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성북천에서 아주 작은 장터가 열렸습니다. 한성대입구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독일 크리스마스 장터' 안내 현수막이 있는 것을 보고 찾아가보았지요. 성북구청의 행사정보란에만 있고 독일대사관이나 독일문화원쪽에는 전혀 정보가 안나와 있더랍니다.

문제는 장터 첫날인 금요일에,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는 겁니다. 게다가 황사비였지요. 시간은 있었으니 비만 나이었다면 느긋하게 이리저리 둘러보았을텐데, 하도 세차게 내려서 그냥 사진만 찍고 물러났습니다. 덕분에 지름신은 오지 않으셨지요.
그 다음날 다녀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상당히 사람이 많은데다 외국인들도 찾아왔다니까 내년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걸어봅니다. 그럼 저도 내년엔 지갑 들고 찾아가 좀 지를거예요.;ㅂ;




장터가 열린 장소는 저기였습니다. 옛날에는 이 자리에 나폴레옹 제과점이 있었지요. 성북천 복원작업을 하면서 이 자리에 아주 작은 공터가 생겼습니다. 크기는 얼마 되지 않고, 청계광장과 비교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데, 그 작은 마당에 장터를 연 겁니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 2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비오는 와중에 찍은 사진.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보이는 부스가 거의 전부인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쏠쏠합니다.




첫집은 와플집. 하트를 4개 이은 것 같은 모양의 네잎클로버 와플을 구워 거기에 이런 저런 토핑을 얹어줍니다. 무슨 토핑이었는지는 제대로 못봤습니다. 가격은 5천원 이었던 듯.




포도주. 이쪽은 독일 대사관 제공이라는데 사진이 상당히 흔들렸지요.=_+ 글뤼바인(글뤼와인?)이 한 잔에 3천원이랍니다. 글뤼바인은 적포도주에 이런 저런 향신료와 오렌지나 레몬 같은 감귤계 과일을 넣고 끓여낸 따끈한 와인입니다. 그 다음날(...) 마실 예정이었기에 전 패스했습니다.




그리고 이것.; 굴라시 수프를 비롯해 맥주와 소시지가 있던 그곳. 무려 이태원의 셰프 마일리가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도중에 사먹기가 좀...;ㅂ;




맥주와 칠리콘카르네. 양쪽다 3천원이었습니다.




쿠키와 빵은 리츠 칼튼에서 나왔습니다.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쿠키 모음이나 슈톨렌이 있던데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망설이다가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습니다.=_= 비만 아니었다면 지갑을 탈탈 털어 구입했을텐데, 자제신의 보우하심인가요.T-T 슈톨렌 가격이 1만 5천원 아래였다고 기억합니다. 쿠키도 양은 적은데 가격은 꽤 세서 망설였던 기억이 있고요.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은 독일 남부에서 제작했다는 호두까기 인형과 작은 소품입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부스는 페이스 페인팅. 날씨만 도와줬다면 사람이 바글바글 했을텐데 말입니다. 아니, 주말에는 춥긴 했지만 날씨는 좋았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도 은근 많았던 모양입니다.



내년에도 한다면 그 때는 따끈한 글뤼바인으로 몸을 데우고 맥주와 소시지를 챙기고 굴라쉬는 포장하고 디저트로 와플과 슈톨렌도 챙겨 즐겁게 돌아올겁니다. 그러니 제발 내년에도 해주세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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