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내용을 요약하면 숙박업소 추리소설쯤 됩니다. 단편집이고요, 히무라와 아리스가와가 나옵니다. 후기를 보니 원래 시리즈로 기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첫 이야기를 연재하고 나니까 다음 편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시리즈인걸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보니 내용이나 분위기가 제각각입니다. 총 네 편이 있는데 이야기가 다 마음에 듭니다. 히무라와 작가 아리스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좋아하는데 이쪽도 상당히 취향이네요.



어두운 여관, 호텔 라플레시아, 이상한 손님, 201호실의 재난의 네 편인데, 숙소도 제각각이라 호텔이나 여관, 료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숙박업소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맨 앞은 여관, 그 다음은 리조트 호텔, 그 다음은 료칸, 그 다음이 호텔입니다. 시기도 각각이긴 하지만 배경이 숙박업소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 두 사람이 해결한다는 것도 같고요. 다만 읽고 나서의 뒷맛은 제각각입니다. 보고 난 뒤의 입맛이 쓰다는 것은 비슷하긴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분위기는 이시가키섬이 배경인 호텔 라플레시아가 좀 낫나 싶지만, 결말은 취향이 아닙니다. 201호실의 재난은 웬만해서는 평정을 유지하는 히무라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드문 내용입니다. 히무라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야기도 있구나 싶은 정도고요. 대개는 아리스가와가 이상한 추리를 내놓고 히무라는 그걸 깨부수거나 놀리는데 맨 마지막 편은 조금 다릅니다. 아마 M님은 보시면서 포복절도 할지도?



무난하고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표기법에서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네요. 이제는 슬슬 익숙해져서 그런지 타니자키 준이치로보다는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익숙합니다.=ㅁ= 그것도 그렇지만 『음영예찬』은 한국에 『음예예찬』과 『그늘에 대하여』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음영예찬』이라고 검색하면 안나오죠.; 이 책도 꽤 괜찮게 보았는데.....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한 곳 더 있었는데 안 적어두었군요. 크흑.;ㅂ;



아리스가와 아리스. 『어두운 여관』, 최고은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3, 12800원.


이 책은 단편집입니다. 정확히는 여러 작가들이 단편을 쓰고 그것을 묶어 낸 단편집입니다. 카파노블스라는 추리소설 잡지가 일본에 있나본데, 그 창간 5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추리소설 작가들이 50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소설을 썼습니다. 미야베 미유키를 대표작가로 기재했는데, 사실 여기서는 그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실린 작가들이 다들 유명하거든요.

아야쓰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오사와 아리마사, 시마다 소지, 다나카 요시키, 미치오 슈스케, 미야베 미유키, 모리무라 세이이치, 요코야마 히데오. 아마 오십음도 순으로 실어 놓은 모양입니다.
이 중 안 읽어본 작가는 오사와 아리마사, 미치오 슈스케,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세 명입니다. 다른 작가들은 상당수의 작품을 읽었지요.

아야쓰지 유키토. 올해 관 시리즈 전체를 다 다시 읽었습니다. 거기에 『어나더』도 보았고요. 여기 실린 단편은 『어나더』와 비슷하게 공포물입니다. 뭐가 50이냐 하면 ... 으으음. 거기서 그렇게 갈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 당황했다고요.;

아리스가와 아리스. 학생 아리스와 작가 아리스로 유명합니다. 『쌍두의 악마』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전 안 읽었습니다. 한국에서의 평은 그냥 그런 것 같더라고요. 저는 작가 아리스쪽이 훠어어얼씬 취향입니다.

오사와 아리마사. 이쪽은 읽은 책이 없는데, 그래도 미미여사랑 교고쿠 나쓰히코와 같은 사무실을 쓰는 사이입니다.

시마다 소지. 두말할 필요 있나요. 엊그제 읽은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이 이 사람 책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점성술 살인사건』. 『마왕유희』도 좋아합니다. 대표 탐정이 미타라이 기요시고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는 한국에는 한 권만 나와 있습니다. 『하야부사 침대 특급』인데, 이것도 올해 읽었군요. 여기 실린 단편도 미타라이 기요시의 이야기인데 추리는 아닙니다.

다나카 요시키는 쓰자면 손만 아픕니다. 이건 다른 시리즈가 아니라 그냥 집어 넣은 한 편. 추리 요소가 들어가 있긴 하나, 그보다는 호러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배경이 영국이란게...'ㅂ';;

미치오 슈스케는 이번에 처음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전체 이야기에서 손꼽을만한, 굉장히 좋은 단편이더군요. 아마도 이건 M님 취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야베 미유키. 이건 솔직히 좀..OTL
이미 읽은 내용입니다. 키워드랑 제목을 듣고 혹시 했는데 역시나.엊그제 읽은 『그림자 밟기』에 있습니다. 번역은 그쪽을 먼저 봐서 그런가, 그쪽이 마음에 들더군요. 여기서는 사투리를 아예 한국식으로 다 고쳤습니다. 그게 아쉬운데, 왜냐하면 일본어쪽에서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수준의 사투리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하려면 아예 제주도 사투리를...-_-;;
아니, 하여간. 그래서 이 책이 나오기는 훨씬 먼저 나왔는데 『그림자 밟기』를 읽고 나서 봐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이전에 보았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데 이름이 낯설어요. 이 단편은 우연과 우연과 우연의 꼬리가 결국 하나로 돌아온..? 그런 느낌이더군요. 하지만 또 배경이 신주쿠야...OTL

요코야마 히데오도 자주 봅니다. 주로 경찰물을 쓰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종신검시관』입니다. 그리고 여기 실린 것도 그 후속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어요.+ㅅ+


미야베 미유키 외. 『도박 눈 외』, 정태원 옮김. 태동출판사, 2010, 12000원.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ㅂ';
정태원씨는 시공사에서 나온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다 번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괜찮게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걸리는 부분이 몇 있네요. 오타도 발견했고, 갓파를 카파로 쓴 것은 좀..? 혹시 카파노블스라 일부러 원서에서도 카파로 기재했던건가요. 그 부분은 나중에 확인하면 되겠지만, 아마 확인 없이 홀라당 잊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추리소설 중에는 흔히 학생 아리스와 작가 아리스로 불리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주인공 이름) 시리즈가 있습니다. 학생 아리스는 첫 편 기준으로 대학 신입생인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주인공이며 왓슨 역입니다. 이쪽의 탐정은 에가미라는 대학 선배지요.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이름을 잊었는데, 그도 그런 것이 저는 작가 아리스를 더 좋아합니다. 작가 아리스도 주인공 이름이 아리스가와 아리스. 추리소설 작가이며 왓슨역입니다. 탐정은 대학 동창인 히무라 히데오. 범죄학자이며 교토의 사립대학 조교수라고 합니다.
설정이 재미있는 건 작가 아리스가 쓰는 소설이 학생 아리스 시리즈고, 학생 아리스가 쓰는 소설이 작가 아리스라는 부분입니다.
본인이 엘러리 퀸을 좋아해 주인공과 작가 이름을 같이 두기도 했고 국명시리즈를 내기도 했지요. 하지만 보다보면 엘러리 퀸보다는 파일로 밴스에 가까울까 싶습니다. 아니, 파일로 밴스도 딱 들어맞진 않습니다. 셜록 왓슨 콤비가 더 비슷하겠네요. 파일로 밴스에서처럼 조수가 관찰자로만 남아 있지는 않고 부지런히 추리하고 머리를 굴리고 찾아보니 말입니다. 실제로 히무라도 아리스가와를 상당히 괴롭힙니다. 괴롭히면서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드는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쌍두의 악마』를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꼽는데, 이쪽은 학생 아리스라 별로 내키지 않아 놔뒀습니다. 요즘은 책을 덜 봐서 『달리의 고치』도 볼 생각은 그리 없었는데 이걸 보게 된 것은 순전히 마스터님의 감상글 때문입니다. 본문은 일부러 책 볼 때까지 봉인했지만 감상을 적었다는 것 자체가 뭔가 있겠다 싶어 묵혔다가 보았거든요.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다 읽고 나서 나중에 마스터님의 감상을 보았는데 딱 그 부분을 짚어 내셨더군요. 그 부분은 아래에 따로 적어 이야기 하고 일단은 내용을 봅니다.


살바도르 달리를 참으로 좋아하는 어느 보석상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일부러 수염도 달리처럼 길러 놓고, 고베 쪽에 있는 별장에는 달리의 작품을 가져다 놓기도 한데다 고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상한 욕조 같은 것도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달리를 좋아하는 이 보석상에서 시작됩니다.




소설 속에서도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이름을 듣고는 금방 기억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왜 '도'냐면 빙고님께 잠시 부연 설명을 들었거든요. 아리스가와라는 성이 교토 쪽에서는 종종 보이는 유서깊은 성이라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자면 전주 이씨쯤..? 그런 느낌에 가까운 성이랍니다. 하지만 딱히 아리스가와라는 성이 아니라 해도 저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이 깊지요. 하하.-ㅂ-;


아리스가와 아리스. 『달리의 고치』,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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