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을 보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본다 본다 하고는 넘어갈 줄알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G가 금요일에 영화예매를 했다 해서 함께 보기로 한 덕분에 봤지, 아니었다면 또 밀렸을 겁니다. 아니, 이러다가 또 안 보지. 의외로 영상물은 잘 챙겨 보는 경우가 아주 드뭅니다. 저를 대강(?) 아는 사람들은 제가 또 영화 이야기도 많이 하고 하니까 영화도 많이 보는 줄 압니다. 하지만 대개는 간접 경험으로 얻어 들은 지식이라, 영화를 끝까지 제대로 본 건 많지 않지요.

여튼 「그림자 게임」은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는 안 듭니다. 이건 셜록 홈즈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제가 생각한 셜록 홈즈는 이렇지 않습니다. 앞서 일은 책, 『위대한 탐정소설』에 영향 받아 그런 것도 있지만, 셜록 홈즈는 탁상머리 탐정에 가깝고, 몸을 움직이기는하지만 저렇게 액션 활극을 벌이지는 않지요. 몸을 움직일 줄 알지만 이렇게 과하게 움직이는 건 홈즈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 외모는 이탈리아 인에 가깝지 영국인이라 보기에는 미묘합니다. 뭐, 그건 셜록 홈즈 원작의 삽화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합니다만.

하지만 셜록 홈즈라 생각하지 않고 본다면 재미있었습니다. 그 직전에 「황금 나침반」을 봐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요. 「황금 나침반」은 영상은 멋지지만 내용을 그 안에 다 구겨 넣으려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마구 끊깁니다. 갑자기 장면이 끊기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데, 그 사이의 맥락이 통째로 빠져 있으니까요. 그에 비해 「그림자 게임」은 그런 맥락을 매끈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특히 앞서 나왔던 복선 혹은 소품을 하나 하나 다 그러 모아 다시 보여줍니다. 특히 사소한 사건, 사소한 소품 하나가 뒤에 가서는 굉장히 큰 역할로 다시 등장합니다. 그 때 나왔던 이런게 이렇게 쓰이다니라며 감탄하게 만드는 것이, 두 번 보게 만드는 힘이겠지요. 여튼 영상도 멋지군요. 호텔에서의 모습, 내부 실내 장식들, 드레스, 드레스, 드레스. 으어어어.;ㅁ; 아이린이 입은 옷! 그 당시의 복식! 진짜 취향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무도회 장면에서는 여자들이 입은 옷에 홀려 있었습니다. 으허허허;ㅂ;

이하는 별 것 없지만 내용폭로를 포함한 이야기니까 살짝 접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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