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운동장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어가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왜 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마지막으로 갔을 때도 들어서자마자 운동장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대 정문이 원래 땅을 넘어서 있어서 문제가 되어 정문 공사가 시작되고 그것이 몇 년간 끌더니만 이제는 정문 안쪽도 다 공사판이 되었습니다. 한참 동안의 공사가 끝나고 생긴 묘한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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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들어서면 시멘트 바닥의 넓은 광장 옆에, 예전 운동장 자리를 파내고 뭔가가 들어선 것이 보입니다. 지하 4층으로만 이루어진 묘한 건물입니다. 지상층은 없습니다. 운동장 자리를 더 파내고 양 옆에 언덕을 조성한 뒤 지하건물로만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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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변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건물 공사 자체는 다 끝났습니다. 한 가운데 있는 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 건물이 있는 형태입니다. 길은 들어설 때는 약간 내리막이고 가장 안쪽은 계단입니다. 가장 낮은 층이 지하 4층이라 하니 계단도 4층 정도의 높이라 보시면 됩니다. 물론 맨 위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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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과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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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질녘이라 사진이 어둡게 나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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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 서 있으면 양쪽 벽이 상당히 위압적인 느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압박은 아닌데, 굉장히 익숙한 느낌. 맨 처음 이 길을 걸어가면서 낯익은 이 감상을 뭐라 표현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그 때는 돌아 나가는 입장이어서 계단에서 걸어 내려와 정문쪽으로 걸어가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축물임이 분명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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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정문쪽을 바라보고 찍었습니다. 역시 위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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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은 모두 유리입니다. 그냥 유리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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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판과 판 사이에 약간 돌출된 틀이 있습니다. 유리로만 만들었다면 조금 밋밋했을 것인데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니 나름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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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이런 느낌.



긴가 민가 했지만 바닥까지 보고 나서야 쓴웃음을 지으며 의도를 확실하게 이해했습니다.
모세의 기적.
홍해를 갈랐던 그 모세의 기적을 건축으로 재현한 겁니다. 파도가 양쪽으로 갈라지고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바닥을 서둘러 지나가는 유태민족. 양쪽에서 언제 파도가 덮칠지 몰라 조마조마하지만 그보다는 등 뒤에서 쫓아오는 이집트 군대가 더 무섭습니다. 라는 이야기. 양쪽의 유리 판넬은 파도를 상징하고 있고 바닥의 돌은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바다 밑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역시 종교색은 못 버리는 겁니다.
(이대인의 선언인지 뭐시기인지도 참 그랬지만.....)

나중에 날 좋은 때 다시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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