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옛날 옛적, G의 생일날, G는 기프티콘으로 케이크 쿠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달 까맣게 잊고 있다가, 쿠폰 만료 3일 전에야 떠올려서 후다닥 케이크로 바꿔 왔습니다. 파리바게트의 고구마 케이크인데 맛은 그럭저럭입니다. 음, 하지만 전 파리바게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빵은 카스테라류입니다. 본델리슈 카스테라도 맛있지만 옛날 카스테라도 맛있고 이번에 나온 달걀맛 많이 나는 카스테라도 좋습니다. 그건 나중에 감상기를 따로 올리지요.


1. 팀장이 넷 있습니다. 나이는 다들 많지 않나봅니다. 갑을병정이라는 이 네 팀장 중에서 갑이 일은 제일 잘합니다. 하지만 갑은 현재 다른 팀장들과 아랫사람들에게 백안시 당하고 있습니다. 그게 말이죠...

1.1 얼마전 회사의 대우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팀장 여럿을 포함해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같이 회사에 탄원(?)을 하려고 했더랍니다. 하지만 거의 일주일 가까이를 논의해 결정해서 갑이 회사쪽에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데 이게 틀어졌습니다. 갑이 그 역할을 하기로 해놓고는 안 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말이죠...
1.2  회사의 대우가 부당하다고 맨 처음 말하고 다른 사람들을 '들쑤셔' 놓았던 것이 바로 갑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이, 어차피 회사를 떠날 상황이니까 괜찮다며 자기가 이야기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막판에 뒤집었는데 그게 말이죠...
1.3  회사에 '찍히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먼산)

1.4 일은 잘하지만 사람 부리는 것은 못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도 안해주고, 일 시키는 것도 잘 안되고, 일을 잘 가르쳐주지도 못한답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일 진척이 잘 안되면 또 버럭 화를 낸다나요. 아래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이상하지 않네요.

1.5 하지만 갑은 속으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내가 회사에 나서서 말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야'라고 하고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자기에게 십자가를 지운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6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인데 아주 공감이 되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제가 아는 또 다른 상황과 상당히 닮았거든요.(먼산)



2. 이번에 프랑스에서 강화도의 외규장각 도서가 일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돌아올 예정이랍니다. 거기에 일본에 약탈당했던 왕실 의궤들이 하나 둘 돌아온답니다.

2.1 그러자 강원도가 말합니다. 그거 우리 오대산 서고에서 약탈당한 것도 있다능. 그러니 우리에게 달라능!
2.2 뉴스를 보니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끌어 들여 이야기하는 모양이더군요. 동계올림픽에 구경오는 외국인들이 볼 수 있게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종교계 이야기도 나온 것을 보니 오대산 월정사나 상원사에서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게 강원도청까지 합류했나봅니다. 인터뷰는 강원도청쪽에서 했더군요.
2.3 말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그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130억을 들여서 서고를 짓든 말든, 그건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연구의 편의성와 보존 관리의 편리성, 보존 관리의 적합성 문제입니다.
2.3.3  연구의 편의성. 아주 오랫동안 다른 나라에 있다가 귀환하는 자료입니다. 기존의 자료들과 비교하여 어디가 다르고 어떻게 차이가 생겼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겁니다. 서지학적 연구 및 역사학적 연구가 아주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게 강원도에 있다면? 비교 연구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강원도에 가더라도 최소 몇 년 간은 서울에서 연구를 충분히 마친 뒤에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3.4 보존 관리의 편리성. 있잖아요, 그거 아주 귀중한 자료입니다. 들어오면 아마 국보, 혹은 보물로 지정될겁니다. 그런 자료를 오대산 산골짝에 놓기는 좀... (하기야 오대산 월정사에도 국보급 문화재가 있을겁니다. 기억이 맞다면 진신사리가 있지 않던가...)
그리고 산골짝에 가져다 놓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안 놓입니다. 그렇다고 강원도 도청소재지인 춘천에 가져다 놓는다면? 아니, 저 문화재를 가져가겠다는게 원래 있던 자리에 가져다 놓겠다는 이유 아니었나요. 그렇다면 춘천이 아니라 당연히 오대산에 들어가야죠. 그것도 옛 서고 자리를 찾아서 그대로 복원 + 현대적인 시설을 갖춰야 할테고요.
2.3.5 보존 관리의 적합성 문제야 뭐, 산골짝에 있으니 산사태나 눈사태나 폭우 같은 천재지변에 괜찮을까 싶은 것도 있고, 만약 산불이 나면 어쩌나 싶은 것도 있고. 하기야 그건 서울에 있어도 마찬가지겠지요. 거기에 항온 항습 방범 체제도 갖춰야 할테고. 끄응. 그거 130억 들여서 시스템 갖추는 것보다 유지하는게 더 문제일 겁니다.;


근데 옛날에 있었다고 지금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건 약간 미묘합니다. 특히 책인데. 연구해야하는 자료인데 말이예요. 연구 자료를 단순히 '관광용 상품'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평창에 맞출 것이 아니라 조금 느긋하게 시간을 두고 연구자들이 차근차근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뒤에 오대산에, 옛 서고의 모습을 재현하고 첨단 방범방재 시스템을 겸비한 서고를 만들어 가져다 두어 박물관처럼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한다면 좋겠지요.
다만 책이라는 특성상,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정도의 조도에 둔다면 아무리 항온항습을 유지한다 한들 빛에 상할 것이라 생각합니다.-_-; 이모저모 생각할 수록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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