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스타벅스. 비교 대상이 없었다면 그냥 스타벅스 종이컵 모양 머그에다 심었나보다 착각할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양동이보다도 훨씬 크지요. 저게 향나무였나. 하여간 화분이 재미있어 찍었습니다.'ㅂ'


다독 다작 다상량이 글쓰기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건 고래적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이것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망치기 좋습니다. 다독의 대상이 양서로, 洋書가 아니라 良書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러니까 한국 명작 소설을 대상으로 다독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다작도 좋으나, 많이 쓰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습니다. 다작에는 반드시 퇴고가 뒤따라야 하지요.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다시 고쳐 쓰고, 그리고 다독을 통해 얻은 여러 방식의 글쓰기를 시험해 보아야 하고요. 그리고 묵혔다 다시 읽고, 다른 사람들의 좋은 글을 돌려 읽고 등등등. 다상량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읽은 것을 반추하고, 어떤 표현을 썼는지, 어떤 어휘로 표현을 했는지 확인하고 베껴쓰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옛 작가 지망생들은 습작 공책 외에 다른 것도 가지고 있었다던가요. 베끼는 노트 말입니다. 성경만 필사하는 것이 아니라 본받고 싶고 따라가야 하는 글을 열심히 따라 쓰는 겁니다. 읽는 속도보다는 타자치는 속도가 훨씬 드리고, 손으로 쓰는 속도가 훨씬 더 느립니다. 그러니 손으로 쓰다보면 글을 꼭꼭 씹어 읽을 것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글도 닮고 어휘도 닮습니다.


뭐, 저도 좋은 글쓰기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책은 많이 읽지만 대부분이 번역서이기 때문에 좋은 표현은 별로 쓰질 못하거든요. 모처에서 번역체 가지고 이야기가 많길래 끄적여 보았습니다. 번역체 고치려면 글 잘 쓰고 표현 좋기로 유명한 작가, 그 중에서도 닮고 싶은 글체를 가진 작가의 소설을 꺼내 세 번쯤 베끼면 될 겁니다. 책 한 권 베끼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들 겁니다. 팔도 아플 것이고요. 손에는 굳은살이 박히겠지만 그걸 타자로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그나저나. 모처에 쓰려던 글은 거기 올리지 말고 그냥 블로그에서 끄적이는 것이 낫겠습니다. 지금 비용과 시간 문제 때문에 확밀아도 끊으려는 판에 더 늘리면 아니되어요.



오늘 이상하게 인터넷-와이파이가 잘 안잡혀서 확밀아도 손에서 놓고 있는데, 이게 무슨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집에서 잘 되면 오늘은 그걸로 만족이니까요.


0. 올 여름 마지막 프라푸치노라고 생각합니다. 프라푸치노는 비싸고, 찬 음료고, 너무 금방 마셔서 잘 안시키거든요. 자금만 풍부하다면 자주 먹겠지만, 아니, 그 전에 칼로리만 아니면 종종 먹을텐데 말입니다. 요즘 속이 안 좋아서 찬 것을 잘 못 먹어서 피하고 있기도 하고요. 올 여름 내 아이스 음료 시킨 것은 전체 음료 주문량에 비교해 본다면 10% 남짓일겁니다.-ㅅ-


1. G랑 대화하다가 초성체 사용이 화제에 올라서.
거의 안 씁니다. 가끔 댓글에 폭소하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ㅋㅋㅋ를 달기도 하지만 거의 안쓰지요. 그나마 쓰는 곳이 빙고님 블로그? (...) 거기 가면 가끔 격하게 웃는 일이 발생해서 그렇습니다. 그거 아니면 쓴 기억이 그다지 없군요. ㅎㅎㅎ도 마찬가지고요. 한국어 사용에 엄격해서 그런가.ㄱ-;


2. 자기소개서
사촌동생의 자기소개서를 봐주다가 10년 가까이 얼굴 못 보고 있는 이 녀석이 어떤 아이인지 알았습니다. 조금 엇나갔다면 아마도 중2병 환자.ㄱ-; 말투가 전체적으로 인터넷 글투에 자기 자랑(자뻑;) 기질이 있으며 자기 중심적이라는 것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곳곳에서 드러나는 일본어투. ~해지다, ~되다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주술 호응이 안되는 것은 저도 종종 그러니 할말 없지만.... 이번에 수시 합격하면 당장에 한국어 공부부터 하라고 시켜야겠습니다. 지금 단단히 벼르고 있어요.-ㅂ-
그래봤자 당사자가 생각이 없으면 말짱 도로묵이지만 그래도 참견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네요. 하하하;

문득, 이글루스 등지의 취미계 밸리에서 알게 되어 만나고 보니 사촌동생이었다-라는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등줄기에 오한이 드는군요.;


3. 원고
아침에 원고 하나 해서 넘겼다. 그리고 어제 부탁받은 원고를 써야하는데, 심부름꾼(-_-)이 중간에서 전달하면서 정확한 분량을 알려주지 않아 담당자에게 전화해야했다. 그리고 점심 때, 또 원고 주문. 부탁할 거면 한 번에 하란 말이닷! 게다가 분량도 미정에 마감이 언제냐고 물었더니 머뭇거리다가 월요일이래. 이야. 월요일 마감인 걸 오늘 와서 이야기한다고? 진작 시간있었을텐데 이 심부름꾼들이 늑장 부린거지.
그리하여 다시 원고 작성 준비중. 흥흥흥.-_-
덧붙이면, 9월 7일 마감인 원고 비슷한 것도 있어서 그것도 오늘 날림으로 만들었다. 신경쓰기 힘들어, 불편해. 으, 게다가 이건 출력물을 직접 건네달란다. 으아아아아! 덕분에 오늘 글은 평소보다 늦었다.


4. 간식
홈플러스에서 파는 테스코 프렌치토스트에 빠져 있다. 한 통 뜯으면 멈출 수가 없어! 그리고 기억이 맞다면 파리바게트에서 비스코티 없어지지 않았나. 그거 꽤 좋아했는데. 칼로리가 높아서 자주 못 먹긴 했지만 한 때 입에 달고 살았다. 테스코 것은 그보다는 담백하고 살짝 향신료 맛이 나며 식감이 가볍다. 파리바게트 비스코티도 그랬지만 이것도 뜯으면 그 자리에서 끝을 봐야한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_-


5. 우유
집 근처 홈플러스와 다른 마트의 우유 가격은 3-400원 정도 차이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서울우유의 밀크마스터 저지방우유는 종이팩 1리터에 1800 vs 2200, 뚜껑 달린 서울우유 저지방우유는 2200 vs 2500. 참고로 뒷 가격이 홈플러스 가격이다. 그러니 집에서 조금 더 멀더라도 다른 마트를 가지. 거기에 테스코 제품을 제외하면 다른 마트쪽이 종류가 다양하다. 홈플러스도 종류는 많지만 상당수가 CJ인 것 같다. 하하하.



...

중간에 말투가 바뀐 것은 점심시간에 쓴 것과 그 이후에 쓴 것이라 그렇습니다. 훗.


0. 정확히는, 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라서 맛있긔~ (...)
다른 것 안 뿌려도, 소금 조금 넣고 사카린(...) 조금 넣어 찐 감자는 맛있습니다.-ㅠ- 옥수수도 그렇게 찐(삶은?) 것이 맛있고요.

1.꽃기린
사무실에서 기르고 있던 꽃기린 화분 네 개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화분이 쓰러진 것이 아니라 대가 휘어지더군요. 선인장인데 이게 왠 사단인가 싶어 만져보니 밑둥이 썩었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주어 그랬던지, 아니면 화분갈이를 안해서 그랬나 봅니다.
분갈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일단 이미 썩은 것은 베어내고, 남은 것만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밑둥이 썩어서 살리지 못할 것 같은 것은 썩지 않은 부분을 베어보니 속이 연녹색이더군요.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남아 돌던 테이크아웃용 컵에 꽂아 물을 부어 놓고 놔뒀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팔팔하네요? 오히려 화분에 심은 쪽보다 잎사귀가 커졌습니다. 신기하다 했더니만 삼 주째에 들여다보니 줄기 아래쪽에 잔뿌리가 나와 있습니다. 으헉; 그래서 지금은 화분에 심은 쪽보다 더 생생합니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꽃기린은 웃자라거나 밑둥이 썩는 것 같은데, 그래서 화분은 이주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줍니다. 지금 보니 물을 너무 적게 주나 싶기도 하고. 열흘에 한 번으로 바꿀까요.


2. 소설거리, 100(가지 소)재, 100제?
그러고 보니 소설 100제를 올 여름에 써보겠다며 100개의 단어는 만들어 놓았는데 아직 손을 못댔습니다. 게다가 떠올렸던 장면 하나도 요즘 정신없이 지내다가 홀랑 날렸네요. 언젠가 다시 떠오르리..;ㅂ;
보통 소설 100제라고 많이 쓰는데, 그게 주제라기보다는 소재인 경우가 많으니 100재라고 쓰는 것이 맞나 싶습니다. 어느 쪽이건 간에 도전은 해보아야지요. 그렇지 않아도 글솜씨가 부족한데, 이런 걸로 부지런히 갈고 닦아야..

...
솔직히 말하면 부족한 글솜씨는 소설 글솜씨가 아닙니다. 하하하하하하......


3. 여름 동안 해야하는 것, 터키문명전, 책 박물관
여름 휴가 기간에 하려고 생각중인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짧고, 다녀온다고 말하기엔 조금 겁나는 것이라...; 하나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인 투르크 전시회입니다. 터키가 아니라 투르크인 것은 이스탄불의 황제들-오스만 투르크의 유물 전시라서 그렇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을텐데 『장국의 알타이르』에 홀랑 반해 있는 터라 한 번 다녀오려고요. 기획전이라 비용이 더 들지만 뭐, 이스탄불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니 이 기회에 보러 다녀와야지요. 조금 일찍 갔더라면 이런 저런 기념품에 홀렸을테지만 지금이라면 웬만한 것은 다 품절이겠지..^-T
다른 하나는 파주 헤이리에 있는 책 박물관입니다. 지난주에 관련 기사가 나왔더군요. (조선일보 기사) 이 책들을 볼 수 있다면 입장료가 얼마가 되었든 일단 갈 생각입니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일테니 눈으로 실컷 감상하고 와야지요. 다만 이전에 한길사 북카페에서 전시되어 있던 모습을 생각하면 이번에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지 걱정될 따름이고....;... 태피스트리도 있다니 겸사겸사 가봐야겠습니다.


0. 예의 그, 홍대 돈가스집에서 모듬 돈가스를 시키면 저렇게 나온다.-ㅠ- 맨 위부터 그냥 돈가스, 카레돈가스, 칠리 돈가스, 치킨가스. 아마 그랬을거야.
사실 어제부터 간절히 돈가스가 먹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서 혼자 먹기는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저기 멀리, 신세계 백화점까지 가서 사오기는 번거롭고. 그래서 그냥 얌전히 카레를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카레를 만들고 나니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네?;


1. 밖에 나가 놀고 싶은데 안 나가고 버티고 있는 것은 배탈이 났기 때문이다. 원인은 나도 알 수 없음.; 요즘에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장에 탈이 나는데, 가끔 그러는지라 병원 가기도 그렇고 -라고 핑계를 대면서 도피하고 있다. 쓰러질 정도까지 아프지 않으면 블로그에 주저리 주저리 써놓는 것 이상은 하지 않는다. 난 병원이 싫어.-ㅁ-/
사실 아프다 싶을 때, 아니면 아프기 시작하려 할 때,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병원 가는 것은 치과 뿐이다. 이건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큰일이잖아. 괜히 일이 커져서 치과를 자주 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골치 아프다. 집에서 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편도 1시간 반쯤 걸리니까.


2. G가 요즘 『매거진 B』라는 잡지에 반해 있다. 나올 때 맞춰서 꼬박꼬박 구입하러 간다. 지금 보니 정가 1만 3천원이구만. 상당히 비싸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나름 재미있는게, 매회 특정 브랜드에 대해 분석을 해놓는다. 아니, 분석이라고는 하지만 내게는 광고 같아..ㄱ-; 아니, 그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군. 이전에 몇 번 리뷰 올렸던 윤광준의 명품 이야기 책과 닮았다. 자기들이 명품 혹은 좋은 물품,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사람들이 왜 그 제품을 좋아하는지 인터뷰를 싣고, 상품 사진을 찍고 해놓는 것이야.
근데 대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패스.; 유행을 타는 상품이라는 느낌이 드는걸. 더 정확히는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이라고 하는 쪽이 잘 어울릴지 몰라. 방금 집어 들어 본 것이 라미(LAMY)인데 이것도 명품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잘나가는 상품이라고 하자니 역사도 길고 나름 질도 괜찮고. 딱 중견 브랜드(혹은 한국에서 조금 거품이 있는;) 제품을 다루는 것 같다.

아니, 원래 쓰려던 것은 그게 아니라.;

일기를 쓸 때는 볼펜을 쓰고, 대체적으로 스테들러 같은 굵은 볼펜을 사용한다. 가는 볼펜도 써봤는데 이쪽이 빨리 망가지더라. 필압이 센 편이라 그런지 가는 볼펜은 다 쓰기 전에 볼펜이 망가지더군. 그래서 스테들러를 쓰는데, 이번에는 빌려준 사람이 홀랑 볼펜을 안 주고 가는 바람에 얌전히 포기하고 다른 볼펜을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아시아나 사은품인데 이것도 나쁘진 않다. 볼펜 찌꺼기가 뭉치는 것이, 모나미 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생긴다.
그 외에 자주 쓰는 필기구가 Waterman이다. 그걸 쓰니까 LAMY는 눈에 안 들어오는 거지.; 내가 산 것도 아니고 받은 것이지만 전용 잉크까지 사다가 몇 년 쓰고 있다보니 손에도 눈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이 '만년필 쓰시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면 되려 당황한다. 어, 만년필 쓰는 것이 이상한가?;
(그게 아니라 만년필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라 그렇겠지.ㄱ-)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2)

『매거진 B』 LAMY 편에서 손으로 글쓰기에 대한 짧은 글을 모아 놓았더라. 그 중 소설가들의 말이 눈에, 가슴에 확 와닿았다.

"문학이라는게 농밀한 언어로 써야 하는데 기계(컴퓨터)로 쓰다 보면 속도가 빨라지고 쓸데 없이 문장이 길어지게 된다.
죽을 때까지 펜으로 작업할 것이다."
- 조정래

공감 100만배.-_-;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옮기려면 컴퓨터가 좋긴 하다. 요즘에는 생각하는 것을 거의 그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타자가 빨라졌으니까. 다시 말하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옮기기 때문에 압축이 되지 않는다. 컴퓨터로 쓴 글과 손으로 쓴 글의 군더더기 차이를 비교하는 논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하기야 소설의 군더더기는 어떻게 평가할 수 없겠지. 하지만 학술 논문이나 석박사 논문에 대한 비교를 하자면, 분명 손으로 쓴 글 쪽이 깔끔하지 않을까. 그야, 손으로 논문쓰던 시대에는 원고용지에다 썼으니까 군더더기가 있으면 베끼기 더 힘드니까.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나에게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으면 한 줄도 쓰지 못한다."
- 김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찾아보니 작년 『에쎈』 12월호였더라. 거기에 막 『흑산』을 출간한 김훈의 인터뷰가 실렸다. 기억에는 『흑산』 역시 손으로 썼다고 했던 것 같다. 다음주에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네.
이런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쓴 소설도 손으로 다시 베껴쓰고 싶어진다. 아니, 가장 확실한 퇴고는 눈으로 하는 퇴고가 아니라 다시 쓰는 퇴고다. 그건 나도 그리 느낀다.-_-; 내 소설을 PDF파일로 만들어 두었으니, 그걸 다시 손으로 치면서, 혹은 손으로 쓰면서 보면 군살이나 비문을 더 잘 잡아낼 수 있겠지. 하지만 난 그 많은 분량을 다시 손으로 칠 자신이 없어...ㄱ-;



안도현, 신경숙, 최인호, 고 최명희씨 등의 이야기도 있다. 확실히 필사는 달라. 실제 소설가 지망생들이 소설 쓰기 연습의 좋은 훈련으로 필사를 들잖아? 유명한 작가, 검증된 작가의 소설을 직접 손으로 베끼는 것이지. 와아.; 『토지』나 『혼불』 같은 책을 베끼려면......(이하생략)


요 며칠 만년필을 죽어라 붙잡고 있었더니 손아귀가 아팠다.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또 필사를 하고 싶잖아. 다음 여행 때 무지에서 노트를 잔뜩 사와야겠다.





덧붙임.
노파심에.-ㅁ-;
『매거진 B』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긴 했지만 집에 있으면 나름 재미있게 볼만한 잡지이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리고 시리즈로 죽 꽂아 놓으면 괜찮을테니까.
1. 아침 출근하면서부터 시작된 업무 폭풍은 일단락.... 아마도?; 일단 결재 올려놓고 대기중이다.
금요일까지 마감해야하는 거라 그저 잘 마무리 되기만을 기다릴뿐. 내 손을 떠났으니 반려만 안 당하면 돼.


2. 생각지 않게 용돈(!)을 받았다. 쓰고 싶지만.. 으으으. 참았다가 통장에 모셔둬야지. 쓰면 안돼!


3. 여행 준비는 순조로울걸.... 아마도?;;


4. 용돈이 넉넉하다면 강남 벤스 쿠키도 다녀오고 싶고, 방산시장에 가서 초콜릿도 사오고 싶은데 말이지. 초콜릿 사오면 그걸로 오레오쿠키 브라우니 만들어 보려 했는데 자금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려나보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초콜릿 챙겨드리는 것도 못했고.-ㅅ-; 이번 주말에는 못 볼 것 같은데 말야. 지난주에 진작에 챙겨드려야했지만, 아마 지난주에 드린 걸로 그냥 넘어가실지도.


5. 무릎이 또 아프다. 오른쪽 무릎이 아픈데 원인이 의자인지 추위인지 알 수 없다. 의자를 바꾸면 확실히 알 수 있을라나. 하지만 그보다 더 심한 건 허리. 방금 전 위에 올라갔다가 업무 스트레스 좀 받고 왔더니 허리 통증이 도졌다.
그러니까 지난 금요일에 4시간, 토요일에 3시간, 어제(화요일) 1시간 + 3시간 동안 중노동을 했더니 어제는 막판에 허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집에 들어갔더니 더 하더만. 결국 두손 들고 어머니께 부탁드려 허리에 파스를 붙였다. 좋긴 좋더만.
아침에 스트레칭 하면서 몸이 무거운 걸 느꼈는데, 체중증가와 운동부족과 피로 중 어느 쪽이 원인일까 고민하게 되더라. 체중 증가야 대강 감잡고 있었지만, 이것도 단순한 체중 증가인지, 피로도 누적으로 인해 신장이 제 일을 못해서 부어 있는 것이 문제인지 모르지. 조금 부어 있거든. 그러고 보니 붓기의 원인을 하나 더 추가해야하나. 마법 직전.-ㅂ-;
여튼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서, 요즘 빼먹었던 운동이라도 제대로 하자 싶더라. 오늘 오후부터 다시 운동 시작. 오늘의 목표는 은행 다녀오기로 잡고 종로까지 나갔다 와야겠다. 역시 자금이 없으니 방산시장은 무리다.


6. 모종의 이유로 소설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 소설가 지망생들이 잘 쓴 소설 베끼기를 소설 작법 연습의 일환으로 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그 소설을 타이핑 하면서 여기저기 비문과 안 맞는 부분을 고치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거든. 그런 의미에서 내 소설도 퇴고 하려면 다시 쓰면서 퇴고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다. 데스크탑에다가 띄워놓고 그 앞에서 노트북으로 치고 있으면 할만 하겠던데. 그렇게 하면서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잘 쓴 논문도 그렇게 쳐보면 글 솜씨가 좀 나아지려나. 한 번쯤 해보련다.


7. 내일은 과연 체력이 버티려나.


8. 니시오 이신의 『가짜 이야기』를 어제 다 읽었다. 상권을 읽는데는 이틀의 통근 시간이, 하권을 읽는데는 어제 오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약 1시간 남짓 소요되었다. 그리고 니시오 이신의 다음 책은 안사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칼이야기』는 조금 땡기지만 그것도 결말이 어떤지 봐야할테고, 『가짜이야기』 뒤에 나올 다른 두 편의 이야기들은 사지 않아도 된다. 자세한 것은 따로 올려야지.
   

스기이 히카루, <하느님의 메모장 1>, 시드노벨, 2007
다카하시 겐이치로,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웅진지식하우스, 2008


<하느님의 메모장>은 kiril님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후자는 구입 가능성이 조금 있군요.


하느님의 메모장은 지난 번개 때 들고 와서 그날 다 읽었던 걸로 기억하니 리뷰가 꽤 많이 늦었습니다. 쓴다 쓴다 하고는 다른 일에 밀려 글 쓰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겁니다. 생각난 김에 써야 겠다 싶어 다른 포스팅은 뒤로 미루고 같이 씁니다. 연필로~가 이번 렛츠 리뷰에 올라가서 좀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시드노벨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어보았지만 대원이나 학산에서 나오는 가벼운 일본판 판타지 소설과 같은 타입입니다. 다만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할까요. 이계가 아니라 현계가 배경이며 주인공들도 흔히들 말하는 "낙오자"들입니다. 그나마 보통의 판타지 소설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표지에도 등장하는 앨리스 때문입니다. 이 앨리스만 소설 속에서 둥둥 떠 있을 뿐, 다른 캐릭터는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로군요. 이런 사람이 많으면 사회 생산성이 떨어지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참 재미없는 사회가 될 겁니다. 이들이야 말로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와 같은 부류 아닙니까.(...) 이런 삶을 조금은 동경하고 있어서 말이죠. 물론 100% 동경하지는 않습니다. 성격상 그렇게는 못해요. 거기에 100% 동경했다가는 누구처럼 인간에 휘말리고 사건에 휘말려서 정말로 니트가 되고 말겁니다.

늘어지는 듯하면서도-글이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일상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일상이 아닌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읽어볼만한 소설입니다.
책 제목의 유래가 된 그 문장 때문에라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저 메모장이란 단어를 보았을 때 수첩이 아니라 윈도 보조프로그램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하.

덧붙여서, 본 제목은 神樣のメモ帖입니다.



<연필로~>는 글쓰기, 정확히는 소설 쓰는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진지하게 소설 작법을 다루어, 국어시간에 배우는 것처럼 "소설은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4단계를 거치며~"운운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가가 말하는 대로, 초등학생에게 소설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지도하는 책입니다. 굉장히 딱딱할 것 같지만 사근사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글부터, 소설이라는 장르와 형식 파괴, 다양한 예시, 쉽게 따라갈 수 있는 글까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래 글 쓰기의 기본은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고 하지요? 여기서는 이 세 가지를 한데 모아 한 번에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셋을 각각 따로따로 정의하고 있지 않지만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삼다(三多)를 하지 않고는 소설을 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소설을 흉내내기 위해서는 여러 소설을 읽어보고 그 중 내가 흉내내고 싶은 부분을 찾아야 할 것이며, 흉내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두 번이 아니라 가능한 많이, 다양하게 써봐야 내 말을 꺼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해야하는 것도 당연한 겁니다. 다만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로 쓰지 않고 쉽게 쫓아갈 수 있는 말로 풀어 써주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지요.
다른 부분보다 특히 더 공감이 갔던 것은 꾹꾹 눌러 참으라는 것. 확실히 글은 꾹꾹 눌렀다가, 안에서 글들이 가득차서 밖으로 튀어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가 뻥 터지고 글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올 때가 가장 좋다니까요. 아직 덜 익었을 때 마개를 열면 꼴꼴꼴 흘러나오다가 맙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으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하하; (쓰다만 소설이 얼마나 있더라..;)





날은 따뜻한데 실내는 춥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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