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구,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하나 거리낌 없이, 거슬림 없이, 불편함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몇 주 전에 언급했던 그 여기는 대한민국의 주인공 A언니가 그런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친구들도 전화하면 "야, 어떻게 지냈냐?"가 아니라 "이번에 기무라 타쿠야가 부산 국제 영화제에 올지 모른다는데?"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데 이 언니도 그랬습니다. 잘 지냈냐가 아니라 온갖 화제를 다 떠올리며 수다를 떨었으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만난게 2002년 여름입니다. 언니가 프랑스로 유학 간 다음-석사는 못하고 왔답니다. 중간에 EU 통합으로 인해 교육 과정이 바뀌어서 전공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군요-부터는 못 본 것이었는데 5년만에 만나도 시간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았으니 재미있지요. 그리고 어제 뼈저리게 느낀 것. 몇 가지 사항을 뺀다면 언니가 가고 있는 상황은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성격적인 문제, 그리고 모습이랄까. 3년후로 타임슬립한 느낌이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몇 가지 다른 것 중 하나가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옆에 사람(애인, 남자친구)이 없는 쪽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언니는 옆에 누군가가 있는 쪽에 안정감을 느낀 답니다. 아마도 이 차이는 계속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저와,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았던 언니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계속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었으니 남자친구나 애인이 없어도 크게 문제가 안되었지만 언니는 누군가 기대고 토해낼 사람이 필요 했을테니까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은 나이(서른을 넘었는가 아닌가)의 차이도 있을 것이니 그건 그 때 가봐야 알겠지요.

왜 교육대학원을 갔느냐는 제 질문에는 아주 현실적인 답변이 돌아와서 웃었습니다. 네. 그런거죠. 그 현실적인 대답을 듣고 저도 만족(?)했습니다. 적어도 갈 곳이 없어서 교사를 하겠다는 대답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장점을 공략하려는 것이고, 부모님이 교사이시니 교직에 대한 문제나 기타 이야기들은 언니가 저보다 더 잘 알겁니다. 겪은 것도 많을테니까요.

오랜만에 만났지만 시간이 느껴지지 않아서 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집도 가깝고 하니 술마시고 싶거나 의논 상대가 필요할 때는 콜~ 해야지요. 음훗훗~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