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에서 모종의 정보를 들었습니다. 중문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특이한 절이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절이라, 부처님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남쪽바다일 테니 태평양-혹은 남중국해-을 보는 셈이로군요. 기억해 두고 있었지만 딱히 갈 일은 없다 싶었는데, 중문단지를 지나치려는 순간 문득 떠올랐습니다. G에게 이야기하는 사이 바로 옆으로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이것도 운이다 싶어서 잽싸게 옆으로 샜습니다.(...)

차 한 대가 지나갈만한 작은 길을 따라가다보니 끝에 꽤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차를 세워 놓고 조금 걸어가니 곧 커다란 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절을 보는 순간 폭소했습니다.

이거 뭐야!



이거 뭐야! (2)

고등학교 때까지만해도 꼬박꼬박 종교란에 불교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저도 불교에 대해 자세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강은 압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저렇게 탑 형식으로 지붕을 쌓아 올리는 일이 드뭅니다. 여기저기 절을 가보았지만 본당-대웅전인지 어떤지 몰라서-이 이런 형태인 건 처음 보았습니다. 이야아. 보고 있노라니 친구 KM에게 가보라고 옆구리 퍽 찌르고 싶더군요. 이런 독특한 절이라면 재미있다 생각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본당 외에 다른 건물이 안 보이던데, 여기보다 낮은 곳에 있나 싶었습니다. 저희는 차를 타고 들어와서 뒤쪽으로 왔거든요.




앞쪽에는 이런 것이 있더군요. 이런 구조의 절은 처음보았습니다....'ㅅ'




지붕 아래의 장식들도, 단청도 전부 제가 알고 있던 단청과는 사뭇 다릅니다. 하기야 가장 최근에 보았던 단청은 창경궁 근처 문들의 단청...(이봐...) 궁의 단청과 절의 단청이 같을리 없지요.; 하여간 꽤 다르게 보입니다.




게다가 문짝도 희한합니다. 채색 조각이 있어요.; 이야아아아아.;;
보통 이런 종류의 계화-였나; 하여간 계도하는 종류의 그림들-는 보통 벽면에 채색화로 넣습니다. 이렇게 조각으로 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왼쪽편으로 보이는 길이 본존의 시선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말 제주도 남쪽바다를 똑바로 바라보시더라고요. 사실 저렇게 정면에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실례가 될 듯하여 그냥 여기서 찍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길에 서 있는 돌덩이는 뭐냐하면....




전부 코끼리입니다. 이야아. 이렇게 코끼리를 놓은 것도 처음 보았어요.+ㅅ+



이제는 나이를 먹었으니 부모님 쫓아서가 아니라 혼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사찰의 가람배치나, 본존의 차이 등등도 다시 보면 재미있을 테니까요.


...

이렇게 엉뚱하게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역시 회피모드인 겁니다. 으하하하.;ㅂ; 업무가 밀려서 회피모드인거예요. 으하하하하.;ㅂ;



덧붙임.
어제 어머니께 이 절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가본 적 있으시다 하십니다. 제주에서 꽤 유명한 절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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