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책 속에서는 내내 상가라고 적었더군요. 맨 앞부분에 설명 대신인지 '상가商街'라고 써놓은 부분이 있던데 상점가라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쇠락한 것에 가까운 작은 지역의 오래된 상점가를 배경으로 한 다섯 개의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단편들이고 결국에는 로맨스죠..(먼산)


저자는 다니 미즈에. 누구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이라면 『백작과 요정』 작가로 더 잘 기억하실 겁니다. BC님은 기억하실지 모르는데 요코하마 배경의 도상학 소재 소설 『異人館画廊』(이하 『화랑』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도 『고식』의 사쿠라바 가즈키처럼 라이트노벨로 시작해 일반 소설로 넘어간 케이스입니다. 『백작과 요정』은 어디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둘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은 이상 이제는 잘 먹고 잘 살겠거니 생각합니다.

(지금 확인하니 2013년 이후 신간이 없는 걸로 보아 그게 마지막 편 같군요.)



하여간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도 일본에서는 3권이 지난 1월 발매되었습니다. 『異人館画廊』이랑 『시계』랑 둘을 번갈아 연재하나보네요. 다만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화랑』은 내용이 본격 추리소설에 가깝다고 보면, 『시계』는 일상 추리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번 권은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수수께끼가 있고 그 사이에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하나씩 해결해 나갑니다. 시작은 만남이었지만 끝은 연애였군요. 하하하하하...

중요한 것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다이치라는 청년입니다. 대학생이라는데 맨날 신사의 새전함을 노리는 불량아에 가깝습니다. 한데 읽다보면 의심가는 구석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도 그렇고 아무래도 추억이 형상화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다이치의 정체도 그냥 날라리 대학생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도는 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이긴 하나 읽고 나면 고급 시계, 특히 기계식 시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ㅂ;



다니 미즈에.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김해용 옮김. 예담, 2014, 12000원.


이거 읽고 나서 슬슬 시계 검색을 시작하게 되더군요. 이러면 안되는데.....; 시계는 G4 완료 보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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