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멀레이드, 마말레드, 마말레이드. 어느 것이 표준 표기인가 검색했더니 사전에 나오는 것은 마멀레이드입니다. 오렌지나 레몬 따위의 껍질과 과육으로 만드는 잼이라고 나오네요. 레몬 마멀레이드는 보았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대부분은 오렌지를 쓰는 것 같습니다. 레몬은 너무 시큼해서 그런건가요. 사람에 따라서는 레몬 마멀레이드도 좋아하겠다 싶긴 하지만 말입니다.

몇 년 째 벼르고 있는 작업 중 하나가 이 마멀레이드 만들기였습니다. 오렌지라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지만 제가 노리는 것은 유자였지요. 몇 년 전에 잼 만드는 책에서 유자 마멀레이드 만드는 법을 본 뒤로, 유자차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유자 마멀레이드도 어렵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 때쯤에는 어렸을 때는 손도 안대던 유자청도 맛있게 먹으니 유자 마멀레이드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딸기 프리저브를 만든지 몇 년 만에, 이번에는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드는데 몇 년이나 되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료 수급이 어렵거든요. 설탕이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만 유자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는 유자가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니 유자를 사고 싶으면 온라인에서 구입하거나 신세계 본점까지 가야합니다. 참고로 집에서는 이마트나 롯데마트나 기타 등등의 대형마트보다 신세계가 가기 편합니다.(심정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최소단위가 5kg이라 대단위로 팔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는데 우연히 별 생각 없이 신세계에 갔다가 유자가 있는 것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11월 말의 일이니 지금은 유자도 이미 들어갔을 겁니다.-ㅂ-;

구입한 주 주말에는 일정이 바빠서 정신이 없었기에, 한 주 묵혔다가 지난 주말에 만들었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신나게 준비해서 만들었지요.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이었습니다.




울퉁불퉁한 유자 일곱개. 중량은 900g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자도 씨 무게가 만만치 않더군요.

유자를 반으로 갈라 즙은 팬에 넣고, 씨앗은 열심히 제거합니다. 원래 마멀레이드 만들 때는 씨앗도 물에 담갔다가 그 물을 같이 넣더군요. 펙틴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만, 그럴 시간이 없으니 씨앗은 그냥 빼둡니다.




썰다보니 설탕을 계량하지 않았더군요. 그런데 유자 전체 무게도 안 달았습니다. 어쩔까 하다가 포장에 중량이 나와 있을 거란 생각에 들여다 보니 900g이랍니다. 포장 무게도 있을테고, 씨앗도 있으니 그보다는 가볍겠지요.
잼을 만들 때는 무게의 100%를 넣어야 보존에 문제가 없는데, 그러면 분명히 달겁니다. 70%만 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설탕 무게를 달았더니 국그릇에 담은 저 분량이 300g입니다. 300g까지 그릇에 붓는데 설탕이 왜이리 많아! 그래서 일단 300g을 넣고 상황 봐서 설탕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코팅 프라이팬. 저기 썰린 분량이 유자 반개일겁니다. 반개씩 썰어 넣으면서 그 위에 설탕을 뿌렸습니다. 한 번에 부으면 잘 안 섞일 것 같더군요. 그리고 설탕은 이전에 올렸던(링크) 마스코바도 설탕입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했지요. 사실 저건 비정제 설탕이라 잼이나 마멀레이드 만들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흰설탕 쓰기는 내키지 않더군요.




유자 일곱 개에서 나온 씨앗들. 많지요.-ㅅ-;




그리고 끓이는 사진은 없습니다. 냐하하;

코팅팬이라 눌어 붙을 것 걱정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바닥에 물은 조금 부었고 유자 껍질이 적당히 말랑해질 때까지 가열했습니다. 그러다가 맛을 보니 달지 않더군요.; 그리하여 설탕 50g 추가. 총 350g이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했더니 1리터짜리 꿀병 하나 가득 나오네요.


제대로 맛은 보지 않았지만 유자 맛일겁니다.(아마도) 이제 이 유자잼을 빵이나 스콘에 곁들이기만 하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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