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런 이불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확히는 이불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바닥에 깔 무언가가 필요했던 거죠.


지방2에 들어온지 하루만에 바닥에 깔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바닥이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방이 그리 작진 않아서 난방 올려 놓고 열이 올라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더군요. 시간 걸리는 것도 그렇지만, 난방은 약하게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방바닥이 따뜻할 때까지 두지도 않고요. 그렇다보니 난방이 아주 약하게 된 바닥에 앉는 것은 고역이더랍니다. 그렇다고 이불을 깔고 있자니 이불 빨래하는 것이 또 골치 아프고요.


이모저모 고민하다가 바닥에 깔고 질겅질겅 밟고 돌아다녀도 문제가 안 될 저렴한 이불을 하나 더 사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능하면 세탁이 쉽고, 가능하면 따뜻하고 폭신하고, 거기에 가격이 저렴하면 더 좋고요.


문제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크기에서 밀리더랍니다. 결국 나중에는 크기를 보고 골랐습니다. 바닥에 깔아 놓고 그 위에서 굴러 다닐 것이니 무릎덮개보다는 훨씬 큰 것이 필요했는데 펀샵에서 판매하는 이 제품을 제외하고는 크기에서 다 탈락했습니다. 대부분은 무릎덮개 수준이라 상당히 작습니다.




지금도 깔고 앉아 있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기가 160×200cm입니다. 침대를 쓰지 않고 요를 펴는데, 요 위에 깔아도 폭 덮일 정도로 크기가 큽니다. 이불 위에 매트처럼 깔아 놓는 얇은 여름 이불과도 비슷한 크기더라고요. 가격은 2만원을 조금 넘습니다.


감은 일반적인 무릎덮개보다 더 부들부들합니다. 털이 긴 건지 깔고 앉아 있으면 약간 잠기는 느낌도 듭니다. 극세사랑은 조금 다르지만 그런 보들보들한 면이 좋아서 더 마음에 들고요. 따뜻하고 부드럽고 한데.... .. 아직 한 번도 세탁을 하지 않아서 빨고 나면 촉감이 변할 가능성도 조금은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릎덮개 빨아본 경험으로, 이런 종류는 웬만해서는 감촉이 달라지진 않던데. 두고 봐야지요.



오늘 같은 날은 난방 돌리기도 조금 애매한 터라 두 번 접어 바닥에 깔고 앉았습니다. 그러면 80×50이라 방석보다도 크고 적당히 깔고 앉기 좋네요. 후후후후후. 잘 때도 깔고 자야지./ㅅ/

어느 날. G가 무릎 덮개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어떤 연유로 오게 되었는지는 조금 복잡한 상황이라, 회사에서 상품(?) 같은 걸로 받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빠르겠더군요. 하여간 무릎 덮개를 받았다고 이야기한지 일주일쯤 뒤에 집에 들고 왔는데, 보고서 홀라당 반했습니다.



실제 색보다 약간 밝게 나온 감이 있는데, 원래 저렇습니다. 보들보들한, 테디베어 만들 때 쓰는 털달린 천 같은데다 색도 살짝 광택이 돕니다. 그러니 저렇게 반짝반짝 하지요.




실제 펼쳐보면 저정도입니다. 앞 뒤 모두 털천(...)이고요, 덕분에 가볍고 따뜻합니다. 지금 무릎에 덮고 있지요.

지금이 딱히 춥거나 하진 않은데 이전에 쓰던 무릎 덮개는 후임을 위해 놔두고 왔습니다. 워낙 오래 써서 빨기도 그렇고, 폐기할까 하다가 후임이 알아서 결정하게 두자며 그냥 놔두었지요. 그렇다 보니 집에 들고 온 무릎 덮개가 없어서 어떤 걸 들고 갈까 하다가 이걸 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이 외에도 무릎 덮개가 두 개 더 있었습니다. 하하하;ㅂ; G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어머니가 BC카드에서 받아온 큰 무릎 덮개가 하나, 이전에 사온 셜록 무릎 덮개가 하나. BC카드 것은 워낙 커서 들고 오기도 버거웠고, 쓰기도 불편합니다. 집에서 두르고 있을 때는 좋겠지요. 셜록은 들고 와서 쓰기에는 그림이 참 ...(하략)

쿠션이나 방석은 별 욕심이 안나는데 무릎 덮개만큼은 마음에 드는 걸 볼 때마다 욕심이 생긴단 말이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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