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먹어본 마카롱은 질겼습니다. 어디 것인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데 아마 롯데 본점의 포숑에서 사온 것일겁니다. 말이 포숑이지 프랑스 포숑에서는 이름만 빌려다 쓰고 빵은 고려당에서 만들었지요. 근데 고려당이 아마, 신라명과-다시 말해 신라호텔, 신세계 라인이 아니던가요. 문득 조선호텔 델리도 이쪽 라인이었다는 기억이...
(이부분은 나중에 수정이 들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마카롱은 참으로 질겼습니다. 무슨 맛인지, 무슨 질감인지 전혀 모르고 그저 책에서만 보았던 마카롱이 여기있네 싶어 집어 들었던 것치고는 대가가 참 가혹했지요. 마치 캐러멜을 씹는듯한 질감, 그리고 설탕맛. 그 외에 다른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그 뒤에 다시 마카롱이라는 것을 맛 본 것은 아마도 신세계 본점의 달로와요에서 구입한 뒤였을겁니다. 여기는 조금더 부드럽고 파삭하더군요. 아아. 마카롱이 이런 맛이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 라뒤레와 피에르 에르메까지 손대면서는 이미 옛날 옛적의 마카롱 같은 건 못 먹게 되었습니다. 그게 마카롱이 아니라 캐러멜이란 이름을 달고 싼 가격으로 나오면, 설탕이 필요할 때 한 번쯤 손 댈지도 모르지만요.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오랜만에 먹어본 스타벅스 마카롱입니다. 피스타치오였는데 스타벅스에 들어간 것이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라 마카롱도 오랜만에 먹어보았습니다. 엡, 마지막으로 먹은 것이 몇 개월 전의 일일겁니다. 보신각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카페라떼를 한 잔 시키고 충동적으로 마카롱을 시켰습니다. 근데 집어들었을 때 조금 묘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겉이 단단하달까.
그리고 먹어보고 알았습니다. 아아. 이건 내 마카롱 시식 역사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마카롱이로구나. 참으로 질기고 참으로 설탕맛이구나.




그리고는 다시는 스타벅스에서 마카롱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다음에 저걸 사게 된다면 저는 마카롱이 아니라 설탕을 구입하려고 사는 겁니다. 절대 마카롱에 돈을 지불하는게 아니예요!
(설탕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음료에 2천원 더 얹어서 달달한 걸 주문하는 쪽이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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