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G는 제주도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 가기 전, 회사 동료들에게 크런치를 사와야 한다길래 그게 뭔가 했더니 이거더군요. 제주 감귤 크런치 초코. 포장은 그냥 그렇고, 이전에 감귤 초콜릿이나 백련초 초콜릿이나 그리 맛있게 먹진 않았기 때문에 시큰둥하게 받아 들었습니다. 이것도 초콜릿이니 그러려니 했거든요.
초콜릿을 즐겨먹진 않지만 초콜릿이 들어간 디저트는 즐기기 때문에 입맛이 확 올라가 요즘엔 차라리 초콜릿말고 초콜릿을 써서 만든 디저트가 아니면 맛없는 초콜릿은 못 먹습니다. 덕분에 지갑 사정은 조금 나아졌지만 말이죠. 적어도 예전처렄 출근할 때마다 초콜릿을 사가는 일은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궁금하니 뜯어는 봐야지 하고 상자를 보는데, 아래쪽의 사진을 보니 화이트초콜릿인가봅니다. 기대치가 조금 올라갔지만 그래도 긴가민가 하면서 포장을 뜯습니다.




낱개포장은 저렇고, 그 옆에 놓인 흰포장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구입한지 한달이 넘어 앙금이 딱딱하게 굳은 마시멜로 토끼 과자(링크)거든요.-ㅁ-;
실제 모양은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는데 표지랑 같습니다. 그리고 언뜻 보면, 켈로그인지 어디인지 시리얼 회사에서 나온 화이트초콜릿으로 버무린 시리얼 과자와 비슷합니다. 크기는 새끼손가락 정도? 어디가 감귤인가 했더니 은은하게 감귤향이 납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괜찮습니다. 그냥 밀크초콜릿 사이에 감귤초콜릿을 끼웠을 때는 초콜릿 자체가 그리 좋은 게 아니라 그런지 입에서 겉도든데다 밀크초콜릿 맛에 감귤맛이 묻히는 것 같더니, 시리얼바 형태로 만드니 파삭파삭하고 달콤한데다 감귤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좋네요. 홍차나 밀크티가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ㅠ-


이로써 제주는 앞으로도 한참 감귤 초코로 버틸 수 있어..?;


덧붙임. G에게 물어보니 가격은 5천원인가였답니다. 12개 들어 있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괜찮네요.+ㅠ+ 맛은 감귤, 백련초, 한라봉의 세 가지가 있는데 감귤과 백련초가 괜찮답니다.
여름 최고의 간식은 과일, 그 중에서도 수박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팥빙수. 수박은 여름이 아니면 마음 편히 먹을 수 없지만 팥빙수는 여름이 아니라 해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까요. 나가서 팥빙수 먹기는 굉장히 어렵다지만 밀탑은 사시사철 팥빙수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고로 수박이 팥빙수보다 순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어느 주말, G도 놀러 나가고 없길래 집에서 혼자 뒹굴거라다가 생각난 김에 만들자고 팥을 꺼냈습니다. 어머니가 계실 때 팥삶겠다 하면 당장에 좋은 팥으로 꺼내주시지만, 혼자서 냉동실을 뒤져보니 있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팥뿐입니다. 그러니까 1차로 골라내고 나서 그래도 먹을 수 있겠다 싶어 팥국물(팥죽용)을 만들기 위해 남긴 벌레먹고 가벼운 팥들 말입니다. 어차피 모양으로 먹는 것도 아니고 푹 삶을 것이니 상관없다 싶어 삶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냄비가 아니라 압력밥솥을 썼는데 이게 속도는 훨씬 빠르군요. 1시간 남짓한 시간만에 완성했습니다.
상하지 않게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우유를 얼립니다. 밀폐용기에 우유를 붓고 처음에는 한 시간, 그 뒤에는 30분마다 꺼내 포크로 긁어줍니다. 그래놓고는 까맣게 잊어서 다음날 다시 긁어야했지만 먹는데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팥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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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유 얼린 것만 놓는 것보다는 그 위에 차가운 우유를 조금 부어주는 쪽이 적당히 녹아서 맛있습니다. 그냥 먹으면 팥과 얼음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듭니다. 소스 겸 해서 초코 우유나 딸기 우유를 부어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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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을 좋아하니까 팥은 듬뿍. 이걸로도 부족해서 나중에 먹다가 더 집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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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얼린 것은 여러번 긁을 수록 입자가 곱습니다. 덩어리 얼음이 없도록 열심히 포크로 찍었지요.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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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일주일 뒤의 아침입니다. 얼음색이 미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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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이것부터 소개합니다. B가 만들어준 견과가 듬뿍 들어간 시리얼바입니다. 시리얼바 만드는 방법은 이것저것 있지만 B가 쓴 것은 꿀과 물엿이었을겁니다.(아마도;) 초콜릿이나 마시멜로로도 많이 만드는데 그 쪽은 칼로리가 확 올라가니까요. 그리고 꿀도 가능한 분량을 줄인듯합니다. 생각보다 달지 않았거든요. 말린 과일도 들어가고 견과도 듬뿍 들어가서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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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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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팥을 듬뿍 올린 빙수입니다.
하지만 얼음 색이 누렇지요? 이유가 있습니다. 우유를 얼린 것이 아니라 차이를 얼렸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얼그레이 차이. 우유를 끓여 브렉퍼스트를 넣고 일단 맛을 낸 다음, 불을 끄고는 얼그레이를 넣어 뚜껑을 닫고 5분 가량 놔둡니다. 그리고 걸러서, 찬 우유와 섞습니다. 그러니까 평소 만드는 차이보다는 우유 양을 적게 해서 진하게 만들고 거기에 찬 우유를 섞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차이의 온도가 떨어져서 바로 냉동실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냥 차이를 냉동실에 넣으면 다른 음식들의 냉동 보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니면 아예 우유를 조금 얼렸다가 차이를 넣고 섞는 것도 좋겠지요.

얼음 만드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부지런히 긁어주면 되고요.
한 입 입에 물었더니 순간 얼음에서 얼그레이 향이 확 나는데, 얼그레이를 싫어하거나 얼그레이를 맛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절대 못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에서 아버지가 "뭐 만드냐?"면서 입맛을 다시고 계실 때도 절대 안돼라는 심정이었으니까요. 뭐, 제가 만드는 음식들이 거의 가 다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긴 합니다만..;
아버지몫은 나중에 따로 만들어야겠습니다. 흠흠.;



덧붙여서.
우유 얼릴 때 설탕이나 꿀 등을 넣어 단맛을 넣어주는데요, 넣으시려면 팍팍 아낌없이, 다이어트는 생각하지 않고 넣으세요. 얼리면 단맛이 거의 안납니다. 우유 200ml 한 팩을 얼렸다 치면 설탕 한 큰술, 꿀 2큰술 이상은 들어가야겠다 싶습니다. 팥에도 단 맛을 넣긴 하지만 얼음에도 단맛이 들어가는 쪽이 좀더 맛있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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