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박은영, <키친로망>, 시공사, 2008, 10000원

한줄 요약: 가격 대 성능비는 좋지 않지만 재미있습니다.

제목을 보고 가격을 보면 괜찮겠다 싶지만 막상 책을 손에 잡고 읽으니 가격 대 성능비가 높지 않습니다. 책 자체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이 책을 1만원씩이나 주고 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겁니다.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딱 192 페이지입니다. 앞의 목차니 뭐니 빼고 나면 실제 내용은 그보다 짧을 것이고, 짤막한 칼럼 아래 비어 있는 공간을 염두에 두면 책의 내용은 더더욱 줄어듭니다. 그러니 가격 대 성능비는 높게 쳐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한 번 읽어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앗 뜨거워!>와 비슷한 부류(소재, 혹은 분류)의 책입니다. 책은 크게 네 챕터로 나뉘어 있습니다.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셰프편, 최고의 레스토랑 이야기를 다룬 최고의 만찬, 기억에 남는 음식 이야기에 가까운 편안한 식당, 셰프의 음식기행이라는 마지막 챕터까지. 제일 재미있게 본 편은 셰프편입니다. 제이미 올리버는 없지만 고든 램지나 나이젤라, 알렝 뒤카스, 페란 아드리아 등 귀와 눈에 익숙한 여러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보고 있자면 왠지 저도 포천이나 파주나 강화 같은 곳에 땅을 사다가 농장을 가꾸며 직접 식재료를 준비해 식단을 짜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 류의 셰프들이 많이 나오는군요. 생각난 김에 닭도 암탉, 수탉 해서 여러 마리 키워야 겠고 말입니다. 하하; 돼지도 있으면 좋겠지만 집에서 키운 돼지는 도살하기가 나쁘니 거기까지는 손 못대죠.(....)

음식점 편은 미묘. 저는 프랑스 음식은 취향이 아닙니다. 그래서 차라리 맨 뒤 챕터인 셰프의 음식기행에 실린 맛집들에 더 마음이 갑니다.
그리고 음식점들은 주로 프랑스, 미국, 일본(도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 읽은지 30분 남짓. 리뷰를 쓰다가 문득 글 느낌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억을 뒤져보았는데 딱 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박현정이라. 이분 혹시 satbrunch(닉도 가물가물합니다)님 아니신지? 그렇다면 이 책의 제 평가는 확 떨어집니다. 워낙 성격이 나빠서 그런 류의 일은 꽁꽁 가슴 깊이 묻어두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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