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러 나무 그릇 작가들을 인터뷰하고, 그 중 몇몇 그릇은 만드는 방법을 세세하게 다룹니다. 책 뒤의 부록에는 초보자가 사용하기 쉬운 나무들을 기술하고 각각의 특성도 짤막하게 다룹니다. 읽고 있노라면 나도 그릇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심지어는 책 중간에 옷칠하는 법도 다루고 있네요. 옷칠을 배우고 있는 친구가 둘 있다보니(정확히는 자개 공예지만;) 이쪽도 관심은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쉬워보여서 호기심이 들더랍니다. 물론 저 같은 마음 가짐으로 접근하면 옻이 그대~로 오를 겁니다. 하하하하하..=ㅁ= 옻은 절대 만만히 볼 재료가 아니죠.

나무 그릇은 한국에서는 그리 자주 쓰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실용적인 그릇으로 많이 씁니다. 저도 나무로 된 옻칠 사발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아예 세트로 갖추고 싶더군요. 깨질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뜨거울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거기에 가볍습니다. 쓰기도 편하고요. 거기에 나무 주걱은 카레 등을 만들 때도 자주 쓰지요. 이런 것도 한 번쯤 사고 싶다고,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모양을 보여주는데다 수종에 따른 목재의 성질도 여러가지로 다루니 재미있습니다. 작가마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다만...ㄱ-;

아는 분께 책을 보여드렸더니 이리 말씀하시더군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나무를 쓰지 않아."

...
일본에서나 가능한 겁니까. 물론 일본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목재를 얻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정말로 구할 수 있는 나무의 종류가 한정적일 겁니다. 기껏해야 소나무? 그것도 집에서 숟가락 깎겠다면서 조각 얻기는 더더욱 쉽지 않겠지요. 책과 현실은 이렇게 또 유리됩니다.(먼산)


니시카와 타카아키. 『나무로 만든 그릇』, 송혜진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6000원,

책값이 아주 저렴합니다. 다른 책들에 비하면 더더욱. 전체 266쪽이고 컬러인데다 사진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싸죠. 솔직히 공간만 아니면 구입하고 싶은데..;ㅂ; 도서관에 주문하는 것으로 일단 달래고, 나중에 공간이 생기면 주문하렵니다.

다만 녹차그릇이라는 번역은 거슬리네요. 다른 부분이나 나무 종류에 대한 건 상당히 자세하게 했는데 녹차그릇은 아무리봐도 다완이란 말입니다. 찻사발이라고 해도 되었을 텐데 녹차그릇이라고 한 것이 걸리더랍니다.=ㅁ= 그래도 쉽지 않을 책이었을 텐데 번역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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