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미식은 이글루스에 리뷰 올라오기 시작할 때부터 한 번쯤 가보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벼르고 별러도, 의외로 홍대쪽에서는 밥 먹을 일이 없더군요. 로야토야도 여즉 못갔는데, 이날도 D님이 아우미식 가자고 이야기하지 않으셨으면 그냥 적당히 때웠을 겁니다.
어느 주말, 12시반쯤 놀이터 앞에서 만나 아우미식을 찾아들어갔습니다. 홍대 놀이터에서 수노래방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쇼콜라윰 가기 전에 있는 오른쪽 골목 안쪽을 들여다보시면 됩니다.


지도 확대해서 보시는 쪽이 위치파악하기 좋으실 겁니다. 골목 입구에서 기웃기웃 바라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인데 사람이 없다 했더니, 저랑 D님이 들어가서 주문 넣자마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네요. 먼저 주문해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음식은 빨리 나왔거든요.
D님은 몇 번 오셨다기에 추천 부탁드렸더니 대만식 돈가스 정식은 빼고, 그냥 광동식 두부가지찜이 무난하다 추천하시더군요. 세트에 1만 5천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구성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위아래 대칭형으로 같은 세트입니다. 검은색 쟁반 하나가 1인분이지요.
남자들에게는 적겠다 싶은 정도의 밥, 딤섬 세 개, 여러 반찬들과 샐러드에 주 음식인 두부가지찜이 나옵니다. 동영상으로 찍었다면 더 자세히 보였을텐데, 뚝배기라 그런지 나오는 내내 보글보글보글 끓고 있더군요. 그리고 마무리는 안닌도후로 합니다. 후식이 그 때 그 때 다른 모양인데, 이날은 안닌도후가 나오더군요. 행인두부라고 한자로 쓰고 일본어로 안닌도후라 하는데, 살구씨가루를 써서 만든 일종의 젤리입니다. 달걀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푸딩이라 부르기는 이상하고요.




식으면 맛없을테니 딤섬부터 홀라당 집어 먹습니다. 저는 여기 나온 음식 중에서 딤섬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두를 좋아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지요.+ㅅ+




아직도 끓고 있는 두부가지찜.
가려서 안 보이지만, 바닥에는 작은 연두부가 두 모 들어 있습니다. 아마 뚝배기를 달구고 거기에 연두부를 넣은 뒤 바로 가지소스를 붓나봅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 가지소스는 마파두부와 비슷합니다. 그보다 덜맵고 간장맛과 단맛이 돌지만 느낌은 유사합니다. 덜 맵다고는 하지만 고춧가루의 알싸한 매운맛이 아니라는 거고 맵긴 맵습니다. 고추를 송송 썰어 넣기도 했지만 후주맛이 강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향신료에 약한 사람은 취향에 안 맞을 겁니다.
마파두부처럼 안에 돼지고기 간 것도 들어 있습니다. 씹는 맛도 좋고, 매콤한 것도 좋지만 제 입에는 달고 짭니다. 원래 외식하면 음식이 다 달고 짜지만 제 입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식생활의 문제겠지요.OTL

딤섬은 마음에 들었지만 딤섬 먹자고 가기에는 애매하고. 그러니 아우미식은 아마 이 한 줄로 끝날 겁니다.


<SYSTEM> 키르난은 아우미식을 경험햇습니다.

..
아마 예전 입맛이었다면 착 달라붙는다면서 자주 방문했을 겁니다. 이게 다 나이 먹었기 때문... 허허허허.;ㅂ;
아니, 흔히들 말하는 그 콩까지마!가 아니라 정말로 콩입니다. 방콩이요.


사진상으로 검은 콩이 보이지요?

올해 햇콩인데, 외할머니가 병원 진료로 서울 올라오시면서 집에 널어 놓고 온 걸 내내 걸려하시니 그걸 큰이모와 셋째이모가 걷어와 즤집에 두었습니다. 따끈따끈한 거실에 신문지 깔고 널어놓으니 콩꼬투리가 마르면서 탁탁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흡사 플라스틱 깨지는 소리 같지 뭡니까. 아. 바다 소리를 큰 도로에서 차 달리는 소리로 착각한 꼬마들-나리타 미나코의 『내츄럴』-보다 심합니다.
콩은 따로 까지 않아도 이렇게 말린 다음 자루에 넣어 발로 밟아, 키로 까부르면 금세 정리가 됩니다. 물론 그러고 나서 벌레먹거나 병든 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하지요. 어머니는 그런 콩들도 다 모아서 두부 만들 때 쓰십니다. 이러니 제가 어머니처럼 집안 일 하다가는 몸이 거덜나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하지만 보고 자란게 그러니 저도 아마 어머니처럼 이것 저것 손댈 것 같지 말입니다.


하여간 오늘도 아침부터 넋이 나갔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_-;
아버지가 계시는 곳에 인터넷 연결 문제가 발생하여, 오늘 아버지 모임 회의 자료를 제가 만들어 제가 출력했습니다. 이 빚은 꼭 받을겁니다! 흥흥흥!
물론 초안은 이미 카페에 작성하여 올려두셔서 긁어 붙여 편집하기만 하였지만, 웹 게시물을 아래아한글로 다시 편집하는 건 은근히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오타라도 나오면 어쩌나 걱정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

아침에 종종 얼굴이 붓는데 오늘도 상태가 심한가봅니다. 아침에 업무로 얼굴을 마주친 직장 동료가 왜이리 부었냐며 깜짝 놀라더군요. 그, 그건 어젯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잤기 때문...;... 그러니 몸 건강을 위해서라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요즘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저녁 때 뭔가를 계속 찾는데, 슬쩍 식도염 초기 증상도 보이고요(feat, 위염) 방광쪽에도 가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러니 염분을 다시 꽈아아악 쥐어짜서 본래(?) 식생활로 돌려야 합니다. 뭐, 할 수 있겠지요. 게다가 과자도 다시 끊어야지. 그렇지 않아도 용돈이 간당간당합니다.

자아. 이제 다시 테트리스 작업 시작!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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