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도 그렇지만 여행기도 대체적으로 두 종류로 나뉜다. 읽고서 여행 가고 싶어지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이번 첫비행님 여행기는 진심으로 ..... .... 항공 티켓을 끊고 싶게 만들었다. 으아. 하지만 괜찮아. 난 돈이 없으니까.(...) 아니, 진심으로; 지금은 시간과 돈이 없다.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쓸 수 있는 돈이 아냐.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내년 상황이 확정되기만 해도 어떻게든 바티칸 고문서 전시 여행을 질렀을텐데.(...)


2. 어제 보았던 소설 하나가 마음에 들었는데, 조아라에서는 노블레스로 묶여 있다. 프리미엄은 편당 결제가 가능하지만 노블레스는 유료이용권을 구입해야만 볼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e-book으로 나와 있어서 조만간 덥석 지를 거다. -ㅁ-; 다른 때와는 달리 그 조만간이 정말 조만간이라는 것이 문제지. 아마도 오늘 중으로.;


3. 1일에 주문한 책은 내일쯤 도착하지 않을까. Cafe sweets 133과 와플책과 G가 주문한 CD가 섞여 있다.


4. 일요일 아침 글에, G가 먹으러 나가자고 하더니 안 일어난다고 썼는데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점심 때까지.(...) 일정 다 취소. 결국 나만 그 일정에 휘둘려 아무것도 못하고 보냈다.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긴 했지만 그리 되니 왠지 심통나. 토요일 저녁에 모종이 사건으로 저기압을 달리길래 같이 가주겠다 했더니 파토낸 셈이다. 물론 저녁에 그리 약속해놓고 밤에 '나 못 먹을 것 같아' 소리를 한 것은 나였지만.;


5. 사무실 바닥에서 검고 다리가 여덟개인 무엇인가의 사체를 발견했을 때의 생각 흐름.

헉? 죽은 건가? → 맞군. 죽은 거야. 지난 달에도 이 비슷한 것을 보았지. 치워야겠어 → (치우면서) 그런데 생각보다 가볍네? 설마하니 이거 허물? → 으악? 이게 허물이라면 지난번에 보았-고 방생했-던 크고 검은 것도 그보다 전에 본 허물을 벗어 커진거야? → 으아아악! 설마하니 사무실 어딘가에 그 커다랗고 검은 것이 숨어 있다는 이야기야?

결론. 사무실 집기 뒤편 어딘가에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숨어 있다. 나 일 할 때 뒤쪽으로 튀어나오진 말아줄래.-_-;


6. 일본 거리를 걷다보면 집집마다 화분을 내놓고 작은 정원을 가꾼다. 뜰이 없는 사람들도 화분으로 집 앞을 화사하게 꾸민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지. 그런데 내가 지나는 길에 그런 집이 한 곳 있다. 정확히는 집이 아니라 미용실인데, 거기 아주머니가 초록 손가락을 가지신 모양이다. 그 미용실 앞을 지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커다란 화분 여기저기에서 푸른 잎사귀와 색색의 꽃이 피어난다. 요즘에는 초롱꽃이랑 이름 모를 노랑 꽃이 한창이다. 봄에는 봄꽃이, 여름에는 여름꽃이, 가을에도 가을꽃이 피어있다. 겨울에는 어땠더라.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어도, 그래도 괜찮아. 혜화로터리 뒤쪽에 있는데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근처에 오시는 분이라면 슬쩍 들러보셔도.
혜화로터리에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같은 건물 정 반대쪽(....)입니다.


7. 코스피 폭락. 엔화 환율은 무서워서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폭등했을거야.-_-;
아침에 베란다 창문 열어놓았다가, 다시 창문 닫으러 가는 그 30분 사이.
베란다 바닥에는 유쾌하지 않은 손님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올해로 3년 째. 그 중 두 번은 제 방 베란다 서재에서 만났는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화분들이 늘어서 있는 앞 베란다로군요. 양쪽 모두 빗물통이 있으니 그걸 타고 들어온 모양입니다. 창문을 열어놓았다 해도 방충망은 있었거든요. 그 큰 몸집으로 비집고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6*kg의 가뿐한(-_-) 무게로 눌러주었건만, 그래도 다리가 움직이는 걸 보니 살아 있나봅니다. 그대로 창문 밖으로 던졌는데, 수액 먹고 사는 녀석이라 하니 화단에서 잘 먹고 잘 살겠지요. 그러니 집에는 들어오지 마라.


이제 슬슬 준비하고 나가야겠네요. 아... 보고서................
(며칠 째 보고서 타령중.; 빨리 시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러다 몸 망가지겠습니다.;)
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부류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하진 않습니다. 어렸을 적엔 매미든 개미든 손으로 잘 잡았는데 요즘엔 못합니다. 만지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도망가진 않고 잘 처리합니다.
나방이 들어오면 나서서 때려잡는다거나(...) 벌레를 피하려고 애들이 도망칠 때 나서서 처리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 때의 기억이 아련하군요. 여름에 벌레가 들어오면 저랑 다른 친구가 나서서 잡았지요. 하하하.;

그렇기는 해도 중학교 때 본 연두색 노린재는 지금도 악몽입니다. 그 지역에는 여름이 되면 연두 노린재가 엄청나게 꼬이는데,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노린재 세 마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곤 했습니다. 게다가 근처 상점에는 쇼윈도에 달아 놓은 형광등 아래에 수백마리의 노린재가...(거기까지)

그러고 보면 아무리 저라도 바퀴벌레, 그것도 날아다니는 것은 못잡습니다. 게다가 그게 서재라고 부르는 베란다 바닥에 있다면! ;ㅁ; (창문에 있는 배수관을 통해 들어온 것 같더랍니다.-_-) 다행히 그 바퀴벌레는 동남아에서 먹기도 하는 그 초식 바퀴벌레랍니다. 싫지만 그걸로 조금 위안은 되었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리 그런 저라도, 청소기 돌리는데 사무실 바닥에서 뭔가 크고 커다란 것이 스사사삭 움직이는 것을 보면 기겁합니다. 들을 사람이 없으니 소리는 안 질를 지언정 머릿속이 하얗게 비지요. 비어도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챙기러 간 게 용합니다. 하하하.
평소 그렇게 만난 검은 거미(아마도 땅거미계)는 아무리 커야 검지 한마디 정도인데 이번 것은 더 컸습니다. 엄지 한 마디보다 크더군요.(젠장T-T) 게다가 제가 가지러 간 사이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여기저기 쑤시며 튀어나오길 기다려 잽싸게 담았습니다. 그냥 놔두면 쓰레받기에서 기어나오니까 열심히 흔들어서 멀미를 하게 한 다음 움직이지 않을 때 창문 밖으로 투척합니다.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 잘가~ -ㅁ-/



덧붙임.
태그에 곤충이라 적으려다보니 거미는 곤충이 아니로군요. 하하;


바닥으로 끌어내서 두들겼는데, 세 번째 두들긴 순간 갑자기 튀어 올라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오늘밤은 베란다쪽 창문 못 열고 자겠네요. 덥겠다.;ㅁ;


이름을부를수없는이녀석™은 나무나 풀의 수액을 먹는다고 하던데, 그래도 싫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실은 미지라고 쓰고 바퀴벌레라고 읽습니다.-_-;


Tag에서 서재를 클릭하시면 제 방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http://esendial.tistory.com/2100)
보시면 아시겠지만 침대는 왼편 벽쪽에 붙어 있으며, 책장이 바로 보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침대 머리맡에 발 놓고 뒹굴 거리며 책을 읽는 것이 머리맡에 책 놓고 읽는 것보다 재미있지요. 다음에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그럴진대...
어제 밤에도 뒹굴거리며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책 세 권을 가져다 놓고 뒹굴고 있는데 눈 앞에 뭔가 아른거립니다. 움직이는 것이 곁눈으로 보이더군요. 뭘까 싶어서 고개를 들고 움직이는 것에 촛점을 맞췄습니다. ... 엥?


제 바로 눈 앞에는 십자수 수틀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한 쪽에 커다랗고 이상한 벌레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더듬이 길이는 추측컨대 4cm 이상. 몸 전체 길이도 4-5cm정도 되어 보입니다. 손가락 마디 두 개보다 커요. 엄지손가락보다도 크더군요. 게다가 날개도 있는 것으로 추정! 그런 괴 생물체가 제 눈앞에 얼쩡거립니다. 딱 3초간 굳어 있다가 이것은 제가 해치울 수 있는 수준의 벌레가 아니라고 판단하고는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으악!하고 비명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견하지요.(먼산)

아버지와 G가 와서 확인하더니 바퀴벌레가 맞다고 합니다. 그게 집에 들어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랍니다. 이전에 G가 거실에서 굴러다니다가 천장에 이런 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합니다. 그것도 날아다닌 모양이고요.
아버지가 전기충전식 라켓을 들고 나타나 바퀴벌레를 때렸는데, 슬프게도 충전이 덜 되었는지 이녀석은 그냥 포로록 날아서 어딘가로 숨었습니다. 저걸 잡지 못하면 오늘밤 창문을 열고 잘 수 없다라는 심정이었는데, 어젯밤은 열대야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무진장 더웠지요. 제발 다시 나타나라고 생각하며 서가가 있는 베란다 유리창을 닫았습니다. 어흑.;ㅂ;

그리고 잠시 뒤. 제가 베란다에 들어가 서가에서 멋대로 책을 뽑아 읽는 방석 위에 그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다시 아버지를 부르자 이번에는 원시적이지만 확실한 무기-파리채를 들고 오시더군요. 그리고는 잽싸게 내리쳤습니다. 한 방으로는 죽을리 없으니 계속 때리고는 기절한 건지, 죽은 건지 알 수 없는 것을 들어 창 밖으로 던졌습니다. 죽지 않았다 한들, 이 높이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부디 화단에 있는 개미들에게 좋은 식량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만........(먼산)





일반적인 바퀴벌레라면 약을 뿌리고 휴지로 싸서 화장실로 내려보내거나, 아니면 체리우드에서 쓰는 방법대로 위에 휴지와 슬리퍼를 올리고 살짝 밟아주면 끝납니다. 아니면 휴지 위에 책을 올리고 밟는 방법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저건 도저히 밟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동남아에서 본건가, 야생에서 산다는 날개달린 대형 바퀴벌레와 같은 것이었거든요. 몇 년 전엔가, 목재 수입선을 타고 한국에 유입되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실물은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에 출몰할 정도면 상당히 많이 번졌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어머니가 바퀴벌레 약을 친다 하시니 괜찮아지겠지요.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실제로는 삐~마리가 있다는 속설은 믿지 않으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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