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제주를 돌다보면 해안을 따라가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해안 도로를 따라 움직이려고 노력했지요. 그 노력의 결과 사진들입니다.-ㅂ-



제주의 가로수에는 이런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도 많았는데, 이름을 모릅니다. 가로수뿐만 아니라 그냥 울타리 나무로도 많이 심더군요.




이건 어디더라, 싶었는데 바로 떠오르네요.
G가 가보고 싶어했던 봄날 카페입니다. 카페랑 게스트하우스가 같이 있다는데, 9시에 차를 끌고 여기 도착하니 10시 전. 아직 열지 않았더라고요.^-T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주 서쪽 바다입니다. 더 정확히는 북서쪽쯤..?




이건 오설록티뮤지엄 뒷 정원이고...




오설록을 나와 김영갑 갤러리로 가는 길 초입에는 다원이 가득합니다. 이 도로가 제주 남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인데, 1132번이었나. 주요 도로인지 안내판에 자주 등장하더군요.




여긴 제주 동쪽 바다. 남쪽 바다는 약천사에서 본 것이 전부입니다. 저녁 먹으러 들른 어느 집 앞바다예요.




멀리에는 풍력 발전기가 있습니다.
근데 어떤 풍차는 돌고, 어떤 풍차는 멈춰 있던데 왜 그런건가요. 아무래도 풍력 발전 관련 자료들을 찾아 보아야 할 듯합니다...?




여긴 어디더라. 이 주변에는 이런 저런 카페가 많은데 다 저녁 8시-20시면 닫습니다.-ㅂ-
원두를 갈아 넣은 커피쿠키였는데 초코칩이 달아서 초코칩만 강렬히 남았습니다. 커피 맛은 그냥 저냥. 전 진한 커피가 더 좋아요.-ㅠ-




마지막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아침.
달걀은 아예 판째 올려 놓아 알아서 부쳐먹게 되어 있더군요. 취향대로 기름 안 두르고 반숙으로 적당히 익혔습니다. G는 앞 뒤 모두 익혔고요.-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불쑥 나와 있는 곶 같은 곳에 잠시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멀리 풍력발전기도 보이네요.




썰물 때인가봅니다. 모래톱이 나와 있으니 밟아주는 것이 예의..(...)




모래가 의외로 단단하더라고요? 물을 머금고 있어 그런가봅니다.




이 주변에도 상당히 발전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 주변, 바다색도 상당히 예뻐요.
라고 쓰고 대강의 위치를 찾아보니 월정리에서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곳입니다. 월정리 해수욕장 바다 색이 예쁘다고 G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김녕항 주변 어드메라고 추정합니다. 이 주변에는 돌고래를 보기 위한 코스 같은 것도 있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그냥 지나갑니다. 지나가다보니 또 정자가 있는데, 옆에 비석이 있습니다. 제돌이를 풀어준 곳이 이 근처 바다인가봅니다.




이 때는 바다가 상당히 거칠었는데, 태풍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프란체스코(카였나;)가 이 때 한창 일본을 지나가고 있었을 겁니다...ㄱ-;




가다보니 갈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근처에서는 바람을 타며 글라이딩을 하고 있어! 으헉; 바람타고 갈매기들이 노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신기하더군요.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저렇게 한 자리에서 위 아래로만 움직이며 떠 있더군요. 이야아, 조금 부럽다...;ㅂ;




이쪽도 다 그렇게 놉니다.





공간적 장소를 훌쩍 뛰어 넘어, 이건 공항 가기 직전에 들렀던 삼양 검은모래해변.
모래가 앞서와는 달리 거뭇거뭇합니다. 아주 새까만색은 아니고, 그림자색에 가까운 그런 검은색입니다. 현무암모래가 섞여서 그렇다는군요.




모래가 검어서 사진도 어둑어둑합니다...-ㅂ-;



이걸로 (아마) 제주도 사진은 끝!



포인트는 맨 마지막 사진의 포동한 엉덩이와 삐져나온 옆구리살.



낚시 의자는 Sh님께서 제공한 홍콩의 과일젤리 통.
들고 있는 낚싯대는 책갈피.
거기에는 지난 주중에 바느질하면서 썼던 실이랑, 교토의 아주 유명한 바늘을 달아 놓았음.
바늘을 담그고 있는 곳은 연못(!)이나, 물고기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대신 박테리아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됨.

팔짱을 끼고 있는 건방진 자세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무료무료한 일상.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주워가야하는데 그런 할아버지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는 것이 문제.-ㅁ-/



이럴 때는 태상노군이나 양전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의 사진입니다. 자라는 것 보면 콩나물 자라는 것 같더군요. 아침에 볼 때랑 저녁에 볼때랑 줄기 길이가 다릅니다.;




10.13
지난번에 헷갈렸는데, 사각병이 백련, 육각병이 홍련입니다. 아, 육각이 아니라 팔각이었나?
자라는 속도는 백련이 훨씬 빠릅니다.





그 며칠 전에 싹이 나오더니 벌써 뻗고 있더군요.




그에 반해 홍련은 이제 싹트기 시작합니다. 양쪽 병의 차이는 물 용량뿐인데.;




10.14
옆에 놓고 비교하면 확실히 백련이 빨라요.




10.16 아침.
15일에는 빼먹고 안 찍었습니다. 백련 줄기들은 이미 병 밖으로 탈출 시도.




콩나물보다는 숙주를 닮았나.-ㅅ-;




홍련은 아직 꼬물꼬물.




10.17 아침
아침 출근 전에 찍거나, 밤 취침 전에 찍거나인데, 이날은 아침에 찍었습니다. 왼쪽의 홍련 줄기 중 하나는 이상하게 끝이 말랐습니다. 같은 씨앗에서 나오는 다른 줄기를 기대해야하고. 그 사이 백련은 줄기가 휘청거립니다.




백련.




홍련.




10.18 아침.
백련은 이제 쓰러집니다. 홍련은 아직 애쓰고 있네요.




19일은 건너뛰고 20일 밤.
백련은 이제 콩나물을 넘어서, 미안하지만 조금은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병을 바꿔줘야 할까봐요. 집에 적당한 유리병이 있던가?




태공의 키랑 비교하면, 태공의 실물을 보신 분들은 대강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리고 저 병 둘 다 원래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딸기잼병입니다. 보통 왼쪽의 육각은 보통의 잼병 크기고, 오른쪽은 그보다 조금 큽니다. 사각병은 아마 우유팩 정도 높이일까요.




백련도 두 번째 줄기가 나올 채비를 합니다.




홍련은 줄기 두 개 끝부분이 말라서, 두 번째 줄기를 기다립니다. 다른 건 그래도 잘 크고 있습니다.




역시 20일의 사진인데, 이렇게 보면 양쪽의 줄기 수는 아주 많이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오른쪽이 더 굵어보이고 씨앗이 커보이는 것은 눈의 착각입니다. 병과 물이 렌즈 역할을 한 것 같군요.




21일.
허허허허허허. 조만간 괴수영화 찍어야 할 것 같아.ㅠ_ㅠ

하지만 생협 분들의 리퀘스트를 받은 고로 조만간 태공과의 설정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 실만 있으면 되니까 이번 주말쯤 만들어 올리지요.


광화문 앞 하늘에 양떼들이 깔렸습니다.

..
이걸 보고 정말로 양떼 구경하러 나오시진 않겠지요?;




하늘에 넓게 구름이 깔렸는데 태풍의 영향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은 아침 노을도 꽤 짙었지요.





하지만 저 구름을 보고, "저게 양떼라면 양털 깎아다가 굵은실을 만들어 방직랭크를 올릴 수 있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하.;ㅂ; 갑자기 마비노기 하고 싶네요. 하하하하하.;ㅂ;
이 책을 처음 본 건 이태원에 있는 카페 Botton에서였습니다.(링크) S랑 같이 놀러갔던 그 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책이 이 책이었거든요. 스륵 훑어보다가 사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기억해두고는 나중에 도서관에서 찾았습니다. 들어와 있는 것이 신기하긴 했지만,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어 편하더군요.

책의 부제는 3191 miles apart입니다. 3191마일이나 떨어진 Vettese, Barnes라는 두 사람이 블로그를 통해 소통합니다. 그날 그날의 일상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를 딱 1년. 그것도 제목 대로 아침의 사진들을 모아 찍어 놓은 겁니다. 어떻게 보면 『다카페일기』와도 비슷하지만, 이쪽은 일일 포스팅이었다는 점과 사진에 대한 그 어떤 멘트도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앞의 서문을 제외하면 오로지 사진만 담아 놓았습니다.

사진의 느낌은 굉장히 부드럽고, 평온하고, 일상적이며 따뜻합니다. 보고 있자면 저도 이렇게 한 장씩 사진을 찍어 올려보고 싶어진다니까요. 물론 저는 게으르기 때문에 사진을 밀려 포스팅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사진을 찍어도 날마다 사진 올리는 것은 어려워요. 게으름을 타파하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날마다 한 장의 서로 다른 아침 사진을 찍는다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 두 사람이 대단해 보일 수 밖에 없지요.

일상 사진, 일상 풍경에 관심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



Maria Alexandra Vettese, Stephanie Congdon Barnes. 『A Year of Morning: 3191 miles Apart』. Prinseton Architectual Press, 2008, US$21.95.

...
솔직히 말하면 서문은 대강 읽고 넘겼기 때문에(영어 울렁증) 더 자세한 이야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하하하;ㅂ;
사진의 묘미 중 하나는 순간포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범고래가 점프하는 장면을 담아낸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저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사진기를 꺼내드는 것은 포기하고 눈으로 담아둡니다. 하지만 파인더를 잘 들여다보면, 그리고 많이 찍다보면 그런 순간포착의 기회를 만날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순간포착의 사진들을 모아 놓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길고양이를 못 만나는 것은 아닌데, 가끔 눈이 마주쳐도 그것뿐이고 그런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엊그제도 운동하러 나갔다가, 작은 골목 옆을 지나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순간 돌아보니, 그 골목 입구에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새초롬하게 앉아 있다가 저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멈추니 이상해서 쳐다보았나봅니다. 더 쳐다보면 실례일 것 같아 조용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
그러니까 그런 순간을 포착하지는 못한다니까요.;ㅁ;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는 분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분은 두 분. 한 분은 종이우산님, 다른 한 분이 고경원씨입니다. 고경원씨는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시는데, 닉을 쓰다가 나중에 책을 내면서 실명으로 바꾸셨더군요.
두 분의 사진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둘다 순간포착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다는 점은 같지만 고경원씨의 사진은 약간 거리감을 두고 고양이들과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치면, 종이우산님의 사진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길고양이의 스냅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입니다. 직접 보시면 조금 다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중, 밝은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종이우산님의 책을, 그 속내와 어려움, 길에서 살아가는-그러니까 노숙묘(...)로 지내는 고단함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쪽이 나을 때는 고경원씨의 책을 추천합니다.
(왜 한 분은 님이고 한 분은 씨이냐 하면; 대개 본명에는 님보다는 씨를 붙이거든요.-ㅁ-; 닉에는 님을 붙이는 것이 습관이 들어 그렇습니다. 닉으로 썼다면 님이라고 붙였을 겁니다.)


G는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군요. 고양이의 사진을 담고는 있지만 어둡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여과없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길에 있는 고양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B님이나 C님이면 꽤 좋아하실듯.
표지 사진은 정말 순간포착이 환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나와 있지만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밀크티가 보고 싶었지만, 어느 해 눈이 많이 온 뒤로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는 말에 사진만으로 만족합니다. 정말 털 색이 밀크티인데..;ㅁ;



고경원.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앨리스, 2013, 15000원.


앞서 올렸던 어떤 책과 이 책의 가격이 동일하군요. 끄응.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으렵니다.


고경원씨의 책은 첫 책(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부터 다 보았는데 벌써 그 책이 10년인가요. ...;ㅁ;
말하자면 이 책은 프로젝트 보고서입니다.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 진행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옛날 옛날, 센다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구 100명 남짓의 작은 어촌이었지요. 그 섬은 주로 굴양식을 하고 있지만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섬에는 고양이들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는 날이면 여러 잡어들을 고양이들에게 던져주었고, 고양이들은 그 물고기들을 얻어먹으며 포동포동 살이 쪘습니다. 다른 섬들과 다를 바 없던 그 섬은 그 때문인지 고양이 섬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부들에게 물고기 받아 먹는 것에 익숙한 섬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갔고, 낯선 사람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와 몸을 비볐습니다. 붙임성이 늘어난 거죠.
몇몇 고양이 블로거들이 이 섬을 고양이섬이라 소개한 뒤에, 여러 관광객들이 고양이들을 보러 섬에 다녀갔습니다. 그리고 이 섬은 고양이 섬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섬의 이름은 다시로지마입니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앞바다에 있다는 군요.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선로가 미처 복구되지 않아 가는 방법이 조금 더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하여간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도쿄에서 센다이까지는 신칸센으로 2시간 안 걸리니 그리 멀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보통 열차로 갈아타고 이동한 다음 페리로 섬에 들어가야 합니다. 근데 그 페리가 하루에 세 대 밖에 없다는군요. 그리고 이 당시에는 보통열차를 이용할 수가 없어서 다른 곳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해 페리를 탔다고 합니다. 복잡하지요.

고양이 섬이 쓰나미 이후의 재건 프로젝트 모델이 된 건 꽤 특이한 사항 때문입니다.
쓰나미에 대한 복구보다 후쿠시마의 원전(-_-++)이 더 주목을 받자 재건 지원비도 그랬습니다. 쓰나미에 굴 양식장의 기반 시설이 모두 망가져서, 그 때문에 이 작은 섬이 입은 피해는 9800만엔이었답니다. 10억원이 넘는 돈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피해 상황이지 복구에는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하지만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쓰나미 이후에 이미 사람들도 떠나가서 60명으로 인구가 줄어든 작은 섬에 지원이 오려면 한참 멀었잖아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1인 1구좌,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것을 기획합니다. 자세한 것은 책에 나오니 찾아보시면 될테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모금을 완료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한 '보상'이 굴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4년 뒤에 보내주겠다고 했다고요. 비용모금할 때도 아예 굴 양식 기반 사업들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네요. 즉, 고양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겠다는 모금이 아니라 고양이섬을 살리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는 겁니다. 물론 지원한 사람들도 그에 동의했고요. 고양이섬이 살아나야 고양이들도 살 수 있을테니까요. 물고기를 얻어먹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고기잡으러 나가지 않으면 먹이를 더이상 얻을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산에 있는 여러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쪽에 사는 고양이들은 주로 사료를 먹는다지만, 섬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그 사료도 댈 수 없을테니까요.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그런 프로젝트 이전의 이야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프로젝트 모금 성공 후에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갈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말 보고서 수준이긴 하지만 고양이들의 흑백 사진이 많습니다. 고양이들의 분위기만 본다면 딱, 미코노스섬의 고양이들 같아요. 그리스의 고양이는 사람의 손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지요. 그런 분위기가 이 책의 사진에서도 묻어 납니다. 이 고양이섬의 고양이들이 더 살갑지만 말입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가기가 쉽지 않지만 나중에 재건이 된다면 멀더라도 가보고 싶습니다.


이시마루 가즈미. 『고양이 섬의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오지은 옮김, 고경원 해설. 문학동네, 2013, 1만원.


이 책을 삼으로써 고양이섬에 도움이 된다면 저도 덥석 물고 싶습니다.+ㅅ+


2013. 4. 10. 수.




2013. 4. 10. 수. 같은 날, 조금만 더 걸어서.




2013. 4. 10. 수. 신촌의 봄.
적고 보니 같은 날이네요. 그날 오후.




같은날, 같은 자리.
아마 오늘 벚꽃은 더 피었을 겁니다. 만개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피었을 거예요. 이번 주말은 신촌 벚꽃 축제일.




2013. 4. 11. 목. 경복궁 서쪽 화단. 상당히 힘을 줬더군요.




이거, 상당히 비싼 꽃 아니던가요.; 팬지가 아니라 비싸 보이는 꽃을 심다니!




게다가 여기엔 라넌큘러스를 심다니! 한 송이도 아니고 잔뜩 심었더군요.
이 글 쓰면서 처음으로 라넌큘러스의 철자를 알았는데, ranunculus입니다. 말할 때마다 혀는 꼬이지만 꽤 좋아합니다.:)
원래는 이 책말고 다른 책들 리뷰를 함께 올리려 했는데, 요 며칠 간 읽은 책이 하나같이 별도 리뷰를 올려야 하는 책이라 단권으로 올립니다.

일단 T님. 이 책 보시면 낚이실겁니다. 그러니까 음향기기와 카메라 양쪽에..;....

다카페 일기는 1-2권 모두 한국에도 번역 출간되었고, 나름 팔렸다고 기억합니다. 속 다카페 일기가 나온 걸 본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번역이 빨리 나왔더군요. 하기야 번역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나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번 권에서도 딸 아들 이름이 바다 하늘로 그대로 나왔군요. 앞서 그랬으니 바꿀 수도 없었겠지만 아쉽습니다. 그리고 리뷰 쓰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몇몇 부분에서 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하;

속편에서도 여전합니다. 우미는 슬슬 오타쿠가 되어가고 소라도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1권 앞부분에는 등장도 하지 않았던 소라가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시간은 참 빠릅니다. 그리고 짐작했지만 집안의 다른 식구도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B님이 처절하게(!) 낚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교보에서 가져온 3권 표지입니다. 책 자체는 다이어리 등에 사용하는 천으로 커버를 해서 손에 잡는 느낌이 좋고, 아래의 하얀부분은 띠지입니다. 띠지를 꽤 굵게 둘렀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 세 권을 나란히 꽂았을 때 상당히 예쁩니다. 신경써서 디자인했지요.
아니, 그건 일단 넘어가고. 중요한 것은 저기 보이는 멍멍이 세 마리입니다. 나이순으로 나란히 앉아 있네요. 맨 왼쪽이 우미, 그 옆이 와쿠친, 그 옆이 단고(당고?), 소라와 카모메입니다. 자, 그러니 B님은 이 사진에 낚이시어 책을 지르소서.(...) 도서관에 들어와 있을 것으로 추정하니 빌려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원서는 아주 비싸거든요.ㄱ-; 하드커버라 가격이 상당합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이번 권에서도 다카페의 소소한 일상이 올라왔습니다. 게다가 베스트샷이라 할만한 유쾌한 사진들이 많아요. 보고 있노라면 토끼 사진을 모아 한 줄 코멘트를 달면 이렇겠다 싶은 정도? 게다가 T님이 좋아하시는 아웃포커싱 사진입니다. 하하하; 카메라에 대한 언급은 1권인가 2권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 홈페이지에 있었나. 홈페이지 주소는 http://dacafe.petit.cc/ 이니 들어가서 보시어요.


이번 책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ㅅ/


모리 유지. 『다카페일기 3』,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12, 15000원.


공방에서 책을 만들다보면 완성을 몰아서 하게 됩니다. 한꺼번에 왕창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가봅니다. 예전에 월야환담 채월야의 소형책을 만들 때, 스무권이 넘는 책이 한 번에 나왔습니다. 그 뒤에 수첩 대량 제작한 것도 그렇고 지난번에 완성했지만 책등을 아직 찍지 못한 여섯 권(...)도 그렇고. 그 여섯 권 중 네 권은 행복한책읽기에서 나온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이고, 두 권은 19세기 자장가입니다. 아우....!! 이것도 완성 빨리 해야하는데 금박 수업 진도가 안나가요.;ㅁ; 금박 하기가 귀찮다고 내버려 둔지라 그런가봅니다. 이번에 양피지 표지의 포트폴리오 완성하면 금박이랑 모자이크 수업도 빨리 진도 빼야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이번에 완성한 책은 네 권입니다. 포트폴리오 세 권에, 노트 한 권. 포트폴리오는 네 권을 동시에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양피지 가는데 시간이 걸려 다른 네 책이 완성될 때까지 진도가 반도 못 나갔지요.-ㅂ-; 양피지도 거의 다 갈았으니 이제 진도가 빨리 나갈겁니다. 포갑 표지를 어떻게 만들건지만 구상하면 되는군요.




작년보다 완성도가 떨어져서 눈물짓게 만든 Carneval di Venezia. 작년 버전은 여기에 있습니다.(링크)




앞면은 괜찮은데 뒷면이 지저분합니다.-_-; 제작 과정의 문제였어요. 어헝헝....
원래는 작년과 같은 판형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만들다 실수로 가로가 길어졌습니다. 작년 책은 세로가 길었지요. 이런 실수는 적당히 넘어합니다.(먼산)




작년에는 면지가 분홍이었지만 올해는 하늘색입니다. 같은 종이에 색만 달라요. 그리고 저 강렬한 눈빛의 아저씨가 맨 앞입니다. 그래도 1년 되기 전에 완성해서 다행입니다.;;




이것이 노트.-ㅁ-; 발단은 북바인더에서 G가 노트를 보고 홀린데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가격을 용납할 수 없어서 '내가 만들어줄게'라고 호언장담한 게 전개, 절정은 노트 완성, 결말은 G에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크기가 조금 작아서 괜찮을까 했는데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제작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으니 여러 권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자승자박, 혹은 제무덤 자기가 팠다고 합니다.




이 책의 면지는 노랑입니다. 붙이고 나서 꽃분홍으로 할걸 그랬나 싶었지만, 뭐, 그럼 하나 더 만드는 거죠.
G의 요구에 따라 만드는데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두께는 얇게 하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표지 판지는 일러스트 보드를 썼습니다. 속지는 결이 있는 콩코르지 분홍색입니다. 파랑하고 회색종이도 있는데 이번에 왕창 만들어볼까 싶군요. 대량 제작의 유혹이 몰려옵니다.




이건 표지를 따로 안 찍었는데, 예전에 찍었던 인형 사진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 외의 사진과 필름은 상당수 폐기처분했습니다. 제대로 찍히지 않은 것이 상당히 많아서, 마음에 드는 몇몇 사진이랑 필름만 남겼지요. 그리고 몇몇 사진이라고 해봐야 열 장 남짓이고, 그 외의 사진들은 다 포트폴리오로 만들었습니다. 이게 세 번째 포트폴리오네요. 사진 배경은 창경궁이고 아마 3년쯤 전에 찍은 사진 일겁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화지(和紙: 일본종이)를 이용해 표지를 꾸몄습니다. 맨위 연두색이 매화,, 그 아래는 푸른 단풍잎, 그 아래의 푸른색과 분홍색은 벚꽃, 그 아래는 가을 갈대, 여름 금붕어, 여름 느낌의 벚꽃, 맨 아랫줄은 녹색 부채, 억새랑 패랭이 꽃인가 그렇고 그 옆이 모란,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은 잣나무입니다.




면지는 또 우키요에.-ㅂ-;;; 아마 호쿠세이의 파도를 모티브로 만든 화지일겁니다.




속의 내용은 에도 100경이라는 주제의 우키요에 엽서입니다. 엽서첩에는 열 장인가 들어 있었는데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뽑아 계절의 순서대로 배치했습니다. 아마 여덟장 정도일겁니다. 사진은 여우불. 여름과 가을의 경계쯤일겁니다.



지금 제작하고 있는 책들은 또 언제 완성될지 모르겠네요. 아,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만들었던 책 한 권도 사진 안 찍었는데.-ㅁ-; 그건 천천히 올리겠습니다. 지금 만드는 책들은 겨울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지만, 두 권은 만들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프로젝트(...)가 크기 때문에 언제쯤 완성될지 가물가물합니다. 열심히 만들어야지요.
This is SparCaneval di Venezia!!!!!!!!!!!!!!!!!!!!!!!!!!!!!!!!!!!!!!!






를 찍었다는 것은 것은 아닙니다. 넵.; 그냥 써보고 싶었어요.;;


절세마녀님의 생일이벤트에 당첨되어 베네치아 카니발 사진을 받았을 때, 사진 잘 받았다는 댓글과 함께 그걸로 모종의 작업을 벌일 것이라는 예고(?)를 했더랍니다. 그리고 그 작업 결과물이 어제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결과를 보고합니다.'ㅂ'
트랙백을 걸려고 해당글을 찾아보았더니 작년 9월 말의 글이었군요. 사진 도착 시점을 생각해도 아하하하하하하; 너무 늦었습니다. 1년을 채우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만 팍팍 드는군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은 음 .... 아니, 뭐, 변명의 여지가 없지요. 중간에 포트폴리오 제작 말고 다른 작업에도 손을 많이 댔거든요.;




실제 색은 검정. 제대로 찍었어야 하는데 못찍었습니다.;ㅂ; 햇살 좋은 날 카페에 들고가 찍던지, 밤에 형광등 아래서 찍으니 이렇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글자가 그럭저럭 보인다는데 위안을 삼지요. Carneval이라는 문자가 앞표지에,




위의 di는 잘 안보이지만 뒷표지는 di Venezia입니다. 카니발 디 베네치아. 베니스 사육제죠. 영문으로 쓸까 하다가 괜히 이탈리아어로 해보고 싶어서 위키를 뒤졌습니다. 철자가 틀렸다면 .... 그냥 웃지요. 훗.




표지를 펼치면 이런 현란한 종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검은색 책이니 화려한 면지도 잘 어울리는군요.'ㅂ' 평소 제작하는 책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손이 가지 않을 색인데 붙여놓고 보니 은근 마음에 듭니다. 후후후.




첫 사진은 당당히 저것.




미모는_세계를_구한다.jpg

이 아가씨가 어떻게 컸을지 궁금하지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테고...;ㅂ;
하여간 소중한 것은 맨 앞이 아니라 그 뒤에 놓는 법입니다. 그 뒤에 세 장이 더 있습니다.




사진 다섯장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니 보통 포트폴리오 만들듯이 한 장에 붙이면 책 두께가 안나옵니다. 그런고로 두꺼운 종이 두 장을 써서 아랫종이에 사진을 붙이고 그 위에 마운트를 파서 올립니다. 마운트(구멍)는 수직으로 판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는 잘 안 찍혔지만 사선으로 팠습니다.(먼산) 그렇게 파는 기구가 있더군요. 수직으로 판 자리에 그걸 써서 다시 저며주면 사선으로 잘라집니다. 그걸 써서 액자 형태를 잡아주는 윗종이는 45도 각도로 정리했지요.




사진만 두면 분명 어딘가에 봉투채 모셔져 있을테니 자주 볼 수 있게 아예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보면서 베네치아 여행의 꿈을 키워보겠다는 거죠. 과연 부실한 무릎을 들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ㄱ- 지금부터 10만원짜리라도 작은 적금 들어서 5년 부어두면 뭐, 나중에 언젠가는 퍼스트 클래스 타고 갈 수 있겠지요.(...)


(사진은 김영갑 사진전 입장권. 알았다 7 티켓은 이후에 사진 찍어 맨 뒤에 첨부하겠습니다.-ㅁ-)


미루고 미루었던 김영갑 사진전 리뷰입니다. 사진에도 날짜가 찍혀 있지만 7월 2일에 다녀온 것이니, 그래도 7월을 넘기지는 않고 글 올리게 되었네요. 낮에 갔기 때문에 관람료 50% 할인을 적용받아 1천원에 보았습니다. 시간이 오후 8시로 되어 있는데 아닙니다.-ㅂ-;

충무 아트홀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즈음 날씨가 엉망이라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이날도 비가 올려다 말려다 했지요. 어쨌건 1층 로비 안쪽에 있는 전시실에서 했고 제가 들어갈 때는 또 마침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감상기는 쓸 필요 없다 생각하고, 그저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시금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도 가고 싶었지요. 드라마나 영화를 따라가는 도쿄 여행도 좋지만 이 사진을 찍은 곳을 찾아가는 여행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딱히 여름이나 가을, 봄이 아니어도 언제든 제주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전시실에 서서 주변 360도를 돌며 사진을 보고 있자니 뭔가 뭉클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감동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바람이 찍힌 사진도 몇 보였습니다. 아우, 정말 제주도 여행 가고 싶다니까요.ㅠ_ㅠ 내년이나 후년 쯤엔 갈 수 있으려나...



그리고 제목에 적힌 알았다 7. 지난 토요일에 잘 보고 왔습니다. 예매부터 시작해 번거로운 일을 맡아 해주신 마스터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ㅆ< 원 제목은 교향시편 에우레카(유레카) 7인데 Eureka는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그 단어 아닙니까. 그래서 멋대로 알았다 7이라고 부르는 겁니다.-ㅁ-;
7의 극장판 이야기는 올 초부터 듣고 있었는데 등장인물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듣고는 마법기사 레이어스 같은 건가 싶었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TV판과 OVA가 그랬지요. 등장인물은 같지만 얼굴만 같고 내용은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7은 조금 다릅니다. 본편인 TV판을 보지 않아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본편인 TV판을 보고 보았을 때와는 감상 포인트가 상당히 차이납니다. 본편에 대한 온갖 패러디가 넘쳐 나기 때문에, 그리고 본편의 등장인물이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본편에서 닭살 모드를 보고 싶다 생각한 몇몇 커플들의 등장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고로 아래는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입니다. 접어 두고 흰 폰트로 바꾸어 둘테니 궁금하신 분은 열고 나서 긁어보세요. 당연히 극장판과 TV판에 대한 내용폭로가 있습니다.


기억나는대로 주워 쓰고는 있는데 이정도입니다. 어쨌건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DVD가 나와준다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까요. 아니, 특전 부록으로 니르바쉬와 디엔드 유생 세트를 준다면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이 예약들어갑니다. 다음 여행 때까지 부디 니르바쉬와 디엔드 인형이 아키하바라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흑. 그 뿌이뿌이하는 울음소리에 웃음이 피실피실 흘러나오곤 했으니까요.

아마 TV판을 본 사람들만 모아서 상영회를 한다면 다들 미친듯이 배를 잡고 굴러다닐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후후후. 그러니 듀시스님과 마스터님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ㅁ-;

저는 사진도 좋아합니다. 찍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사진 전시회를 직접 찾아가서 보는 일은 굉장히 드뭅니다. 없다고 적으려다가 조만간 고 김영갑씨의 사진전을 보러 충무아트홀에 다녀올 생각이라 굉장히 드물다고 고쳐 적었지요.-ㅁ-;
좋아하는 사진은 주로 풍경입니다. 사람 사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예외라면 ... 어, 참치군의 사진.+ㅅ+ (...)

잠시 이상한 소리를 했으니 돌아와서..

대학로에 갔다가 반짝 사진전을 하는 것을 보아서 홀랑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글자가 위험하게 머리 위를 왔다갔다 하고 있긴 한데, 이런 전시회였습니다.


4번 출구쪽에서 하고 있었는데 길을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사진을 보고는 카메라를 들어 마음에 드는 사진들만 몇 찍었습니다. 좋아하는 사진만 찍다보니 이런 판넬을 구해 방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 가장 서재에 걸어두고 싶은 사진은 김영갑씨의 사진. 그리고 이런 천문 사진들도 좋습니다. 잘 찍은-혹은 잘 만든-천문 사진을 구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이 전시회는 아마 기습전시회로 옮겨가며 하는 모양입니다. 4번 출구로 나가는 길목에 한 것은 그쪽이 서울과학관으로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여간 그날 하루만 봤고 그 다음날에는 이미 치우고 없었습니다.

딱 한 장만 올려봅니다.


지구 사진과 달 사진 중에서 어떤 것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이걸 올렸으니 전 달을 더 좋아하나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딱히 세라문인건 아니라능!


밤에 찍은 지구 전체의 모습은 아마 편집 가공이겠지요. 아니, 여기에 전시된 사진은 다 편집을 거쳤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예쁘지 않을까 하는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과학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판넬 하나쯤 집에 가져다 두는 것도 멋질겁니다. (오촌)조카에게 하나 선물하고 싶은데 이런 선물은 사실 본인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지 받는 상대의 상황-걸어둘 곳이 없다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거나;-하는 것은 눈 감아 버리기 일수죠. 다음에 슬쩍 물어본 다음 괜찮다 하면 보내볼까 합니다.

어딘지 아시는 분이 있다면 쉿! -ㅅ-
  

진동선, <사진가의 여행법>, 북스코프, 2008
김연, <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 한겨레출판사, 2007

사진가의 여행법은 지난주에, 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는 이번주에 다 읽었습니다.

사진가의 여행법은 교보에서 신간 검색을 하다가 찾은 책이고 딸과 함께~는 한겨레출판사의 도서목록을 보고는 흥미가 생겨 빌려온 책입니다. 둘다 도서관 출신입니다. 하핫; 모종의 이유로 도서 구입은 한 동안 미루고 있고 도서 구입이 가능한 자금(약 8만원)도 나중을 위해 남겨 두었습니다. 조만간 바쇼의 하이쿠 기행을 구입하지 않을까 싶지만 말입니다.

두 책은 조금 닮아 있습니다. 여행지가 유럽이라는 것, 부녀/모녀의 여행이라는 것-하지만 후기를 보니 사진가의 여행은 부녀만의 여행이 아니라 대 인원의 여행입니다-. 하지만 열흘 남짓의 여행과 두 달의 여행은 아무래도 차이가 날 것이고, 정확한 목적이 있는 여행(사진: 사진가의 여행법)과 배낭여행에 가까운 유럽여행은 다를 수 밖에 없지요. 제 취향은 전자입니다.

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가 제 마음에 들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 여과 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딸과의 다툼과 화해, 짜증, 신경질, 화 등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읽는 제가 답답하다고 할까요. 게다가 딸이 쓴 일기를 그대로 적다보니 초성체 남발과 애들 단어까지 실렸습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그런 쪽에 예민한 제게는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진솔한 여행기이니 여행의 모든 것을 보고 싶은 분이라면 괜찮습니다.


사진가의 여행법은 가격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18000원이라는 고가임에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사진가인 아버지와 사진가를 희망하는 딸의 여행기다보니 실린 사진 하나하나가 다 멋집니다.
여행의 목적도 간단합니다. 사진찍기. 저는 처음에 읽을 때만해도 아버지와 딸 둘만 유럽여행을 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역시, 일행이 있었군요. 정확한 인원은 기억나지 않지만 다인승차를 빌려 프랑크푸르트부터 시작해 로맨틱 가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두루 거쳐 남 프랑스, 프로방스, 그리고 파리로 해서 다시 독일로 돌아옵니다. 렌터가가 있으니 가능한 경로라 생각하는데 유가가 비싼 지금은 아마 경비가 엄청나게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에 100km 넘게 이동하는 것은 예사거든요. 사진이 목적이다보니 목적지도 그에 맞춰져 있습니다. 로맨틱 가도야 유명하기도 하고, 남프랑스는 니스를 포함해 아비용, 아를 등 유명 지역과 세계 최초로 사진에 찍힌 곳-사진 발명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까지 사진과 관련된 곳을 열심히 다닙니다. 길 위의 사진들과 골목길의 사진들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올 컬러다보니 책이 무겁긴 하지만 판형이나 지질도 좋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없을리 없지요. 보고 있으면 사진기를 들고 뛰쳐나가고 싶습니다. 게다가 아주 친절하게, 책 말미에는 여행시에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주의해야할 점도 적어두었습니다. 메모리는 고용량이 좋다는 것, 가능하다면 미니 노트북을 들고 가서 사진을 자주 옮겨 담아 메모리 부족으로 사진을 못 찍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 다양하게 찍고 싶다며 카메라나 렌즈를 바리바리 싸가면 짐만 된다는 것. 살이 되고 피가 되고 돈이 나가는 충고들입니다.(먼산)
제본문제상 사진 가운데가 찝혀 보이는 것도 아쉽습니다. 완전히 펼쳐지는 타입의 실제본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책이 튼튼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여행기를 보고 있자니 정말 달려 나가고 싶습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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