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출처는 NY. 이름을 지난번에 보아 놓고도 까먹었습니다. 들으면 바로 알 것 같은 이름이었는데..=ㅁ= 뉴욕에 잠시 다녀온 동료가 여행선물로 사온 겁니다.
바삭한 타입은 아니고, 굳이 따지면 촉촉한 타입입니다. 아니, 쫄깃한 쿠키네요. 아마도 쿠키 반죽을 만들어 굵은 설탕에 데굴데굴 굴렸는지 쿠키 겉은 매우 답니다. 설탕이 씹히는 그런 단맛 말입니다. 그래서 커피가 있어도 혼자 하나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맛은 얼마나 강한지! 생강을 갈아서 그대로 집어 넣은 것 같은 강한 생강향이 납니다. 그래서 제목이 생강생강한 생강쿠키인겁니다.
촉촉하고-다시 말해 바싹 구운 것이 아니고, 쫄깃한 맛이고, 생강향도 강하고. 제가 좋아하는 쿠키의 조건을 이렇게 비켜가기도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계속 생각나는 맛입니다. 한 번에 한 조각이 한계지만 하나 먹고 나면 그 다음날 또 생각난다니까요.



그런 김에 이번 주말에는 체력 되면 생강쿠키를 간만에 구워볼렵니다. 물론 저런 쿠키는 아니고, 제 취향의 단단하고 딱딱한 쿠키겠지만.
아, 맛있는 생강쿠키 하나에 따끈한 우유 한 잔이면 참 행복할 거예요...-ㅠ-
Smiitten Kitchen이라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주소는 http://smittenkitchen.com/. 최근에 책(교보링크)을 내기도 했는데 은근히 재미있는 블로그입니다. 영문이라는 것이 함정일 따름.OTL
그래도 학술논문과는 달리 음식조리법은 대강 눈치로 끼워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끔 들어가서 여기 디저트 목록을 보고 눈요기를 했지요. C님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블로그지만, 덕분에 가끔 옆구리를 퍽퍽 찔리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지 않았던가, 아니면 홀랑 다먹어서 미처 찍을 틈도 없었던가 기억이 가물한데, 작년 말에 생강쿠키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레시피를 저 Smitten Kitchen에서 보셨다는군요. 책에는 실리지 않아 블로그에도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레시피 목록(링크)에서 ginger로 검색하니 gingersnap이라는 쿠키가 나오네요. 근데 이상합니다. 분명 C님께 받은 쿠키는 밀대로 밀어 틀로 찍어내는 거였는테 왜 이건 아니지. 반죽을 동글려서 그걸 구우면 알아서 퍼지는 스타일입니다. 실제 만들어보니 이쪽은 틀로 찍어내기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오래 구웠습니다.-ㅁ-
색이 진하게 나더군요. 저~기 저 오른쪽 아래에 깔린 것이 틀로 찍어낸 것인데 티가 잘 안납니다. 하얀 가루 묻은 것은 덧밀가루를 과하게 묻혀 그런 것이고요.

당밀은 이 반죽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맛을 보았는데, 맛을 보고는 그 익숙한 맛에 당황했습니다. 그러니까 조청과 정관장을 섞은 맛입니다. 그, 홍삼 100% 농축액 정관장 말입니다. 지나치게 달지 않지만 은은하게 다가오는 단맛이 있어 조청 느낌이고, 쌉쌀한 맛이 강한데도 묘하게 허브 느낌이 돕니다. 그래서 정관장인거죠.(먼산) 분명 호불호가 갈립니다. 저는 괜찮더라고요.

진저스냅 재료에는 여러 향신료가 들어가지만 집에 있는 것은 생강가루뿐입니다. 넛맥과 시나몬은 모두 생략. 대신 생강가루만 좀더 넣습니다. 근데 역시 다른 재료들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다음날.
전날 파리바게트에서 사온 식빵은 통으로 길게 뜯어 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거기에 딸기잼. 음료는 자몽주스일 것 같은데 확신은 못하겠네요.




틀로 찍은 진저스냅이 식빵 아래 깔려 있습니다.
맛보다는 식감이 독특한데, 당밀 때문인지 다른 쿠키와는 달리 크런치합니다. 이걸 뭐라 표현할 수 없어 영어 단어를 그대로 썼는데, 비유하자면 달고나 같습니다. 베이킹소다(파우더?)로 부풀린 설탕을 먹는 것처럼 설탕과자 부서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게 또 매력이란 말입니다.
설탕은 원래 레시피에서 30% 가량 줄였는데도 달달하더라고요.


그리고 이걸 만든 뒤에 다시 C님께 여쭸더니 gingersnap이 아니라 gingerbread가 따로 있더랍니다. 배합 비율이 다르더라고요. 생강빵은 밀가루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반죽을 밀어 틀로 찍는 것이 훨씬 쉽더라고요.




분량이 거의 두 배가까이 되던데, 이건 토요일 저녁에 주섬주섬 반죽해서 일요일 아침-설 당일에 열심히 제조했습니다. 이건 전체 분량의 60%쯤? 한 판은 열심히 굽고 있었으니까요. 첫 판 여섯 개는 다 구워 식힘망에 올렸고, 왼쪽에 보이는 진한 갈색은 오븐에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중간에 보이는 것이 쿠키틀. 아리츠구의 오얏입니다.-ㅁ-/




그리고 잠시 뒤. 다 구웠다!
대강 14분 가량 구웠는데, 적당히 밀었더니 반죽을 8mm정도 두께로 밀렸더라고요. 너무 두껍습니다. 제 취향에는 그보단 얇은 쪽이 맞습니다. 하지만 뭐, 이미 다 밀었는걸요.
중간에 동그란 모양 둘이 보이는데, 반죽 찍어내고 남은 걸 모아 또 밀고, 찍고 또 모아 밀고를 반복했더니 마지막에 딱 저만큼이 나오길래 반으로 나눠 둥글게 빚었습니다. 그래서 저것만 동글동글하지요. 나머지는 다 꽃모양.




그리고 그 다음날의 쿠키입니다. 두 개만 작은 접시에 담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더 집어 먹었지요.-ㅠ-;

반죽 자체도 2시간 이상 숙성하라 하지만, 굽고 나서도 하루 정도 묵혔다가 먹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 생강빵은 조금 두껍게 밀어서 정말 빵 같은 맛에 가까운데, 얇게 밀어 구운 것은 굉장히 단단합니다. 이걸로 과자집 만드는 것이 이해될 정도로요. 근데 그 딱딱한 식감이 참 좋단 말입니다.-ㅠ- 쓰고 있는 지금도 더 만들어 구울까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만들기는 간단한데 이것도 마음 잡고 만들어야 하니 번거로운 거죠.^^;

향신료 배합 비율은 더 조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취향에 맞는 쿠키 만드는 법을 또 익혔네요.




...

마지막 문장을 적고 보니 마치 뭐시기의 아틀리에라고, 육성+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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