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jong님이 가르쳐 주신 런던 포그 레시피(링크)를 따라 만들었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실패입니다. 실패 원인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밝혀 나가지요.(먼산)


런던 포그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과는 달리, 캐나다의 어느 바리스타가 만든 레시피랍니다. 자세한 것은 영문 위키를 보시면 아실테니 넘어갑니다. 이름만 보면 영국에서 만들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직 BBC 셜록 2기를 보지 못했지만 등장하나봅니다?; 이글루스 내에서 셜록 관련 글은 모두 피하고 있다보니 관련 정보도 못 봤거든요. 수정! 셜록 2기에는 밀크티 마시는 장면-예전에 올렸던 그 영국지도 티세트가 등장-만 있고 런던포그는 안나온답니다.;; 여튼 만드는 법도 간단하니 한 번 도전해보았습니다.
홍차를 진하게 우린 다음, 거기에 스팀 우유를 붓고 바닐라 시럽을 넣으면 되는 것이 런던 포그입니다. 다양한 변형이 있던데 집에는 바닐라 시럽이 없어 메이플 시럽을 넣었습니다. 뭐, 평소에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로열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기 때문에 맛 자체는 꽤 익숙합니다. 집에서 요즘에 마시는 홍차는 트와이닝 얼그레이와 F&M 로열블렌드라 밀크티든 로열밀크티든 관계 없이 다 이 두 홍차를 쓰게 되네요. 차이는 요즘 거의 손 안대고 있습니다. 로열밀크티에 입이 익숙해지다보니 진한 것은 못 마시겠더군요.(먼산2)




이게 세팅 완료 상태입니다.
평소 우유는 저지방 우유를 마시기 때문에 이 때는 저지방 우유 대신 어머니가 드시는 '소화 잘 되는 우유'를 썼습니다. 제가 쓰는 우유거품기는 비알레띠 제품인데 1/3정도 부어 놓고 손잡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거품을 낸 다음 가스렌지의 제일 작은 화구에 가장 약한 불을 켜서 올렸다 내렸다 하며 데웁니다. 올려서 조금 데웠다가 내려서 거품을 내고를 반복하면 데우면서 거품이 잘 납니다. 데운 우유로도 거품을 내보았는데 오히려 그게 어렵더라고요. 거품을 잘 내면 뚜껑 위로도 저렇게 우유거품이 올라옵니다.
홍차는 평소 로열밀크티 만들 때처럼 물 아주 조금을 팔팔 끓이고, 거기에 얼그레이 홍차를 붓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우러났다 싶으면 다시 열을 가해 살짝 끓이고 바로 걸러냅니다. 그럼 아주 진하게 홍차를 우릴 수 있습니다. 향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홍차를 거른 다음 데운 우유와 우유거품을 확 붓습니다.




가운데의 초승달 모양은 메이플 시럽의 흔적입니다.
한번에 부어야 홍차 색이 살풋 우유거품에 올라온다는데, 밀크티 특유의 색이 살짝 올라옵니다. 다만 거품을 그렇게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거품이 곱지 않아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실패했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한모금 마셔보고 깨달았습니다. 거품이 덜 난게 아니라 너무 났습니다. 마시는데, 액체가 안 내려오고 거품이 내려옵니다. 그것도 단단한 거품이...;




그리고 머그를 흔들었더니 아주 고운 거품이 올라옵니다.OTL
거품이 덜 올라왔다고 열심히 쳤더니만 거품이 아주 단단하게 났습니다. 보통 스팀기를 이용해서 거품 낼 때도, 바닥에 우유저그를 한 번 쳐서 거품을 정리하는데 그 과정을 건너 뛴 겁니다. 그랬더니 거품이 아주아주 곱게, 아주아주 두껍게 만들어 졌더군요. 우유가 다 거품이 되었습니다.(먼산3)
미리 거품낸 우유를 정리해서 부었더라면 모양이라도 괜찮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처음 모양이 안 예뻤으니 실패, 너무 거품을 내서 우유가 부족하게 느껴졌으니 맛으로도 실패. 거기에 메이플 시럽 양 조절에 실패해서 막판에 엄청 달았습니다. 밀크티는 항상 달지 않게 마시기 때문에 달달하니까 더 이상하더군요.


다음에는 차라리 차가운 런던 포그를 만들어볼까 싶습니다. 음료가 차면 단 맛 역치값이 올라가서 달아도 달지 않게 느껴지니까요. 그러면 마시기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이 더 따뜻해지면 그 때 다시 한 번 차가운 런던 포그를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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