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전에 G에게 받은 물건입니다. 육각모양의 필통 같은 건데 위 아래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강남 어느 술집에 갔다가, 호가든 다섯병인지 여섯병을 마시면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도전해서 받아왔다나요. 물론 혼자서 그걸 다 마신 것은 아니고 일행이 같이 시킨 다음 제일 나이 어린 G가 받아온 모양입니다.




위 뚜껑을 열면 색연필이, 아래를 열면 저렇게 연필깎이가 들어 있습니다. 저는 깎은 도구보다는 칼을 선호하기 때문에 쓸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세트라 생각해 덥석 받았습니다.


그림은 거의 그리지 않지만 이런 도구를 받으면 괜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그림 그리기-스케치도 연습하면 는다는 걸 압니다. 화가들처럼 근사하게 그린다거나 특유의 그림체, 화풍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지 않고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면 더 멋진 기억을 가지게 될 것이란 것도 압니다. 사진 때문에 기억을 놓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다른 것에 손을 너무 많이 대었으니 조금 여유가 생긴 다음에 그림을 그려야겠지요. 지도도 잘보고 길치도 아니고 공간감각도 꽤 있지만 그림에 대한 거리 감각 같은 것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그림에서 중요한 구도라든지 사물간의 거리라든지 크기를 재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연습(혹은 훈련)을 하지 않아서겠지만 가끔은 절망적이라는 생각도 하니까요.
(제 고등학교 때 그림을 본적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지금쯤 웃고 있을 겁니다. 하하하하하.)


어쨌건 다음 여행 때 혹시라도 긴자의 모 화구상점을 가게 되면 이런 걸 또 질러올까 무섭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요.; 언제가 때냐고 물으신다면, 음.....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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