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 단 것보다 커피 단 것을 좋아해서 그런가 OWL 믹스도 밀크티보다는 커피 쪽이 마음에 들더군요. 이건 여행선물로 D님이 챙겨주신 것인데, 언젠가 달달한 커피가 땡기던 날 꺼내들었습니다. 몇 개 없는 커피 믹스는 아껴 마셔야 제맛이죠. 평소에는 동서 커피믹스를 마시지만 이런 피곤한 날에는 고급으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믹스는 그냥 믹스. 매번 동서 믹스만 보다가 이런 믹스를 보니 신선하네요. 하기야 맥스웰이나 네스카페도 믹스도 이런 형태일겁니다. 동서는 커피가 과립이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타 마실 때 의도적으로 관찰하지 않으니 확실하진 않지만...;





뜨거운 물을 부으니 위에 살짝 거품이 올라옵니다. 카푸치노계열의 커피믹스를 탈 때처럼 두껍게 올라오는 건 아닌데, 그래도 아예 안나는 것은 아니네요. 거품은 살짝 단맛이 돕니다.



그랬는데......;

타 마신지 한참이 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지금도 이 커피가 맛있었다는 건 확실하게 남았습니다. 맛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쟁여놓고서 피곤할 때마다 한 잔씩 마시고 싶을 정도로. 동서 믹스는 이보다는 쓴맛이 강한 편인데 이건 쌉쌀한 정도도 그렇지만 단맛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왜 OWL 커피 믹수가 맛있다고 하는지 단 번에 이해가 되는 정도의 맛이었다니까요.


믹스는 다른 맛으로 하나 더 남았습니다. 아껴두고 있긴 한데, 다음 출근일에 마저 마셔봐야겠습니다.-ㅠ-


발음은 샤케라또가 편하지만 표기법은 샤케라토가 맞지요. 평소 찬 음료를 즐겨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평창동의 커피애비뉴(Coffee Avenue)에서는 무조건 첫 잔은 샤케라토입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날도 날이 조금 스산해서 평소라면 따뜻한 음료를 시켰을 텐데 오늘은 이걸 마시러 온거니까요.

에스프레소에 약간 단맛을 넣고 얼음을 넣어 마구 흔듭니다. 커피 자체도 맛있지만 단맛의 정도가 아주 적절합니다. 차가운 음료와 따뜻한 음료는 달게 느껴지는 정도가 달라 달기 맞추기가 어려운데 딱 좋습니다. 한 모금 마시면 그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찬 음료라 단 맛이 입안에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들척지근한 맛이 없다는 것도 좋고요.





이렇게 맑고 깨끗한 소....리가 아니라 맑고 투명한 얼음이 하나 커다랗게 들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구입한 저 얼음틀이 분명 집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냥 정수물을 넣었더니 하얀 얼음이 나와서 그 뒤로는 한 번도 안 만들었나봅니다. 끓여서 부어야 하는데 그것도 은근히 번거롭죠.






아침부터 카페인을 들이부었던 터라 두 번째 음료는 카페인이 없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따뜻한 자몽차. 쌉쌀하면서도 적당히 달달한 것이 몸을 확 데워주네요. 쌕쌕처럼 알갱이가 톡톡 씹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건 딸기레몬차였는데 자몽도 그렇지만 이것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딸기의 단맛과 레몬의 신맛이 서로 죽지 않고 충돌하지도 않고 잘 어울리다보니 다음에 오면 샤케라토에 딸기레몬차 따뜻한 걸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걸요. 아니, 마시러 오는 것이 빠를지 집에서 만드는 것이 빠를지는 저도 모릅니다. 냉동딸기야 요즘 구하기도 쉬우니 레몬과 딸기만 있으면 금방 만들 수 있으니까요.




참 여기 좋은데, 평창동쪽이라 집에서 가기 쉽지 않아 문제입니다. 그것만 아니면 자주 다닐 텐데요.=ㅠ=


컵은 참 예쁜데 담긴 음료는 참으로 괴식.

정체는 『어제 뭐 먹었어?』의 켄지오레입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저지방을 탄 것이 보통의 커피 우유라면, 이건 두유를 첨가하고 마일로를 한 숟갈 넣습니다. 언젠가 이 켄지오레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제가 만든다면 직접 콩을 갈아서 두유를 만들어 첨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만들지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지요.
...
제가 간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갈아 놓으셨습니다. 주말에 콩국수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시더니만 그냥 콩국물을 만드시더군요. 그래서 저기에는 콩국물이 들어갔습니다 흰콩을 불려 삶아 믹서에 갈아 놓은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걸죽합니다.(먼산)

문제는 비율을 못 맞췄다는 것. 책에는 켄지오레의 비율이 안 나옵니다. 조금만 만들어 마실 생각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내린 진한 커피 두 큰술, 마일로 한 큰술, 저지방 우유 반컵, 콩국물 두 큰술 가량을 넣었습니다. 워낙 콩국이 되직해서 그정도만 넣어도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
맛은 맹탕. 데헷~♡
콩맛은 분명 나는데, 아무리 좋게 보아도 맛있다는 말은 못합니다. 마일로 맛은 거의 안나고 전체적인 맛은 콩이 지배합니다. 맛이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 문제로군요. 그러니 제대로 한다면 에스프레소 한 샷에 발로나 코코아가루를 메이플 시럽에 개어 집어 넣고 저지방 우유와 함께 두유를 섞어....(그만해;;;)



재료 밸런스가 맞지 않아 탄생한 오랜만의 괴식이었습니다..T-T;

역시 찍은지 한참 된 사진인데, 지난 주말에도 말차라떼를 만들어 먹은 고로 사진을 빨리 해치우기 위해 올립니다.


원소를 삶은 그날, 말차라떼를 또 시도했습니다. 이날은 말차도 적게 들어가고 설탕도 적게 들어가서 맛이 좀 맹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만들어 마신 것은 좀 낫더라고요.'ㅂ' 하지만 말차라떼의 비극은 지금부터 시작이니...





이런 짓을 했습니다.-ㅁ-;



하지만 말차라떼가 강한 맛이 아니라 맹~했기 때문에 별 맛 안 나더군요. 그냥 우유 찍어 먹는 느낌? 우유거품의 식감만 남더랍니다. 다음(10개월 후)에 만들어 먹을 때는 단팥죽에 넣어볼까요. 아니면 그냥 말차에?


보는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만든 사람은 알고 있는 미묘한 색의 슬러쉬. 혹은 스무디.
세 가지 재료를 넣고 만들었는데 색이 참 오묘합니다.


언제 냉동고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바나나와 올 봄에 샀지만 참으로 달지 않아서 먹는 사람을 슬프게 만들었던 딸기, 그래서 단맛 가미를 위해 넣은 요구르트까지 딱 세 재료가 들어갔지요. 맛이야 당연히 좋지만 색이 참 묘했습니다.

이걸 어제 저녁으로 먹으면서, 아무래도 다른 간식은 다 안 먹을 수 있지만 아이스크림을 끊는 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비염을 고치려고 할 때 찬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하던가요. 끄응...; 음료보다는 간식이나 끼니로 찬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으니 식생활을 뜯어 고치기 전에는 어렵지요. 어쨌건 노력은 해봐야겠습니다.

커피가 다 떨어진 어느 날. 커피 볶는 곰다방에 다녀왔습니다. 실은 커피가 다 떨어진 것이 금요일이었고, 그 전날인 목요일에 Cafe the Blues에 들렀는데 문을 닫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주 토요일에 홍대 나간김에 들렀다가 찾아가보니 곰다방도 문을 안 열었더랍니다. 그리하여 일주일간 커피 금단증상에 시달리다가 목요일에 사왔습니다.

곰다방과 카페 더 블루스를 커피 구입처로 정한 것은 달달한 커피콩 볶는 냄새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월, 우에노의 기타야마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셨다가 크게 데인 뒤로는 아무 커피나 못 마시는 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뭐, 항상 그렇듯이 커피 없이 한동안 지나다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커피는 다시 마실 수 있게 됩니다. 평소 커피를 사는 곳은 대흥역(서강대 후문쪽)에 있는 빈스 서울인데, 거기서 12월에 구입한 만델린은 솔직히 말하면 맛이 좋지 않았습니다. 볶는 쪽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은데, 하여간 다음에 커피 살 때는 빈스 서울말고 다른 곳을 다녀봐야겠다 생각했지요.
그러다가 홍대 쪽을 돌아다니며 달달한 커피향을 맡은 곳이 두 군데 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두 주 동안 양쪽 모두 다녀와봤습니다.





커피볶는 곰다방은 위치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홍대 정문 앞에서 이어지는 2차선 도로에서 홍대 정문을 등지고 왼쪽편으로 조금만 걷습니다. 롯데리아가 있는 쪽인데, 거기로 조금 걸어 내려가다가 왼쪽에 있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이전에 폰앤펀이 있던 자리(지금은 가게가 비었습니다)를 끼고 골목을 들어가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아주 작은 커피집이 보입니다.

자리가 넉넉하거나 오래 앉아서 있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카페는 아닙니다. 커피집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단골들의 아지트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그런 곳입니다.

제가 간 날은 그 달달한 커피콩 향기는 나지 않더군요. 아쉽게 생각하면서 커피를 보는데, 볶는 정도는 거의 비슷한가봅니다. 중간에서 강하게의 중간쯤? 아주 강한 정도는 아니고 그보다는 살짝 덜하게, 보통 수준으로 볶은 커피들입니다. 그렇다보니 강하게 볶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불만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원산지별로 이런 저런 커피가 있는데 케냐AA를 마실까 하다가 '꽃밭'이라는 평에 마음을 돌려, 이번에도 만델린을 마셨습니다. 스모키한 것을 원했더니 그 쪽을 추천해주시는군요. 그리고는 그 다음날 커피 내려마시면서 후회했습니다. 으하하.;

맛 때문에 후회한 것이 아니라, 일하면서 마시기에는 적절치 않은 향이라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빈스 서울의 만델린 마실 때도 그랬지만 만델린은 굉장히 스모키합니다. 연기향이 많이 나지요. 그렇기 때문에 드립을 하면 종종 담배향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시는 사람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데 '여기서 왜 담배 냄새가 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겁니다.-ㅁ- 흡연가가 아님에도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지요. 게다가 실내 흡연이 금지되어 있으니 더욱 곤란합니다.

하여간 곰다방의 만델린도 연기향이 상당히 강합니다. 맛있게 홀랑홀랑 잘 마시긴 했는데 저는 이보다는 조금 더 강하게 볶은 커피가 좋습니다.



그나저나 카페 더 블루스나 곰다방이나 토라자는 없군요. 토라자 마시려면 빈스 서울로 가야하나..;



사진은 새로 나온 것을 보고 궁금해서 홀라당 집어든 오란씨 레몬 맛. 오란씨 특유의 탄산맛에 아주 살짝 레몬향이 납니다. 그냥 오란씨맛이라 생각하시면..-ㅁ-;



업무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게 제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사이드 업무-보조업무라는 것이죠. 보조업무인데 지금 이것이 본 업무를 압도하도고 남아, 심지어는 본 업무를 잠시 멈춰두라는 요구를 받은 상태라는 겁니다.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만 미묘하네요. 뭐, 이랬던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건만.


아침에 진한 커피 한 잔을 간만에 내려 마시고, 거기에 잠시 한숨 돌리며 파리바게트 슈크림 세 개를 홀라당 했더니 카페인과 설탕의 힘으로 기분은 꽤 좋아졌습니다. 자아. 다시 업무로 돌아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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