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순서대로는 저 순서지만 원래는 오월의 종, 붓처스컷, P5입니다. 이태원 역에서 내려 한강진역 방면으로 걸어가다보면 순서가 그렇게 되거든요.

앞서 올린 혜화동@마르셰(이하 혜화동 장터http://esendial.tistory.com/4195)에서 신나게 쇼핑을 하고는 이태원으로 이동합니다. 실은 제가 강력하게 주장했어요.-ㅁ-; 오랜만에 Passion5를 가보고 싶었거든요. 거기에 붓처스컷 이태원 점 브런치가 광화문점보다 낫다는 글도 보았고 말입니다. 궁금하던 김에 제가 강력하게 말해서 BC님이랑 같이 이태원으로 넘어갑니다. 삼각지에서 한 번 갈아타면 이태원까지는 아주 많이 걸리진 않아요.

이태원역에서 내려 한강진역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선가 빵냄새가 납니다. 아, 맞다. 그렇죠.; 가는 도중에 오월의 종이 있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두 분을 또 살살 유혹하니 홀랑 넘어갑니다. 그리하여 오월의 종에 들어갑니다. 두 분 다 처음이라 하시니 이런 때는 옆구리 찔러드려야 하잖아요? 마침 점심 시간 즈음이라 빵들이 나온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종류가 여럿 있더군요. 벌써 다 팔린 것도 있지만 그래도 궁금하던 빵 여럿을 다 집었습니다.

거기서 다시 설렁설렁 걸어가면 바로 붓처스컷이 나옵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하나씩 시키고 주섬주섬 가방을 열어 교환을 합니다.



B님께 받은 루피시아 로열밀크티. 그 옆의 비닐봉지는 나중에 상세하게 찍어 올릴 생강과자. 그 뒤에 보이는 유리병은 양파조림. 이건 치즈랑 섞어 먹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은 유자 마말레드.-ㅠ-
어쩌다보니 이런 물물교환이 되었군요.^^;




잠시 뒤 빵이 나옵니다. 짭짤한 빵에다가 버터를 발라 우물거리면 음식이 나오기 전에 홀라당 사라집니다.-ㅠ-
그리고 검은양이라든지, 발레라든지, 애니라든지, 책이라든지, 여행이라든지 기타 등등의 중구난방 화제가 오갑니다.




제가 주문한 콥샐러드부터. 치즈 두 종에 달걀과 고기와 아보카도와 토마토와 기타 등등이 함께 담깁니다. 아래는 채소고요. 소스는 이미 뿌려져 있으니 잘 섞어 먹으면 됩니다. 섞어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지요. 그릇이 조금 더 크면 섞어 먹기 좋을텐데 말입니다. 지난번에 G랑 같이 먹어보고는 호시탐탐 다시 먹을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도전. 이건 런치 메뉴는 아닙니다. 가격은 18000원. 부가세 10%는 따로 붙습니다.




체다치즈햄버거스테이크(였나;)랑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입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양이 적어보이는데 접시가 커서 그렇습니다.; 먹다보면 의외로 양이 많더라고요.

다른 건 잘 모르지만 저 햄버거스테이크를 먹으니 알겠습니다. 광화문보다 붓처스컷이 나아요. 재료는 같은 걸 쓸 거라 생각하는데 이쪽이 덜 퍽퍽합니다. 광화문쪽은 훨씬 단단하고 조금은 퍽퍽했거든요. 이쪽은 그런 느낌이 덜합니다.-ㅠ-


먹고 잠시 수다 떨다가 이번엔 Passion5로 걸어갑니다. 여기도 그리 멀진 않지요. 오후 2시 넘어서였을거라 생각하는데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리 저리 기웃거리며 뭘 먹을까 하다가 안내도를보니 지하에 무슨 시설이 있나봅니다. 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으니 팔라라고 합니다. 불어인지 영어인지, 하여간 외국어로 써놓으니 몰랐죠. 팔라. 문득 긴자에 있는 시세이도 파라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런 곳이예요.; 지하로 내려가는 공간이 있고 왼편에는 이렇게 베이커리가,




오른편에는 브런치 뷔페가 있습니다. 내부 사진 촬영은 안되지만 애프터눈 티세트가 있기에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는데 가격이 1층의 1.5-2배 정도입니다. 점심을 먹은 직후라 다음을 기약하고 조용히 물러났지요.; 다음에는 저 브런치 뷔페를 가보려고요.


1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다른 두 분이 주문을 하러 간 사이 저는 혼자 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혜화동 장터에서 구입한 바질 씨앗.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잘 모셔두었다가 내년 봄에 열겁니다.'ㅂ'


이쯤에서 두 분이 돌아와 저도 커피를 주문하러 갑니다. B님의 리뷰에도 있지만 여기 커피맛은 보통 수준의 스타벅스 정도인데 가격은 두 배더군요.



그리고 오월의 종에서 사온 빵들. 저 유리병은 혜화동 장터에서 산 생강 시럽입니다. 이쪽은 진액이 아니라 시럽인데, 색이 생강즙색이라 엷은 노랑입니다. 우유를 뜨겁게 데워 저거 한 숟갈 타 마시면.......-ㅠ- 시음했다가 홀라당 넘어갔지요.;
뒤에 보이는 것은 식빵이고, 태공이 깔고 앉은 것은 단팥빵, 그 옆은 소보로입니다. 이건 아버지 드시라고 사왔지요.




그리고 수다를 돌려 배가 꺼진 다음에는 케이크를 고르러 갑니다. 서로 다른 세 종의 케이크. 오페라, 사과할래?, 몽블랑. 다들 무난무난합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조금 왔다갔다 합니다. 개당 8500원인가, 그 정도 수준이거든요. 그래도 케이크는 맛있습니다.-ㅠ- 특히 수다와 함께하면 더욱 좋지요.
(태공이 저 멀리 앉아 있는 것은 복숭아 대신 사과!를 외치시며 C님이 투샷을 찍으러 데려가셨기 때문...)



그래도 몽블랑은 근래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 중에서는 제일 무난합니다. 일본의 유명한 어느 몽블랑집 것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넘어갑니다. 저는 그게 더 취향이거든요.




사과할래는 정말 사과처럼 생겼습니다. 게다가 잎사귀도 꽂혀 있고요. 실제 보면 형광 연두인데 그 색이 제대로 안잡혔습니다.^^; 맛은 사과 무스. 속에 스펀지 시트도 있던가요. 하여간 모양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괜찮습니다.+ㅅ+




오페라는 윗부분이 얇은 초콜릿이라는 점이 걸리지만(초코 소스가 아냐!) 그냥 넘어갑니다. 맛은 무난무난.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레더라가 낫습니다.(...)



이러고 나서도 수다 떨고 또 다시 다른 카페에 들어가 발레 수다를 신나게 떨었습니다. 오전 11시에 만나 7시에 헤어졌을거예요. 도대체 몇 시간이나 떠든건지. 그래서 그 다음날도 몸무게는 늘지 않았습니다.(...) 역시 수다는 좋군요.
(하지만 그 다음날과 그 다음다음날 노는 바람에 보고서가 바람과 함께 몰아닥친 것은 ...-_-)


호기심은 지갑을 죽입니다.ㄱ- 물론 그 빈도는 자주와 가끔 사이를 오가니, 이 다음에 시킨 다른 케이크는 그럭저럭 괜찮았거든요.

이날도 스타벅스에 앉아 죽치고 기다리는 중에 고민하다가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뾰족한 끝부분이 살짝 부러져 달랑거리미나 단면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맨 아래에는 타르트 반죽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그 위에 살짝 크림을 바르고 시트, 다시 크림, 시트, 크림 순입니다. 타르트는 딱딱하거나 단단하거나 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기야 이걸 먹은 것이 어언 언제?;


제목에도 달아 놓았지만 이 케이크는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날 음료 없이 먹기도 했는데, 대체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몽블랑은 음료 없이 먹으면 '달다!'만 느껴지지 이 케이크처럼 퍽퍽하진 않거든요. 음료랑 같이 먹지 안으면 목이 메일 것 같은게 시트부터가 촉촉한 것과는 거리가 멀더군요. 위에 올라간 크림도 찍어서 들어올려지는 모양새가 뻑뻑하고 되직합니다. 하하하.;ㅂ;
(하기야 여기서 기준을 모처의 몽블랑으로 하면 참..ㄱ-)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종종 지뢰를 밟을 때가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죠 뭐. 하지만 다음에 먹은 다른 빵은 나름 괜찮았으니 이어서 리뷰 올립니다.
마르브란슈까지 한 번에 갈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 올립니다. 이번 글은 둘째날부터 셋째날 점심 즈음까지입니다.

벌꿀집 도라토까지 들러보고 나서는 버스를 타고 다시 기온 카와라마치로 내려옵니다. 목표는 오전에 가려다가 못간 교토 BAL. 무지 대형매장과 준쿠도를 가려는 것이었지요. 교토에서 자주 찾는 서점인 준쿠도는 교토 BAL과 시조에 있습니다. 저는 주로 교토 BAL의 매장을 가는데, 규모 자체나 이용객은 시조 쪽이 훨씬 많나봅니다. 하기야 유동인구도 그쪽이 더 많으니까요.'ㅂ' 그러고 보니 기노쿠니야도 근처에 있다던데, 안쪽 블럭에 있어 한 번도 안 가봤습니다.

그리고는 G의 요청으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카페에 들릅니다. 지난 교토여행에서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오타후쿠 커피에 갔지요. 금연 카페가 아닌지라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었지만 약간 거슬리는 정도였습니다.



밀크커피 한 잔을 시켜 홀짝 거리며 30분 남짓 쉰 다음 다시 움직입니다. 이번에는 저녁 거리와 다음날 아침거리를 사기 위해서였지요.

이 다음 사진이 없는 건 니시키시장과 다이마루에 들러 그렇습니다. 니시키시장에서는 아침거리를 구입하고, 다이마루에서는 예전에 英君님 이글루에서 보았던 특이한 음식을 찾으러 갔지요. 간단히 소개하면 인스턴트(!) 국물요리입니다. 不室屋(후무로야, 홈페이지 링크)에서 만드는 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英君님 이글루 글을 참고하세요. (일본 국물요리 선물세트)
이 글을 보고는 바로 검색 시작해서 찾아보니, 본점은 가나자와에 있지만 간사이 지방에서도 몇몇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팝니다. 교토에서는 다이마루에 매장이 있더군요. 그 때문에 다이마루까지 찾아갔는데, 플로어 안내도를 미리 챙겨가지 않은 덕에 한참을 헤맸습니다. 건어물이랑 같이 있더군요.; 매장 사진은 찍어 놓지 않았으니 패스. 저야 요즘엔 국물을 거의 먹지 않으니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지만 G는 꽤 재미있어 하더랍니다. 밀기울로 만든 것이라는데 그래서인지 국물도 상당히 걸죽합니다.

하여간 그걸 사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오타후쿠 커피에 들어간게 15시 반 정도, 니시키 시장과 다이마루 쇼핑까지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니 5시가 넘었습니다. 조금 일찍 들어가 쉬려 했더니 그렇게 안되네요. 거의 체력이 바닥난 상태로 숙소에 돌아갑니다.;




이것이 니시키시장과 다이마루에서 사온 그날의 저녁입니다.

사진 아래쪽의 삼각김밥은 니시키시장의 유명한 쌀집에서 사왔는데 진짜 맛있습니다. 쌀자체만으로도 맛있는데 간도 적당하고 밥알도 고슬고슬하니 비싼값을 하더군요. 비싸다고는 해도 개당 190엔 남짓이니 허용범위 안입니다. 특히 양념해서 만든 삼각김밥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도시락 등에서 종종 나오는 비슷한 밥은 제입엔 짰지만 이건 괜찮더라고요.-ㅠ- 밥만 먹어도 맛있습니다.

그 뒤에 있는 어묵 세 종류과 달걀말이는 역시 간간하고..-ㅠ-; 그래도 반찬으로 먹으면 괜찮습니다.

투명 포장용기에 담긴 두 종류는 다이마루에서 사온 닭고기 튀김이랑 마카로니 샐러드입니다. 백화점에서 무게로 달아파는 것이라 가격은 꽤 나갔는데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닭튀김은 짜군요.;ㅠ;

가운데 있는 것이 앞서 말한 후무로야의 국물요리입니다. 모나카 비슷한 것에 구멍을 내고 뜨거운 물을 붓는 건데, 제 입엔 역시 간간했지만 뜨끈하고 걸죽한 국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오거나 날씨 쌀쌀할 때 몸 데우는 용으로 마시면 딱이더라고요. 게다가 낱개 포장이 굉장히 작아서 책상 서랍에 하나 넣어두었다가 사무실에서 컵라면 대신 먹기에 좋겠더랍니다.


물론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먹었지요.





다음날 아침, 히가시혼간지쪽 길을 따라 걸어 교토역까지 갑니다. 교토역 근처에 있다고 사노님이 가르쳐주신 마트가 궁금했거든요. 하치죠 주변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미리 탐색을 하러 간 거였습니다. 근데 저 일본어 문구를 영어로 'Now, life is living you.'라고 써두었던데 이건 뭔가 안 맞는 것 같다아아..?




히가시혼간지 담벼락 아래에는 수로가 있는데, 여기도 연이 꽤 있습니다. 이쪽은 남쪽 담아래 수로고,




북쪽담 아래에는 수련이 있습니다. 연과 수련의 차이는 잎이 물에 찰싹 달라붙어 있나 아닌가지요. 개구리가 살포시 앉아 있는 건 수련쪽.-ㅁ-/


저녁 먹고 남은 것으로 아침을 챙겨먹고, 설렁설렁 길을 나섭니다. 오늘의 목표는 여행 선물 구입과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 케이분샤입니다. 교토역 하치죠 출구 주변에 마트도 있고 여행 선물 파는 곳도 있어 일단 거기를 먼저 가기로 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잠시 이노다 커피를 찾아가기로 하지요. 근데 이노타 커피 포르타점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한참을 헤매다 보니, 교토역과 이어진 포르타(Porta) 동편 아래쪽에 있습니다.=ㅅ=



아래의 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윗부분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있지요. 거기가 이노다 커피입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헤매다가 8시 반 넘어서 도착합니다.




G가 우유랑 설탕이 필요 없다는 말에 블랙을 시켰지만, 이노다 커피는 우유랑 설탕이 있는 쪽이 맛있는데 말이죠.-ㅠ-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아라비아의 진주, G는 콜롬비아. 커피를 마시고는 9시 즈음 맞춰서 하치죠 출구의 마트, Harves로 갑니다.

가서 친구들에게 뿌린다는 이런 저런 과자를 사고, 후시미 월계관의 일본주를 사고(역시 친구 선물). 그렇게 쇼핑을 마치고 나서 교토 역 북쪽의 교토 명과 판매점에 가서는 역시 친구 선물을 왕창 삽니다. G는 이번 여행 때 이리저리 챙겨줄 친구 선물을 잔뜩 구입하던데, 그 구입비용이 전체 사용 비용의 20% 이상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_-; 챙겨준 사람만 30명은 족히 되겠지요. 직장 동료, 아는 언니, 친구, 가끔 만나는 친구 등등. 저는 그냥 다 눈을 돌리고 여행 선물은 거의 안샀습니다. 다음 여행부터는 여행 선물 줄 사람이 한 명 더 줄어들테니 좋군요.


쇼핑을 끝내놓고 나니 짐이 많습니다. G에게는 짐을 가져다가 숙소에 갖다 놓으라 하고 저는 교토역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부터 고행의 시작.ㄱ-;


은각사 쪽은 두 번 가봤지만 그리 멀다 느낀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타야마쪽도 그렇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게다가 근처까지 가는 버스는 그래도 종종 있지만, 기타야마를 도는 北8번 버스는 한 시간에 두 대만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40분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서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버스를 타려면 20분 이상 기다려야합니다. 테더링한 아이패드로 지도를 확인하니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빠르겠네요. 날은 뜨겁지만 그냥 걷자 싶어서 종종 걸음으로 교토부립식물원 북쪽길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오나 싶어 한참 기다려 나온 마르브란슈.(홈페이지 링크)

여기는 제이님의 포스팅을 보고 궁금해서 가보겠다 생각했습니다. 월요일 오전,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는 때라 그런지 매장 안쪽에 만들어둔 살롱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뭘 주문할까 고민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된 케이크는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폭주했습니다.-ㅠ-




조명이 노랑노랑이라 사진도 그렇습니다. 주문 하고 나니 저렇게 차려주네요.'ㅂ'





그리고 도착. G는 본점에서만 주문 가능한 밀피유 세트를 주문했고, 저는 술이 들어가지 않은 몽블랑과 역시 본점 한정 유정란(...) 딸기 쇼트 케이크. 홍차는 얼그레이, G는 밀크티입니다.




몽블랑의 밤크림을 저렇게 짜놓은 걸 보니 라면 면발이나 아니면 腦가 연상되지만 거기까지만 하고 넘어갑니다. 몽블랑을 주문하니 양주 들어간 것과 아닌 것 중 어느 것으로 하냐 묻는데, 안 들어간 것을 골랐습니다. 술이 들어간 쪽은 밤크림이 더 갈색이 돌고, 이쪽은 밝은 노랑입니다. 상당히 특이한 몽블랑인게, 안에 고구마 무스가 들어 있습니다. 고구마 무스와 밤크림 사이에는 크림으로 채웠고요. 이야. 맛있다.-ㅠ- 고구마도 밤도 둘다 좋아하는데 둘이 생각보다 아주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크림도 맛있어요!
쇼트케이크는 상상할 수 있는 딱 그런 맛인데, 유정란을 써서 만들었다더니 케이크시트가 카스텔라에 가깝게 묵직하고 조금은 쫀득한 느낌입니다. 부드럽고 폭신한 스폰지 시트와는 다르더군요. 거기에 딸기와 크림의 조합이니 맛이 없을리 없지요. 다만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 질긴 느낌이 듭니다.(먼산) 그래도 맛있는 건 맛있는거예요.




제쪽에서 찍은 G의 메뉴. 등짝만 보이길래 G에게 찍어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G가 찍은 캐러멜 몽블랑 밀피유. 과자 같아 보이지만 그냥 과자는 아니고, 파이 같은 느낌의 시트입니다. 타르트와 파이의 중간쯤? 그리고 아래 있는 크림 같아 보이는 건 단밤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니 딱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인 셈이지요. 그 위에 밤크림을 올리고 다시 시트를 하나 올리고.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것은 양주가 들어간 밤크림입니다. 속에는 단밤이 들었는데, 한입 먹어보고는 술이 들어갔다는 걸 납득했습니다. 이야. 먹는 순간 술이 확 올라오네요.; 저는 들어가지 않은 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ㅠ/




그리고는 이게 점심.-ㅁ-;
평소에는 차랑 간식을 함께 먹는 일이 드문데, 여기서는 같이 먹었더니 배가 빵빵합니다. 게다가 날이 덥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위도 잘 안 움직이네요.


그리고 다음 글은 케이분샤. 여행기도 슬슬 끝을 향해 갑니다.
보통 이렇게 뒹굴뒹굴 놀면 구체적인 가게 이름을 언급하게 되기 마련인데 좀 미묘미묘한 부분이 있어 거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 글을 보셔도 알테고 사진만 봐도 '아, 이 가게!'라고 하실테니 그부분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갑니다.

엄;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저 그 가게는 데면데면합니다. 맛있다고는 하는데 몇 년 전의 방문에서도 그렇고 블로그에 글 쓴 뒤에 달린 댓글도 그렇고 조금 미묘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대면하고 말했다면 그냥 무난한 이야기였을텐데, 말로 했을 때와 글로 읽을 때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댓글로 피드백을 받았을 때 여린(...) 가슴에 슬쩍 생채기가 났더랬지요. 그 뒤로는 글을 쓸 때도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또 미묘~하게 걸렸습니다.

그 가게도 1인 1메뉴입니다. 유명한 가게라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저희가 앉아 있는 동안 자리가 없다며 돌아선 사람들도 꽤 보았습니다. 메뉴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장식을 잘 해서 주기도 하고 이정도면 먹을만 하다 생각하고요. 어쩌면 디저트의 기준 가격이 일본에 맞춰져 있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케이크 한 조각당 5-6천원 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디저트에, 이렇게 장식해서 먹을 수 있다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맛도 괜찮고요.




지유가오카의 파리 세베이유(해당 글 링크)에서도 비슷한 메뉴를 보았는데, 이쪽은 오렌지 크림입니다. 맨 아래는 파이, 그 위에 크림을 넣은 미니슈를 괴어 놓고 다시 크림을 듬뿍 짠 다음 맨 위에 미니슈를 더 올립니다. 아래의 파이시트 사이에도 오렌지 커스터드 크림으로 추정되는 것-확신은 못합니다^^;-을 발랐고 슈는 속을 채운 것은 물론, 위에 캐러멜을 발랐습니다. 쌉쌀한 맛과 딱딱한 질감을 동시에 내며, 부드러운 크림이 있으니 좋더군요. 다만 오렌지향에 대한 호불호는 조금 갈릴지도..? 전 달달한 커스터드 취향이라 오렌지가 들어갔다고 했을 때 살짝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맛있었습니다.-ㅠ- 전 역시 슈크림파인가봅니다.




이쪽은 크레페 수제트. 망고였던가, 레몬이었던가. 하여간 그쪽 크림이었는데, 얇은 크레페를 펼쳐 스폰지 시트를 올리고 그 위에 크림을 짠 다음 크레페로 감싼 겁니다.(아마도;) 마카롱은 그냥 저냥. 새콤한 레몬맛이지만 약간 질긴(?) 느낌에 달달했다고 기억합니다. 상대적으로 기억에 더 남았어요.;




기대했던 몽블랑. 장식이 멋지죠.
하지만 제게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몽블랑 위에 올라간 것이 초콜릿 젤라토였는데, 초콜릿 맛에 몽블랑이 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쪽 크림에도 뭔가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아쉽다는 기억만 남고 왜 그랬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OTL 상황을 보니 아마 속에 든 크림에다 오렌지나 레몬 등을 섞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 안젤리나의 몽블랑을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이 몇 년 전 먹은 Passion 5의 몽블랑이니, 대체적으로 크림은 가벼운쪽에 다른 향이 안 나는 쪽이 취향인가봅니다.-ㅁ-;

뭐, 그래도 한참 앉아서 맛있는 걸 나눠먹고 신나게 수다를 떨었으니 만족할 법하나, 살짝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원래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나, 직원이 제 등 뒤를 왔다갔다 거리는 것이 신경쓰이더군요. 제가 통로쪽에 앉아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등 뒤를 왔다갔다 하며 눈치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 왼쪽 테이블은 그 사이에 세 번 정도 바뀌었는데 그 동안 내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랬나요. 보통 그러면 접시를 치워준다거나 하여 눈치를 주거나 재주문을 돌려 요구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
너무 예민하게 느낀건가.OTL


맛은 있지만 사람이 많고 정신 없어 느긋하게 즐기는 분위기랑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렇게 가끔 모일 때가 아니면 갈 일이 없긴 하지요. 그냥 그렇게, 제게는 가끔 생각날 때 한 번 가는 그런 가게입니다.

한동안 스타벅스를 안가다가 갑자기 땡겨서 찾아갔습니다. 그날 뒷골부터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왔는데, 두통의 양대 원인이 카페인 과다와 당분 부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카페인 과다는 포션중독(...)처럼 시간이 걸려야 해결되지만 당분-에너지원 부족이야 먹으면 해결되지요. 달달한 것으로 뭐가 좋을까 하다가 시간도 때울 겸 스타벅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한정 케이크인 몽블랑을 시켜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라고 맞춰 나온 디저트가 세 개 있는데, 하나는 몽블랑, 하나는 크리스마스 가나슈 케이크, 다른 하나는 파네토네입니다. 그래도 그 중 제일 나아 보여 이걸 시켰지요.




맨 아래의 연황색은 밤크림, 그 위는 코코아시트, 그리고 그 위에 밤크림. 맨 위는 밤과 초콜릿으로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의 모습.-ㅁ-;
단 것이 먹고 싶었던 때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배고픈 지금 생각하면, 다시 먹겠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할겁니다. 차라리 쇼콜라윰에서 쿠키 한 통(5천원) 사는 쪽이 만족도가 더 높지요.;
먹어보면 밤크림 속에는 잘게 썬 밤이 씹히는데, 익숙한 맛이라고 생각하며 먹다 보니 저런게 나옵니다. 단밤. 아하하하하. 아무리 봐도 맛밤의 향취가 나는군요. 맛밤 대량으로 사다가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입니다. 5500원이 아니라 4천원 정도만 해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이 가격이면 좀 미묘하죠. 게다가 속에 들어간 밤을 생각하면 참...;

하지만 밤크림 자체는 취향이었습니다. 코코아시트가 조금 퍽퍽했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감점요인이지만 부드러운 밤크림을 좋아하는 터라 맛있게 먹었거든요.

몽블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시도하는 것은 말리지 않지만,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한다면 파리바게트의 몽블랑이 나을겁니다.(게다가 모 대학의 구내 파리바게트에서는 20% 할인해서 2800원에 팔고 있지요.) &d카드의 20% 포인트리 적립을 생각하면 그냥 저냥, 크림을 생각하면 만족, 코코아시트와 맛밤을 생각하면 미묘. 재구입 의사는 없음.



아.-ㅠ- 적다보니 또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먹고 싶습니다. 아우~~~

진한 커피를 마신 김에 지난 주의 사진을 하나 올리지요.'ㅂ'


이날은 G랑 한강진 Passion 5(P5)에서 만났습니다. 퇴근하고 바로 내려 간 것이고, G는 외부 출장 나갔다가 한강진역으로 왔지요. 제가 G에게 받아서 집에 들고 가야할 물건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 만났습니다.

저야 저녁은 간단히 먹고 말지만 G는 챙겨먹어야 겠다면서 빵도 골랐고, 저는 스트레스 풀이 겸 케이크를 두 개 골랐습니다. 슈크림은 G가 고른 것이고요.

가장 앞에 보이는 것이 호밀빵에 둘둘 말린 소시지, 그 뒤에 보이는 것이 엉망진창 슈, 그 뒤가 뉴욕치즈케이크, 그 옆은 지난번에도 올린 몽블랑입니다. 몽블랑을 한 번 더 먹으러 간 김에 치즈케이크도 집어든 것이었지요.


몽블랑은 단면 맨 위에 올라 있는 노란색 밤이, 그냥 삶은 밤이 아니라 과일(오렌지?) 잼 같은 것에 버무린(혹은 담근) 것이란걸 알았습니다. 살짝 과일 맛이 나던데 오렌지가 아닐까 싶긴 하더군요.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만, 제목에서도 보이듯 이날 주역 케이크는 몽블랑이 아니라 치즈케이크였습니다.


한 달쯤 전인가, 아니, 그보다도 더 전일지 모릅니다. 건강 문제상 한 동안 식이조절을 엄격하게 하던 때, 맛있는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어서 고생을 했습니다.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둘째치고 진하고 찐득찐득한 구운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는데 딱 이거다라는 치즈케이크를 못 만났습니다. 그나마 커피빈 케이크가 가깝긴 했지만 다른 치즈케이크도 먹어보고 싶었던 겁니다. 커피빈이야 쉽게 찾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한데 가격을 보고(5천원) 조금 망설이다가 선택한 P5의 치즈케이크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바닥은 통밀 크래커 종류를 부숴서 만든 것 같던데 위의 진하고 찐득찐득한 치즈부분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다만 하도 진한 나머지, G는 치즈맛이 너무 강하다고 거부감을 나타내더군요. 크림치즈 특유의 신맛이랄까. 가끔 진한 치즈케이크를 먹을 때 약간 어질어질하다(혹은 울렁거린다?)는 반응이 오는데 이 치즈케이크도 그랬습니다. 혼자서 하나 다 먹기가 버거울 정도였고요.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긴 할겁니다. 저녁이라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잘 것 같다는 생각에 일부러 음료를 시키지 않았거든요. 카페인 음료가 아닌 걸 시키자니 P5의 음료 가격은 너무 높고 말입니다. 날도 싸늘해서 찬 음료는 마시고 싶지 않았고요.


진하고 진한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을 땐 이제 P5에 가면 되겠습니다.>ㅅ<
이전에도 올렸지만 제게 있어 가장 맛있는, 몽블랑의 대왕마마님은 도쿄에서 맛본 긴자 안젤리나의 몽블랑(링크)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타입의 몽블랑을 맛보기 쉽지 않더라고요. 단면(링크)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림이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겉의 밤크림도 상당히 부드럽지요. 제 건강에는 안 좋겠지만 뭐, 가끔 먹는 것이니 괜찮다고 위로를 해봅니다.

하여간 이런 종류의 몽블랑은 만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한국에서는 몽블랑이 그리 인기가 없는지, 가끔 먹는 몽블랑은 위의 밤크림이 굳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도전을 하지 않았는데, 작년에 Passion 5에서 허니 몽블랑을 먹어보고는(링크) 홀딱 반했습니다. 제가 원하던 몽블랑이 이런 몽블랑이었거든요. 하지만 재료 수급 문제 때문인지 허니 몽블랑은 가을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집니다. 올해도 나오겠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지난주에 시간 내서 가보았더니 다른 몽블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고 웃었습니다.-ㅁ-;



이날은 간만에 집카페 분위기를 낸다고 일부러 케이크를 포장해왔습니다. 방에다 작은 상을 놓고 테이블보를 깔고 그 사이에 홍차(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준비합니다. 먹을 준비가 되었으니 잽싸게 꺼내서 찍습니다.




왜 웃었는지는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하하하.
몽블랑의 모양이 크게 변화줄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뭐, 속도 그렇고 꽤 닮았지요.




(깨끗하지 못한 사진이지만....)
겉을 파보았더니 생각한 것과는 단변이 꽤 달랐습니다. 흠. 겉모양만 닮았던 걸까요.
맨 아래는 파이입니다. 그 위에 초콜릿을 아주 얇게 바른 머랭이 있는데, 머랭이라기보다는 쫀득한 캐러멜 혹은 누가와 비슷합니다. 그러고 보니 Passion 5의 구운 과자 중에 누가가 있더군요. 오랜만에 보니 또 반갑습니다.




이쪽이 정확한 단면입니다.-ㅁ-;

칼이 있어서 확 자..른다 해도 깨끗하게 나오진 않을 것 같지요. 하여간 맨 아래는 파이, 그 위는 머랭(자료 설명으로는 그런데 식감은 누가에 가깝습니다), 그 위에 스폰지 시트, 크림, 스폰지 시트를 올리고 전체적으로 밤크림과 생크림을 바르고 다시 밤크림을 짭니다.


들어 있는 것도 많고 복잡해보이지만, 그리고 겉모양은 어디 것을 좀 닮았지만 맛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겉의 밤크림도 부드럽고 달달한데다 단맛이 아주 강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맨 아래 파이, 그 위의 쫀득한 식감, 거기에 살짝 진한 맛을 내는 초콜릿, 그리고 시트와 사르르 녹아내리는 크림.-ㅠ-

아하하.
가을이라 행복합니다. 기분은 울적할 지언정, 가을은 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몽블랑이 있어 행복합니다.
이틀째의 간식은 상당히 많습니다. 가마쿠라 갔다가 니혼바시에 있는 미쓰코시 백화점에 다녀왔기 때문에 그렇지요. 여기 푸드코트가 좀 대단합니다.-ㅁ- 최근 여행 때는 거의 빼놓지 않고 가는데요, 다른 것보다 포트넘 앤 메이슨 매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해로즈도 있기 때문에 홍차 쇼핑하기에 편리합니다. 게다가 우에노에 있는 카와치야의 홍차를 구입하고 여기를 들리면 그야말로 홍차라인. 긴자선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리할 수는 없습니다.



북구식 빵이라고 하던데 킨시쵸 역에 있는 호쿠오라는 빵집에서 샀습니다. 빵이 맛있어 보여 들어갔는데 분위기는 왠지 터미널에 붙어 있는 지역 빵집 같더군요. 한데 오랜만에 초코 코로네-초코크림 소라빵-을 보니 군침이 도지 뭡니까. 기억이 맞다면 아마 이게 단품빵으로는 유일하게 구입해서 먹은 걸겁니다. ... 그러고 보니 여행 동안의 식생활이 어땠는지 기억에 없어요! (헉..)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그리고 이 아리따운 케이크.;ㅂ;
생각해보니 이게 이번 여행의 유일한 케이크였군요. 어머나. 진짜 이번 여행 왜 그랬을까.;

미쓰코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사온 안젤리나의 몽블랑입니다. 그것도 작은 것이 아니라 큰 것으로, 한 개 가격이 787엔인가 그랬지요. 아, 하지만 충분히 그 가격주고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ㄱ-




아무래도 제 입맛이 변한 것 같더군요. 느끼해서 못 먹겠다는 생각이 문득. 아니 그보다는 배가 불러 못 먹겠다는 겁니다. 작은 걸 사올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작은 쪽이 밤크림과 속의 버터크림과의 균형이 잘 맞아서 더 맛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니, 어쩌면 홍차나 커피가 없었기 때문에 먹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맛있는 커피도 못 마셨기에..
(아니, 이번 여행 왜 이래!)




1월 여행 때,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푸딩을 세 개 골랐습니다. 하나는 호지차 푸딩, 하나는 카구야인가, 그런 고풍스러운 이름이 붙은 푸딩, 다른 하나는 210엔짜리 싼 푸딩.
하지만 가장 맛있던 것은 가장 싼 푸딩이었습니다. 유리병이었다는 것만 기억하는 그 푸딩. 근데 찾아보니 꽤 유명한 푸딩이더군요. 모로조프의 푸딩이었습니다.

마침 미쓰코시 백화점에도 모로조프가 있어서 기본 커스터드 푸딩이랑 계절 한정이라는 백도푸딩을 먹어보았습니다.




대저 이런 사진은 반드시 염장샷이 따라야 하는 법.




푸링푸링한 푸딩의 모습입니다. 푸링!




깨끗하고 뽀얀 것이 참으로 먹기 아까운 자태. 아래에는 복숭아 시럽이 깔려 있습니다.




아. 입에 넣기만 해도 사르르르르르르르르.





라지만, 솔직히 말하면 역시 입에 안 맞았습니다. 왜 이러지. 입맛이 이리도 변했나.;

뭐, 밥 안 먹고 단 것만 줄창 먹어대고 있었던 것도 문제일 수 있지요. 단맛 역치값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도 문제이고 말입니다.'ㅅ'




그래도 이것은 좋았습니다.
양과자점 웨스트의 과자입니다.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전 잼이 올라간 과자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베로나도 좋지만, 한 번 뜯으면 손을 멈출 수 없는데다가,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식이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그대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식이조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으니 이런 것도 살 수 있었고요.

정식 이름은 빅토리아랍니다. 보고서 마구 웃었는데, 이름마저도 취향이라 이겁니다. 후후후. 홍차가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이번 여행에는 홍차가 빠졌습니다. 커피는 아주 조금. 평상시 섭취량보다도 적었습니다. 해로즈 티룸이라도 다녀올 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지만 식이조절이 발목을 잡아서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스콘이라고 하니 왠지 속이 니글거리는 것이.....
(이번 여행 왜 이래!)

하여간 차는 없었지만 새콤달콤한 잼에 바삭한 쿠키, 그 아래의 스폰지 시트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대량으로 사놓고 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가끔 하나씩 사다 먹는 쪽이 좋군요.-ㅠ-


홍대는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러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몇군데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 번 방문하고는 고개를 젓게 되더군요. 리치몬드는 케이크보다는 빵이란 생각에 잘 안가고, 미카야는 서비스 문제로 안가고, 카페 소스는 시끄러워서 잘 안가고, 쇼콜라윰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잘 안가고, 르쁘띠푸는 너무 달고, 스노브는 서비스도 엉망에 맛도 없었고, 르뺑은 모종의 이유가 있고.

...

적어 놓고 보니 원체 다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원래 내 입맛에 맞는 케이크가 좋지 않습니까. 음하하.;



하여간 이런 연유로 이스투와루 당주에 대해 소식을 접했을 때 당장 가보겠다고 별렀습니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지나서야 시간 내서 다녀올 수 있었지요. 이 역시 게으름 때문입니다. 위치가 제가 자주 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쪽은 잘 안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제일은행에 볼일이 있을 때 들렀다가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스투와루 당쥬인지 당주인지 헷갈리지만 일단 당주라 적었습니다. 영수증에 나온 그대로 적었다고 기억하니 아마 맞을겁니다.'ㅂ' (영수증은 이미 폐기하고 뒤늦게 글 쓸 때의 부작용)




자리는 열 자리 정도? 2인용 테이블도 있고 4인용 테이블도 있습니다. 저는 햇살 잘드는 자리로 잡았지요.
케이크는 열 종인가 그 전후로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뭘 먹을까 하다가 몽블랑을 골랐습니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 커피 맛은 그냥 저냥입니다.



이 즈음 다시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떠올라서 애를 먹고 있었으니 일단 몽블랑을 시킵니다. 소면같은 반죽이 위에 올려진 것이 꽤 예쁩니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본 다음에야 '이거 이전에 누군가가 먹고 나서 별로라고 포스팅하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하기야 먹고 나서 이 맛이 아니야라는 걸 깨달아서 예전에 읽었던 글이 떠오른 거였지만 이미 늦었지요.



달아요.
몽블랑의 주역은 밤-마론페이스트인데 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윗부분의 밤 크림 짜낸 것을 먹으면 뚝뚝 끊어지는데 입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으로 녹는 것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아폴로가 떠올랐습니다.(먼산)
먹으면서 이것은 안젤리나 몽블랑이 아냐라며 눈물짓고, 안젤리나 몽블랑의 진하고 달달한 밤 맛이 안나라며 눈물짓고. 그럼에도 거의 다 먹었을걸요.-ㅁ-;

포크가 작아서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리하여 2차를 갑니다. 홍차도 여러 종 있는데 스리랑카 브랜드였다고 기억합니다. 음, 딜마였던가요.
포트에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망을 퐁당 담갔다가 적당히 우려졌다 싶을 때 꺼내면 됩니다. 다 마시고 나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탁해서 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한 번만 받아 마셨습니다. 케이크 두 종에 음료 두 잔하면 배 부른 것이 당연하지요.



이름은 잊었지만 크림무스입니다.



속에는 이렇게 크랜베리 혹은 라즈베리 잼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합니다. 하지만 강렬하게 딱 남을만한 그런 맛은 아니었어요.;ㅅ;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무스이긴 한데, 귀찮긴 하지만 집에서도 만들어 먹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맛.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티라미수 만들 때 쓰는 크림과 비슷합니다. 생크림에 마스카포네 크림을 섞는거죠. 재료값을 생각하면 이쪽이 쌀지도 모르고 수고도 덜하지만 그래도 임팩트가 없어요.;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무난하게 찾아갈만한 곳이긴 하지만 글세요. 너무 기대를 해서 실망했나 봅니다.


주차장 길에 있다는 케이크집은 아직 있을까요. 거기도 시간 날 때 가본다 하고 미루고 있는데 말입니다. 잊어버리지 말고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셋째날 아침은 조금 느긋했습니다.
라기보다는 완전히 지쳐서 다른 일정은 다 뺐기 때문에 오챠노미즈역부터 사진찍기와 진보쵸 가기만 남았더랬지요. 거기에 추가하면 간식 구해오기. 갑자기 전날부터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먹고 싶어졌는데 이걸 구하려면 긴자까지 가거나 아니면 미츠코시 본점에 가야합니다. 원래 이날 일정에 긴자가 들어 있었지만 몸이 완전히 늘어져서 긴자 일정은 취소했지요. 그래서 그나마 가까운 미츠코시 백화점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결정한 것은 나중 일이고, 이날 아침엔 이랬습니다.


제가 있던 방은 햇살이 잘 들더군요. 흐뭇하게 아침 나절의 햇살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거기에 사과주스. 실은 자몽주스가 마시고 싶었는데 편의점에서 못 찾았습니다. 일본도 이런 음료는 유행을 많이 타는데 자몽주스 유행이 완전 사그라 들었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딸기우유도 꽤 나와 있습니다. 지난 여행 때는 딸기우유를 거의 찾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네요.'ㅅ'

한참 굴러다니고 있다가 가게가 열었겠다 싶었을 때쯤 슬슬 나갑니다.




오차노미즈역. 여기서는 쥬오선과 소부센을 갈아타는 곳이 한 승강장에 있습니다. 갈아타기 편하지요.'ㅂ'




역을 나와서 사진을 찍습니다. 오챠노미즈는 역 분위기가 독특해서 CF 등에서도 종종 나옵니다. 운하 같은 강, 그걸 가로지르는 다리, 그리고 철로.



이런 분위기 말입니다.
햇살이 좋으니 사진 찍을 맛도 나고 돌아다닐 맛도 나더군요.



제가 가는 방향 반대편 쪽에는 간다묘진이라든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체력이 안되고 또 돌아와서 걸어야 하는 거리가 있으니 포기합니다. 오챠노미즈에서 진보쵸까지 걸어갈 생각이었지요.



걸어서는 생각만큼 멀지 않습니다. 진보쵸 역이 사철이다보니 JR로 이동할 때는 오챠노미즈나 간다역에서 걸어 가야하지요. 오챠노미즈-찻물역에서 걸어가면 이런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성당입니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엷은 녹색의 돔이 특징이지요.
성당 같아 보이는데 분위기가 다르다 싶었더니 정교회쪽이더라고요.



러시아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얼핏 보면 모스크와도 닮아 보입니다. 물론 첨탑이 없으니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정교회 건너편 쪽 길-제가 걷고 있던 길에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분들이고 평일인 것을 감안하면 아마 동호회나 수업 교실에서 나온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ㅂ' 보고 있자니 정겹다고 해야하나요. 흐뭇한 기분이 들더랍니다.



창문을 당겨 찍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지요.



이쪽은 아예 성화가 있습니다.



끄응.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저것도 스테인드글라스.



돌담 아래서도 찍어보았지요.



진보쵸의 중심 거리 이름은 야스쿠니입니다. 그 길로 죽 가면 예의 야스쿠니 신사가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길을 가다보니 이런 것이 보이는군요. 평화의 종. ... .... .....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하기야 야스쿠니라는 이름 자체가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이긴 한데, 거기 있는 사람은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백성, 혹은 국민의 삶을 힘들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뭐, 히틀러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열심히 옹호한 것도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그들만의 잘못이라 하기엔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도장을 만들어주는 집입니다. 한데 저 앞의 판매대를 지나가다가 스탬프를 파는 걸 보고 홀딱 반해 들어가서 두 개 구입했습니다. 개당 630엔으로 절대 싸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더 구해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니까요. 그리고 스탬프 사면서 제 전용 스탬프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전리품. 진보쵸에 갔다가 오챠노미즈 역으로 돌아가 미츠코시마에 역에 갈 생각이었는데 가다보니 오챠노미즈로 넘어가는 길을 지나쳤습니다. 가장 가까운 역이 간다길래 거기까지 걸었는데, 막상 긴자선 간다역에 들어갔더니 미츠코시마에역까지는 달랑 한 정거장입니다. 차비 160엔이 아깝다는 생각에 그대로 걸었습니다.(...)
어, 저 컨디션 안 좋은 것 맞다니까요?;

미츠코시마에역에서 사온 것은 저겁니다.
아, 맨 왼쪽 하단에 있는 마들렌은 미츠코시가 아니라 진보쵸의 하쿠스이도(柏水堂)에서 사온 겁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잊었는데 그냥 기본의 마들렌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레몬향이 맴도는 마들렌... 어흑. 카페인 금지만 아니었어도 홍차 듬뿍이랑 같이 먹는건데 말입니다.;ㅂ;

그 오른쪽에 있는 것은 웨스트의 잼쿠키입니다. 잼이 올라간 쿠키를 좋아하니 사왔지요.

위의 사진을 찍고 나서 잼쿠키와 마들렌은 도로 포장해 집어 넣었습니다. 둘은 오래 둔다 해도 맛이 변하지는 않을테고, 이날의 위상태는 접시에 놓인 것을 다 먹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러니 저는 몽블랑과 마카롱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왼쪽에 보이는 녹색은 피에르 에르메의 피스타치오이고 그 옆의 자주색은 라뒤레의 카시스입니다. 그리고 메인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안젤리나의 몽블랑. 작은 것으로 사왔습니다. 큰 것은 이것의 두 배 부피입니다.

그야, 몽블랑은 두말할 나위 없었습니다.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고-지유가오카에서 한 번 그랬으니-생각하며 감격에 겨워 몽블랑을 먹었더랍니다. 스폰지 없이 맨 아래에는 머랭쿠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밤크림만 잔뜩 얹었습니다. 으허허. 밤 귀신이니 밤은 삶아 먹거나 구워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몽블랑만은 용서합니다.

마카롱은 피에르 에르메를 먼저 먹고 라뒤레를 나중에 먹었는데, 먹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먹고 나니 하나 더 먹고 싶은 것은 라뒤레 쪽입니다. 라뒤레에 비하면 피에르 에르메쪽의 겉껍질이 조금 더 단단하고 두껍게 느껴집니다. 라뒤레는 어떻게 구운건지 위 아래의 아몬드 과자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크림같습니다. 부드러운데다 시큼한 사시스 크림까지 더하니..-ㅠ- 그래서 세트로 사다가 그 다음날 생협에서 풀걸 그랬다고 또 후회했지요.



이날 저녁은 베커스에서 먹었는데 이날 저녁이 일정동안 유일한 햄버거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지요.-ㅠ-

그날도 원래는 시폰만 들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런 고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제게도 닥쳤습니다. 눈 앞에 놓인 저 먹음직, 아니 때깔좋은 몽블랑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요. 진지하게 고민하였지만 카드는 제게 긁어달라 유혹했고 저는 그 유혹에 따랐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는 것도 다 잊고, 안젤리카의 몽블랑이 상당히 맛있었지만 먹은지 오래되어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겁니다. 밤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밤이 나올 계절이 아니라는 것도 유혹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간증하는 듯한 분위기....-ㅅ-)

이날은 G와 퇴근길에 만나 같이 퇴근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볼일이 먼저 끝나 G의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G의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그리하여 그 회사의 카페에서 부푼 마음으로 케이크를 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어?)

(거기 전망이 정말 멋지더군요. 빌딩 주인에 로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좌케이크우시폰. 케이크 케이스는 제일 작은 것이 저것인가봅니다. 광택나는 반짝반짝한 빨강에 검은색 스티커를 붙여 고정했습니다.




고정은 이리 했더군요. 케이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두꺼운 종이로 된 보호대를 씌웠지만 몽블랑의 특성상 케이크는 망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조금 아쉽지만 덜렁 덜렁 들고다닌 제 탓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은 아이스팩을 넣은 부직포 주머니입니다.)




위의 풀은 무엇인지 몰라 과감히 버렸습니다. 허브라면 덥석 입에 넣었겠지만 보통의 허브와는 모양새가 다르군요.
저 아리따운 자태는 모자에 깃털을 단 로빈훗의 자태와도 같...(중략)




꺼냈습니다.
아쉽게도 앞의 면발은 뭉개졌지만 그렇다 하여도 저 자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밤크림을 짜서 컵 위를 덮고 그 위엔 가볍게 거품을 낸 생크림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는 속껍질째 조린 밤조림이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의 충동구매심을 자극한 것은 주황색의 곰탱이입니다. 레몬빛 꿀단지에 매달린 주황색 곰. 푸(Pooh)고는 말할 수 없지만 못지 않게 깜직합니다.



수, 숨이 넘어갈 것 같아요!

(밤조림 만드는 법은 리틀 포레스트 1권에 있습니다. 올 가을엔 한 번 만들어 볼까 생각중인데 평소처럼 생각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훗)




이정도로 썼으면 이제 슬슬 본래 말투로 돌아가야죠.
저렇게 고이 잘 모셨던 허니 몽블랑(7천원)은 그 이틀 뒤엔 저런 모습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구입하고 그 다음날 먹었는데, 출근하면서 가방을 흔들었던 것이 문제였던지 저렇게 크림들이 다 으깨졌습니다. 아깝다 생각하며 컵에 달라 붙은 밤크림을 긁어먹었는데 굳어서 그런지 조금 뻑뻑합니다. 아주 부드럽게 녹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진하게 달라붙는 느낌이예요.

먹으면서 저 케이크의 단면도를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 맨 아래에는 파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타르트가 아니라 파이. 겹겹이 파이결이 살아 있는데 바삭하고 부드럽게 부서지진 않고 적당히 단단한 파이입니다. 저는 이런 파이도 좋더군요. 그리고 속은 스폰지와 커스터드 크림이 번갈아 들어 있습니다. 밤크림도 끝까지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고요. 그리 달지 않기도 하거니와 단 맛이 설탕 단 맛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꿀맛입니다. 밤크림을 조금 긁어 입에 넣었을 때부터 이건 꿀이다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진짜 꿀입니다. 게다가 역시 아주 달지 않은 커스터드 크림, 스폰지의 비율 등이 꽤 취향이었습니다. 밤크림은 뻑뻑하지만 아래 커스터드 크림이 있으니 거슬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밤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이리 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더 사다 먹고 싶다는 심정을 자금 난조로 꾹꾹 누르고 있으니, 번거로움신이 보우하사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번거로움신과 게으름신과 체력난조신과 기력딸려신이 동시 강림하시면 그 어떤 케이크라도 견뎌낼 수가 없겠지요. 게다가 월급날이 꽤 남았음에도 통장잔고신은 저 멀리 계시니, 아무리 지름신과 먹자신이 오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몽블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밤크림을 원하신다면 커스터드가 들어간 허니 몽블랑은 사도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 그런 점을 감안하셔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컵은 잘 씻어서 제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제목은 말장난입니다.;

긴자 프렝탕 백화점은 그 근처에 Afternoon Tea Shop 본점이 있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ATS를 찾으려할 때 프렝탕 백화점 뒷블럭이라고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ATS도 파산신의 신전이라 가능한 멀리하고 싶은 곳이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별다르게 질러온 것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기에서 사온 먹거리 하나를 어제 안챙겨갔습니다. 다음 생협 번개 때는 잊지 않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흑.;ㅂ;

이 프렝탕 백화점 2층에 안젤리나라는 맛있는 케이크집이 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꽤 전의 일입니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을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맛있는 케이크를 제대로 먹지 못했던 터라-파리 세베이유가 연휴 뒤 휴가에 들어가서 못갔습니다-일단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렝탕 백화점 2층, 어디 쯤에 안젤리나가 있나 했더니 역시 가장자리에 붙어 있군요. 대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2인 자리는 의외로 금방 생겼습니다. 주력메뉴가 무엇인가 했더니 메뉴판을 받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몽블랑이군요.
(그리하여 저런 제목이 된겁니다. 절대 텐스미에서 몽블랑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세트 메뉴도 몇 가지 있었는 데 그중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에 계절의 아이스크림과 홍차가 딸려 나오는 세트가 있었습니다. 그 세트로 하나 주문하고 케이크를 하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이쪽이 전체 세팅된 모습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홍차는 우려 나오는게 아니라 피라미드형 티백이 들어 있었던 것일겁니다. 전체 일정에서 홍차를 마신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되는데 한 쪽은 홍차가 우려져 나오고 다른 한 쪽은 피라미드 티백이 들어 있었으니까요.(우려 나온쪽이 F&M이었을겁니다)
계절의 아이스크림은 캬라멜이었습니다. 매월 바뀌는 모양인데 딸기 시즌에는 아마 딸기가 나오겠지요? 옆에 있는 것이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입니다. 큰 사이즈는 당연히 이보다 키도 크고 부피도 큽니다. 다른 케이크는 초콜릿 돔입니다.


설탕은 낱개 포장형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데 한국에도 대형 마켓에서 종종 보이는 유기농 설탕입니다. 앵무새 그림이 그려진 푸른색 포장의 설탕이지요.


평소 같았으면 즐겁게 먹었을 초콜릿 돔이지만 아래의 사정 때문에 그저 그렇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기야 주력은 몽블랑이다 보니 다른 케이크는 평범한 수준(그래도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들;)이 아닌가 합니다. 왼쪽에 붙어 있는 것은 젤리입니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컵은 플라스틱입니다. 하지만 그리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 맛있었거든요. 입에서 사르르 녹는 캬라멜 향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대박은 몽블랑이었지요.
한 입 먹고 G가 물었습니다. "몽블랑이 이렇게 촉촉한 맛이야?"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은 위의 크림이 퍼석퍼석하게 말라서 입에서 잘 녹지도 않는 끈적한 맛이니 그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것은 달랐습니다. 크림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화악 녹으면서 입안에 달콤한 밤의 향을 남깁니다. 이전에 먹은 케이크의 대왕마마 못지 않게 멋진, 몽블랑의 대왕마마님이십니다. 거기에 속의 스폰지도 촉촉한 것이 밤 크림과 환상적으로 잘 어울립니다.
여자 둘이서 케이크 두 개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했으니 몽블랑은 작은 사이즈로 족했지만 만약 저 혼자 나중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큰 사이즈로 먹을겁니다. 절대, 절대, 저런 건 혼자서 다 먹어야 하는겁니다!


천상을 둥실 떠다니는 기분으로 맛있게 잘 먹고 1층으로 내려오니, 1층에도 안젤리나 케이크 매장이 있더군요. 테이크 아웃 전용 매장입니다. 카페는 2층. 1층의 쇼케이스에 줄지어선 몽블랑들은 정말로 아리따운 천사의 자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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