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사두고는 계속 베란다에 상자채 두고 있었는데, 엊그제 살짝 충격을 받아서 내친김에 꺼내보았습니다.

이미 작업실 사람들에게는 제 성향에 대해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성(性)적 성향이 아니라 취미 성향 말입니다. 특이하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구나, 만화를 많이 보네? 등등의 말을 들으니 아예 이야기 하는 것이 편하겠다 싶어서 오타쿠라고 선언했습니다. 반쯤은 자포자기 상태에서 그랬는데, 덕분에 이미지가 고착화된 모양입니다.

엊그제 같은 방의 A(임의)랑 이야기를 하다가 베란다에 책이 쌓여서 곤란하다 했더니 놀라더군요. 책이 아니라 그, 플라스틱으로 된 작은 인형 같은 것이 쌓여 있을 거라 생각했다나요.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아니, 그런 이미지였단 말인가.-ㅂ-; 물론 그런 것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먼지 관리를 하지 않기도 하고 자리 차지하는 것이 골치 아파서 상자채 보관 중이란 말입니다. 게다가 제 방은 햇빛이 잘 들어서 변색이 쉽습니다.
하여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작업 책상에 하나 가져다 두기로 하고는 들고 왔습니다. 조립하는 것이 의외로 번거롭더라능.; 넨도로이드 미쿠는 머리카락이 워낙 길어서 균형 잡는데 문제가 없지만 이쪽은 스탠드가 없으면 자립이 안되네요. 머리가 큰 것이 문제입니다. 하하;

근데 놓고 나서 보니 옆에 쿠온지 아리스를 두고 싶어진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 참고로 문학소녀님이 들고 계신 책은 쿠툴루입니다.(...)


다른 글을 많이 쓰다보니 일상글이 조금 밀렸네요.

북스피어 원기옥 2차는 뒤늦게 알아서 참여를 못했습니다. 진즉 알았다면 덥석 참여했을텐데요. 그 대신 얌전히 책 구입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아마 『그림자밟기』책이 나오면 그 즈음 블로그에서 이벤트도 한 번 하지요. 2-3권 정도 더 구입해서 보내드리는 이벤트로 말입니다.'ㅂ'



가끔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만, 제가 지금 돈을 안 벌고 딴 짓을 하고 있음에도 마음이 편한 것은 항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직장에서 나왔지만 빽(...)이 있어서 다시 직장을 잡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놀자놀자 탱자탱자 할 수 있는 겁니다. 하하하... 이거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로군요.OTL
하여간 2년 동안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놀겠다 생각했는데 업무 M이 끼어들면서 망했습니다. 크흑.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하여간 열심히 달려야 할거예요. 대신 나중에 직장에 돌아가도 업무 감은 안 잃겠다 싶지만... 만...;
게다가 쓰려고 생각했던 돈의 얼마간을 도로 확보할 수 있겠지만....;ㅂ;


지난 몇 달 간의 소비 패턴을 보니 확실히 식비 비중이 높습니다. 군데 군데 구멍 확 뚫리는 소비를 제외하면 더욱 그렇고요. 그러니까 교토 여행 항공권 결제나, 노트북 구입이나. 이런 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소비는 식비입니다. 허허; 지갑을 잘 관리해야겠네요. 그래도 아주 많이 쓰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정말 그런지는 가계부 보기가 무섭습니다.


지금 제일 걱정인건 사실 건강쪽이라. 여행 갔을 때부터 위에 이상조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락가락합니다. 여행 가서는 위가 굳어 있는 듯한-무기력 증상을 보였고, 다녀와서는 역류성 식도염이 나타났으며, 엊그제는 그에 따른 폭식도 있었지요.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하하하.;ㅂ; 그러니 스트레스만 안 받으면 되겠지요. 그게 불가능할 것이란 점은 저도, 동료들도 다들 압니다. 하하하.;ㅂ; 게다가 계속 앉아서 책상머리 작업만 하고 있다보니 어깨가 굳고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픕니다. 데헷. 운동 열심히 하고 식이조절 더 철저하게 해야겠어요. 이번 주말 약속을 기점으로 한동안 약속은 없으니 외식 안해도 됩니다. 만세! (물론 다음 토요일에도 약속은 있지만...;...)


아래는 발랄한 아침을 시작하게 도와주는 코펜하겐 필하모닉의 지하철 연주입니다. 거참 절묘하네요.+ㅅ+




발단은 『늑대와 향신료』였습니다. 애니플러스를 틀었더니 『늑대와 향신료』가 나오는데 엔딩 곡의 일러스트가 정말 정말 귀여운겁니다! 사과를 둘러싸고 이리 뛰고 저리뛰는 두 꼬마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화집이 있으면 당장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검색을 들어가는데..

1. 구글크롬은 방문기록이라는 것이 있어 그 안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amazon ja로 검색하니 이전에 검색했던 아마존 기록이 나오네요. 호오. 가장 가깝게 검색한 것이 사자네 케이입니다. 아마도 타케오카 미호의 화집이 나왔나 찾아보려 했나봅니다.

2. 본 목적은 까맣게 잊고 타케오카 미호(竹岡美穂)의 이름검색에 들어갑니다. 늑대와 향신료 화집은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고 타케오카 미호의 명영사 화집이 있는가 없는가 찾아보러 갑니다. 그랬는데...

3. 아마존 검색창 가장 상단에 나온 것이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2권. ㄱ- 5월 30일 발매예정으로 예약은 아직 안됩니다. 어허허허. 이것도 사야하나 싶은데, 그 아래에는 역시 5월 30일 발매 예정인 책 한 권이 보입니다. 이건 아직 발매 안되었으니 넘어가고..

4. 얼마전 마스터님께 정보를 들었던 '문학소녀'의 편집자 일기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4월 30일에 나왔으니 한국에도 조만간 나오겠지만 『반숙작가와 '문학소녀'인 편집자』랍니다. ㄱ-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도 1권만 읽고 2권부터는 구입만 하고 봉인 상태인데(씨엘과 동일한 취급) 도대체 얼마나 이야기를 더 뽑아내려는 건지 궁금합니다. 솔직히는 에바와 비슷한 길을 갈까 두렵네요. 사골국물 우리듯 푹푹 우릴까봐 말입니다. 이렇게 투덜투덜 불평하는 것은 제가 코노하를 지나치게 편애해서(...) 토오코와의 커플링이 이루어진 그 사이의 일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본편만큼 재미있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요. 일부러 남겨 놓았던 그림의 여백을 일일이 다 색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5. 현재 '문학소녀'와 관련되어 출판된 외전들은 『견습생』1-4권(완결인듯. 마지막 권 제목이 졸업입니다), 『사랑스런 동화집』1-4권, 이번에 나온 『반숙작가』입니다. 번호가 붙어 있는 것은 『동화집』뿐이고 나머지는 각권의 제목이 다르기 때문에 권차는 없습니다. 『반숙작가』도 그렇고요.

6. 괜히 심술나서 있는 책마저 팔아치울 생각이 듭니다.;ㅂ; 가장 마음에 든 6권이랑 8권만 놔두고 처분할까요.
이 모든 것은 책장이 부족한 자의 절규이기도 하니...(먼산)
(하지만 노무라 미즈키 + 타케오카 미호의 신작인 미스테리현대학원로망물(링크)은 일단 체크했습니다. 삽화가 기대되는데, 언젠가는 한국에도 나오겠지요.-ㅁ-)


7. 여기까지 검색하고는 다시 원래 목적인 『늑대와 향신료』를 찾아봅니다. 이건 검색하기가 참 쉽습니다. 'wolf and spice'로 찾으면 되거든요. 히라가나 변환이나 한자 변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화집은 나오지 않았고, 대신 여러 책들이 검색되는 바람에 좀 낚였습니다.
다른 것보다 『우리집 메이드는 부정형(不定形)』(링크)이란 책이 있는데 꽤 재미있어 보이네요.;ㅁ; 이렇게 원서에 홀리면 안되는데...; 1년 전에 발매된 책이니 한국에서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고, 그러니 그냥 마음 편히 일본여행가서 찾아오는 것이 나을까요. 흑흑흑..



이상 화요일 저녁의 지름자폭기였습니다.

질러놓고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 세트가 드디어 왔습니다.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예약판매 특별 부록 때문에 일부러 6월 중순에 후다닥 주문 넣고 내내 기다렸습니다. 화보집은 6월 중에 나온 모양인데, 삽화집~쪽의 발매가 7월 초라 발송도 조금 밀렸습니다. 어쨌건 기다리는 내내 두근두근했지요.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박스를 열었더니 저것만 달랑 들어있길래 조금 당황했습니다. 비닐포장 된 A4 케이스만 있었거든요. 하지만 무게는 생각보다 더 나갔으니, 상황이야 뻔하지요. 케이스 안에 책 두 권이 다 들어가 있던 겁니다. 어, 그럼 이걸 다 직접 포장했다는 이야기인가요.=_=;



뒷면은 이렇습니다. 으흐흐. 저 꽁지머리.>ㅅ<



추상화랑 화집은 이미 일본어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삽화집만 사면 되는 상황이긴 했는데, 그럼에도 또 주문한 것은 뒤의 단편 번역 때문입니다. 원서로 읽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편하게 읽고 싶은 마음에 샀습니다.
책 받아들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것도 그겁니다. 화집의 맨 뒤에 실린 단편, 그 마지막 문장이 어떻게 번역되어 있나 했는데 직역으로 했더군요. 으허허허.; 입에다가 솔은 꿀 한 숟갈을 그대로 퍼서 넣는 느낌...;ㅠ; 아아. 달아요...; 무슨 이야기인지는 ..... 비밀입니다. 후후후후~


(반쯤 얼굴을 내밀고 있는 양. 월레스와 그로밋에 등장하는 양입니다. D90 + .4. 접사 렌즈를 사야하는 것인가 고민중입니다.)

※ 쓰다보니 「문학소녀」의 결말 내용 폭로가 나옵니다. 그런 고로 아직 읽지 않은 분, 결말을 알고 싶지 않은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어제도 스트레스 푼다고 이 책 저 책 뽑아 읽다가 계속 속에 걸려 있던 말을 뽑아낼 소재를 찾았습니다. 시바사키, 타카히코, 코노하. 이 셋의 이름을 다 아신다면 당신은 독심술의 대가입니다.(웃음)
시바사키는 도서관 전쟁의 중요 조연으로, 주인공인 이쿠의 친구입니다. 굉장히 당차고 무서운 아가씨이지요. 타카히코는 파파 톨드 미에서 너무 어린 나이에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고, 코노하는 문학소녀 시리즈의 남자 주인공입니다. 이 셋을 같이 꺼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입니다.

뭐, 그리 복잡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고토부키 나나세가 왜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 의문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결말부를 두고 코노하가 비난받는 것도 제게는 잘 이해가 안됩니다. 막말로 표현하자면 단물 쓴물 다 빨아 먹고 버렸다라는 분위기인데 순화하면 '네가 어떻게 나나세를 버릴 수 있어!'가 되겠지요. 근데 제가 보기엔 조금 다르단 말입니다....
제가 코노하를 편애하긴 하지만(귀엽잖아요-ㅁ-), 거기에 나나세가 취향이 아니라고 하지만(토오코>나나세), 그래도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걸리는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소는 시바사키와 아사히나의 관계에서 한 번 나왔고(도서관 내란) 어제 파파 톨드 미를 다시 보면서 타카히코의 대사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간단합니다.
그 쪽에서 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이고, 그걸 내가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 자유입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그 마음을 무조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타카히코는 엄청나게 많은 초콜릿을 받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초콜릿을 좋아하지도 않으니 이건 짐덩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흔히들 민폐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걸 그렇게 취급하면 비난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냥 받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책무가 따라붙습니다. 그에 대한 보답-화이트 데이의 선물 말입니다. 그 이전 해에는 화이트 데이에 선물을 받고 싶은 아이에게만 주었더니 못 받은 아이들이 실망했느니 어쨌느니 했답니다. '받아 주시기만 해도 좋아요. 그냥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는 입에 발린 말이고, 그에 따라오는 마음을 원했던 거란 이야기겠지요.-ㅅ- 뭐, 달라는 애한테만 줬다는 타카히코도 둔하다고 생각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받은 셈이니 조금은 동정합니다.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과 관련해서 가장 위대한 인간은 이모노야마 노코루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위대하지요.)

시바사키는 예쁩니다. 그래서 선망의 대상입니다.
시바사키의 동료 중에 한 여자가 있습니다. A라고 해두지요. A가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는 시바사키를 좋아합니다. 그러자 A는 시바사키에게 남자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그 과정에 걸린 것이 아사히나. 시바사키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고 하자 A는 없던 말까지 지어내면서 시바사키와 아사히나를 이어주기 위해 애씁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가끔 데이트를 하게 되자 A는 주변 여자 동료들을 선동해서 '그 쪽이 좋아한다니까 사귀어 보는 것은 어때?'라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것도 민폐입니다. 그에 대한 감상은 시바사키의 속마음이 도서관 내란에 잘 나와 있으니 보시면 되고, 이걸 방어(?)해주는 것은 의외로 이쿠였습니다. 상대방이 좋아하니까 사귀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였던가요.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은 그쪽 사정. 그 사정에 맞출지 말지는 내 마음이 어떤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로맨스에도 종종 등장하지 않습니까. 당신이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마음이 없음에도 사귀는 것은 당신 마음에 대한 실례입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는 것보단 낫다고 하는데 그건 본인이 겪어보면 답이 뭔지 알겁니다. 때에 따라 다를테니까요.

코노하와 나나세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미우와 코노하의 모습을 보고 나나세는 코노하의 모습에 홀딱 반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새침하게 굴지요. 너 따위한테는 관심 없어로 일관하고, 그걸 계속 접하다보면 있던 마음도 떨어질겁니다. 그래 놓고는 나중에야 사실 나, 너 좋아해서 그런거야라고 하면 마음의 상처가 수복이 될까요. 나나세는 코노하를 위해 이리 저리 동분서주하고 싸우지만 위한다는 개념의 차이가 달랐지요. 마지막 권에서 나나세와 코노하의 대화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코노하의 상처에 대한 토오코와 나나세의 대응 차이. 그 차이가 결말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고요.
어, 본래 나나세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은,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고 그에 대해 내가 보답해야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코노하는 사귀기까지 했지만 결국 마음이 간 쪽은 다른 쪽이었지요. 비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현실세계에서도 두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람과 사귀다가도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하면 헤어질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이 나 때문에 얼마나 희생을 했는가, 나를 얼마나 좋아해주는가보다는 내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ㅅ'



어찌되었든 결론은 코노하 만세?


교보에서는 문학소녀 시리즈 주문이 안됩니다. 그런고로 이 책은 일본여행 갈 때나 구해올 수 있겠네요. 외전도 찾아보고 화집도 찾아오고. 우후후~
노무라 미즈키(문학소녀 시리즈 작가)를 검색하다보니 단편을 써냈다는 紅桃寮の7日間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기숙사란 말에 그린우드를 떠올리고는 잽싸게 교보문고에 주문해 구입해보았습니다.



표지는 이렇습니다. 표지 사진은 e-hon에서 다운 받아 올립니다.-ㅂ-

지금 본 것은 앞의 두 편만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가 노무라 미즈키 것이라, 뒷 이야기는 언제 볼지 저도 모릅니다.; 내키면 보지 않을까 싶은데 앞의 두 편을 보고 있자니 지정된 소재가 뭔지 대강 감이 잡히더군요. 기숙사이름인 紅桃寮, 기숙사 방 번호인 404, 기간은 7일. 거기에 미스터리가 들어갔나봅니다.
표지만 보면 마녀 위*가 떠오르는 그런 분위기지만 실제 내용은 기숙사를 배경으로한 평범(?)한 추리물입니다. 물론 첫 편을 볼 때까지만 해도 위의 소재라든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니까 그냥 학원물이 되려나 했더랍니다. 그러기엔 분량이 적긴 하죠.

첫 번째 편은 성모상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뒷전에 두고 읽다보니 나중에 성모상이 등장했을 때야 제목이 그래서 그렇구나 했는데 말입니다, 함정입니다. 헛소리꾼 시리즈처럼 진정한 이야기는 항상 뒤에 나옵니다.(먼산) 미술학교 기숙사가 배경이고 주인공의 험난한 인생역정을 보고 있자면 난 참 행복하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 전에 공부 좀 해놓지. 응석받이로 자란 걸 그런데서 티 내면 안된다? 그나마 참한 선배 만나서 인생 폈으니 그 다음에도 잘해. 또 도중에 손 놓고 게임에 빠지진 않겠지?

두 번째 편은 과수원 이야기입니다. L.M 몽고메리가 쓴 동명 단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몇 가지 코드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과수원이 주요 무대 중 하나라는 것, 천연 미소녀가 등장한다는 것. 처음에 읽으면서는 위화감이 굉장히 심해서 이 작가가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다른 책은 안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위화감의 정체는 뒤에 밝혀집니다. 이 단편의 주제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로 요약할 수 있으니, 한을 품으면 몸을 던져서라도 풀어낸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자기숙사, 여학교에서 발생할만한 일이 주제니까 말이죠. 여학교에 다닌 분이라면 아마 공감도가 더 높을겁니다. 다니지 않으셨다면 사전에 마리미떼, 아니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를 몇 권 보고 여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하시면 좋습니다. 저게 여학교의 실상을 보여주진 않지만 대강 이런 분위기 아래서 나온 이야기라는 것은 아실 수 있을겁니다.
여학교의 실상이란 .... 웃지요. 훗.


문고판형보다 조금 큰, 요즘 나오는 일본 소설의 하드커버 판형 정도의 크기입니다. 대상 연령이 낮은 편이라 그런지 요미카타도 많이 달려 있고 책 글씨도 크고 자간이나 행간도 넓습니다. 읽기 편하고 각 편이 80쪽 남짓이니 읽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듯.. .하지만 일부러 구해서 보실 필요는 없을겁니다.; 기숙사 모에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히죽)

전 권 삽니다.+ㅠ+b


아, 7-8은 있으니 1-6만 사면 되겠네요. 문제는 이후에 단편집이 나올 수 있을지지만. 학산은 안내주기로 유명하다는군요. 이번에는 그 공식을 깼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안나오면 그냥 원서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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