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함께 드실래요?>, 랜덤하우스중앙, 2006
오기와라 히로시,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작가정신, 2007
오기와라 히로시, <하드보일드 에그>, 작가정신, 2007
마츠오 바쇼, <바쇼의 하이쿠 기행 1-3>, 바다출판사, 2008


오로로콩밭부터 시작합니다.'ㅂ'
이 책을 추천받은 것은 작년입니다.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분이 이 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꼭 보라고 추천을 했는데 내용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 이제야 읽어보았습니다. 지금봐도 제 취향은 아닙니다.; 중간 내용은 홀랑 넘어갔으니까요.
내용이 독특합니다. 설정이 그리 독특하지 않을 수 있고 조금은 빤히 보이지만 그 과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순박한(..) 시골 사람들이 마을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세우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플롯은 그렇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간 대화입니다. 시골이니까 당연히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절묘한 번역 덕에 대화가 귓가에서 들립니다. 성우 더빙한 것처럼 그 느릿느릿한 대화가 들리니 정말 웃기죠. 거기에 벌어지는 상황상황이 허를 찌르기 때문에 독특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제가 이 책을 별로 안 좋아한 것은 이런 류의 긴박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소재의 취향차랄까요?
하드보일드 에그 쪽이 좀더 제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이쪽은 전작보다는 추리소설에 조금 더 근접한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삶은 달걀인겁니다. 왜 제목이 삶은 달걀인지는 앞부분 조금만 보셔도 아실겁니다.

그러고 보니 어쩌다가 오로로콩밭을 추천받았는지 기억났습니다. <벽장속의 치요> 때문이었군요. 괜히 읽었다고 투덜댔더니 이 책은 재미있다고 추천해주신 거였지요.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소설입니다.'ㅂ'


<함께 드실래요?>는 어쩌다 미국에 건너가게 되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며 그들에게 요리를 배운 김연희씨가 낸 요리책입니다. 그러니까 다국적 친구들에게 배운 다국적 요리법 모음인거죠. 다국적 요리법이라 어렵게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실제 요리법을 보면 약간 변형을 해서 주변에 있는 재료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요리법이 지나치게 간략해서 요리를 좀 해본 사람이 아니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요리 수필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신기한 요리들도 많거든요. 다른 것보다 뉴질랜드의 디저트 파블로바가 나온 책은 처음 보았습니다. 만드는 법도 굉장히 간단한 걸요.


그리고 마지막인 바쇼의 하이쿠 기행. 1-3권을 한꺼번에 빌려 지금 3권만 남았습니다. 내용 자체는 너무 간단하고 일본의 역사나 지리를 모른다면 재미없을 겁니다. 각주도 아니고 미주라서, 미주 부분과 본문을 왔다갔다 하며 보는 것도 불편하고요. 하지만 그런 수고로움을 한 번에 날릴 수있을 정도로 마음에 든 것이 책 디자인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렸기 때문에 겉표지는 검색하면서 처음 보았지만, 정말 예쁜걸요. 바다출판사에서 이런 얇은 책들은 귀엽고 예쁘게 잘 내는데 이번 책들도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다 실제본이라 튼튼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체가 다 아트지에 컬러. 그리고 바쇼와 관련된 다양한 그림들이 함께 실려 있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책은 내용보다 그림과 장정이 마음에 들어 이후 구입할 예정입니다. 세 권을 나란히 모아서 꽂아 놓으면 참 예쁠겁니다. 가격이 예쁘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3권 세트에 34800원. 할인쿠폰도 이제는 출간한지 18개월 이내의 책에는 못 쓰는데 그냥 10% 할인가로 사야하나봅니다.(훌쩍)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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