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본 건 이태원에 있는 카페 Botton에서였습니다.(링크) S랑 같이 놀러갔던 그 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책이 이 책이었거든요. 스륵 훑어보다가 사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기억해두고는 나중에 도서관에서 찾았습니다. 들어와 있는 것이 신기하긴 했지만,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어 편하더군요.

책의 부제는 3191 miles apart입니다. 3191마일이나 떨어진 Vettese, Barnes라는 두 사람이 블로그를 통해 소통합니다. 그날 그날의 일상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를 딱 1년. 그것도 제목 대로 아침의 사진들을 모아 찍어 놓은 겁니다. 어떻게 보면 『다카페일기』와도 비슷하지만, 이쪽은 일일 포스팅이었다는 점과 사진에 대한 그 어떤 멘트도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앞의 서문을 제외하면 오로지 사진만 담아 놓았습니다.

사진의 느낌은 굉장히 부드럽고, 평온하고, 일상적이며 따뜻합니다. 보고 있자면 저도 이렇게 한 장씩 사진을 찍어 올려보고 싶어진다니까요. 물론 저는 게으르기 때문에 사진을 밀려 포스팅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사진을 찍어도 날마다 사진 올리는 것은 어려워요. 게으름을 타파하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날마다 한 장의 서로 다른 아침 사진을 찍는다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 두 사람이 대단해 보일 수 밖에 없지요.

일상 사진, 일상 풍경에 관심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



Maria Alexandra Vettese, Stephanie Congdon Barnes. 『A Year of Morning: 3191 miles Apart』. Prinseton Architectual Press, 2008, US$21.95.

...
솔직히 말하면 서문은 대강 읽고 넘겼기 때문에(영어 울렁증) 더 자세한 이야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하하하;ㅂ;
고양이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은 여럿 있는데, 그 중 가장 열렬하게 달려드는 것은 종이우산님의 책입니다. 정확히는 그 사진에 홀라당 반했어요.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치유되는 것이 사진만 봐도 저절로 너털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음허허허허허허허허~ (...)

농담이 아니라, 이번에 나온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은 마지막의 사진이 압권이더군요. 앞부분의 사진도 절묘한 순간을 찍어 놓은데다 그 각각에 달린 설명 혹은 관련 글도 귀엽다 못해 포복절도 하게 만듭니다.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후르륵 넘겨 보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저는 서가의 압박에 못 이겨 구입을 포기했고, 나중에 이 책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해서라도 구입 만족감을 채우고 싶더랍니다. 아, 고양이 정말 귀여워요!

종이우산님은 이전에 이글루스에 있다 티스토리로 빠졌다고 알고 있는데,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들도 멋집니다.
http://rara1733.tistory.com/
아마 이미 알고 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정말, 책은 사고 싶을 정도로 홀라당 반했습니다. 흑흑흑.


가장 압권은 집사들에게 복음을 내려주신 고냥마마님에 대한 복음서. 아니, 그게 아니라 해도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글들이 가득합니다. 촌철 살인, 절묘한 사진. 둘이 어울리니 흔히 말하는 아빠미소, 엄마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보시어요.-ㅂ-


종이우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북폴리오, 2013, 15000원


정말 사고 싶은 책인데...ㄱ-;;;

제목에 올라간 책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점과 선을 넣었다 뺀 것은 할 말이 상대적으로 덜해서였다고 해두지요. 추천할 만한 책으로 올라간 것은 다카페 일기 정도? 나머지 두 권은 제가 특별히 추천하지 않아도 다들 찾아서 보실테니 말입니다.(아마도..)


마쓰모토 세이초, <점과 선>, 강영길 옮김, 동서문화사, 2003, 9800원
쉐리 콘웨이 어필, <엄마가 딸에게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 권진욱 옮김, 오늘의책, 2000, 5500원
조선희,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노블마인, 2008, 13800원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녹색은 위험>, 이진 옮김, 시작, 2009, 11000원
모리 유지, <다카페 일기>,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09, 15000원


<점과 선>은 미미여사가 책임 편집을 맡았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집의 구입 여부를 확정짓기 전에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골라 읽어본겁니다. 동서 미스테리 북스로 꽤 여러 권이 나와 있는데 뒷면을 보고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 암울할 것 같은 책으로 골랐습니다. 모래그릇이나 다른 한 권(제목을 잊었습니다)은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워 보여서 말입니다. 읽고 나서 알았지만 <점과 선>은 장편이 아닌 중편입니다. 두 개의 소설이 실려 있더군요.
북스피어의 블로그에서 미미여사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녀라 불린다는 글을 보고는 어떤 타입같다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생각한 그대로입니다. 사회적 배경을 뒤에 깔고 있는 심각한 이야기들이 주 내용입니다. 딱히 탐정이라 할 만한 사람이 등장하지도 않고 경찰이나 사건 관계자가 진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요코야마 히데오도 떠오르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작은 사건에 대해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며 보는 사건 조사형 소설이라고 하면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회적 배경이나 관련 이야기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미미여사의 책 중에서는 <화차>, <이름없는 독>, <누군가> 등이 그런 타입이곘지요. <스텝파더스텝>이나 <쓸쓸한 사냥꾼>은 요코야마 히데오씨의 분위기와 더 닮아 있다고 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미미여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범인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실마리를 따라 쫓아가는 그 전개가 좋습니다. 단번에 읽어내릴 수 있는 소설입니다.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는 같은 출판사인지 아닌지 기억은 안나지만 동일 작가(편집자)가 요리책 버전도 냈기 때문에 서가에서 보고는 흥미가 끌려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훑어 보고 말 책이란 느낌이네요. 삽화도 있고 짧은 이야기(훈수;) 모음집이니 읽는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두 번 볼 책은 아닙니다. 레시피는 꽤 재미있었는데 말이죠.'ㅂ'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는 최근 2권이 나오면서 도서밸리에 감상글이 여럿 올라오기에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종이가 요즘 많이 쓰는 약간 도톰하고 가벼운 것이라 들고 다니며 읽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긴 하지만 읽고 나면 입맛이 껄끄럽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지만 어디서 너무 많이 보았던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본 플롯은 하울이며 거기에 츤데레 남자 캐릭터와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둔한 여주인공과 다양한 조연이 섞입니다. 양념으로는 여왕의 기사(김강원), 난쟁이 코, 황새가 된 임금님(둘다 빌헬름 하우프)가 들어갑니다. 작가 서문에 이런 저런 동화의 이야기가 들어간다고 했으니 그냥 저냥 넘어갔지만 참 미묘합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를 모른다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여왕의 기사야 제가 집어낸 것이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눈의 여왕이 소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그러고 보니 G가 소녀마법사파르페를 하고 싶다고 선언한 시점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같은데 원인이 이 책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A를 채집해서 B를 만들어 C하는데 사용하는데 왠지 파르페 분위기도 나거든요.
2권도 도서관에 주문했으니 조만간 리뷰가 올라갈 겁니다. 부디 2권은 조금 더 낫기를.


녹색은 위험. 이 책을 왜 도서관에 신청했는지는 잊었습니다. 아마 어떤 추리소설과 연관해서 이 책을 소개해서 그렇지 않았나 싶은데 어제 아침부터 붙잡고 있다가 저녁 때 다 읽었습니다. 엔딩 부분은 애거서 크리스티와 비슷하지만-활동시기도 비슷한가요-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더 쓰다보면 내용폭로가 될 것 같아 넘어갑니다.
탐정역을 경감이 맡다보니 모스 경감 시리즈와도 닮아 있는데요(사실 모스 경감 시리즈는 딱 한 권만 봤습니다;) 커크릴 경감은 업무 중엔 상당히 무섭습니다. 특히 해결해 나가는 부분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봤더니 은근히 무섭습니다. 이런 경감님께 걸리면 벼랑끝에 내몰린 기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던데요.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고는 몇 마디 더 덧붙이겠습니다. 그 사이에 아마 올리버 색스 책 한 두 권은 더 읽을테니 리뷰 올릴 때 같이 쓰지요.


다카페 일기는 사진집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사진 에세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모아 출간한 책(저자 직업이 사진작가)이고 사진마다 아주 짧은 설명이 붙어 있으니 사진 에세이라 부르는 것이 맞겠지요.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을 여럿 보았지만 그 상당수는 글맛이 부족해서 한 번 보고는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았던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다릅니다. 사진의 느낌이 좋습니다. 사진을 찍고 설명을 단 것이 블로그 운영자인 모리 유지고 피사체는 딸과 아들, 아내, 또 다른 식구입니다. 즉, 가족입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찍어 사진으로 담은 건데 보고 있자면 배시시 웃게 됩니다.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보게 되는 책. 게다가 사진에 달린 설명이 촌철살인에 정확히 핵심을 찌르고 있어서 더 재미있습니다. 뒷부분에는 아내가 쓴 짧은 이야기도 있고요. 기분이 울적하다거나, 사진을 찍고 싶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처음엔 카페라길래 정말 카페 이야긴 줄 알고 봤다가 개인 일기라고 해서 일상 생활의 간단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인물 사진이 대부분이라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잡고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마음정화용으로 갖다 놓아도 좋을겁니다.
단, 아이들 이름을 바다, 하늘이라고 번역한 것은 상당히 걸렸습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지기도 하고 원래 어떤 이름이었을지 짐작이 가니까(바다=우미, 하늘=소라) 그냥 봤지만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고 싶더군요. 그냥 우미, 소라로 두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애 이름이 유키였다면 눈이라고 했으려나...

 


오늘도 신나게 도서관 서가를 뒤져 책을 찾아오렵니다. 올리버 색스가 지은 책 중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어서 빌려오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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