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취미 안 맞음. 하지만 마스터님은 잘 보실 듯.. 그러고 보니 오늘 본 책은 거의가 다 마스터님 취향?;
저랑 안 맞은 이유는 동갑내기 16세인데 서로 극과 극에 가까운 상황에 놓인 두 여자아이들 이야기라는 점. 저 그런 이야기 안 좋아합니다. 『꽃보다남자』가 떠오르기도 하는 설정도 있어서 말이죠. 게다가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하는 건 취향에 안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고생들의 일상(?)과 , 밀고 당기는 사이에 가까워지는 상황 묘사를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실만한 듯.

『영혼』은 역시 취향에 안 맞습니다.OTL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리틀 포레스트』까지가 한계네요. 그 이후의 작품은 제게는 어렵습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영향을 받았다는 『충사』까지는 그래도 읽을 수 있는데 모모씨라든지 이모씨라든지 이모씨2의 작품은 보고 있자면 그 괴이에 도저히 적응을 못하겠다니까요. 은근히 비위약하고 무서운 것 못보는 성격이 이런데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 상상력만큼은 정말 엄청나군요. 좋아하진 않지만 존경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나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제야 보았습니다. 명불허전. 피네간의 경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경야에 일어난 아들래미의 심적변화가 꽤 재미있습니다. 그 하룻밤 사이에 멀게 느껴지던 아버지가 순식간에 옆에 있는 사람으로 다가온다는게 또 재미있더군요. 돗토리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표지를 보고는 맨 나중에 읽어야 겠다고 빼두었던 『짝사랑 일기 소녀』.
아. 역시 치유계입니다.T-T 맨 마지막으로 돌리길 잘했네요. 보고 있는 동안 마음이 화사(...)해지면서 웃게 됩니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웃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런데 이런 느낌의 유머를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어디서 봤더라. 아, 어쩌면 아소 미코토와 닮게 느껴져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다 보고 나서 안 보려고 빼두었던 『K(케이)』에 손이 갔는데.. 데...(먼산)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군요. 짧은 단편 하나하나가 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단편에 용이 내려오는 부분은 허걱했습니다. 주인공인 케이가 항상 죽음을 각오하고 움직인다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내려앉더군요. 그리고 그 고비를 넘긴 뒤의 마지막 멘트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림은 다니구치 지로, 글은 도사키 지로라는데 굉장히 호흡이 잘 맞습니다. 한 명 한 명에 대한 이미지가 확 와닿네요.
등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100% 감정이입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읽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 『짝사랑 일기 소녀』,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다니구치 지로. 『아버지』, 신준용 옮김. 애니북스, 2005
도사키 시로, 다니구치 지로. 『K(케이)』,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0
무라카미 카츠라.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1』, 한나리 옮김. 미우, 2011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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