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즐거운 추석이라고 쓰지 않는 것은 추석이 고행인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먼산)
결혼하신 분들은 명절이 즐겁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렇고요. 사실 저도 큰집에 갔다면 그게 스트레스였을텐데 몇 년째 빼먹고 있으니 마음 편한거죠.-ㅈ- 저처럼 도망치는 것이 선택지에 아예 없는 분들도 있을테니 하하하...;
여튼 짧은 연휴지만 즐겁게 보내시기를!


1. 콩에 대한 이야기 또 더.
요즘 파란콩이 나오긴 합니다. 물론 파랗다고는 하지만 실제 색은 연두색이지요.-ㅁ-; 연두라는 말 자체가 연한 콩빛이란 의미가 아닌가 싶지만, 그런 색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다만 문제가 뭐냐면, 이게 대두가 아니라는거예요. 일본에서 말하는 대두가 어떤 콩인지 모르겠는데, 사진이나 몇몇 자료를 보면 메주콩이랑 유사하지만 색이 완두콩처럼 연두색인 콩인가봅니다. 한데 한국에서는 그 비슷한 콩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유사한 것이라면 엊그제 TV에도 나온 하늘콩 정도? 하늘콩은 일본어로 소라마메라고 부르고 누에콩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TV에서 본 것과 『아빠는 요리사』에서 본 콩이 다르긴 하더랍니다. 한국에서 재배하는 것은 덩굴콩이고, 책에서 본 것은 가지콩이었거든요. 덩굴콩은 덩굴에서 매달려 자라지만 책에서 본쪽은 땅에서 줄기가 올라와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종이 아닐까 싶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요즘에 나오는 푸른 콩은 용도가 '송편 속'입니다. 콩을 삶아 그걸 그대로 송편 고물로 씁니다. 큰집에서도 두 번쯤 썼던 것 같은데 인기가 없어서 그 다음에는 안 만들었습니다. 그 때는 콩을 좋아하지 않던 때인데다, 콩이 들어가면 속에 공기가 들어가서 잘 터지더군요. 모양이 안나서 안 만들었다고 기억합니다.
근데 이 콩은 흰콩이나 푸른콩이 아닙니다. 아니, 푸른콩은 맞긴 맞지요. 이름은 청태. 하지만 검은 껍질을 가지고 있고 속이 푸른 콩입니다. 그러니까 밥에 자주 넣어먹는 검은콩의 일종이고요. 보통은 백태던가, 해서 속이 흰색인 검은콩이 많이 보이지만 요즘 나오는 푸른 콩은 속이 푸르고 껍질은 검은색입니다. 그런 콩이니 이걸로 즌다모치를 만들기는 좀 미묘할지도..=_=; 일단 맛이 다를겁니다. 달달하긴 한데 이걸 푹 삶는다 해도 부드러운 맛은 안 날것 같거든요. 주로 삶아 조려서 떡 등에 넣어 먹거나(콩설기) 밥 지을 때 함께 넣습니다.
그러고 보니 콩나물 키울 때 쓰는 쥐눈이콩도 검은콩이지요.-ㅂ-

엊그제 집 근처 장에서 푸른 콩을 보고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조그만 다발 하나에 5천원이라 하고, 한 다발 다 까봐야 콩 한 됫박도 안 나올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그 이야기를 하니, 콩도 추울 때-가장 늦게 나오는 콩이 제일 맛있다고 하시는군요. 더 기다려볼까 합니다.


2. 저는 이제부터 코스트코에 갑니다! >ㅅ<

수 많은 비공개 글들을 보며 어떤 것을 쓸까 고민하고 있다가 아무래도 명절과 관련 있는 것이 급하다 싶어 먼저 꺼내 들었습니다. 제목대로 송편 이야기입니다.'ㅅ'



(좌편우전. ... 음, 한자는 안 쓰겠습니다.)

송편을 처음 빚은게 언제인지는 저도 기억을 못합니다. 초등학교 때일거라 추측은 하는데 몇 학년 때쯤인지는 모릅니다. 꽤 어렸을 적부터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다 안 빚게 된 것이 최근 2년간. 연속 2년으로 빚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올 추석에는 마음놓고 큰집에 가질 않았습니다. 송편빚기는 만두빚기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만들다보면 사람이 지칩니다. 당연히 일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요. 오촌 조카들이 송편빚기를 못하니 그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송편빚기의 진두 지휘자인 큰어머니께서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시거든요. 힘드시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송편빚기를 포기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송편은 근처 교회에서 빚었다는 것을 주문했다는데, 추석 당일, G가 들고온 올 추석 송편을 먹고는 좌절했습니다. 맛 없어요.;ㅠ; 솔잎향은 둘째치고 맛 자체가 이상하게 아려서 어머니께 이야기 했더니 솔잎을 갈아 떡반죽에 넣었답니다. 어허허허. 무슨 그런 망할 짓을! 송편은 솔잎과 같이 쪄서 방부효과를 노리는 것이 목적이지 건강 어쩌고 하면서 아예 갈아 넣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란 말입니다! 어쩐지 색이 이상하다 했더니 저런 이야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그리고 아마 솔잎도 조선솔이라 부르는 것이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솔을 뽑아 썼을 거라 생각하니 말입니다. 큰집에서 빚을 때는 큰아버지가 미리 산에 다녀오셔서 리기다 소나무는 빼고 조선 소나무만 골라 솔잎을 뽑아 오시거든요. 예전에 몇 번 뽑은 적이 있어 저도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구별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솔잎을 봐선 모르지만 나무로 본다면야...

하여간 작년도 떡이 맛 없었는데 올해도 그렇습니다. 속이 설탕고물인 것도 그렇고요. 나이를 먹으니 설탕보다는 동부고물을 꽉꽉 채워 넣은 오동통한 송편이 더 좋더랍니다.



그래도 어머니를 졸라 송편을 직접 만들 생각은 전혀 안듭니다. 손이 너무 많이 가요.;


언제적 사진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ㅁ-;

가끔 비스코티를 굽다보면 제멋대로 레시피의 설탕 분량이 얼마인지 까먹습니다. 그도 그런게, 원래 어느 책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거기에서 코코아 파우더를 빼고 설탕을 절반 이상으로 줄인 것이 제 레시피니까요. 지난번에 만들 때는 설탕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잊어서 적량보다 많이 넣었는데, 만들어 놓고 보니 더 바삭하게 구워지더군요. 그 때 깨달았습니다. 바삭한 식감은 설탕이 일조하는구나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다음에 구울 때는 당연히 설탕을 원래대로 줄였습니다. 계량할 때 들어가는 설탕을 보고 있노라면 절대 그 분량으로 못 넣습니다. 비록 20g 차이지만요.


이글루스 이오공감이 엉망이 되었다고 느끼고 나니 들어가기도 싫어집니다. 마이밸리만 확인하고 도로 나왔지요. 헛. 이오공감 여론 조작이 한 두 번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추천인이 돌아가며 같은데다 왜 올라왔는지 이해도 안가는 글만 가득합니다. 게다가 어제까진 올라와 있던 문제점 지적 글도 안 보입니다. 페이지가 밀렸다기보다는 신고되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확인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제 공방에서 수다 떨다가, 추석 때 큰집을 가지 않아도 되는 아주 멋진 핑계를 찾았습니다.
"감기 걸렸습니다."
이 한 마디면 '어 쉬어~'라는 즉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증상 설명하면서 열이 있고요라고 넣으면 효과 만점이겠군요. 큰집 아기들은 아직 다들 어리니 말입니다. 아직 돌 안지난 오촌 조카가 보고 싶긴 한데, 어쩔 수 없지요.(음?)


지금 일산에 다녀올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추석 연휴 첫 날, 다녀올까 생각합니다. 올해 한 번도 가지 않았으니 한 번 놀러 다녀는 것도 좋겠지요. 
납골당 방문입니다.;



갑자기 상위기관에서 점검온다고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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