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홍차뿐만 아니라 포숑 애플티도 괴식이 되었습니다. 두 번 제조를 해서 한 번은 메이플 홍차, 한 번은 애플티를 썼기 때문입니다. 음하하.;

초콜릿을 준비합니다. 어떤 괴식이 탄생할지도 알 수 없거니와 너무 많이 넣으면 쇼콜라 쇼가 됩니다. 초코 우유에 가까운 맛을 내는 것이 목적이니 양은 적당히 넣었습니다.

한 켠에서는 메이플 홍차로 밀크티를 끓입니다. 하지만 차이에 가깝게, 물은 아주 적게 넣고 우유도 조금만 넣습니다. 이유는 다음에.

초콜릿 위에 준비된 밀크티를 조금만 넣습니다. 그리고 마구 휘젓지요. 밀크티를 진하게 끓여 조금만 준비한 것은 여기에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우유를 부어 음료를 조금 식히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단계도 가기 전, 밀크티를 조금 부어 초콜릿과 섞는 과정에서부터 삐끗합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안 녹습니다. 정확히는 덩어리가 졌습니다. 왜 그런가 머리를 굴리다가 깨달았습니다. 밀크티에는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리 끓여서 수분을 날렸다 한들 초콜릿에 물이 들어간 것과 같은 효과가 난겁니다. 초콜릿 녹일 때 물이 들어가면 매끈하게 안되고 엉기죠. 하.하.하.

아무리 휘저어도 마찬가지. 일단 남은 밀크티를 다 부었습니다.

그리고 찬 우유를 넣어보니 .... 윗부분에 엉긴 초콜릿이 둥둥 떠 있군요. 이리하여 1차 도전은 실패했습니다.


2차 도전은 그 다음날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밀크티가 아니라 차이를 끓입니다. 우유를 냄비에 담고 살짝 데워진 상태에서 포숑 애플티를 넣습니다. 애플티는 제가 가지고 있는 홍차 중에서 가장 잎이 잘기 때문에 차이를 끓였을 때 가장 잘 우러납니다. CTC로 된 나이트 브리지도 이정도까지 색이 나지는 않습니다.

이날의 주 목적은 홍차핫초콜릿이 아니라 차이 자체였기 때문에 실험용으로 작은 컵을, 그 옆에는 본 컵을 두었습니다. 컵 바닥에 깔린 것은 흑설탕.

잎을 조금만 넣었음에도 색이 진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별도로 찬우유를 준비하지 않고 그냥 차이로 끓였습니다.

나눠 담습니다. 핫초콜릿 쪽이 먼저니 작은 컵에 차이를 조금 붓습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마구 휘저으면? 오오. 이번에는 제대로 나옵니다. 전에 만든 것처럼 초콜릿이 분리되는 현상은 없고 그대로 매끈하게, 녹은 초콜릿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차이를 더 부어 핫초콜릿을 완성합니다. 남은 차이는 옆의 컵에 담습니다.

그리고 시식.

..
으으음; 초콜릿의 맛이 강해서 홍차맛이 죽습니다. 차이를 마시면 애플티 향이 나지만 초콜릿을 마시면 그런건 없고. 좀 진하게 됐나 봅니다. 초콜릿도 75%라 쌉싸름한 맛이 강한 것도 있고요. ... 그러고 보니 설탕을 빼먹었네요. 마시는 데는 전혀 지장 없으니 패스.
심심하면 한 번쯤은 더 만들 수 있지만 상용할 맛은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역시 괴식 답다니까요.

자, 다음엔 무슨 괴식에 도전을 해볼까~.
몇 년 전 친구에게서 홍차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며칠 전도 아니고 몇 달 전도 아니고 몇 년 전. 엊그제 보지 않았다면 그 밀봉 상태로 다시 몇 년이 흘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하하;

케이스가 참 귀엽지요? 저런 나무 박스를 열면 은색 팩으로 밀봉된 홍차가 나옵니다. 용량은 추측컨대 25g 가량. 미티틴과 비슷한 정도로 들었으니 말입니다. 별 생각 없이 팩을 뜯는 순간 확 풍기는 메이플 시럽 향. 그 달달함에 순간 휘청할 정도입니다.

색은 일반적인 홍차입니다. 베이스가 실론라 색도 붉은색입니다. 향도 메이플 향이 상당하고요. 향 홍차는 달콤한 것보다 얼 그레이 등의 과일향을 더 많이 마시니 스트레이트 맛은 취향이 아닙니다. 이런 홍차는 당연히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는 거죠. 밀크티로 만들면 설탕이나 꿀 등을 넣지 않아도 달콤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달달한 것이 좋아요. 혹시 메이플 시럽에다 홍차를 담갔다가 다시 말린 것이 아닌가라는 망상을 할 정도입니다.

자, 그럼 괴식이란 무엇인가.
지난번에 만들어둔 삶은 팥이 냉장고에 들어 있습니다.

컵에 담습니다.

밀크티를 끓입니다. 물을 끓이고 홍차를 넣고 잠시 두었다가 우유를 붓고 끓입니다.

스트레이너를 컵 위에 올립니다. 슬슬 괴식의 면모가 보이죠?

밀크티를 컵 가득 따릅니다.

밀크티는 홀짝 홀짝 마시고, 바닥에 남은 팥은 숟가락으로 떠 먹습니다.

밀크티랑 섞어 먹는 겁니다.




그러나 역시 괴식.
다른 것보다 휘휘 저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으니 팥의 녹말이 차와 섞여서 텁텁한 맛을 냅니다. 그냥 젓지 않고 마신 다음 나중에 떠먹을 걸 그랬군요. 그리하여 등장한 2탄은 사진 정리해서 주 중에 올리겠습니다.-ㅅ-;

이게 괴식 시리즈 1이란 것은 메이플 홍차를 이용한 괴식이 하나 더 있었다는 것. 그것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역시 여름은 괴식의 계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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