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첩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시작은 올 여름에 했는데 책등 부분은 다 꿰매 놓고는 지금껏 미루다가 이제야 완성했네요. 홈질로 꿰맸는데 오랜만에 바느질하니 그것도 좋더랍니다. 다시 바느질에 대한 열이 불타오르는 건, 지금 회피모드이기 때문이죠.

오른쪽에 있는 것이 무엇인고 하니,





책갈피입니다. 실리콘으로 된 책갈피인데 A5 크기인 수첩에는 크더라고요. 아쉬운 마음에 최근 읽기 시작한 『총 균 쇠』 양장본에 끼워 넣으니 딱 맞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두꺼운 책 읽는데 써야겠네요.






천으로 수첩표지를 만들면 당연히 불편합니다. 흐물거리기 때문에 고정이 안되거든요. 그래서 안쪽에 끼워넣을 판을 사왔습니다. 알파문구에 가서 A4 크기로 적당히 들고 왔는데 ... ... 이거 A5가 아니라 B6인지도 모릅니다. 기억에 이거 A4용지로 만들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하도 오래전에 만들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원래 쓰고 있던 수첩을 거의 빽빽하게 채워가서 새로 하나 살까 하다가, 종이도 잔뜩 있는데 그냥 만들자 싶어 제작했습니다. 앞서 쓰던 수첩도 그렇고 이것까지 이어 쓰고 있다보니 다이어리는 안 만들게 되네요. 이게 가계부랑 그날 그날의 일정과 활동 내용을 적는 것이라 다이어리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 그렇습니다. 날짜 기록도 수기로 하고 있으니 일기는 아니고 요약본이나 개요라고 하면 얼추 맞겠지요.


표지를 만들어 달기 전부터 이미 수첩으로 쓰고 있었고, 지금도 열심히 쓰고 있는데.. 일단 목표는 이 수첩 다 쓰기 전에 G4 끝내는 것이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적어도 이 수첩 세 권까지는 넘어가지 말자고요. 흑흑흑.;ㅂ;


그리고 세 건째는 이미 들어갔다는 함정이. 게다가 그 사이 십자수는 손도 안댔다는 또 다른 함정이. 아니, 정말, 저 G4 끝낼 때까지는 십자수 끝내고 싶다고요! ;ㅂ;

(그럴려면 정말로 그냥 십자수 바늘만 놔두고 나머지는 치워야해...)



딴 소리는 적당히 하고.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두 개 입니다. 하나는 중간에 턱 하니 놓인 사각형. 그것도 위 아래로 분할이 되어 있지요.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닥의 판입니다.


바닥의 판은 사실 옛날 옛적에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5-6년쯤 전이었을까요. 그보다 더 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리타 미나코의 『사이퍼Cipher』를 읽고 감명을 받아 거기서 아니스가 만든 퀼트 이불을 만들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험난한 길이지요. 그게 크기가 얼마나 크고, 퀼팅을 하면 얼마나 걸릴지도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그 당시에는 설정자료집을 구하지 못해서 집 침대 크기를 참고하고 전체 크기를 재가면서 만들었지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강 맞긴 하더랍니다.


하여간 위의 패치워크-조각잇기는 그 흔적입니다. 그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 보겠노라고 시도한 것이었지요. 자매품으로는 그보다 앞서 만든 퀼트 연작 1-2-3(3번 링크)이 있습니다. 그것도 집에 그대로 남아 있네요. 그러고 보니 그거, 녹색 버전도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했는데. 생각만으로 끝났습니다. 천을 새로 사야한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요. 퀼팅 매트 1과 2는 따로 블로그에 올린 적이 없지만 몇 번 배경으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뒤지다보니 저 매트 만들던 흔적을 2007년도 글에서 찾았습니다. 5-6년 전이 아니었군요. 하하하하하.


저 천의 용도는 상 아래 까는 겁니다. 마룻바닥이 상 다리와 닿아 흠집나는 것을 방지하려고 그런 거였지요. 처음에는 그랬는데, B님이 가르쳐 주시더군요. 상 다리에 테니스 공을 끼우면 된다고.OTL

아아. 그 쉬운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그러면 득득 긁히는 소리 내지 않고도 상 움직일 수 있는데! 테니스 공 사러 갈겁니다!


그리하여 매트는 바닥이 아니라 상 위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직사각형의 뒷면.  저건 그라데이션 천을 접어 만든 겁니다. 뒤를 보면 그라데이션이지만 뒤집으면 한쪽은 청회색, 다른 쪽은 진한 남색인 거지요. 아이패드 케이스입니다.



아이패드 케이스를 만든 것이 몇 년 전의 일인데, 엊그제 문득 들여다보니 꼬질꼬질한 것도 그렇고 모서리가 해진 것이 보여서 고민하다가 천을 뜯어 내고 속과 심은 재활용한채 다시 천을 댔습니다. 리커버링인셈이지요. 서둘러 바느질 하느라 만듦새는 그리 좋지 않지만 쓰는데 문제 없으니 그냥 만족하렵니다. 이러다가 나중에 바느질 거리 부족하면 뜯어서 다시 만들지도 몰라요.;







뒷면, 아니 속면은 이런 모습. 한창 뒷판 달고 있을 때 찍은 사진이로군요.'ㅂ'


연휴 전에 도착한 물건들입니다. 총 11만원 어치. 정확히는 10만 9천원이지만 반올림 해도 되겠지요?

이 중 몇 가지는 사은품입니다. 뒤에 보이는 머그 세 개 중 큰 것 하나, 오른쪽의 천뭉치에 올라간 것도 사은품입니다. 뒤에 보이는 머그는 아마 첫 구입 사은품이었을 거예요. 머그 중 오른쪽에 있는 것은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해서 따라온 것이고요. 가운데의 흰색에 패턴 들어간 것은 앞줄 맨 왼쪽에 있는 천과 동일한 패턴이고 구입한 겁니다. 구입하고 보니 사은품으로 온 머그랑 세트로 맞춰도 예쁘겠더군요.+ㅅ+

왼쪽 하단의 천은 1마를 구입했는데 분량이 상당합니다. 꽤 마음에 드는 데 이걸로 뭘 만들어야 하나 싶어서 일단 G에게 넘겼습니다. G도 천이 마음에 들어서 받았는데 뭐에 써야 할지 고민인가봅니다.

다른 것은 다 1/4마 패키지입니다. 천의 질감하고 천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구입했다고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모두 패치워크를 위해 구입했지요. 엊그제 모임 때 들고 나갈 걸, 까맣게 잊고 그냥 나갔습니다. 허허허; 그래도 괜찮아요. 데일리라이크 본사는 대구라고 아는데, 5월 11일까지 목동 현대백화점 지하 1층에서 임시 매장을 연답니다. 이번 주 중에 한 번 다녀오려고 생각중이고요.

다른 것보다 저기 패턴 중에서 선택해 이불 커버를 만들려고 합니다. 제가 커버를 만들 능력은 안되고요, 천만 떼어다가 집 근처 이불집에 부탁할까 하고 있네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제가 만들기엔 능력이 부족합니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완성도의 문제가..OTL


다만 천들이 다 화사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자주 빨 수 있는 마나 면, 린넨이라는 건 좋은데 때가 잘 탈 것 같아서요. 집에서 쓰는 천은 윗부분 커버가 합성섬유라 매끈합니다. 거기에 색이 채도가 높아 때가 덜 타는 편이고요. 그래도 천 무늬가 취향이라 고민, 또 고민 중입니다. 그래봐야 아직 독립하려면 멀었긴 하지요..^-T;


지난 번에 발굴한 천도 있고 해서 이모저모 한동안은 조각잇기를 할 것 같습니다. 사각 조각 잇기는 만들기는 쉬워도 완성도가 색 배합에 따라 굉장히 갈리는지라 고민되는데.;ㅅ; 잘 할 수 있을라나 몰라요.



덧붙이자면 지금 목동 현대백화점에 데일리라이크 임시 매장이 열렸습니다. 15일까지던가, 그렇던데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봐야겠네요. 가보니 주로 인테리어 소품쪽이라, 기대하던 천은 몇 종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뭐....;


0. 자니로켓의 감자튀김과 오레오쿠키밀크셰이크. 케찹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짜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지만 그릇에 저런 스마일 마크를 그려주더군요. 하지만 이날은 감자 튀김 맛이 조금 미묘했습니다. 뜨거운 감자튀김이야 좋았지만 감자에서 낯선 여... 아니, 낯선 향이 납니다. 땅콩향이요. 실제로 땅콩맛도 나긴 나더랍니다. 땅콩기름으로 튀겼나 싶은데 확신은 안 서네요. 감자 튀김을 먹으며 땅콩 먹는 것 같은 느낌이라 만족하진 못했습니다. 흑흑흑.
그래도 적당히 굵은 감자튀김이라 좋습니다. 한 그릇에 3천원인데, 이런 굵은 감자튀김을 다른 곳에서 먹으려면 아웃백 오지치즈후라이를 시켜야하니 비용이 몇 배로 들지요.


1. 재동초등학교 쪽에서 창덕궁을 향해 걸어가다보면 창덕궁 담 안이 들여다보입니다. 전부는 아니고 살짝. 그렇게 들여다보니 저기 멀리, 창덕궁 가운데에 커다란 나무들이 모여 있습니다. 숲이라고 하기엔 작고, 아마 여러 나무가 같이 모여 있나 싶습니다. 겨울에 분명 보았을텐데 기억에 없으니 그냥 눈에만 담고 생각 않고 넘어갔나봅니다.
나뭇잎이 우거진 것을 보니 떠오르는 것이 토토로의 숲입니다. 하하; 한 그루만 서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커다란 나무 덩어리(?)를 보니 사츠키랑 메이가 뛰노는 나무 윗부분이랑 닮았습니다. 괜히 야쿠시마의 그 삼나무가 생각나네요. 쓰다보니 사츠키랑 메이, 둘다 5월이었어.-ㅁ-; 헐. 신경쓰지 않고 있었던 부분인데 말입니다. 역시 『토토로』는 5월에 봐야하는 건가요.


2. 아... 갑자기 퀼트 이불이 만들고 싶어지는 건 분명 도피성.....(먼산)


3. 당장 보고서 둘이 눈 앞에 왔다갔다 하며 네 손을 내놓아라 외치고 있습니다. (훌쩍훌쩍)
괘, 괜찮아요.;ㅁ; 이 것만 넘으면, 올 6월이 문제였다는 그 턱들을 몽창 다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4. P4 때문에 그렇긴 한데, 내년에 일을 쉴 수 없다면 돈 지랄(-_-)을 해야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더군요. 흑흑흑. 허리띠 졸라매던 것을 더 졸라매야합니다.;ㅂ; 근데 그 돈 지랄(...)도 가능해야 할 수 있는 거죠. 끄응. 일단 두고 봐야하나.
어느 쪽이건 간에 일을 쉬는 것이 1순위, 그 다음이 시간과 돈이 배로 들어가는 것, 그 다음이 P4 일시 중지입니다. 3순위가 나오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P4 같은 건 한 번에 몰아쳐서 해야한다고요.;ㅂ;
퀼트천으로 하든, 조각보로 하든, 보통 초심자(?) 단계에서 많이 만드는 것이 바늘꽂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전 바느질 과정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중간에 손이 많이 가는 바늘꽂이나 퀼트 가방 만들기 같은 것은 멀리했지요. 그러다 G의 요청을 받고는 지난 2월쯤에 천을 잘라두었습니다. ... 완성은 지난 일요일에 했지요. 참으로 폭풍같은 작업이었습니다.(먼산)

앞서 글에도 나오지만 G는 이번 여행에서 귀고리를 세 세트 사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 둘은 유리라, 잘못 보관하면 깨지기 쉽다더군요. 어차피 다 피어스 타입이라 이전에 부탁받았던 바늘꽂이를 만들면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뒹굴거리다가 G가 자는 사이에 생각나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는 손이 덜 가더군요. 가장 하기 번거로웠던 것은 마무리 작업이었습니다. 첫 작품인데다 막판 준비가 엉망이라 대강대강 마무리 지었다는 건 G에게는 비밀 ... 도 아니고 건네면서 말했습니다. 그래도 본연의 임무-귀고리 꽂아두기만 잘 되면 상관없다는군요. 하하.

어딘가에 마름질하고 난 뒤의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은데 없네요. 그래서 준비과정은 없고, 제작 과정의 사진만 몇 개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름다운 우리 전통 보자기 만들기』(링크)인데 이 책은 절판입니다. 2009년에 나왔는데 벌써 절판인가 했더니 2011년에 동일 작가, 동일 출판사, 동일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링크) 같은 책이지 않을까 싶은데, 가격도 2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조각 잇기를 한 것은 조각 열 장뿐입니다. 정사각의 조각 다섯 장과, 직사각 다섯 장. 정사각을 먼저 잇고, 그 아래 직사각을 돌려가며 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드니 원형 돔 같은 모양이 됩니다.




뒤집어 놓으면 이런 모양입니다. 감침질이 고르지 않은게 티가 확 나네요. 아하하;




옆에서보면 이런 모습. 이게 어떻게 바늘꽂이가 되냐면 말입니다...



아랫부분을 돌려 시침질합니다. 그리고 뒤집어 솜을 채웁니다. 흐물흐물하지 않게 하려면 솜을 단단히 채워야 하더군요. 쿠션도 그렇지만 이것도 꾹꾹 눌러 채웁니다.




중간 과정이 생략되었는데, 시침질한 것을 당겨서 오므리고, 각 모서리를 꿰어 당깁니다. 당연히 모서리 당긴 실은 아래로 빼야하고요. 아참,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거기도 박음질로 당깁니다.(먼산)
이 부분은 책과 사진을 직접 보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은 저도 저부분이 헷갈려서 엉성~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몇 번 더 만들어보거나 이리저리 실험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숙지해야겠지요.

아래의 동그란 판은 하드보드입니다. 모서리에 걸었던 실을 하드보드지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고정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하드보드판은 바이어스로 가장자리를 대고 배접한 천을 대야하는데 미처 준비를 못했습니다. 실은 저거 만드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바느질하는데만 하루 걸리면 나머지 준비는 천천히 해도 되겠다고 미뤘다가, 막상 만들어보니 감침질은 순식간에 끝나고 그 뒷마무리가 더 골치아팠습니다. 그래서 하드보드지-지금생각하니 일러스트보드;-는 집에 있는 것을 잘라쓰고 거기에 적당~히 집에 있는 퀼트천을 씌웠습니다. 저건 나중에 다시 마무리 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수선할 예정입니다.(...)




아, 왠지 엉성해보여.;ㅂ;




그래도 귀고리 꽂아 놓는데는 별 문제 없습니다. G는 희희낙락하며 받아가더군요. 감침질이 더 잘아야 했다거나, 중심에 장식을 달아야 했다거나 하는 부분은 넘어갑니다. 아하하.;ㅂ;



김현희. 『(아름다운 우리 전통)보자기 만들기』. 미진사, 2009, 2000원 (절판이나 동일 도서가 2011년 출간)


만들면서의 뒷 이야기.

빙고님께는 언젠가 슬쩍 말씀드렸지만 머리카락으로 바늘꽂이를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들어보고 깨달았습니다.; 집에 있는 모시-사진의 저 천-로 만들면 머리카락이 저 구멍사이로 삐져 나올겁니다.ㄱ-; 상상만 해도 공포로군요. 그렇게 만들려면 머리카락 뭉치를 솜으로 싸서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그러면 머리카락으로 바늘꽂이를 만드는 의미가 없지 않나요?; 하여간 이모저모 고민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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