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을 다녀오신 아버지가 커피를 사온 것은 지지난 주말. 그런 고로 이것도 꽤 묵은 사진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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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선물로 사오신 베트남 커피입니다.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저 혼자기 때문에 저만 혼자 신나서 받았습니다. 어머니나 G나 카페인 효과가 지나치게 좋아서 집에서는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G는 또 사내 카페에서 싼 가격에 음료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커피를 들고갈 필요도 없고요. 그런 고로 이 커피는 몽창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디나 반전은 있는 법. 이 경우는 커피양과 카페인이 문제였습니다.
일요일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와서 아버지 오신 것도 늦게 보았는데 선물로 커피 사왔다고 하시면서 그러시더군요. 양이 좀 많다고요. 많아 봐야 얼마나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많았습니다. 저 한 팩이 200g입니다. 갈아 놓은 커피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선물로 사오신 건 4팩. 저건 아랫부분이 금색이지만(Gourmet Blend) 검은색과 붉은색도 있습니다. 하나는 트래디셔널 블랜드, 하나는 오리지널이었나요. 하여간 3종류를 적당히 섞어 사오신 모양인데, 같이 간 사람 중 한 명이 또 선물로 커피를 듬뿍 안겨준겁니다. 선물받은 6팩을 더하면 총 10팩입니다. 그램으로 따지면 2000g, 2kg입니다. 아주 두고두고 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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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옛날 옛적..은 아니고 6월인가 7월에 레이디 핑거 지르면서 같이 구입한 베트남 핀입니다. 이게 4천원인데 카페뮤제오에서는 9천원에 팔길래 그냥 싼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그 때야 배송비 생각을 해서 싼 것으로 했지만 지금은 카페뮤제오에서 파는 것이 더 좋을까 싶기도 합니다. 뭐, 나중에 또 써보면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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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은 이렇습니다. 컵 위에 올리는 받침대(사진 중앙), 커피를 담아 올리는 통(왼쪽), 커피를 눌러주는 부속(오른쪽 상단), 뚜껑(오른쪽 하단). 받침대가 넓기 때문에 아주 넓은 컵이면 모를까, 웬만한 머그에는 응용 가능합니다. 커피체인점의 테이크아웃 컵에도 올라갑니다. 카페라떼용의 넓은 컵이면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지난번에 산 안캅의 점보컵에는 사용 못할겁니다. 그럴 땐 커스터머컵(물새컵이라 부르는 작은 유리컵)에 내려서 옮겨 담는 방법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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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0.5cm 정도로 깔라 하는데 적당히 넣었습니다. 커피가 갈린 정도는 일반 드립 정도가 아닌가 싶은데, 그보다 조금 가늘지도 모릅니다. 갈아 놓은 커피라 그런가, 커피가루가 건조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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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커피를 눌러주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 위에 팔팔 끓인 물을 붓습니다. ... 그러고 보니 원래 커피 내릴 때는 90도 정도의 물을 쓰지 않았나요. 별 생각 없이 팔팔 끓인 물을 부었는데 말입니다.
잠시 기다리면 커피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물이 완전히 다 떨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 빨리 마시고 싶으면 옆에 종이컵을 하나 두어서 핀을 올려두시면 됩니다. 몇 번 쓰다보니 아예 핀을 올려두는 전용 종이컵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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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다 내리면 저런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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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적게 부었으니 커피도 상당히 진합니다. 거기에 커피 자체도 강배전이 아닐까 싶고요. 베트남 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드립커피보다는 진하고 에스프레소보다는 연하다고 했는데 역시 그렇습니다. 진하게 내린-제 기준에서는 메리타에 에스프레소 배전 콩을 넣고 내린 정도-커피입니다. 한 모금 홀짝 마셔보았는데 꽤 괜찮습니다. 향도 괜찮고 진하기도 하고. 잠이 확 깨더군요. 여기에 물을 잔뜩 부어 아메리카노 마시듯이 마셨습니다. 하지만 저 머그 한 가득 물을 부었는데도 맛은 일반적인 드립커피 수준입니다. 내린 커피가 꽤 진하다는 겁니다.

그러면 제목 대로 이번엔 밀크커피를 만들어봅니다. 카페라떼라면 에스프레소를 써야할 것 같지만 밀크커피라고 하면 우유만 들어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원래 베트남 커피는 컵 아래에 연유를 넣고 커피를 내려, 완전히 섞어 마시거나 아니면 홀짝 거리면서 양쪽의 맛이 섞이는 걸 즐긴다는데 집에 연유가 없기도 하고 연유를 따로 살 생각도 없으니 방법을 바꿉니다. 그래서 밀크커피 이야기가 나온겁니다.

먼저 우유와 단 맛을 낼 무언가를 준비합니다. 연유는 설탕을 넣은 것이니 설탕을 써도 좋지만 저는 메이플 시럽을 썼습니다. 꿀이 있다면 그것도 좋겠군요. 하여간 컵에 메이플 시럽을 넣고 우유를 넣어 대강 섞어줍니다. 그리고 전자렌지에 돌립니다. 집에서 만든 것이 아니니 우유팬은 쓸 수가 없지요. 집에서 만든다면 우유팬에 넣고 데워서 컵에 메이플 시럽을 넣고 뜨거운 우유를 붓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데운 우유를 들고 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커피를 세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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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됩니다.
머그에 데우면 설거지하는 것이 번거로우니 종이컵을 썼습니다. 이 컵의 정체는 나중에. 로고가 익숙한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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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방법과 마찬가지로 커피를 내렸습니다. 그 직후에 사진을 찍었는데 한 모금 마시고는 좌절했습니다. 생각보다 쓰더군요. 하지만 이건 착각이었습니다. 커피가 아래의 우유와 잘 섞이지 않아서 그런거였습니다. 마시다보니 나중에는 우유맛이 강해지고 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만들 때는 잘 섞어주고 마십니다. 섞으면 색도 사진의 절반 정도로 연해집니다.


베트남 핀은 다른 것보다 간편하게 마실 수 있어 좋습니다. 드립커피는 물을 끓이고 콩을 준비하고 핸드 드립하고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이쪽은 기구만 잘 씻어 두었다가 커피 올리고 물 끓여 부으면 끝입니다. 설거지 하는 것도 그냥 헹구면 되니까 복잡할 것도 없지요. 그리고 밀크커피를 만들어도 맛이 괜찮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전 하나 더. 아까 커피의 양만 언급하고 카페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요.
지난주 월요일부터 저를 괴롭힌 두통의 원인은 안경이 아니라 카페인이었습니다. 이 베트남 커피만 마시면 앞쪽 관자놀이가 지끈거립니다. 첫 날은 두 잔 마셨고, 그 다음날도 거의 1-2잔 정도를 마셨는데 말입니다, 두통이 끊이질 않더군요. 주말에는 집에 핀을 들고가지 않아 못 마셨는데 그 때는 또 두통이 없었습니다. 주말에 섭취하는 카페인은 홍차카페인뿐인데, 그건 또 괜찮습니다.
내리는 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커피의 문제 같은데 말입니다. 다음엔 다른 커피로도 해보고 올리겠습니다.
(우우.ㅠ_ㅠ 오늘은 카페인 섭취도 안했는데 왜 머리가 무거운건지.)
레이디 핑거를 찾아 헤맨지 어언 몇 년.; 작년에는 급기야 B에게 레이디 핑거 레시피를 갖다 주고 만들어 달라 부탁해서 받았지만 이것도 쉽지는 않지요. 가능하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레이디 핑거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날, 문득 티라미수가 만들고 싶어져서 다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레이디 핑거 판매처를 발견! 웹에서만 팔지만 그래도 구할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남대문쪽도 한 번 뒤져보긴 했는데 레이디 핑거가 무엇인지 다들 모르더군요. 이쪽으로 구하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웹에서 주문하고 바로 도착한 박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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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물건이 많지요. 무료배송 기준인 3만원을 채우려고 주변 사람들 옆구리를 찔러서 같이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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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제 몫의 레이디 핑거. 사보이아르디라는 이름의 제품입니다. 문제는 가격인데, 예전에 롯데백화점에서 구했을 때(아마 2002년 전후)는 10개들이 두 팩이 한 묶음으로 1천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10개들이 4개에 7천원. 하지만 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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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주문한 베트남 커피 전용 드립퍼. 보통 핀이라 부르는군요. 이쪽은 베트남 커피를 따로 구해 만들어볼까 싶기도 한데 아직 개시를 못했습니다. 7월 중으로 커피 구입하러 가게 되면 에스프레소 커피를 대신 이용해 해볼까 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브리카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어머니가 코스트코 카드를 갱신해서 마스카포네 치즈를 하루빨리 구할 수 있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야 티라미수 제조에 들어갈 수 있을텐데요. 여름에는 더워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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