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키아앤누보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자리를 옮겼습니다. 근처에 아는 가게가 없어 B, C님께 일임했더니 추천하신 곳이 오리엔탈스푼입니다. 지점이 여러 군데 있지만 본점인 도산공원점보다 맛있는 가게는 없다고요. 솔직히 말하면 이보다 조금 더 강한 평가가 나왔지만 그건 넘어갑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오리엔탈스푼이 맛있다는 것이니 말입니다.-ㅠ-


제목이 왜 저러냐면, 이날 메뉴를 세 개 시켰음에도 사진은 두 장만 달랑 있어 팟타이(볶음국수)가 이날 안중 밖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맨 마지막에 나왔는데, 첫 사진은 아래와 같이 찍었고, 두 번째 사진까지 찍은 다음에는 먹느라 바빠 팟타이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흔적.-ㅠ-
고이꾸온이라는 베트남씩 쌀종이 말이랍니다. 독특한 건 속에 무절임이 들어 있다는 겁니다. 새콤달콤하게, 조금 더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반반무마니의 무같은 맛의 절임 무가 듬뿍 들어 있습니다. 입맛 돋우기에 딱이더군요. 그리하여 하나씩 집어 먹으니 케이크의 달달함에 마비되었던 혀가 살아나면서 식욕이 돕니다.(...)



그리고 이날의 메인음식(!)이었던 탄탄면. 원조는 중국이라지만 저는 일본만화에서 주로 많이 보았습니다. 그것도 『아빠는 요리사』에서 돈전부장이 사이가 소원한 아들에게 만들어 주는 장면이 나온 적 있었고, 『맛의 달인』에서는 아예 특집을 만들었지요. 탄탄면은 무엇으로 구성되었나라는 것 말입니다. 지금은 거의 다 잊었지만 『맛의 달인』에 나온 에피소드에서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고추기름과 땅콩소스입니다. 사실 면에다가 땅콩소스 넣어 먹는 건 낯설긴 한데, 이 경우는 굉장히 맛있습니다. 땅콩버터를 떠올리며 느끼하지 않을까 했더니만 오히려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주어 매운맛을 순화시키고 새우깡과 같은 매력을 부여합니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이 손이 갑니다.(....)

이건 바닥에 면이 깔려 있는데 말입니다, C님의 팁 대로 공기밥을 하나 주문해서 그걸 비벼먹자 맛이 세 배 업그레이드 됩니다. 아놔.;ㅂ; 이렇게 맛있는 소스는 밥이랑 먹어야 해! 내게 밥을 달라!
마지막에 소스가 남았을 때, 셋다 속으로 '밥을 한 그릇 더 시켜먹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날의 칼로리 소비는 장난 아니었지요. 다음을 기약하며 조용히 숟가락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하여 글을 쓰는 지금도 한 그릇 후딱 비우고 싶습니다. 나는 왜 점심 시간에 이 글을 쓰면서 자학을 하는 거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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