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식혜. 엿기름을 듬뿍 넣고 삭혀 아주 진한 맛이 나는 식혜입니다. 밥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삭혔다고 하더군요. 아마자케도 이런 맛일까요? 다음 여행 때는 필히 마셔봐야..-ㅠ-)

지난주도, 지지난주도 푸딩을 못 만들었습니다. 2주 연속 푸딩을 만들었더니 살짝 질린 것도 있고, 어머니가 집에 계시니까 그런 간식 만드는 것도 살짝 눈치가 보여서 말입니다. 원래 이번 일요일에 만들고 푸딩 레시피를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까맣게 잊고 넘어갔으니, 레시피부터 올립니다.;


만드는 분량은 수프 마실 때 쓰는 400ml 용량으로 추정되는 컵. 그러고 보니 저 야호메이 컵에 만들어도 괜찮겠네요. 우유팩으로 한다면 500ml 정도 용량에 반컵에서 그보다 조금 더 나올겁니다. 참조한 레시피는 이이지마 나미의 『LIFE』랑 『Cafe sweets』입니다. 재료 비율은 카페스위츠 쪽이고, 만드는 방법은 라이프를 참조했습니다. 원래는 오븐에 구워야 하는데 저는 그냥 쪘거든요.

재료: 달걀 1개, 달걀 노른자 1개, 우유 110g(취향에 따라 더 넣어도 됨), 캐러멜 소스용 흰설탕 40g + 물 2큰술, 일반 설탕 10g + 14g

설탕은 캐러멜 소스용으로 40g, 달걀과 섞는 14g, 우유에 들어가는 10g, 도합 64g입니다. 다만 캐러멜 소스는 원래 분량 대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것은 1/4로 줄인 것이니 캐러멜 소스는 남습니다.

① 캐러멜 소스를 먼저 만듭니다. 설탕 40g을 냄비에 넣고 약한불로 가열합니다. 본문에는 여우색이라고 하는데 설탕이 전체적으로 여우털색=엷은 갈색이나 밀크캐러멜 색이 나면 됩니다. 그리고 설탕이 끓어오르면 잽싸게 불에서 내려 찬물을 붓고 냄비를 흔듭니다. 그러면 찬물이 순식간에 뜨거운 물이 되면서 흔드는 사이에 바닥에 눌어붙은 갈색 설탕들을 녹입니다. 이 때 물이 튀니까 조심하지 않으면 델 수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를 만들 때는 흰 설탕을 썼습니다. 황설탕이나 흑설탕으로는 색이 변하는 시점을 맞추기 어렵겠더군요. 여튼 소스가 완성되면 컵에다가 소스를 2큰술 정도 떠서 담고, 냉장고에 넣어 굳힙니다.

② 찜기를 불에 올려 찔 준비를 합니다. 저는 냄비안에 찜기용 삼발이(?)를 넣고 물을 붓고 불에 올렸습니다. 뭐, 조금 뒤에 준비해도 관계는 없을 겁니다.'ㅂ' 그리고 냄비 뚜껑은 행주나 수건으로 감싸주세요. 푸딩 위에 물이 떨어지면 안되니까요.

③ 우유를 데웁니다. 110g 혹은 그보다 조금 많게(120g으로 하니 더 부드럽더군요) 우유를 냄비에 담고 설탕을 넣어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데웁니다. 단, 절대 끓이지는 말고, 사람의 체온 정도로까지만 데우는 겁니다. 설탕은 그정도만 해도 충분히 녹습니다.
(게다가 제가 쓴 설탕은 공정무역 마스코바도 설탕이라 입자가 고와서 금방 녹더군요.)

④ 차거름망이든 뭐든, 작은 체를 써서 달걀과 달걀 노른자를 그대로 거릅니다. 체에 2-3번 정도 걸러주면 섞지 않아도 알아서 달걀이 섞입니다. 이 때 설탕까지 넣어서 녹여주면 됩니다. 물론 저는 설탕이 잘 녹으니 이렇게 녹였지, 그냥 흰설탕을 쓴다면 차라리 우유에 한꺼번에 넣어 녹이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설탕을 왜 우유와 달걀로 나눠서 녹이는지는 묻지 마세요. 카페 스위츠 레시피에서 그렇게 만들더군요.-ㅁ-;

⑤ 달걀액에 데운 우유를 붓고(반드시 온도 확인!) 체에 다시 두 번 정도 걸러주고는 컵에 조심조심 담습니다. 체에 거른 다음에 잠시 두어 위에 뜨는 작은 거품들을 걷어낸 다음 다시 체에 거르면서 컵에 담아줘도 좋습니다. 여튼 거품은 가능한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매끈한 푸딩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⑥ 찜기의 불을 가장 작은 불로 줄여 놓고 푸딩컵을 올려 천으로 감싼 뚜껑을 덮고 10분하고 조금 더 찝니다. 15분을 했더니 겉이 우툴두툴하더군요. 12-13분 정도만 해도 충분할 겁니다.


식히고 먹으면 끝! -ㅠ-


설명을 자세히 써서 복잡하긴 한데 몇 번 만들다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비율은 취향대로 조정하셔도 될테고요. 그리고 캐러멜 소스는 설탕을 얼마나 가열하냐에 따라 아주 쌉쌀한(탄-_-) 맛에서부터 적당한 맛까지 취향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단, 색이 지나치게 옅은 경우에는 캐러멜 소스가 잘 굳지 않기 때문에 푸딩물을 컵에 부었을 때 소스랑 푸딩액이 섞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소스가 굳은 걸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겠지요. 저야 대강 만들었지만.;


끄응. 쓰다보니 또 만들고 싶어지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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