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의 제1목표은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이었습니다. 출장은 출장이고 여행이 아니니 넘어갑니다. 그건 제주여행의 동기였지 목표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여간 김영갑갤러리는 제가 김영갑이라는 이름을 알았을 때부터 계속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2008년 즈음? 그 때 사진집을 보고 구입해서 훑어 보고는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위치가 좋지 않았습니다.




차 없으면 가기 쉽지 않습니다. 장롱면허를 가진 저는 위치를 보고는 고이 포기했지요. 게다가 제주도까지의 왕복 항공비용 등등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겠다 생각하면 언젠가는 가겠지 생각했고요.

그랬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되었지요. 저는 출장 때문에 제주를 가야했고, G는 그 이야기를 듣자 자신의 출장 일정을 조정해서 같이 제주에서 만나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김영갑갤러리에 가게 된 겁니다.


덕분에 제주 일주 코스가 되었지요.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봄날카페를 (사진만) 찍고 거기서 다시 오설록티뮤지엄을 거쳐 약천사에 들렀다가 김영갑갤러리로. 아마 3시 조금 전에 도착했을 겁니다. 노닥노닥 여기저기 들러서 왔으니까요. 나중에 알았지만 여기가 몇 번 오름인가의 코스인가보더군요.




대문 옆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머리 부분을 열면 오름길 증명 스탬프를 찍을 수 있습니다. 일기장에 꾹 찍어 놓았지요.




주차장은 여기 건너편에 있습니다. 표식이 정확히 보이지 않아 잠시 헤맸지만 나중에 보니 못 찾은 게 이상하더군요. 아하하; 하여간 안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습니다. 조각공원이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여러 작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얼핏, 교토 아라시야마의 텐시노사토가 떠오릅니다. ... 물론 이렇게 연관 짓는 것은 저만 그럴 겁니다.ㄱ-;




정원에서 발견한 어느 할방.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있습니다.




여기가 입구.
이름을 쓸 때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중 어떻게 쓰는 것이 맞나 고민됩니다. 띄어쓰기는 소중하니까요.(...)




김영갑씨는 2008년에 사망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병. 정확히는 루게릭병입니다. 죽기 전까지 꾸준하게 사진을 찍고 글도 많이 썼습니다. 그 덕분에 남아 있는 사진과 책도 많지요. 언젠가 그 커다란 사진을 구입해서 집에 걸어두고 싶다 생각하는데 판매여부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사진은 하나당 10매 내외로 인화해서 번호를 매겨 판매하더군요. 실제 전시된 사진들도 몇번째 판인지 연필로 적어 놓았더랍니다.




달마다 바뀐다고 했던가, 계절마다 바뀐다고 하던가. 하여간 지금은 하늘이 주제입니다.


어, 근데, 아주 솔직히 말하면 몇 년 전 충무아트홀에서 보았던 사진이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딱히 사진의 크기와 감동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때의 사진은 정말, 바람이 불었습니다. 넋 놓고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의 하늘 사진은 그 때만큼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주제의 차이도 있었을 겁니다. 하여간 이 갤러리를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자주 올 수 있다면 계절마다 확인할 텐데요. 아쉽습니다.




여기가 김영갑씨의 작업실입니다. 책장에 다양하게 꽂혀 있는 책도, 작업 책상도 멋집니다. 부러워하진 않으렵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런 작업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돌아 나오는 길에 부탁받은 엽서를 구입했습니다. 입장할 때 엽서를 한 장씩 받기도 했고, 제가 가지고 싶은 건 사진 원판이지 엽서가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며...(먼산) 거기에 책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더 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다른 건 마음을 접었긔.....


다음에 언제 다시 와보고 싶더랍니다.(하지만 한 번 왔으니 또 오지 않아도 되긴 하지..OTL)
이번에 제주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전 국내 여행은 못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국외여행이라면 모를까, 국내 여행은 숙소에 대한 불만이 산처럼 쌓이면서 못 견디겠더군요.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을 겁니다. 제주는 이번에 가보고 싶은 곳은 다 가보았으니 더 오지 않아도 되겠다 싶더군요.




심령사진처럼 보이지만 망입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던 터라 사진이 어둡습니다.



얼핏 봐서는 서울우유와 거의 비슷한 패키지인 제주우유. 심지어는 저 초록색의 채도나 명도, 하여간 초록색 자체가 서울우유와 같습니다. 할방이 아니면 몰라볼 겁니다.
우유가 달달하니 괜찮더군요. 공장은 한라산 기슭 어드메에 있는 듯?




날이 좋아서 사진이 휙 날아갔습니다. 섬의 어느 흔한 귤밭(!)에서. 여긴 기둥을 박아 놓았더군요. 돌담만 있고 기둥이 없는 곳이 훨씬 많긴 합니다. 대부분의 노지귤은 아직 퍼렇더군요. 익어가는 중입니다.




오늘 아침의 사진. 아침은 맥모닝. 해시브라운도 그렇고 그 옆의 맥모닝도 그렇고, 둘 다 소금맛입니다. 우유랑 주스를 시켰더니 저렇게 주더군요. 어떤 의미에서는 콜라나 커피보다는 이렇게 시키는 쪽이 맥에게 덜 이익이 남을지도? 하지만 우유와 주스의 슈퍼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아깝더군요.
오랜만에 마신 일반 우유는 역시 달더랍니다. 제주우유가 특별히 단 것이 아니었다는 걸 여기서 깨닫습니다.-ㅂ-;




어제의 숙소는 레지던스 스타일이었습니다. 아래에는 프라이팬과 냄비도 있더군요. 하지만 어제 체력이 다해 뭔가 해먹을 것을 사오진 못했습니다. 대신 커피는 내렸습니다. 드디어 아웃도어용 드립퍼를 개시했습니다!
(이번에 시도했으니 다음 여행 때도 마음 놓고 들고 갈 수 있습니다. 우후후후후후후후. 이제 현지에서 원두를 구하기만 하면 호텔에서 내려 마실 수 있겠네요.)




G의 오늘 테마는 「달려라 부메랑」이었습니다. 이 자슥. 옆에 있는 사람이 웃겨서 죽어가든 말든 "푸른 신호다! 꿈을 안고 달려라♪"를 외치다니.




G의 오늘 목표. 오설록 달성.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별도 포스팅으로 올라갈 몇 안되는 곳 중 하나. 실은 별도 포스팅은 딱 몇 개 안 될 겁니다. 어제 저녁은 편의점, 오늘 아침은 위에도 나왔지만 맥, 오늘 점심은 괜찮았지만(포스팅 예정) 오늘 저녁은 후추맛 나는 우동 같은 칼국수였던 지라, 못 올립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곳도 어느 카페인데 한 번 왔으니 되었다는 정도라. 숙소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ㄱ-;




K의 목표. 제가 제주에 오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를 달성했습니다. 갤러리 클리어.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Ki님이 사진 엽서 세트를 부탁하셨는데 여섯 종이나 있어서 고민했습니다.-ㅂ-;




해물파전. 튀겨내듯 지져냈는지 맛있었습니다. 끝.



자아.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떼어 올립니다.'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