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당치 못한 식생활입니다.(도망)




무게에 져서 쌀은 못들고 왔습니다. 이번에 짐이 조금 많아서 말이죠. 다음주에 들고 오거나, 부칠 생각입니다. 부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요. 들고 다니기 쉽지 않으니까요. 평소 짐 무게가 3kg을 가뿐히 넘습니다. 노트북과 그 부속, 거기에 아이패드만 해도 3kg 넘게 나오죠. 게다가 기타 등등의 무게도 상당합니다.


슈퍼 두 곳을 둘러 가격 비교를 하는데, 한 곳은 어묵이 2890원에 두 개를 묶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도로 나와서 다른 곳에 가니, 거기서는 하나만 놓고 팔더군요. 그쪽을 집었습니다. 물론 지방2로 돌오는 길이라 다시 돌아가기 번거로웠던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 주에 두 번 어묵을 먹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위장 용량의 한계라는 거죠. 5백원 더 주고 한 봉지 더 받느니, 한 봉지로 끝내는 쪽이 좋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본 사진을 생각하면 식생활이.. 으으으으음....;




이중 맨 오른쪽이 어묵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먼산)



마쿠우치 히데오, <몸이 원하는 밥 조식>, 디자인하우스, 2002, 10000원
마쿠우치 히데오, <초라한 밥상>, 참솔, 2003, 9900원

로버트 L. 월크,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 들려준 이야기>, 해냄출판사, 2003, 9000원

<조식>은 책 관련 정보가 교보에 제대로 없군요. 2002년에 나온 책이고 현재 품절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빌린 두 책이 묘하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음식을 보고 있었습니다. 양쪽 다 끝까지 읽었지만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손 들어주기가 미묘한 책들입니다.


조식에서는 영양학적 입장에서, 화학적으로만 칼로리를 계산하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찾아내 그걸 섭취하라는 영양학자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일본인의 몸에는 아주 오랫동안 먹어온 쌀이 어울리지 밀가루나 우유 등은 어울리지 않는다. 30가지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영양학적인 균형만을 요구한 것이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먹었던 대로 "거친 음식(조식)"을 먹고 편식을 하자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고만 말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연구 근거가 빈약하다고 할까요. 논리적 비약이 종종 보이고, 飛약이 아니라 走약하는 부분도 종종 등장합니다. 지나치게 일반화한 부분도 많고요.
최근 이글루스에서 렛츠리뷰 상품으로 나온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에서도 언급하는 듯하지만-관련 글들의 리플만 보고 파악한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우리가 "한국 음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음식들 중에서도 역사가 100년을 못넘는 것이 꽤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들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입니다. 밀가루나 우유도 시간이 지나면 전통 음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초라한 밥상도 조식과 비슷한 느낌인데 이쪽은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과자~와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 의견은 동의하지만 100% 동의는 하지 않는다는 것도 같습니다. 정확한 연구 결과를 주세요. .. 하기야 그것까지 집어 넣으면 전문서적이 될테니 어려울까요?;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는 이전에 올렸던 아인슈타인의 키친 사이어스의 앞 권입니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겹치지는 않기 때문에 둘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 이쪽은 조식에서 비판하는 그 "영양학"적 입장에서 음식물을 바라봅니다. 지나치게 화학적인 입장이라 보면서 중간중간 반감이 들 때가 있지요. 하지만 키친 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음식 상식으로 읽으신다면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반감이 든 것은 사람 각자가 다 몸상태가 다르고 소화 능력이 달라서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반응이 다르고 흡수율이 다를 것인데 그것을 지나치게 일반화 했다고 할까요. 특히 설탕은 설탕이지 문제될 것은 없다라든지 어차피 흑설탕의 미량원소도 미미한 수준이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는 꽤 걸렸습니다. 적어도 저는 밀가루나 설탕을 먹었을 때의 미묘한 반응이 나타나니까요. 이것도 일종의 암시효과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책이라지만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괜찮습니다.'ㅂ'
심신정화용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려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소악마들과 대치중이라 더한가봅니다. 제가 참아야지 어쩐답니까.


주말에는 단체 연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들 아시다시피 경기 북부쪽은 폭우가 쏟아졌지요. 출발할 때부터 비더니 중간 중간 잠깐 멈춘 것을 제외하고는 일정의 70-80% 가량이 비였습니다. 휴양림 산책도 못하고 저녁의 바베큐 파티는 대강 해치우고. 거기에 밤 늦게까지 먹은 탓에 몸은 붓고, 새벽에 자다가 속이 쓰려 깨고.
속쓰림 말입니다만..; 지난 주에도 한 번 겪었는데 밤 늦게-라고 해봐야 8-9시- 무엇인가를 먹고 자면 한밤중에 깨서 쓰린 속(위)를 부여잡고 내가 왜 저녁 늦게 먹었을까 후회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안 좋죠.;;;


뭔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머리를 굴려야겠습니다. 작년에 시작한 퀼트를 꺼내서 다시 잡아야할까요.'ㅂ';





덧. 요 며칠 설탕에 절어 살았더니 머리도 덜 굴러가고 설탕도 더 찾고 몸도 붓고... 뇌도 설탕에 절었나봅니다. 식생활이 생활패턴을 굉장히 많이 좌우한다는 건데 말입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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