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책을 꺼내 읽다가, 저 안쪽 깊숙히 들어가 있는 옛 만화들을 꺼내다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격하게 반응한 작품들이 몇 있지요.
(어제는 그 일환으로 에덴으로 오라를 꺼내 보았다능..;)


꺼내 본 책은 미도리카와 유키의 진홍색 의자, 붉게 피는 소리, 츠쿠바 사쿠라의 보이지 않는 나라, 타카오 시게루의 인형 연극 등입니다.


보이지 않는 나라는 간만에 보는 거라 그냥 대강 훑듯이 봤는데 지금보니 조금 미묘. 그림은 참으로 예쁘지만, 그리고 펭귄혁명보다 이쪽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8권이 빠져 있던데 채워 넣어야 할까요. 이거 절판인 걸로 기억하는데..;


진홍색 의자와 붉게 피는 소리는 별도 서가 바닥쪽에 깔려 있던 것을 꺼내 봤습니다. 그 안쪽에 밀어 넣었으니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셈인데 작가의 말 중에 재미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붉게 피는 소리는 신 중심, 진홍색 의자는 캐릭터 중심이라고요. 한 번도 그런 걸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다시 훑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츠메우인장은 거기에 둔다면 스토리 중심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조금 들고요.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다양하고 많으니, 각각의 짤막한 이야기를 만들어 거기에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근데 나츠메 우인장은 왠지 사놓고 두 번 읽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조금 미묘.; 그 '이상한 집안'이랑 우인장을 두고 싸울 것이 분명해서 완결날 때까지 마음편히 못 보겠다는 심정인가봅니다.
느낌만 두고 보자면 저는 진홍색 의자쪽이 마음에 듭니다. 붉게 피는 소리도 좋은데 등장인물은 진홍색 의자가 더 좋은가봐요. 어쨌건 가끔 생각날 때 꺼내보면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책들입니다.
(게다가 작년에 재판되어서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쉽고..)


타카오 시게루는 이름만 들어서는 가물가물할겁니다. 「디어 마인」이라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로 조금 떴고, 최근 작품이 「골든 데이즈」. 이건 최근에 완결되었으니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졌을 겁니다. 상당히 그림이 깔끔하고 예쁘지요. 제가 이 작가를 알게 된 건 디어 마인 전, 「인형 연극」 때문이었습니다. 이건 2권까지만 나왔는데 일본에서도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뒷 이야기가 더 있을법한데 말입니다.
(헛. 맑음×소년도 있었구나. 이건 왜 안 찾아봤지.;)

주말에 책 읽으며 뒹굴거리다가 격하게 반응한 것은 저 인형연극입니다. 인형을 쓴다는 점에서는 인형사의 밤(다치바나 유타카)과도 유사하지만, 그리고 귀여운 아이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도 닮았지만 인형연극은 밝은 분위기, 인형사의 밤은 쓸쓸한 분위기입니다. 밝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보면서도 부담이 덜하죠. 인형사의 밤을 방출한 이유중 하나도 그겁니다. 우울함.;

하여간 인형 연극 2권에서 등장하는 민트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면 작가가 사람의 가슴을 쥐고 흔든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20대의 보통 청년이랑 다섯 살이 안되는 꼬맹이랑 교류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참으로 마음이 훈훈하지 뭡니까. 거기에다 꼬맹이가 울면서 이름 부를 때는 감동의 도가니에 절로 빠졌지요. 그걸 읽고 나니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집에는 없더군요. 그저 골든 데이즈 완결권만 덩그라니 남아 있을 따름이고.
(아아. 그림은 상당히 차이납니다.'ㅂ')
민트의 이름이 Mint라고 철썩같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의 작가의 말에는 明兎라고 나옵니다. 으하하하; 그걸 민트라고 읽을 줄은 몰랐어!; 하기야 みんと를 민트라고 써두었으니 헷갈릴만도 하지요. 한자가 明兎였다면 그냥 민토라고 해도 되었을텐데, 그럼 느낌이 잘 안날까요. 이 꼬맹이 이름에 明이 들어가는 것은 형제의 이름이 아키라이기 때문일겁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인형 연극 3권은 2008년에 나왔습니다. 원서로라도 사서 봐야하나 고민되네요. 번역은 나오지 않을 것 같고, 그러니 보고 싶으면 원서로 봐야하는데 왠지 원서로 사두면 제대로 볼 것 같진 않고.T-T

원제는 人形芝居. 제목이 독특합니다. 之가 아니라 芝를 쓴 것이 재미있거든요.'ㅂ'




미도리카와 유키. 「진홍색 의자1-3」. 학산문화사. 2005. 3800원.
「붉게 피는 소리 1-3」. 학산문화사.
츠쿠바 사쿠라. 「보이지 않는 나라」학산문화사. 2001. 3000원~
타카오 시게루. 「인형 연극 1-2」. 대원씨아이. 2000.


* 진홍색 의자와 붉게 피는 소리 모두 나츠메우인장 덕분에 2009년 재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판이 언제인지는 집에 가서 확인해봐야겠네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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