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는 느긋하게 즐기면 좋다고 적었지만 아마 평소에는 무리일겁니다. 서촌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베이글 가게인데 저도 여러번 이름을 들어보았거든요. 잡지 등의 매체에도 소개되었을 겁니다.

서촌 가장 안쪽이라고 하면 어디냐 하실 텐데,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반은 농담이고, 서촌 안쪽, 마을버스 종점에서 그리 머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종점 바로 직전에 종로구립 미술관이 있는데, 그 바로 맞은편 골목 안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오는 곳은 아니더라고요.


점심을 먹고 베이글을 맛보러 갔던 터라 베이글 하나와 그 옆에 놓인 롤케이크 하나, 치즈케이크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치즈케이크는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고 가끔 미친듯이 먹고 싶을 때를 제외하고는 찾아 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건 모양이 독특해서 주문해보았습니다.



따끈따끈한 베이글에 바른 크림치즈는 맛없을리 없지요. 개당 가격이 2천원을 넘고, 거기에 치즈까지 바르면 가격이 더 오르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이대 앞에 있는 퀸즈베이글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한창 메르스 때문에 사람들 안 다니던 때라면 시도해볼만 한데, 양쪽 베이글 집 모두 유명한데다가 손님도 많아 비교는 무리일 겁니다. 일행이 있어서 각각 따로따로 구입해서 같이 비교한다면 모를까 말이죠.



케이크들은 무난한 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치즈케이크쪽이 더 인상적이었는데, 아래는 얇은 타르트지, 그리고 오븐에 구운 단단한 치즈타르트, 그 위는 약간 가벼운 느낌의 무스.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저게 이미 몇 주 전의 케이크라 정확하지는 않아요.






연어와 자몽이 들어간 샐러드는 그냥 무난했다는 기억만 있는 걸 봐선 다음에는 베이글이나 케이크만 주문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마도 이날 메르스 여파로 사람이 없었고 비까지 왔기 때문에 더더욱 한가했지요. 서촌에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느긋한 마음으로 수다를 떨 수 있었지만 말입니다.



메르스는 싫지만 한가하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좋으니 이것이 새옹지마인가요.'ㅂ'


어제도 출근해서 붙잡고 있었던 업무. 다행히 통과되어서 월요일 출장에 무사히 들고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가.


토익 보고 나서 바로 출근한 덕에 빵집 들릴 시간이 없어 그나마 가까운 스벅에 들어가 베이글을 골랐다. 하나에 2600원. 평소 접하는 베이글 가격의 딱 두 배라는데 기암하고, 들고 들어와 먹는데 돌리지 말라고 했음에도 돌린 건지 약간 미적지근한 베이글. 아니, 안 돌린 건가.
가격이 가격이다보니 크림치즈라도 들었나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기억했던 것처럼 별매가 맞나보다. 반으로 갈려 있지만 아무것도 없다. 우걱우걱 씹는데 이 질긴 것은 무엇인가. 허허허허허.


하여간 내일은 출장 가니 향후 3일간 포스팅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리가)


작업실에는 열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자레인지? 아니, 전기레인지 말고 열판 말입니다. 원래는 금박작업 용도로 구입한 것인데 어쩌다보니 이것저거 데우기 위해 쓰게 되더랍니다. 안쓰는 것보다야 그런 용도라도 쓰는 것이 좋긴 하고요. 가장 많이 쓰는 건 토스트입니다. 그 열판에다가 바로 식빵을 올리면 맛있는 토스트가 됩니다. 직화는 아니고 직열구이 토스트라고 해두지요.

평소 점심은 그렇게 구운 식빵인데, 어느 날은 다른 짭짤한 것이 간절하게 그리워서 빵집에 갔다가 크림치즈 바른 베이글을 봤습니다. 호두크림치즈베이글이었나, 그런 이름이었지요. 가격도 나쁘지 않길래 덥석 들어다가 사서 들고 왔는데, 전자레인지도 없으니 데워먹기도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열판에 올렸습니다.

뜨끈한 열판에 놔두고 딴 짓하고 있으려니 그 사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집니다. 그리고 다시 뒤집어 놓고 딴짓하다가 들고 와서는 사진 찍고. 다른 반쪽은 저 사진 찍는 사이에 열판에 올라갔습니다.-ㅠ-
쫄깃한 베이글에다가 짭짤하고 부드러우며 열에 살짝 녹아 빵 사이로 스며든 크림치즈. 확실히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 것보다 구워먹는 쪽이 훨씬 좋습니다. 전자렌지에 데우면 빨리 식는 것 같은데 이쪽은 덜하니까요. 게다가 갈색으로 눌은 베이글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것이 찰떡 같습니다. 으흐흐흐흐.



가끔은 식빵말고 이렇게 외도하는 것도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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