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적으면, 눈에 예쁜 것은 그 나름의 가격을 갖는다는 뜻입니다.-_-

이야기의 시작은 배터리를 갈러 보낸 G-shock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서 비롯됩니다. 이전에 배터리 갈 때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아예 밴드 자체가 하도 오래되어 부서지기 시작하더군요. 수리하시는 분이 본드로 붙여주시긴 했는데 나중에 보니 강력접착제가 부서진 부분 주위에 번들 거리더랍니다. 오래된 시계라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웠지요. 이게 1만엔 남짓이었나. 대강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여간 그러다보니 다른 시계를 사야하나 고민을 하면서 시계방을 둘러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로 유명한 그 빅토리녹스의 시계 말입니다. 다른 것보다 이게 눈에 들어온다 생각하며 보고 있는데 가격은 안 써있더군요. 혹시라도 나중에 시계를 사면 한 번 찾아봐야겠다 생각만 했습니다.


시계의 시작은 초등학교 때였는데, 그 때 외국에 다녀오신 친척분이 시계를 하나 사다주셨습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괜찮은 시계였다고 기억합니다. 그걸 오래 쓰다가, 망가질 즈음에 부모님이 사다주신 시계를 썼고요. 이것도 시계줄이 망가지고 시계 자체가 망가질 즈음에 다른 경로로 시계를 하나 선물 받았습니다. 가격도 꽤 나가는 시계였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오래 차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시계 자체가 망가져서 G의 시계를 빌려 차고 다녔습니다. 그게 이 G-shock였던 거죠. 그러고 보니 이거, 아마 G에게 제가 선물로 사다줬던 걸 텐데?;

잠시 시계를 수리 맡긴 일주일 남짓은 G의 베이비G를 빌려 차고 다녔습니다. 시계가 작긴 한데 산지 얼마 안되는 새 시계다보니 부담이 되더군요. 조금 험하게 쓰는지라 말입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시계가 돌아와서 차는데, 다음 번에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그 때는 떨어진 대로 그대로 고이 모셔둘 생각입니다. 지난 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유사한 증상으로 배터리 교체 후 조정이 안되어 공장까지 다녀왔다면 아마 내부 부속이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마음 편히 비웠습니다. 대신 자금을 마련해야.-_-;


여러 시계를 오랫동안 쓰다보니 이제는 조금 욕심이 생깁니다. 지금까지는 선물받아 썼으니 이제는 내 돈으로 사고 싶다는 욕심 말입니다. 그래서 빅토리녹스 시계를 검색했던 것인데.......




이런 것이나 저런 것이나 기본 여섯 자리. 게다가 외국에서 병행수입하거나 직수입하거나 하는 시계들입니다. 여섯 자리도 반올림해서 7자리가 되는 숫자로 시작하면 엄두가 안나요. 아무리 시계에 돈을 쓰겠다고 한들, 저 시계가 10년 넘게 쓸 수 있을 거란 확신도 잘 안 서는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건..-_-;

사실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지요. 스마트 기기라고 생각하고 사면 싸지만, 시계라고 생각하면 2-3년의 수명을 가졌을 저 시계에다가 저 금액을 쏟는 것은 제 자금 사정상 어불성설입니다. 뭐, 이번에 나온 LG의 똑똑한시계는 정말로 '시계' 같아 보여서 꽤 마음에 들었지만, 그리고 아직 가격이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프라이스를 따라가는 LG프라이스로 나온다면 마음을 비워야지요. 수명 짧은 시계에 그 돈을 투입하는 건 수지타산이 안 맞습니다.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 시계는 보통 감가상각재잖아요?



그리하여 시계 구입 건은 조금 천천히 생각해볼 생각입니다. 아직 1년 남짓의 여유기간이 있다고 믿고 싶군요.ㅠ_ㅠ
(그 사이 설마 망가지지 않겠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