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홀랑홀랑 넘겨 본 것이 전부라, 리뷰라고 쓰기도 뭐하네요. 하지만 책을 넘기다보면 감동하다 못해 좌절합니다. 이 책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부와 일본 일부까지 넘나들면서 제비꽃을 연구한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어린 책입니다. 정말로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은 꼭 감상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예전에 사진을 한장 찍어 올리고는 이 꽃이 제비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다 했더니, T님이 가르쳐 주시면서 이 책을 추천하셨습니다. 마침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다 놓았는데, 손이 가질 않아서 내내 두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지난 주에 지뢰밭을 밟고 반쯤 멍하니 있다가 손에 잡히니까라며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전체가 컬러에, 사진 비중이 책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큽니다. 그도 그런게 한국의 여러 제비꽃에 대한 사진을 모두 실어 놓았거든요. 그것도 암술과 수술 등에 대한 현미경 사진도 같이 있습니다. 도감과도 같이 틀을 짜놓고 거기에 맞춰 모든 사진을 찍어 넣었으니, 비교하며 살펴보기에는 굉장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재미있는 것은 앞부분에 등장하는 제비꽃 갈래입니다. 제비꽃은 워낙 종류가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걸 Yes or No로 대답하며 따라가면 각각의 이름을 찾을 수 있게 해두었거든요. 이렇게 해두니 잎이 어떻게 생기면 무슨 제비꽃, 털이 어떠면 무슨 제비꽃, 이렇게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비꽃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하고. 각각을 다 커버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연구해야할 주제도 넓게 잡아 놓았지요. 한국에서 이런 책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감동입니다..T-T;


꽃을 좋아하신다면 일단 보시고, 제비꽃을 좋아하신다면 꼭 보세요. 그리고 혹시 식물이나 꽃 종류, 연구하신다면 꼭꼭꼭 보세요.+ㅅ+


유기억. 『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 장수길 사진. 지성사, 2013,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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