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역에 가니 오타루행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입니다. 잽싸게 잡아타고 보니 자리가 없네요. 그래도 30-40분 밖에 안 걸리는 만큼 서 있어도 그럭저럭 버틸만합니다.
14시 44분발 오타루행 열차를 타서 13시 10분에 미나미오타루에 도착합니다. 오타루행 열차는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를 거쳐 오타루로 가는 것이니 시간이 된다면 아예 공항에서 오타루로 직행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가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는 저도 모릅니다.-ㅁ-; 신치토세공항에서 미리 오타루 패스를 끊어 두었거든요. 이걸 사면 삿포로 시내 사철 1일 이용권이랑 오타루 왕복 티켓을 받습니다. 사철 이용권은 첫날 썼고 오타루 티켓은 셋째날 쓴 셈입니다. 이 삿포로 오타로 웰컴패스의 가격은 1500엔. 아, 물론 공항에서 사더라도 공항에서 삿포로까지의 열차 비용은 별도입니다.



미나미오타루는 굉장히 작은 역이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관광 책자는 여럿 보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안내 책자들이 날아가지 않게 나무토막을 묶어 눌러 놓았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네요.

오전에 쇼핑한 물건들이 많아서 이걸 넣어두기 위해 코인로커를 이용합니다. 작은 크기의 코인로커가 300엔. 일행들의 짐을 모아 함께 넣어둡니다. 저는 프라이팬과 기노쿠니야에서 산 수건들을 집어 넣었습니다.

역에서 나와 오타루를 향해 걸어갑니다. 이쪽은 내리막길이라 접근하기 좋군요. 오르골당이나 르타오나 오타루에서 거리가 있는데, 미나미오타루에서 내려 걸어가면 내리막길을 설렁설렁 가는데다 사람도 적어 접근성이 훨씬 높습니다. 대신 다른 곳에는 관심이 덜한 경우에만 유용하죠.; 저는 오타루가서 딱 두 군데, 아니 오타루 기노쿠니야까지 해서 세 군데만 보고 왔거든요.



이런 내리막길입니다. 벌써 르타오의 탑이 저 멀리 보이네요. 저 청록색 지붕의 탑이 르타오 건물입니다.




야생당근이라고 M님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오. 양파꽃 비슷한가 싶었는데 당근이었네요.+ㅅ+ 맛있겠다.
근데 야생당근은 독이 있지 않았던...가?;;;




가다보니 집집마다 화분을 내놓고 정원을 가꿉니다. 보기 좋습니다. 저도 저렇게 푸릇푸릇하게 화분을 가꿔보고 싶습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유자한테 미안할 따름이고... (수분 과다로 잎을 다 떨궜음)




사진 가운데의 나무 때문에 찍었을 거예요.




날씨가 을씨년스러워 그렇지, 햇빛 반짝한 날에는 분위기 있어보일 집들입니다.




수국인데, 보기 드물게 붉은색 꽃을 피웠더군요. 이 때까지 제가 본 수국은 거의 푸른 계통, 아니면 흰색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착. 사진 중앙이 르타오입니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에 안 나온 것이 오르골당. 마음으로 보시면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겼거든요.-ㅁ-
하지만 사진만 찍고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일행들은 각자의 일정에 맞춰 나뉩니다. 저랑 듀시스님은 체력보전과 먹을 것을 위해 움직이고, 다른 분들은 오르골당과 크리스탈관을 둘러보러 갑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나뉜 기준은 나이였을지도 모릅니다.(먼산)




사거리에서 르타오 길 건너편에 있던 가게에서는 이런 것을 팔았습니다. 괜찮아요. 전 키티에는 관심이 없으니까요. 스누피였다면 냅다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랫줄 가운데에 꽃이 흩어진 모양은 라벤더입니다. 라벤더 키티라 연보라색 키티가 많더군요.
...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음주도 없었습니다.ㄱ- 아니, 진짜 왜 그랬을까요.;




키타카로. 北菓樓라고 쓰고 키타카로라고 읽습니다. 그 전날의 일정 때, 안내해주신 분께 홋카이도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꼽아달라 했더니 키타카로의 아이스크림이라 하시더군요. 슈크림도 궁금했지만 이미 전날 먹은 아이스크림까지 포함해서 유지방분이 적정수치를 초과해 땡기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이하생략)

먹을 것에 대한 글은 나중으로 돌릴테니 넘어가고..;




날이 좋았다면 바깥 테라스에 나와 슈랑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노닥거렸을텐데, 비가 야속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하루만 더 빨리 왔다면 전날 찍은 것 같은 푸른호수 사진은 안 나왔을 겁니다. 비가 오면 호수가 흐려진다네요. 열흘 이상 비가 오지 않았을 때만 그런 푸른빛을 볼 수 있답니다.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듀시스님과 나눠 먹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계산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들리는 외침.

"나 아이스크림 안 먹는다니까!"

듀시스님이랑 둘이 조용히 나와서 뒤에서 한 마디씩 했습니다. 가게 안의 모든 사람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아가씨?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한국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라고는 생각 안하나? 하지만 소심하니까 앞에서는 말 못하고 뒤에서 투덜투덜 대는거죠.;



나와서 이번에는 르타오 2층으로 올라갑니다. 느긋하게 쉬고 싶었는데 기왕이면 르타오 카페에 들어가 보고 싶었던 거죠. 그것도 나중에 몰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꼭대기의 탑이 궁금해서 올라갑니다. 저랑 듀시스님은 별 생각 없이 계단으로 올라갔다 고생했지만, 엘리베이터 타고 3층에서 내려 올라가도 충분히 많이 걷습니다. 그러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



3층 공간은 상당히 작습니다. 하지만 르타오를 중심으로 오타루 전체를 한 눈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저 작은 창을 통해 돌아가며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이쪽이 남동쪽, 산이 있습니다.




이쪽이 바다쪽. 그러니까 북쪽입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으로 돌려 찍었습니다.




미나미오타루역 방향. 사진 중앙이 오르골당입니다. 오르골당 사잇길로 올라가면 미나미오타루역이 나옵니다.




사진 중앙의 두 건물도 꽤 유명한 것 같던데..'ㅂ';




이건 위의 사진에서 또 오른쪽.



와, 한 바퀴 다 돌았다! (...)

라고 말하고 보니 한 컷 정도 빠진 것 같습니다.-ㅁ-;



여튼 이러고 나서 르타오를 나와, 다시 미나미오타루로 돌아가 오타루로 이동해서 기노쿠니야에 갔습니다. 오타루 기노쿠니야는 상당히 작더군요. 하기야 오타루 자체가 작은 도시이긴 합니다. 대략 100평방미터 남짓? 그보다는 클려나요. 듀시스님이 찾는 책이 있어서 들렀던 건데 그냥 구경만 하다 왔습니다. 대신 이날 재미있는 잡지를 발견해 아버지께 사다 드렸지요.'ㅂ'



이 이후의 사진은 먹는 것 외엔 안 남았습니다.
오타루에서 다시 미나미오타루로 돌아와 합류해, 5시에 삿포로행 열차를 탑니다. 5시 40분 경 삿포로 역에 도착해 또 각자 일정대로 움직였지요. 저는 도큐 백화점에 잠시 들렀다가₁ 걸어서 미츠코시를 들렀다가, 숙소에 7시쯤 들어왔습니다. 같이 숙소를 쓰던 ㄹ모양은 잡지를 보며 쉬고 있었는데, 저녁 먹으러 같이 이에로에 가자고 해놓고는 씻고 나오니 이미 뻗었더군요. 깨워도 안 일어납니다. '저녁은 적당히 해결하려 했더니 이에로에 대한 열망을 불질러 놓고 본인이 자냐!'라고 투덜거리며 혼자서 이에로에 갔습니다. 그리고는 심심한 김에 근처 북오프에 갔지요. 이미 이 때가 9시가 넘었는데 북오프는 10시까지 하는군요. 들어가서 둘러보다가 듀시스님이 구하시던 책을 찾아 100엔에 집어 왔습니다.

여기서 삿포로 북오프의 덕력에 대해 말하자면...
- 성라이센스의 드라마 CD는 여기서 처음 보았습니다. 성라이센스가 무엇인지 모를 분도 많으시니 이게 얼마나 마이너한 장르일지는 대강 아실터..
- 창룡전 OVA DVD 전집을 보았습니다.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My eyes!'를 외치게 하는 무서운 작품입니다. 다나카 요시키의 그 창룡전 맞습니다.
- 오카미 미네코의 『용의 기사단』전질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ㄱ-
- 그리고 여기서 제가 찾고 있던 하야시 노조무의 『영국은 맛있다』를 구했지요. 그것도 100엔.+ㅅ+

의외로 삿포로 북오프가 마굴이었습니다. 저야 대강 훝어보고 나왔지만 찾는 물품이 많은 분들이라면 지갑 털리기 딱 좋은..;

모종의 이유로 신촌 북오프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자는 주체는 제가 아니라 G였지요.-ㅅ-
길 찾은 어린양의 길안내상담을 해주기 위해 G와 동행한 것이었고, 어린양과 G 둘다 북오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덩달아 따라간 것이었습니다.
북오프 신촌점은 서울역점보다도 큽니다. 아직 분위기는 안 잡힌건지 책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같은 시리즈가 서로 이웃해 있는 서로 다른 책장에 꽂혀 있다거나 말입니다. 혹시 가격 때문에 따로 두었나 싶기도 한데, 가격이 다른 책은 아예 따로 꽂지 않나요.'ㅂ'
오픈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사람들은 꽤 많더군요. 매출과 직결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오래된 만화책들을 보고 있자니 탐심이 일어, 그걸 억누르느라 꽤 고생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저 책 한 궈만 구입했으니까요. 물론 마스터님과 듀시스님과 Kiril님을 위한 책이라고 분명히 밝혀둡니다. 2009년 5월 1일 발행이라 되어 있어 덥석 집었지요. 책이 약간 파손되어서 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다음 생협 번개 때 들고 가겠습니다.^-^




그나저나. 지난번에 책 정리한지 얼마다 되었다고 또 다시 책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젯밤 에스페란사 7권이 보고 싶어져 서가를 뒤지는데, 그 책만 원서다보니 6권까지가 모인 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을 어디 두었는지 알 수 없어 여기저기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아무래도 다시 책 정리를 해야할 모양인데, 제 방 베란다는 CD 때문에 발 디딜틈도 없고, CD 주인인 G는 정리할 생각을 손톱만큼도 안하고 말입니다.-_-+ 추석 때 들들 볶아서 정리 좀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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