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모시떡을 주문하셨습니다. 어머니 친구분이 옆구리를 찔러 주문하게 되었다던데, 저도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모시가 여자들에게 좋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하셨나보다 싶었지만 뭐...


결과만 두고 보면 실패였습니다.;
사진도 그럭저럭 맛있게 나왔고 맛도 괜찮았지만 실패 요소는 내적이 아니라 외적 요소였지요. 간단히 말하자면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더웠거든요.

저 모시떡은 영광에서 왔습니다. 아무리 냉동포장을 했다 한들, 이런 날씨에는 오래 가기 힘들지요. 게다가 속은 콩이 아니라 동부고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람떡이나 송편에도 잘 들어가는 하얀 콩고물말입니다. 팥고물도 그렇지만 동부고물도 아주 잘 상합니다. 처음 받아서 먹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냉동했다가 해동시켜 먹어보니 살짝 떡이 변질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거랑은 별개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모시떡에 대한 제 취향은 콩고물이 아니라 삶은 콩입니다. 속에 콩 삶은 것을 통째로 넣은 것 말이지요. 그렇다보니 동부고물이 들어간 이 떡은 달게 느껴졌습니다.

한 상자에 20개가 들어 있는데 그게 1만원이라 하시더군요. 떡 크기가 크기도 하고, 쿠키랑 가격 비교를 한다면 굉장히 저렴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주문해 먹을 일은 한동안 없겠다 싶었습니다. 아마 겨울이나 되어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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