와의 아와모리입니다. 그것도 꽤 유명한 양조장에서 만들어서 맛이 '모에술에서 기대하는 그런 달달한 맛'이 아닙니다. 그냥 아와모리. 라벨만 모에한 거죠.
오른쪽은 아키하바라에서 사오셨다는데 시럽을 듬뿍 넣은 맛이라 해서 아예 입에 안 댔습니다. 하하하;




이건 란스님이 들고 오셨다고 기억하는데, 아마 더이상 생산되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라벨에도 보이지만 57.6도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마신 그 어떤 술 보다 독합니다.ㄱ-; 발렌타인 30년산도 이것보다는 아래..? 보드카는 마셔본 적이 없으니까요. 까뮈는 도수를 잘 모르지만 이것보다는 낮을 것 같고.
솔직한 감상을 말하면 이거, 소독약 향이 납니다. 들고 오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술을 접한 경험이 일천하여 이런 표현밖에 못하겠습니다. 석탄산인가, 옛날 병원에 들어가면 물씬 풍겼던 그 독특한 소독약의 향취가 마시면서와 끝마무리까지 확 풍깁니다. 근데 또 마시면 뒷맛은 깔끔하단 말이죠. 뭔가 잡아 끈다거나 끈적하다거나 불쾌한 느낌이 없습니다. 얼음을 넣어 조금씩 홀짝여서 홀랑 다 마셨는데, 분량으로 따지면 1온스도 안되겠지만 상당히 강렬한 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날 마신 술 중에서 마시기 편한 유자술이랑 마시기 제일 부담스러웠던 이 술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ㅠ-
(의외로, 안주 없이도 홀짝 거릴 수 있는 술이더랍니다.)




이건 아마 H님이 들고 오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직접 만드셨다던가.. 하여간 위스키에 복숭아인가를 섞었다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이쪽이 단향이 나는게 앞서 마신 위스키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습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표현이니, 제 평소 술 마시는 정도에서는 이것도 '술맛'입니다. 단향이 도는 술맛이냐, 스트레이트하게 한 방 먹이며 들어가는 술맛이냐의 차이 정도..-ㅠ-;




배달의 왕자님인가, 거기서 나왔다는 발사믹 소스 쇠고기. 장조림 맛이 난다는데 전 안 먹었습니다. 이런 좋은 술을 마시는데 입을 정결하게 하여..(그만-_-)




그리고 이날의 메인인 타코야키. 조만간 G가 기계를 구입할 모양이니 가끔 염장샷으로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관건은 문어로군요.-ㅠ-;


술은 잘 안 마십니다. 안 마셔 버릇하니 못 마시는 상황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술 마시는 분위기는 아주 좋아합니다. 거기에 안주는 더더욱 좋아합니다.

대체적으로 기름진 안주를 선호하다보니 소주보다는 맥주를 즐깁니다. 소주는 맛이 없다 생각하는 것도 있고, 소주 안주는 대개 맵고 짠 한식이다보니 제 입맛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전 같이 짠 음식이라도 기름지고 짠 것을 선호하거든요. 뜨거운 국물음식이나 매운 음식은 먹기가 힘듭니다. 맵고 뜨거운 음식은 더더욱 못 먹고요.


그럴진대, T님이 보내주신 어반나이프 소시지가 있으니 어찌 맥주를 안 마실 수 있나요. 그리하여 그 주 주말, G를 꼬여 내어 귀가하며 맥주 두 병을 사들고 기타 등등의 마른(과자) 안주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파울리너, G는 코로나. 제 맥주는 유리컵에 따라 놓았지요. 그리고 소시지는 프라이팬에 굴려 굽고, 과일안주로는 포도를 꺼냅니다.


-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지? 음하하하하하!




그리하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언제 직접 가서 먹어보고 싶더군요. 시간만 나면... 면...;


예전에는 닭집이라고 하면 정말로 닭을 잡아서 그 자리에서 튀겨주는 집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런 적도 있었지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냥, 닭고기 튀김집으로 바뀌었던가요. 어렸을 때의 닭집과 지금의 닭집은 서로 다른 분위기입니다.


후라이드와 양념통닭만 있던 시기에서 언제 이렇게 양념이랑 기타 부재료를 듬뿍 넣고 만든 음식이 나왔는지 기억은 가물가물 합니다. 이런 종류의 닭고기 요리는 제일 처음 본 곳이 대학로 비어오크였다고 기억합니다. 몇 번 바베큐 소스에 지글지글 굽거나 버무리거나 조리거나 한 음식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양념 자체는 처음엔 좋은데 먹다보면 맵거나 짭니다. 요즘 같이 입맛이 확 가 있을 때는 맵고 짠 음식이 어렵죠. 게다가 저녁에 먹었는 걸요. 당연히 그 다음날 부었습니다. 이 때 주말 폭식이 계속 되어서 지금까지도 여파가 남았습니다. 몸 부은 것이 안 빠지네요. 식이조절의 고삐를 더 당겨야 하나.


하여간 맵고 짜기 때문에 맥주와 잘 어울린다고는 하지만 음... 여기에 면을 비벼도 맛있겠다거나, 밥을 비벼도 맛있겠다고 생각한 걸 보니 안주보다는 반찬 개념이었나봅니다. 하하. 제가 혼자서 따로 갈 일은 아마 없을 거예요. 전 닭도리탕(닭찜)이나 튀김 파입니다.'ㅂ'
주말의 가로수길은 굉장히 붐빕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 골목만 더 들어가면 분위기는 휙 바뀝니다.

C님을 배웅하기 위해 가로수길에서 압구정역으로 걸어가는데, 걸어오는 길에 델리를 보았다고 하시더군요. 서둘러 오시느라 위치만 확인하고 움직이셨던 모양인데 다시 올 날이 멀었으니 아예 생각난 김에 들러보자고 의기 투합합니다. 그리고는 거기에 눌러 앉았지요. 허허허허허;

처음에는 소시지만 볼 생각이었는데 들어가서 보니 생맥주도 팔고 다른 안주도 팝니다. 음식점을 겸하는 잡화점 같은 곳이더라고요. 가공한 고기도 팔지만 맥주도 팔고, 샐러드 같은 음식들도 포장 판매를 하고, 거기에 그릇도 팝니다. 하여간 독특한 곳이라 일단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에딩거와 그 뒤의 인디카. 인디카는 생맥으로 몇 번 마셔보았는데 굉장히 독특한 맛입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그런 맛이지요. 앞의 키 큰 잔은 에딩거입니다. 이것도 오랜만이네요. 마지막으로 마신 것이 남산 아래에서 였나?


모듬소시지 한 접시를 안주로 생맥주 세 잔을 시켜서 홀짝이다보니 부족합니다. 두 번째로 기네스 병맥주를 시키고는 안주는 피시앤칩스를 주문했는데 그 사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니, 사진 찍는다는 것을 뇌리에서 지웠으니까요. 오랜만에 마시는 맥주라 500cc 한 잔으로 이미 슬쩍 맛이 갔습니다. 하하하하.;ㅂ;



그래서 남은 것은 모듬소시지 사진뿐입니다. 소시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슈크루트도 있는데 시큼한 것이 소시지랑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조합이네요. 자른 소시지에 머스터드를 발라 입에 넣어도 좋고, 슈크루트랑 함께 입에 넣어도 좋습니다. 이날은 저녁까지도 끈끈하고 더웠는데, 그 날씨가 오히려 반가울 정도로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모임도 여기로 낙찰. 다음에는 아예 점심 때부터 죽치고 앉아 브런치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느긋하게 보낼 생각입니다. 흐흐흐흐흐흐..-ㅠ-


생맥주 세 잔, 병맥주 하나가 각각 9천원이었을 겁니다. 거기에 모듬 소시지랑 사진은 미처 못 찍은 고급형 피시앤칩스까지 해서 1인당 2만 6천원. 저는 생맥주 한 잔만 마셔서 23000원을 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등분하면 아마 그 정도일거예요.
솔직히 피시앤칩스는 양이 적었던 데다, 피시앤칩스에 기대하는 그런 커다랗고 양많은 안주는 아니었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소시지를 먹어보고 그럭 저럭 나쁘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아주 맛있다는 아니었거든요. 분명 육즙이 가득하고 덜 짠 소시지를 먹었는데 그게 어디었나, 분명 나는 밖에서 소시지 사먹은 일이 거의 없었는데 왜 그런 기억이 남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ㄱ-; 까날님 번개에서였더라고요. 허허허허허허허허;
올라간 입맛은 절대 내려오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Charlie님의 포스팅, '성균관대 옆 플라야 덴 보사'(링크)에서 비롯됩니다.-ㅂ-


성균관대면 집에서 멀지 않습니다. 물론 서울 성균관대 이야기고, 수원 성균관대는 정말 멀지요. 하지만 집근처에 있다고는 하나, 원래 집 앞 마당에서는 잘 안놉니다. 밖에 나가서 노니 대학로에서 논 것이 언제적 이야기인지 기억도 안나는군요.

이날도 홍대에서 돌아오는 길에 G를 부추겼더니 감자튀김이 먹고 싶다면서 성대 옆 가게로 가자고 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아니, 이게 전개고 발단은 위의 저 글, Charlie님의 포스팅을 던져 준 것이 발단이었지요. 저 글을 보고 기억하고 있다가 가고 싶다고 꺼낸 겁니다.





늦은 시간이라 열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열려 있었습니다. 성대 남쪽편 돌담길에 있으니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아마도 여기쯤? 정확하지는 않으니 대략의 위치로 참고하세요.

내부에는 4인 테이블에 5개인가 있었습니다. 역시 기억은 정확하지 않습니다.-ㅂ-; 주인이 직접 만들고 서빙하기 때문에 주문이 늘어나면 응대도 늦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저희만 있었으니까요. 이런 괜찮은 가게는 좀 더 사람이 있어도 되는데 말입니다?


지금 글 쓰면서 알았는데 G가 시킨 음식은 위의 음식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리뷰는 건성건성.;



밤 시간이라 사실 먹는 것도 그리 내키진 않았는데 이 즈음 스트레스에 기타 등등이 조금 쌓여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같이 포크를 대었지요. 대신 양심은 그래도 남아 있었기에 맥주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유자 맥주라던데, 유자청을 넣은 맥주랍니다. 어떤 맛인지는 G에게 못들었고요. 근데 먹고 있는 도중에 어느 커플이 들어오더니 저 유자 맥주를 포장해가더랍니다. 어..?; 커피 포장이야 당근 하는 일이지만 맥주도 저렇게 팔 줄은 몰랐습니다.




하여간 저기 보이는 것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올라간 감자튀김입니다. 저걸 보고 그렇게 먹고 싶어하더군요.
김치라길래 조금 걱정했는데 저거... 밥과 술을 부르는 안주입니다. 아래의 감자는 튀긴 것이라기엔 기름기가 없습니다. 오븐에 구운 건가 싶었어요. 거기에 김치와 돼지고기 볶은 것을 올리는데, 돼지고기도 그냥 고기가 아닙니다. 두루치기가 아니라, 푹 익혀서 결결이 찢어지는, 그러니까 흡사 감자탕의 돼지고기처럼 아주 부드러운 고기를 김치와 함께 볶은 겁니다. 먹다보면 순간 이게 돼지고기인지 참치인지 헤갈릴 지경입니다.; 맛도 약간 달달하게 볶은 김치거든요. 그러니 절로 참치김치찌개가 생각나는...-ㅠ-;; 그러다 보니 술안주로는 딱이더라고요.
감자는 간을 하지 않아서 맨숭맨숭하지만 감자랑 김치랑 고기를 같이 찍어 먹으면 간이 적절합니다. 약간 짭짤하지만 원래 술안주가 그렇지요. 그러니 절로 술을 부르는 메뉴. 데헷~;ㅠ; 술을 고팠지만 술을 마시면 배가 지나치게 부를 것 같아 차마 마시지 못했습니다. 흑흑흑.

언제 낮술을 하더라도 가서 시켜놓고 노닥거리고 싶더군요.




돼지고기에 김치를 시켰으니 타코는 담백하게.




닭고기 타코입니다.
이쪽은 살짝 무난한 정도..? 크기가 작다 싶은데 둘을 시켜 놓고 먹으니 밥량에도 적절합니다. 이보다 크면 양이 많겠지요. 타코 속에는 간장양념을 한 닭고기랑 양배추랑 기타 채소가 들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쪽도 달달한 소스지만 맛이 강렬하지 않아서 부담없이 먹겠더군요. 하지만 마음에 든 쪽은 역시 옆의 감자튀김.

정확한 가격 대는 G가 결제했기 때문에 기억하진 못하는데, 대체적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기억합니다. 맥주 한 잔, 타코, 프라이를 시켜 놓고 2만원 전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맥주 한 잔과 김치돼지고기를 올린 감자튀김이 워낙 강렬해서...;ㅠ; 다음에는 옆에 정말 맥주를 시켜놓고 노닥거리고 싶더군요. 대학가라고는 하지만 이쪽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골목길이라 괜찮습니다. 사람도 그렇게 많이 다니진 않는 것 같고요.

그러니 부디 오래오래 살아 남았으면 좋겠습니다.>ㅅ<
당연히 최고죠.-ㅠ-b


원래 술을 즐기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몇 년 전에 술로 크게 사고를 칠뻔한 일이 있은 뒤로 술은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회식 자리에서도 못한다며 절레절레 손을 젓기 때문에 저는 술 못 먹는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하하하.; 그러나 맥주는 마십니다. 물론 회식 자리에서는 한 모금 마시는 정도지만 집에서라면 반 캔 정도는 앉은 자리에서 마십니다. 왜 반 캔이냐면 보통 안주를 곁들이니까요. 액체류와 식사를 함께하지 않는 습관이 들어서 역시 액체인 맥주도 많이는 못 마십니다. 그러나 이날은 예외였어요.

An과 남산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충동적으로 맥주를 마시러 갑니다. 소시지, 맥주 커플과 아이스크림 사이에서 조금 고민했지만 그 근방에 아이스크림 맛있는 집은 없습니다. 가장 땡기는 것은 하겐다즈였는데 하겐다즈 매장은 강북에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강남점은 있는 듯하니 다음에 An이랑 같이 갈 생각이고요. 하여간 아이스크림 대신 맥주를 외치며 소시지도 맛있다는 맥주집에 들어갑니다. 서울역에서 남산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엉클조입니다. 찾아보니 종로에도 매장이 있더군요.-ㅠ-



주문한 것은 에딩거 헤페와 둥켈, 모듬 소시지 작은 것.
가늘게 썬 양배추와 팝콘이 먼저 나와 깨작이며 소시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명맥주인 둥켈은 먼저 나오더군요. 저 컵과 세트인데 컵이 탐납니다. 하지만 맥주를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닌데 컵을 찾으면 안되는 겁니다. 하하하;



근데 왜 맥주 사진은 더 안 찍었을까요. 이날 6시 직전에 들어가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어 그랬나? 출구 조사 결과를 두고 밤새 잠 못자는 사람 많겠다 했지요. 하여간 제 입에는 헤페(오른쪽)보다 둥켈(왼쪽)이 좋더랍니다. 헤페도 다른 맥주-하이네켄 같은;-보다는 진하고 묵직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둥켈은 쌉쌀하니 묵직하고 입에 착착 감깁니다. 헤페가 생맥주였는데도 저는 둥켈 편을 들게 되더군요.




그리고 나온 소시지. 그냥 소시지가 아닙니다.




수제 소시지 위에 매시드포테이토를 듬뿍 올렸네요. 감자 자체에도 아마 버터가 들어간듯, 열심히 먹던 An은 나중에 느끼하다고 했습니다. 그야 점심을 느지막히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러고 나서 배가 불러 안되겠다며 남산 올라갔음에도 배가 안 꺼졌으니 그럴만 하지요. 하지만 그레이비 소스와 으깬 감자와 짭짤한 수제 소시지의 조합은 맥주를 부릅니다.

...


더이상 쓰다가는 점심 전인 저부터 모니터 부여잡고 울겠네요. 흑흑흑. 조만간 다시 꼬오오옥 갈겁니다. 에딩거 둥켈 한 병 시켜서 소시지랑 느긋~하게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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