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즈음. 목동 현대백화점에 갈 일이 있어 딘타이펑에 다녀왔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오랜만에 가는데 내부가 복작복작 하더군요. 복잡한 것을 질색하는 제게는 미로와 같았습니다. 게다가 건물이 한 개가 아니라 헷갈리더군요. 딘타이펑이야 지하철과 연결된 통로 왼쪽편 가장 안쪽에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날 들고 나간 것이 885가 아니라 D90이었기 때문에 사진도 다 D90으로 찍은 겁니다. 50.4를 들고 나갔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확인하고는 차라리 무겁더라도 135를 들고 나갈걸 그랬다고 후회했더랍니다. 그 쪽이 찍기 훨씬 낫더군요. 하지만 그건 렌즈 하나만 해도 885의 무게를 넘깁니다. 아하하.


미리 이야기 해두자면 이 글은 불만글입니다. 그런 고로 불만글은 싫다 하시는 분은 돌아가기를 눌러주시와요.-ㅁ-;


미리 차려진 모습입니다. 찻잔과 개인 접시가 있고 거기에 젓가락과 소룡포용 숟가락이 따로 있습니다. 보통 숟가락도 따로 있고요. 뒤로 보이는 검은 것은 역시 소룡포에 얹어 먹을 생강채가 들어간 간장입니다.



차는 미리 가져다 주셨으면 좋았을 걸, 부탁하고 꽤 기다려서 나왔습니다. 점심 시간을 지난 시각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는데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아쉽습니다. 자리 안내해주고 나서, 아예 처음부터 차를 가져다 주는 것도 좋겠지요. 왜 이런 불만을 늘어 놓냐면, 차를 가져다 달라고 두 번 부탁했거든요. 하하..



자스민차가 들어 있던 포트.
찍어보고 알았는데 .4는 시야가 너무 좁습니다. 허허허.



C 세트인가, 하여간 세트메뉴를 시켰습니다. 10% 가산세가 붙어서, 나중에 계산하니 여섯 명이 각각 1만원 가까이 냈습니다.
세트 메뉴의 첫 번째인 게살 수프. 끈적 끈적하니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끈적한 음식은 사실 잘..;



대만 오이김치라던가요. 이것도 한 접시에 3500원씩 따로 받습니다.-ㅁ-;



꿔바로우.
찹쌀튀김옷을 입혀 튀긴, 탕수육 비슷한 음식이랍니다. 하지만 한 입 베어 물었더니 고기의 두께와 튀김옷의 두께가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가 5mm라면 튀김옷 윗 부분이 5mm, 아래가 5mm, 도합 튀김옷은 1cm. 물론 이건 비교하자고 하는 소리고 고기는 그보다 더 얇았습니다. 3mm가량. 어쨌건 하고자 하는 말은 튀김옷이 두꺼웠다는 거죠. 게다가 찹쌀의 쫄깃한 맛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종종 반찬으로 쇠고기에 얇게 찹쌀가루를 입혀 지진 반찬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튀긴 것이 아니라 기름에 지진 것인데다 찹쌀가루만 살짝 입힌 것이니 꿔바로우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찹쌀튀김옷이라면 기대하는 나름의 맛이 있지요. 꿔바로우를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아무래도 이건 그게 아닌가봅니다?



새우가 들어간 딤섬.
맛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무난한 새우맛?



새우튀김인데 소스가 크림소스입니다. 허니 크림소스인가 머스터드인가 하여간 그런 쪽입니다.
새우튀김은 좋지만 역시 이쪽도 튀김옷이 아주 두껍습니다. 그리고 소스는 달고 느끼하지요. 하하하.



소룡포. 샤오룽바오. 빈자리는 어느 분이 하나 집어간 흔적입니다.
소룡포는 이번이 처음인지, 아니면 이전에도 먹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홍콩여행 때 먹지 않았나 싶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제 나름의 소룡포 평가 기준이 있으니, 맛의 달인.;
어쨌건 맛의 달인이 기준이든 아니든 간에 제 입맛에는 국물이 따끈하지만 뜨끈하진 않았으며 피는 두꺼운 듯 느껴집니다. 그리고 달아요.
뭐, 나름의 기준이고 제대로 된 소룡포를 먹지 못했으니 제가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 어떤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지점에 일부러 와 시켜 먹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정리하다보니 정작 맛있게 먹은 두 음식은 사진을 찍지 않았군요.
음식이 차례로 나와서 나중에 나온 음식은 사진을 찍지 않아 그렇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켰으니 차례로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그야, 한 번에 나오면 나중에 먹는 것은 음식이 식기도 하고, 탁자 공간이 부족하기도 하니까요.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은 국물이 있는 국수-이름은 잊었습니다-와 달걀 볶음밥이었습니다. 고슬고슬하게 볶아진 볶음밥도 좋고, 날이 추워서인지 따끈한 국물도, 국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단품 가격에 10% 세금을 생각하면 미묘하죠.


음식의 양이 적지는 않습니다. 배부르게 잘 먹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각 음식이 뭔가 조금씩 부족한 덕에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으니, 처음으로 가본 딘타이펑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습니다. 명동 딘타이펑에 대한 기대치도 더불어 낮아졌으니, 명동에 간다 한들 갈 일이 있을까 싶은걸요.'ㅅ'

혹시 다른 딘타이펑 지점에 가보신 적 있거나, 소룡포를 먹어보신 분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다른 곳은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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