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은 순서에 따라 간다면 이 사진이 아니라 재료 상태의 레몬이 올라와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혐오감을 느낄만한 사진이라 아래에 접어 둡니다. 그게, 곰팡이가 피었거든요.....OTL







이 모든 것은 제 게으름이 문제입니다. 1월 말에 도착한 레몬은 세 개만 꺼내 레몬케이크를 만들고는 그대로 뻗어서 본가 베란다에 놓여 있었습니다. 튼튼한 상자에 잘 보관되어 있어서 괜찮겠거니 생각하다가 엊그제 문득, 이대로 괜찮은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겁니다. 그게 지지난 일요일이었지요.

그리하여 그 일요일에, 레몬을 상자채로 자취방에 가져가기로 하고는 잘 챙겼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저 상자를 열었더니 갑자기 검푸른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뚜껑을 덮고는 화장실로 들고가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었습니다. 두 번에 걸쳐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 양동이에 레몬을 넣고 퇴근시간까지 담가두었습니다. 그리고 내버려뒀다가 수거해서 들고왔더랬지요.






레몬은 다시 한 번 박박박 문질러 닦고 해체 준비를 합니다. 미리 레몬 마말레드 레시피를 확인해보니 레몬을 채 썰고 끓였다가 껍질이 말랑해지면 설탕을 넣고 다시 끓이는 거랍니다. 펙틴을 위해 씨앗을 면보에 넣어 같이 끓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면보나 가제는 집에 없으니 일단 씨앗은 골라내고 끓여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 자르는 거죠.





레시피 중에는 레몬을 세로로 길게 갈라서 부채꼴로 썰라는 것도 있었는데 저는 그냥 적당히 채쳤습니다.'ㅠ'






다만 레몬이 오래되어 수분이 날아간 덕에 썰기도 쉽지 않더랍니다.-ㅠ-






원래 물을 붓고 같이 끓이는 거라, 물을 부어놓고 채썬 레몬을 계속 투하합니다. 레몬 쓸 일이 그리 자주 있는 것은 아니라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르는 동안 껍질이 얇은 레몬이 꽤 많았습니다. 흰 부분이 두껍지 않더군요.






그리고 끓이기. 비율 같은 건 생각 안합니다. ...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식은 꽤 높은 확률로 괴식이 됩니다. 이번에는 재료 자체가 단순해서 실패할 확률은 낮았지만, 그래도 실패.







의외로 금방 무릅니다. 씨앗은 모두 걸러버렸고 끓는 동안 나오는 씨앗들도 열심히 걸러냅니다. 냄새는 시큼시큼시큼.

설탕은 집에 있는 1kg 팩의 남은 걸 모두 털어썼습니다. 대략 700-800g쯤. 정확한 분량을 넣지 않았던 데다, 레몬은 원래 3kg 정도였던 걸 3개 꺼내 썼으니 1kg은 훨씬 넘을 겁니다.






그리고 나온 총 용량. 음. 아무리봐도 설탕이 부족했네요. 대략 2리터 가까이 나온 셈인데, 설탕이 1kg도 안되었으니 확실히 적었어.....






그 다음날 직접 먹어보니 과연. 십니다. 셔요. 쓴맛도 치고 올라오지만 평소 먹는 걸 생각하면 이정도는 버틸만 한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보여주려면 최소 설탕 500g은 넣어야 할 겁니다. 지금 상태라면 베이킹에 레몬 부재료로 투하하더라도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덕분에 점심 때마다 신맛은 제대로 봅니다.-ㅠ-a



하여간 다음에는 이걸 써서 케이크를 구워볼까요. 핫케이크 반죽에 섞으면 그것도 나름 괴이한 맛이 날 것 같은데...?



사진은 요즘의 괴식. 몇 주 전, 장에서 늙은 호박을 구입해 어머니께 부탁드려 호박죽을 쑤었습니다. 저는 아직 호박죽 쑬 정도의 실력이 안되고요. 음, 사실 시도한다면 안될 것도 없지만....(먼산)

어머니는 단호박 넣는 것이 훨씬 맛있다고 하시지만 아직 단호박철이 아니라 맛이 덜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산 단호박도 조금 더 지나야 맛이 들 모양이더군요.



그리고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거 괴식에 가깝습니다.

호박죽만 먹어서는 금방 배가 꺼지니까 밥을 넣었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밥을 하고 끼니 때마다 데워 먹는데, 그걸 호박죽에 넣은 겁니다. 어차피 뜨끈하게 데울 거니까요. 거기에 밥 한 덩이만 추가하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저런 괴식이 나오는데....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팥죽도 단팥죽보다 소금 들어간 쪽, 밥알 살아 있는 쪽을 선호하니까 호박죽에 밥 넣은 것도 괜찮습니다. 물론 제 기준에 그렇다는 거고요.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상당히 묘한 맛일 겁니다. 호박 자체가 그리 달지 않으니 단밥은 아니지만.. 으으으으음.



오늘 저녁도 호박죽입니다. 붓기 빼는데는 이만한 것이 없지요. 훗훗훗.

그 어떤 음식이건 제 입에만 맛있으면 되는 겁니다.-ㅁ- 그게 아마도 제 요리 실력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일 거고요. 저는 맛있게 먹지만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괴식일 음식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얼핏 콩나물 같아 보이지만 아닙니다. 닭가슴살 1kg과 양파 중간 크기 세 개를 다져서 찬물에 담갔던 것, 그리고 옥수수 통조림 두 개를 털어 넣었습니다. 동원에서 나온 스위트콘인데 이게 몇 그램짜리인지는 잊었네요. 하여간 닭가슴살은 삶아서 찬물에 잘 헹궈낸 다음 작게 찢었고 매운기를 조금 뺀 양파와 옥수수의 조합이니 맛은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다만 소스나 드레싱 전혀 없이 그냥 먹습니다. 제게는 맛있거든요.

고기맛에 아삭아삭하고 코를 자극하는 매콤한 맛의 양파. 그리고 씹으면 톡 터지면서 단맛을 더하는 스위트콘의 조합인데 맛 없을리가요. .. 물론 제 입 기준입니다.






첫날은 그냥 그렇게 먹었는데 아무래도 단백질이 부족(!)한 것 같아서 콩을 삶았습니다. 옛날 옛적 아이허브에서 사다 놓은 강낭콩이 찬장에 있으니 저걸 만든 당일에는 콩을 불리고, 그 다음날 저녁에 압력밥솥에 돌려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섞었습니다. 흰강낭콩과 붉은강낭콩이 같이 들어갔는데 이것도 옥수수의 직설적인 단맛과는 다른 단맛을 냅니다. 그리고 이건 부드럽게 씹히면서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더하고요. 그리고 쌀뻥튀기가 있으면 조합은 완벽합니다. 우후후후후.





그날 저녁은 조금 폭주를 해서, 찬장에 고이 보관했던 풀무원의 육개장칼국수를 꺼내 끓였습니다. 물을 조금 많이 잡긴 했지만 나쁘진 않더군요. 막판에는 그냥 라면 같은 맛이긴 했지만 초반에는 진짜 얼큰하니 맛있다 싶었습니다. 매운 것을 거의 안 먹는 제입에도 괜찮더군요. 그러니 매운걸 좋아한다면 여기에 고춧가루를 더 팍팍 넣어야 할 겁니다. 하여간 저 닭고기도 조금 넣고, 콩도 투하해서 육개장칼국수가 아닌 무언가를 만들었지만 맛있었습니다. 밥을 말고 싶었는데 없는 것이 아쉽더군요.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고..'ㅠ';




식생활이 부실했더니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더군요. 그것도 걱정되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느껴져서 지난 일요일에 만든 괴식입니다. 사실은 생존식인거죠.OTL 가장 간단하게, 쉽게 꺼내 먹을 수 있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저런 종류의 샐러드니까요. 다만 요즘은 추우니까 냄비에 넣고 데워 먹습니다. 뜨끈하게 데워 먹으면 아침 운동하러 나갈 때도 덜 춥고..'ㅠ' 그리고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와서 막 퍼먹어도 살찌는 걱정은 덜합니다. 살찔만한 조합이 아니니까요. 평소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면 투게터 한 통을 비운다거나, 라면을 끓인다거나 하니 그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하하하.;ㅂ;



하여간 이놈의 기획안이 끝나야 뭐 좀..OTL 일단 이번 일요일의 마감을 넘겨야 조금 정신을 차리겠네요.


여행 다녀오신 M님이 D님의 요청으로 구입해온 롯데 초코파이 밀크티맛. 정확히는 크림이 밀크티맛입니다. 맛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있어 기대했는데, 초코파이라지만 한국의 초코파이보다는 몽셸에 가깝습니다. 아니, 몽셸이 맞아요. 겉의 초콜릿이 더 두껍고 안은 마시멜로가 아니라 크림이었으니까요.


반을 쪼개 보시더니 D님이 이상하게 술향이 난다 하시길래 확인차 상자의 성분명을 보았습니다.






위의 성분표를 보면...

명칭: 초콜릿 케이크. 원재료명: 소맥분, 쇼트닝, 설탕, 물엿, 식물성유지, 유당, 카카오매스, 전란, 전분란, 탈지분유, 코코아버터, 홍차 엑기스 파우더, 훼이 파우더, 코코아파우더, 양주... ... 응? 으으으으으으응?


그리고 맨 아래, 여러 주의 중에 진한 분홍으로 도드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양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ㅁ=;

D님이 아니었다면 그냥 향이 세네? 이러면서 넘어갔을 겁니다. 뭐, 술은 많이 안 들었겠지만 술에 약한 분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느 날의 칠리. 지지난주에 만들었다고 기억하는데 지금 줄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칠리에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콩이 들어간 이상 상하기 쉽거든요. 콩이 들어간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냉장고에 넣었음에도 상한 적이 있었던 터라 걱정이 되긴 합니다. 슬슬 날이 따뜻해지니까요. 다만, 그건 이것 저것 상할만한 다른 식재료도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 수도 있고...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하는 칠리가 줄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잘못만들었거든요. 누가 먹어도 맛없는 칠리가 탄생했던 겁니다.




강낭콩이 있으니 그걸 삶아 넣겠다며 이틀 전에 불린 콩을, 전날에 오래오래 삶아서 푹 무르게 만들어 힘써 만들었건 만,






위의 사진에서 칠리가 아무리 봐도 육개장 같아 보이는 무언가가 된 이유는 쌀이 들어갔기 때문이고 완성된 칠리는 생긴 것만으로는 멀쩡합니다. 문제는 향신료였어요. 향신료 배합을 그냥 동비율로 생각하고 넣었더니 커민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갔더군요. 파프리카가루야 많이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지만 커민이 많이 들어가니 이건 견딜 수가 없는 수준이라.. 차라리 다른 카레가루를 퍼넣을까도 고민중입니다. 하지만 그냥 콩만 추가로 더 삶아 섞는 쪽으로 넘어갈 것 같군요.



커민의 향이 지나치게 강해 위를 자극하는 건지 요 며칠 위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뭔가를 만들기 전에는 반드시 재료의 비율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만듭시다.ㅠ_ㅠ



사진은 달랑 이것 한 장. 사실 이 이상 찍을 기운도 없었습니다.


아침시간이었던 데다가 이날은 원래 국물있는 음식을 해먹으려 했는데 그 전 주에 유통기한이 다가와 떨이 판매를 하던 레토르트 팩이 냉장고에 들어 있더군요. 날짜를 확인하니 아슬아슬해서 안 먹을 수 없었습니다. 저렴하다고 사왔는데 안 먹으면 손해죠.


문제는 저게 레토르트팩이긴 하지만 조리과정이 더 복잡하다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저거, 포장만 보고 대강 골랐는데 만들다 보니 생파스타더군요. 팩에서 면을 꺼낼 때 조금 칼국수 같아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면이 넓적해서 그럴 거라 생각하고 말았지요. 생면이니 면을 삶을 때도 신경써서 잘 풀어가면서 했어야 했는데 그냥 텀벙 넣었더니 떡졌습니다. 면이 떡지니 결국 한쪽은 풀어지고 뭉친쪽은 면이 덜 익고. 하하하하.

그래도 소스는 괜찮았습니다.'ㅠ' 짭짤한게, 바지락국물맛 크림소스라고 하면 얼추 비슷할 겁니다. 왠지 해장하는 느낌이더라고요.



아참. 저게 2인분입니다. 남겨봤자 다시 안 먹을 것 같아서 한 번에 다 뜯어 넣었습니다. 그리하여 2인분. 이러니 식이조절은 먼나라 이야기로 넘어갑니다.(먼산)


아침에 출근할 때 가끔 사들고 오는 닭다리살 치킨버거. 지지난 주에 한 번 먹어보고, 지난 주에 한 번 더 먹고는 확신했습니다. 처음 먹었을 때의 감상이 착각이 아니었군요.






개봉사진. 먹기 편하게 아예 손잡이로 쓸 수 있는 컵이 들어 있어 손에 묻히지 않고 먹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마도.; 소스가 몇 번 새긴 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사이에 보이는 저 치킨패티의 색입니다. 상당히 진해보이죠. 처음 먹었을 당시 패티를 씹으며, 전날 저녁에 시킨 치킨을 그 다음 날 아침에 전자렌지에 데우다가 실패해서 너무 돌린 것 같은 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질겼습니다. 뻣뻣하고 질겨서 질이 좋지 않은 고기를 오래 튀긴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그리하여 그날만 그런가 싶어 그 다음주에도 한 번 사봤습니다. ... 같습니다. 그리하여 이건 두 번 먹는 걸로 끝. 더 이상 실험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ㅠ;


성향만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입맛도 보수적입니다. 엊그제도 TV 보다가 어머니께, 너는 진보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는데 전 절대적으로 보수입니다. 가진 것을 지키고 가진 자리를 놓지 않으려고 하고, 개혁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바뀌지 않는 것을 좋아합니다.

입맛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보다는 기존에 좋아하던 것이랑 얼마나 닮았는가를 따져가며 고민합니다. 이게 맛있다 싶으면 새것을 먹어보고는 이것보다 맛 없어, 이것보다 떨어져, 이런 식으로 방어하길 좋아합니다. 어떻게 보면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도 할 수 있네요.


어쨌건 최근 몇 달 간 이글루스 음식 밸리에 아주 자주 등장한 이 화장품 통 커피는 제 입에 안 맞았습니다. 지금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조만간 잘 씻어서 통만 남길 생각입니다. 뭘 담을지는 생각 좀 해보고요.


이게 맛없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분유맛이 나요. 제가 좋아하는 커피 우유는 우유에다 커피를 섞은 것이지 프리마 혹은 분유에다가 커피 탄 것은 아니거든요. 믹스커피하고도 다른 맛이니 프리마에 커피 넣은 것과는 다르겠지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이거 분유다 싶더군요. 게다가 상당히 답니다. 커피에게 요구하는 쓴 맛이 단 맛에 휘둘리더라고요.


그리하여 딱 한 모금을 마시고는 고이 내려 놓고는 냉장고에 도로 넣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행이네요. 베이스부터가 문제인 거니 다른 밀크티나 녹차버전은 마시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마시지 않아도 제 입에 안 맞을 것이 뻔하니까요. 하하하.;ㅂ;


덴마크 요구르트는 양이 많고 맛도 괜찮아서 한 때 출근길에 한 팩씩 집어 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백수가 되면서는 마시는 요구르트보다는 과자류를 집어들어 그랬습니다. 그 사이 신기한 맛의 요구르트가 나왔더라고요. 리뷰가 올라온 것은 몇 번 보았지만 마트에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1천원. 할인행사 중이어서 신나게 세 팩을 집어 들었습니다. 하루에 한 팩씩 3일간 마실 음료였습니다. 후후후.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과. 그 다음은 포도입니다. 딸기는 하도 많이 마셔서 오히려 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그랬는데 새로 등장한 것이 석류가 있고 거기에 벚꽃 크랜베리와 바닐라 망고가 추가되었더군요. 뒤의 두 종은 올해 나왔던 걸로 기억하하고 평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괴식이라는 평이 많아서 궁금했던 것도 있었지요. 그리고 실감했습니다.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입니다. 괴식은 괴식이라 부르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나서서 시험해 볼 필요는 없어요.


벚꽃 크랜베리는 첫 맛은 베리류의 전형적인 새콤한 맛인데 끝맛이 꽃맛입니다. 꽃맛이 나는 음료. 으어어억. 향에 민감한 저로서는 질색할 수밖에 없는 맛입니다.

바닐라 망고도 비슷합니다. 망고맛까지는 좋은데 바닐라 특유의 단맛이 돕니다. 아니, 왜? 그냥 망고만 해도 맛있는데 왜 바닐라?


그냥 크랜베리에 그냥 망고였다면 괜찮았을 텐데 벚꽃과 바닐라가 들어가 고개를 갸웃거릴만한 취향이 안 맞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흑흑. 다음에는 그냥 사과와 포도만 마시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러니까 체력이 슬슬 고갈되던 어느 날, G와 같이 마실 나갔다가 함께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무슨 음료를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의 신작 메뉴에 대한 호불호가 떠올라서 궁금한 김에 시도해보자 싶었지요.

저는 만드는 장면을 못보았지만 보고 온 G가 이야기 해주더랍니다. 커다란 플라스틱통에서 큰 숟가락으로 퍽퍽 무언가를 떠서 컵에 넣고, 그 위에 프라푸치노 음료를 올린다고요. 실제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바닥에 노란색의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들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빨대를 꽂고 조신히 빨아 올려 보면 바닥의 그 젤리가 꿀렁꿀렁 올라옵니다.

그렇습니다.
저건 푸딩이 아니라 커스터드 푸딩맛 젤리입니다. 그러니까 초창기 쁘띠첼 푸딩 정도? 젤리 식감이 상당하더군요.'ㅠ' 하기야 진짜 커스터드 푸딩을 넣는다면 떠서 넣을 때 이미 으깨질 겁니다. 저런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먹다보면 메가톤바 비슷하기도 하고, 스카치캔디 비슷하기도 한 그 익숙한 맛의 젤리가 올라옵니다.

문제는 그 젤리입니다. 그게 미지근한 온도로 있다보니 위의 음료가 급속도로 녹습니다. 빨리 먹지 않으면 흥건한 커피음료를 마시게 되겠더라고요. 저야 말랑한 젤리가 올라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고 자바칩이 섞인 프라푸치노도 좋아하는 터라 저 뒤에도 한 번 더 사마셨습니다. 딱히 아주 맛있다 싶진 않은데 가끔 생각나더라고요? 문제는 저 음료의 tall 사이즈 가격이 6500원이라는 것. 상상 초월의 가격입니다.-_-;



그럴바엔 차라리 프라푸치노를 포장해 냉매로 보호해서 들고 온 다음 집에서 푸딩과 섞어먹겠습니다. 물론 저런 젤리식감 푸딩이어야 균형이 잘 맞겠지만 뭐..... 가끔 괴식으로 제조해 마셔보고 싶은 그런 마음 있잖아요? -ㅠ-;

그런 의미에서 가격이 높아 다행입니다. 비싸서 자주 마시질 못하니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겠군요.(...)
사진을 안 찍은 이유는 이미 예전에도 먹었기 때문에. 근데 이 슈크림이 이전과 아주 다른 맛이 났다는 것이 감상을 남기는 이유지요. 원래대로라면 그냥 먹고 끝냈을 겁니다.


G가 요 며칠 업무 때문에 힘들어 하길래 요청을 받아서 저기 저 멀리의 유명한 가게의 슈크림을 사왔습니다. 여기 슈크림이 조금 많이 유명하지요. 크림을 속까지 꽉꽉 채운 것으로 말입니다. 하마터면 제목이랑 가격을 쓸 뻔했는데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내용이 아니거든요.

어제 사온 것을 오늘 들고와서 G에게 하나 꺼내 먹으라 하고 저는 잠시 딴 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먼저 먹은 G가 맛이 이상하다 하더군요.

"박카스 맛이 나."

엉?
무슨 소리야? 바닐라맛도 아니고 박카스 맛? 술맛? 아니, 이 박카스는 그 피로회복제-재미있는 광고로 유명한 그 박카스 아닌가?
제몫으로도 하나 사온 것이 있어서 한 입 베어 뭅니다. 우물거리는 와중에 입안에 퍼지는 묘한 맛. 아니, 분명 이거 커스터드 크림인데 크림에서 정말로 박카스 맛입니다. 신맛도 아니고 그 묘한 맛. 도대체 왜 박카스 맛이 나는 거죠. 크림이 상한 것도 아닐테고,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근데 왜 박카스. 허허허허.


그래서 한동안 그 가게는 안 갈 것 같습니다.ㅠ_ㅠ;


컵은 참 예쁜데 담긴 음료는 참으로 괴식.

정체는 『어제 뭐 먹었어?』의 켄지오레입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저지방을 탄 것이 보통의 커피 우유라면, 이건 두유를 첨가하고 마일로를 한 숟갈 넣습니다. 언젠가 이 켄지오레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제가 만든다면 직접 콩을 갈아서 두유를 만들어 첨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만들지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지요.
...
제가 간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갈아 놓으셨습니다. 주말에 콩국수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시더니만 그냥 콩국물을 만드시더군요. 그래서 저기에는 콩국물이 들어갔습니다 흰콩을 불려 삶아 믹서에 갈아 놓은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걸죽합니다.(먼산)

문제는 비율을 못 맞췄다는 것. 책에는 켄지오레의 비율이 안 나옵니다. 조금만 만들어 마실 생각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내린 진한 커피 두 큰술, 마일로 한 큰술, 저지방 우유 반컵, 콩국물 두 큰술 가량을 넣었습니다. 워낙 콩국이 되직해서 그정도만 넣어도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
맛은 맹탕. 데헷~♡
콩맛은 분명 나는데, 아무리 좋게 보아도 맛있다는 말은 못합니다. 마일로 맛은 거의 안나고 전체적인 맛은 콩이 지배합니다. 맛이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 문제로군요. 그러니 제대로 한다면 에스프레소 한 샷에 발로나 코코아가루를 메이플 시럽에 개어 집어 넣고 저지방 우유와 함께 두유를 섞어....(그만해;;;)



재료 밸런스가 맞지 않아 탄생한 오랜만의 괴식이었습니다..T-T;


0. B님과의 데이트. 으으으으으 초코 케이크! 커피이이이!

커피 마시면 되긴 하지만 아침에 스타벅스 비아 한 잔, 홍차 한 잔, 믹스 커피 한 잔 마신 뒤라 더 마시면 안됩니다. 믹스커피는 정말 끊어야하는데 쉽지 않군요.-_- 정말 더 이상은 먹으면 안됨.; 위에 상당한 부담이 간단 말입니다.



1. 어제 채널 올리브를 보다가 미국의 샌드위치 순위인지 뭔지를 보았습니다. 1위에 오른 샌드위치는 만들어 먹어보고 싶더군요. 한국에는 파는 곳이 없을테지만 말입니다. 평소 제 식생활을 생각하면 그거 하나로 사흘치 점심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걸 나눠 먹는 것이 문제이긴 하네요. 아침에 먹고 내내 굶는다는 방법도 생각할만할듯..?

뭐였나면, 그릴드샌드위치치즈버거입니다. 만드는 방법을 보니 대강 이렇군요.
① 고기로 햄버거 스테이크를 만들고 거기에 치즈를 올려 녹입니다.
② 그 사이 샌드위치 사이에 치즈를 넣고 구워 그릴드 샌드위치를 만들되, 두 개를 준비합니다.
③ 그릴드 샌드위치 하나를 놓고 그 위에 토마토와 채소와 치즈를 올린 햄버거 스테이크를 올리고 튀긴 양파칩을 듬뿍 쌓습니다.
④ 남은 그릴드 샌드위치 하나로 뚜껑을 덮고 스테이크용 칼로 한가운데를 찔러 고정합니다.
하나만으로 1995인지 1955 칼로리를 해결하는 무서운 샌드위치. 여기에 음료를 곁들이면 하루 칼로리를 단번에 섭취할 수 있습니다. 허허허허.

하지만 먹어(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ㅠ-


2. 금리가 바닥이니 요즘 나오는 적금 금리도 마찬가지로 바닥입니다. 제일은행 두드림은 이자가 얼마더라? 거긴 복리라서 조금 높게 느껴지긴 합니다. 차라리 적금을 헐어서 여기에 넣어둘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하기야 헐을 적금도 없지.;ㅂ;


3. 수요일에 비가 오면 기온이 하강할 예정이랍니다. 감기 조심하시어요.;ㅂ;


4. 코스트코에 고기 사러 가려고 했더니 축산물 판매 금지 처분을 받은 곳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5. 월급명세서를 들여다보니 한숨만 나오는군요. 하아아..;ㅂ;


6. 한숨이 나오는 건 보고서를 아직 다 못썼기 때문이고.OTL


7. 오늘 아침에는 출근길에 도서관에 반납할 책까지 짊어지고 나왔더니 허리에 무리가 가더랍니다. 좌책 우IT. 노트북 배터리 문제 때문에 요즘 노트북이랑 아이패드를 같이 들고 다니거든요. 하하하하.;ㅂ; 이러다 허리 망가지면 안되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흑.


8. 어쩌면 아버지가 잠시 일을 쉬실지도 모릅니다. 그리 되면 아버지는 80일간의 세계일주 퍼즐 게임 4판째에 돌입하실 테고 집의 컴퓨터 쟁탈전은 더욱 치열하게 돌아갈 겁니다.ㄱ-a 컴퓨터 안 놓아주실 것 같아 걱정이군요. 잠시 마비노기를 접어 두면 마음 편해요.(...)


햇빛 들어오는데 찍었더니 환하게 날아갔군요.-ㅁ- 하지만 실제 모습도 그리 차이는 없습니다.;


지난 주말의 일입니다. 놀러 나갔다 온 G가 토요일 저녁에 귀가하면서 백설 브라우니 믹스를 사왔더군요. 개인적으로 CJ는 뚜레주르 체인점을 만든 이후에 나쁜놈으로 규정해서 백설 제품은 가능하면 사지 않는데 말입니다. 맛있다는 말에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참고로 G의 요리스킬은 연습랭입니다. 높게 봐야 E랭.... 이라 해도 저보다는 랭크가 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먼산)
(G가 이걸 본다면 화내겠지만..; 제가 만드는 것도 자주 괴식이 나오니까요.;)


지난 여행 때 G에게 사다준 무인양품의 파운드 틀을 꺼내더니 그걸 써서 브라우니를 만드나봅니다. 브라우니 믹스는 전자렌지로 만드는 거라는데, 뒷면에는 3분 30초를 돌리고 젓가락을 찔러 넣어 반죽이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돌리라고 써있나봅니다. 전 보지 않아서 모릅니다.

3분 30초를 돌리더니 이게 묻어나는 건지 아닌 건지 물어보러 옵니다. 다른 일로 바빠서 적당히 대꾸해주고 30초를 더돌리라고 했던가요. 들고 나오는데 저런 케이크가 등장합니다.


차라리 오븐 토스터를 쓰라고 할걸 그랬군요. 빵을 전자렌지에 지나치게 돌렸을 때처럼 질긴 식감이 납니다. 차라리 식빵 돌렸을 때처럼 과자처럼 수분이 휙 날아가면 모르겠는데 이건 설탕이 들어가서 그런지 거의 캐러멜을 씹는 느낌이었어요. 질겅질겅 씹는데, 무진장 답니다. 설탕이 엄청 들어갔나보군요. 브라우니는 집에서도 그럭저럭 쉽게 만들 수 있는 케이크인데다 레시피도 여러가지 있으니 그걸 건네주는 쪽이 나았을텐데라며 먹으면서 후회했습니다.
저건 그대로 분리수거 했지요.(먼산)



...

하기야 브라우니 만들라고 하고 옆에서 같이 만들었다면 재료가 아깝다고 더 투덜댔을지도 모르겠네요. 하하하; 집에 남은 초콜릿을 털어서 언제 브라우니를 만들어야겠습니다.-ㅁ-;

며칠 전의 일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서랍을 정리하다보니 갑자기 이상한게 툭 튀어나오더군요.




기온 츠지리의 생강 그린티.; 분말입니다. 언제 받은 건가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난 겨울 여행(15th) 때 십덕이라는 말차를 사고 나서 사은품으로 받은 겁니다.(링크) 근데 날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1년 5월 31일까지 먹으라고 하는군요.(먼산) 물론 그 기한 한참 넘겼습니다.


생강이 들어 있으니 G는 못 먹겠다고 멋대로 생각하고는 감기 기운이 있으니 타서 마셔보자 하고는 꺼내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감기기운이 들어온지 나흘만에 이런 게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준비했지요. 하하하;




가루를 쏟아보니 굉장히 고운 분말이 나옵니다. 색은 말차색보다 조금 엷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설탕이 들어간 것 같네요. 향은 생강향이 확 납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 차의 색도 입맛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어느 여름날 밖에 나가 수채화 산을 그리다가 문득 물통을 보았을 때의 느낌 같습니다. 아아. 그다지 마시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말차 색이 확 나는데다 향도 생강향이 나니 시도합니다. 우물대다가는 차가 식어서 더 맛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눈 딱 감고 도전합니다.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 납니다. 색이 저렇게 진하고 향은 생강향이 강하니 그런 맛일거라 기대했는데 한 모금 마시고는 정말 뿜고 싶었습니다. 설탕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네요. 아니, 뒷맛은 확실히 생강맛이 납니다. 하지만 달아요! 정말 달아요! ;ㅁ; 게다가 물이 많이 들어간건지-100ml 남짓이었을텐데?-좀 맹합니다. 마시는 방법에도 물은 110ml인가, 그정도를 부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컵 반절 정도만 부었는데도 맹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그래도 단맛은 확실히 났다니까요.

인스턴트 생강차를 마시는 느낌으로 홀짝 거리고 있다보니 미각이 마비되었는지 그럭저럭 생강맛도 나고 마실만도 합니다. 하지만 제 돈 주고는 못 사마시겠네요. 나중에 사온다면 감기 걸린 누군가를 위해 '감기약이야~'라며 한 봉씩 건네는 용도로 쓰겠지요. 말차가 들어갔으니 건강에도 좋고, 생강향도 제대로 나고, 달달하니 에너지 보급도 되고 말입니다.(먼산)


뭔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전을 사이에 끼워 넣은 모닝롤입니다. 미니햄.. 아니 미니피쉬버거입니다. 그것도 한국 전통식! (...) 아, 물론 진짜 전통에 맞추려면 라이스버거 사이에 끼워 넣는 쪽이 더 잘 어울릴겁니다. 아침부터 라이스 버거 만들기는 버거워서 넘어갔습니다.(실은 그 때는 떠올리지 못했습니다.-ㅁ-)




엊그제 어머니가 큰집 제사 지내러 가셨다가 전을 싸가지고 오셨습니다. 전은 프라이팬에 데워야 맛있지만 아침에 그럴 시간이 어디있나요. 이런 사진 설정해서 찍는 것만으로도 큰일이었는걸요.

부모님이 잠시 집을 비우신 틈을 타서 음식가지고 장난을 쳤습니다.-ㅁ-; 장난은 쳤지만 맛있게 먹었으니 된거죠. 옆에 높인 밀크티도 평소랑 달랐지만 그건 아래에 따로 적겠습니다.




코스트코 디너롤을 반으로 갈라, 거기에 전을 넣으면 한국식 버거가 됩니다. 이건 호박전을 넣었으니 호박버거고, 맨 위는 흰살생선전을 넣었으니 그야말로 피쉬버거입니다. 어떤가요.



하지만 저 사진 찍고 나서 그냥 빼서 따로 먹었다는 것이 이 글의 포인트입니다. 하하하.-ㅁ-;
그도 그런게 전의 특성상 기름을 듬뿍 먹다보니, 전자렌지에 돌려서는 축축하고 눅눅한 것이 별로더군요. 프라이팬에 다웠다면 조금 나았을텐데, 그래도 빵 사이에 끼워먹는 것보다는 밥과 먹거나 따로 먹는게 더 맛있습니다. 빵은 빵대로 먹는 것이 더 좋고요. 그리하여 이 글은 괴식 목록에 집어 넣습니다.;




옆에 있는 밀크티는 이번에 좀 다른 걸로 써보았습니다. 구입한 지 몇 달 된 포트넘앤메이슨의 차이(Chai). 찻잎이 굉장히 작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홍찻잎 중에서는 포숑의 애플티가 제일 작았는데, 이것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직접 비교는 하지 않았지만 비슷해보이네요. 최근에는 잎이 큰 것만 거의 마셨던 지라 신기합니다. 옆에 있는 노란 것은 차이 끓일 때 쓰는 설탕입니다. 일반 황설탕보다 더 입자가 고우니, 그에 비교하면 차가 얼마나 작은지 대강 아실겁니다.

차이 끓이듯 하지 않아도, 그냥 우유에 찻잎이랑 설탕을 한 번에 털어 넣고 두 번 정도 끓였다가 걸러 마시면 됩니다. 집에서 다른 차이 끓일 때는 보통 5-6번 정도 끓이지요. 이건 잎이 작으니 그보단 적게해도 될테고, 아침에 시간이 많지 않으니 간편하게 해서 마십니다.

마셔보면 남아시아 음식점에서 종종 얻어 마시는 차이랑 비슷한 맛이 납니다. 아예 찻잎에 향신료가 배어 있나봅니다. 마살라인가, 그 느낌의 향이 은은하게 납니다. 진하지 않다는게 또 마음에 드네요. 가끔 달달한 차이가 마시고 싶으면 로열블랜드가 아니라 이걸 꺼내야지요. 이렇게 홍차 욕심은 더더욱 늘어만 갑니다.T-T


프랑스산인가 봅니다.
G가 엊그제 회사 워크샵 갔다가 받아왔더군요. 양파잼인데 준 사람의 말에 의하면 맛있다...라던데.(먼산)
양파는 달달하니까 잼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잼은 보통 산-펙틴으로 굳히는 거잖아요. 근데 양파는 펙틴이 없고, 그럼 펙틴을 첨가했고, 아니 그 전에 잼을 만들면서 동량의 설탕을 넣었다면......;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가는 듯하니 다음 포스팅은 맛보고 나서 올리겠습니다.-ㅁ-a



1. 어느 날 C가 간식으로 홍시 얼린 것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마침 가지고 왔던 우유를 꺼내들었습니다. 오랜만에 꺼낸 마탐정 로키 라그나로크 찻잔에다가 홍시를 담고 우유를 부었습니다. 이렇게 먹는 것도 괜찮네요.홍시 샤베트의 사각사각 달달한 맛이 맹한 우유맛(저지방 우유니까-ㅁ-)이랑 잘 어울립니다. 물론 제 입맛에 맞는 것이니, 다른 분들은 도전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괜히 괴식 태그를 달았을까요. 하하하하;


2. 하늘에 물탱크가 있다면 슬슬 빌 때가 되지 않았나란 망상이 드는데. 여기에 폭우가 내린다면 다른 지역, 다른 지방 어딘가는 가뭄이 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프리카가 떠오르네요. 아프리카 어느 곳의 아름다운 습지가, 3년 간의 심한 가뭄 끝에 말라버려 거기에서 오랫동안 삶을 영위하던 부족이 고생하고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습니다. 지구 상태가 이상한 것은 인간들이 자초한 것 맞지만, 일을 친 사람들이 아니라 엉뚱한 사람들이 화풀이를 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아.


3. 지름신이 오신 덕에 통장잔고가 고갈되고 있습니다. 흑흑흑흑흑.
그 지름신 중 한 분은 조만간 소개하겠습니다.


4. PS3의 메모리스틱이 없어 게임을 못하고 있었는데 문득 G의 PSP가 떠올랐습니다. 몇 년 째 방치중이지요. 메모리 스틱이 있지 않냐 물었더니 기본이 32메가짜리라네요. 오오. 괜찮습니다. 어차피 로드 데이터 저장만 할 거니까 그정도면 충분할거예요.+ㅁ+ 이제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있겠군요. 

말차라떼의 색이 맛없어 보이는군요. 외계생명체의 피...? (...)

주중에 내내 팬케이크가 생각나길래, 모리나가 팬케이크 믹스를 사올까 하다가 그냥 마음을 접고 아침 일찍 계량해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실패 했네요. 으하하하하; 이런 빈대떡 팬케이크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봅니다. 그리고 실패한 이유 분석.

1. 재료 준비 실패. 액체류가 너무 적었습니다. 그래서 첫 반죽이 거의 비스코티 반죽으로 나오더라고요.

2. 프라이팬에 기름이 많았습니다. 닦아내긴 했지만 그래도 기름이 많아서 저런 오묘한 색이 나더군요.

3. 1번에서 말했듯이 반죽이 너무 되어 거기에 우유를 추가로 더 부었는데, 그러길 세 번 반복했습니다. 액체를 넣으면서 섞다보니 반죽횟수가 늘어났고, 가능한 덜 휘젓는 것이 생명인 팬케이크는 질겨졌습니다.

4. 질겨진 또하나의 원인. 1번과도 관련있는데, 베이킹파우더가 적었습니다. 아니, 혹은, 베이킹파우더가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대략 4년쯤 되었다고 기억하거든요.(먼산) 맛없는 것은 당연지사. 흑.ㅠ_ㅠ


그래서 지금 베이킹파우더를 사올까, 차라리 팬케이크 믹스를 사올까 고민중입니다. 베이킹파우더가 더 싸니 아마 믹스 대신 이걸 사오겠지요.;ㅂ; 그리하여 다음엔 제대로 된 믹스 비율을 맞춰볼까 합니다. 이번엔 액체류도 꼭 계량해서 만들거예요.


프라이팬 한 장 부치는데는 대략 밀가루 60g, 베이킹파우더 1-2g, 설탕 1작은술(메이플 시럽을 뿌리니까), 달걀 하나, 우유 100ml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비율로 다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간만 .. 이라고 적으려 했더니 그리 오랜만은 아닌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올린 괴식 이야기가 언제 거더라?


지난 여행 때 사온 물건 중에 또 말차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 전 여행에서도 말차 40g을 사왔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 통 사왔습니다. 왜냐하면 웃지요.(...)
여튼 말차로 가장 만들어 먹고 싶었던 것이 말차라떼라 손떨리는 가격(20g에 2100엔)은 무시하고 그냥 말차라떼를 만듭니다.




준비물입니다.
라떼를 담아마실 사발(생일선물로 뜯은받은 칠기), 기온츠지리에서 사온 가장 고가의 말차 십덕(十德. 기온 츠지리 카페에서 쓰는 말차도 이것이라 함. 가장 고가에 속함), 우유거품을 낼 크리머. 우유는 저지방 우유를 쓸까 하다가 그 며칠 전에 받은 파스퇴르 우유를 꺼내듭니다.




나무숟가락으로 말차를 적당히 덜어 놓습니다. 밀봉포장이 되어 있던데 참 예쁜 색입니다.>ㅆ<




그리고 우유거품기에는 우유를 30% 조금 넘게 담고 손잡이를 위 아래로 움직여 거품을 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가장 작은 가스렌지 화구에 올려 우유를 데웁니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우유라 처음에 불 위에 조심조심 올리면 냉기 때문에 용기 겉부분에 물방울이 잘게 맺히지만,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거품을 내다보면 용기도 실온, 혹은 그 이상으로 따뜻해지고 맺힌 물방울도 어느 새 없어집니다.
어유를 적량보다 많이 부은데다가 거품이 잘 나서 나중엔 뚜껑 윗부분까지 거품이 올라왔습니다. 우유를 조금 적게 넣을 걸 그랬나 후회하지만 이미 늦었지요.




그 쯤 한 차례 끓였다가 식힌 뜨거운 물을 붓고 차선으로 말차를 잘 풀어줍니다. 물론 차선은 뜨거운 물을 담은 머그에 담가서 대나무가 낭창낭창한 상태이지요.-ㅂ-




준비한 우유를 홀랑 붓습니다. 오오오. 크리미! 우유거품! 부드러워!




혹시 몰라 옆에는 설탕을 조금 준비합니다. 그리고 흐뭇한 마음으로 사발을 들어 한 모금 마십니다.



..................





왜 셔?
아니, 왜 신맛이 나?
아니, 이거 요구르트 맛 아냐?
헉? 혹시 히터 튼 차 안에 6시간 이상 방치되어 있다던 우유가 혹시 발효된거야?
으아아악! 이상해! 요구르트 맛 우유에 쓴 말차에, 게다가 지방분이 너무 풍부했는지 우유거품이 굳어 있어! 이거 마시멜로 같아!



T-T


역시 십덕한 마음으로 만들면 안되나봅니다.
두 번째 시도해서 성공하면 다시 올리겠습니다.OTL




덧붙임. 말차라떼의 이상적인 맛으로 생각하는 건 카페 요지야의 말차라떼입니다.(참고링크 1, 링크 2)

뭔가 근사해보이는 사진. 하지만 이건 완성샷이 아닙니다. 다얀 접시에 올린 것은 아직 말차를 뿌리지 않았거든요.
아래 보이는 걸름망을 이용해 솔솔솔 가루를 뿌리고 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망에 남아 있던 가루는 위의 찻잔(?)에다가 탈탈 털어 넣었습니다.




부모님이 결혼식 다녀오신다며 아침 일찍 나가셔서, 저는 그 사이 G를 꼬셔 만들려다가 G가 반항하는 바람에 실패하고는 혼자 뒤적뒤적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크림 다 만들고 나서 다시 SOS를 치니 그 때는 들어주더군요. 나름 재미있어 보였나봅니다.


1. 12월 초에 사다 놓은 마스카포네 치즈가 한 통 남아 있었습니다. 쓰지 않으면 안되죠.-ㅠ- 먼저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냉동실에 들어 있던 생크림을 제 방에 놓습니다. 2-3시간이면 녹겠거니 했는데 그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네요. 그래서 거품 낼 그릇에 통째로 부어 놓고 방치했습니다.
생크림은 냉동하면 거품이 안난다는 말이 있던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절반 쓰고 얼려 두었던 생크림은 한 달만에 녹이는 거였는데 외려 거품 내기가 편하더군요.; 냉장고에 있던 것보다는 훨씬 온도가 낮아 그랬을까요. 쉽게 걸죽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스카포네 치즈는 유장을 따라내고 커다란 스테인리스 볼에 넣어 휘젓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놓았더니 쉽게 크림이 되네요. 하기야 마스카포네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보다는 더 부드러우니까요.


2. 양쪽 모두 설탕을 넣습니다. 너무 달게는 하지 않고요.'ㅠ' 제가 쓰는 것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파는 마스코바도 설탕인데, 입자가 고와서 잘 녹습니다. 그러니 대강대강 섞어도 되는거죠. 치즈가 크림이 되면 여기에 생크림 거품낸 걸 몇 번에 걸쳐 나눠 넣어 섞습니다. 그럼 티라미수 크림 완성.


3. 말차를 만듭니다. 분량은 적당히.; 그리고 말차에 레이디 핑거를 적셔 그릇에 깔고, 그 위에 크림의 절반을 올립니다. 그냥 바르기만 하면 과자 사이사이에 틈이 생기므로 바닥에 치거나 해서 크림이 골고루 깔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말차에 적신 레이디 핑거를 올립니다. 그리고 남은 크림을 넣고 다시 내리쳐서 틈을 메웁니다.


접시에 담은 티라미수는 냉동실에서 잠시 보관해 굳혔다가 자른겁니다. 그러니 저렇게 깨끗한 모양이 나오지요.'ㅅ' 그 위에 말차 가루를 뿌리면 완성인데.... 그런데......



참고로 말차는 맛있었습니다. 지난번 교토 여행 때 기온 츠지리 이세탄점에서 사온 말차니까요.; 다른 말차를 살까하다가 가격이 손떨리게 무서워서 그보단 저렴한 것으로 사왔지만 40g 2천엔인가 했을겁니다. 그냥 말차로 마셔도 맛있는 가루인데 문제는 레이디 핑거였습니다.
신세계에서 파는 레이디 핑거인데, 이게 좀 질깁니다. 이전에 쓰던 레이디 핑거는 커피에 담갔다가 꺼내면 그리 오래 담그지 않아도 속까지 커피가 침투합니다. 근데 이건 좀 다르네요. 살짝 담갔다가 꺼냈더니 겉만 말차가 배어 있는데다가 질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ㄱ- 게다가 특유의 향이 남아 있는데,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향입니다. 유럽계 과자에서 종종 보이는 화장품 향....(저는 그렇게 인지합니다)

덕분에 티라미수는 고대로 남았습니다. 남은 것은 냉동실에 들어 있지만 크림만 긁어 먹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흑흑흑.;ㅂ; 다음엔 말차도 충분히 준비해서 다시 만들어 볼렵니다.
듀시스님이 생협 모임에 검은 달걀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오골계 달걀이나 피단이 아니라 간식입니다.-ㅁ- 아, 물론 검은 달걀 말고도 다른 간식도 여럿 가지고 오셨지요.



고디바 초콜릿입니다. 라즈베리에 다크 초콜릿을 입힌 것인데 맛있지만 굉장히 십니다. 맛을 떠올리는 지금도 입 안쪽이 아립니다. 생각만 해도 아우~ 셔~



그리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트와이닝 차이 티백, 히비스커스와 딸기 망고 티백, 간편하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드립백입니다. 거기에 카푸치노 믹스까지. 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달걀은 이쪽입니다. 이름이 고마타마고. 깨달걀입니다. 도쿄 달걀(도쿄 타마고) 상품 중 하나인듯합니다. 이전에 검은깨 푸딩을 올린 적 있는데 비슷한 상품으로 보이는군요.



진짜 달걀 모양입니다. 겉은 흰색 코팅인데 완전 당의코팅(초콜릿 겉 부분의 반짝반짝한 코팅: 설탕임)은 아니고 달걀 껍질처럼 약간은 거칠해보입니다. 이것도 설탕으로 만들었을거라 추측합니다. 생긴 것만 봐서는 아이싱과 닮았거든요. 아이싱의 주 재료가 슈가파우더와 달걀 흰자이니 이것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잘라보려 했지만 쉽지 않아서 그냥 한 입 덥석 물었씁니다. 속은 진짜 검은깨 소스가 들어 있습니다. 진득한 소스이고 겉을 카스테라가 살짝 감싸고 있습니다. 재미있지만 깨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한 입 먹고 도망가지 않을까 합니다. 검은깨 특유의 향이 물씬 풍기는데다 맛도 그렇습니다.


워낙 독특한 상품이라 호불호가 갈릴만 합니다. 깨향이 진한데다 달기까지 하니 일본 사람이라면 모를까 한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네요. 깨를 좋아할 만한 사람은 단 것을 좋아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저는 깨가 좋았지만 달아서 하나 먹고 손 들었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혹시 괴식으로 보신다면 직장 상사에게 '검은 깨가 몸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특히 검은 곡물이 모발에 좋다고 해서 드리려고 일부러 사왔어요'라며 생색내는 용도로도 좋을 겁니다.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일부러 사온데다 검은깨가 듬뿍 들었다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검은깨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는 생각하지 맙시다. 개당 100엔 안팏의 상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죠.)



역시 여행 선물로는 반달(커다란 고프레)이 최고인가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크기도 크고요. 하지만 저는 잘 안사옵니다. 사오면 제가 홀랑 다 먹어서..-ㅠ-
만세! 열흘 묵은 글감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하지만 엊그제 올린 글감들은 아직 손도 못댔으니 분발하겠습니다.


태그에 괴식을 넣은 것은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시점과 연관이 깊습니다.

그러니까 6월 초쯤의 일입니다. 일본에서 사온 코바늘을 찾고 있던 G는 정리할 겸 해서 털실이 들어 있던 종이 봉투를 홀라당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이것이 나왔습니다.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사온 와플 과자입니다. 맛은 메이플맛. 와플처럼 찍힌 모양에 귀엽기도 해서 선물로 팀에 뿌리겠다며 사왔는데, 역시 일본에서 사온 털실 뭉치 사이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이제 발굴한 겁니다. 이게 발굴이라는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상미기한 2009. 3.15. 다행히 3개월은 안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글감을 올린 날이 6월 13일, 찍은 것은 그 전일 것이니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확실하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상미기한이 지난 것은 확실하니까요. 유통기한도 아니고 상미기한인데다, 보존 방법을 차갑고 어두운 곳-냉장고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것은 방 안에 계속 있었습니다. 구입일은 기억이 맞다면 작년 말입니다.(...)

G: 어, 이거 먹어도 되나. 2009년 3월 15일까지인데.
K: 나 줘. 과자니까 그렇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지만 탈 나면 그런거지.

그리하여 저 와플 과자는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 주 주말 아침. 코코아 한 잔과 코스트코 제 블루베리 베이글과 수박과 와플을 준비합니다. 물론 이것 전부가 제 아침인 것은 아닙니다. 와플 과자는 몇 개만 먹어볼 생각이었지요. 기왕 밥상 차려 사진 찍는 것, 한 번에 사진 찍어두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ㅂ'



메이플 맛이라던데 살짝 향이 나긴 납니다. 와플은 메이플 시럽이 제격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는 한 입 베어뭅니다.

...

음, 나쁘진 않네요. 생각하던 식감이 아니라 조금 당황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전 와플처럼 폭신폭신한 맛을 기대했는데 이건 와플 과자라 그런지 바삭합니다. 버터링 쿠키를 먹는 느낌인데요. 와플을 많이 구웠다거나 액체의 양을 줄였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모양만 비슷하지 제조공정이 완전히 다를 거란 생각입니다. 버터 쿠키의 맛이니 제 취향에서는 살짝 벗어난데다 달달해서 고이 뚜껑을 덮어 G의 책상 위에 올렸습니다. 먹고 나서 24시간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니 괜찮다고 생체실험을 대신한 셈이고, 그래서 아직도 G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닥달해서 4개월은 넘기지 않도록 해야지요. 다른 사람과 같이 먹을 거라고 하면 아래 스티커는 살짝 떼고 들고 나가라고 해야겠습니다. 하하.
(혹시 '다른 사람'이 이 글을 읽지는 않겠지요?;)

4월에 찍었으면서 올리지 않고 묵히고 있던 포스팅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어떤 건가 싶어 훑어 보았는데 이런, 이거 굉장히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군요.




비스코티는 둘째치고 옆에 놓인 책이 문제입니다. 오른쪽에 놓인 책은 지난 도서전 때 키릴님께 반납한 <꿈을 걷다>입니다. 예전에 시오노 나나미의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 크기에 맞춰 만든 북커버가 책에 딱 맞더라고요. 그래서 <꿈을 걷다>를 읽는 내내 저렇게 북커버를 씌워 들고 다녔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기도 했지요.

그리고 저 비스코티는 이날 하루종일 제 식량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구우려다가 토요일의 사건 때문에 완전히 늘어져서 내내 심신치유용도서만 읽고 있었습니다. 뭔지는 일요일에 올린 글을 보시면 대강 아실테고...
비스코티에는 아몬드가 듬뿍 들어가는 것이 맛있습니다.>ㅆ<


스타벅스의 환경컵에는 코코아를 담고 냉장고에서 꺼낸 코스트코 피자를 데워 점심으로 먹던 날입니다. 이것도 위의 사진과 같은 날이거나 그 다음주일 것 같은걸요.
뒤로 보이는 라임에이드는 G가 엔젤리너스에 갔다가 구입했다고 들고 온 음료입니다. 하지만 저것에는 음료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참 미안합니다. 한 모금 마시면 그 즉시 병을 내려놓게 만드는 괴이한 음료거든요. 마실만한 물건이 아니니 음료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ㅁ- 라임이 어떤 맛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저 맛은 절대 아닙니다. 라임에서 플라스틱 향과 맛이 날리는 없지 않습니까. 그냥 맹탕에 가까운데 거기에 플라스틱 병 맛이 밴, 그런 느낌입니다. 다음에 같은 곳에서 나온 음료를 만나게 되더라도 손대진 않겠네요.



드디어 밀린 글감을 다 썼습니다. 4월에 찍어 놓고 밀린 글감 말입니다. 5월에 찍은 것은 이번 주 안으로 다 소화해야겠군요. 허허;

글 올리면서 몇 번인가 언급한 적 있지만 제가 집에서 만든 음식은 대부분의 경우 저만 먹습니다. 제 입맛에만 맞도록 만든 음식이라 다른 사람들이 먹으면 지나치게 싱겁거나, 퍽퍽하거나, 달지 않거나 합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이런 조합이 가능한가 싶은 음식들도 등장합니다.

제목만 봐서는 절대 이상하지 않은 토마토를 넣은 채소 수프는 그 자체만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양파 듬뿍, 양배추 듬뿍, 당근 잔뜩을 썰어서, 양파, 당근, 양배추 순으로 넣고 볶다가 적당히 익으면 거기에 토마토 캔 두 개를 넣는 겁니다. 토마토가 통채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깍둑썰기 해서 통조림으로 만든 것이라 그냥 붓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물을 붓고 여기에 허브 드 프로방스와 굵은 소금을 넣어 푹푹 끓이면 완성. 당근이 푹 무를 정도로 끓입니다. 수프에 흰콩을 넣기도 하는데 이 때는 깜박하고 콩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만이라면 괴식은 아닙니다. 그저 토마토를 넣은 채소수프로 미네스트로네와 비슷한 느낌인겁니다. 고기도 안 들어가고 파마산 치즈 껍질도 없지만 비슷하긴 합니다. 고기는 사실 안 넣는 것이 아니라 못 넣는 것에 가깝지요. 고기를 추가하면 재료비가 배가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닭가슴살의 구입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독특한 취향일지 몰라도 전 닭다리보단 닭가슴살이 더 좋습니다. 살이 많아서 좋아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2월 어느 날의 난잡한 작업 책상 모습입니다. 점보컵에 담긴 것이 그 채소수프입니다. 옆에 있는 것은 고구마. 고구마는 길게 썰어 굽는 쪽이 굽는 시간도 짧고 먹기에도 편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캐드펠 시리즈와 리스토란테 파라디소는 일단 넘어가죠.;


저 뒤로 보이는 티코지에는 커피가 아니라 일본에서 사온 겐마이차(현미녹차)가 들어 있습니다. 옥수수와 현미 알갱이, 그리고 녹찻잎이 들어 있습니다. 말차가루와도 비슷한 가루가 많이 나는데 맛은 깔끔하고 고소합니다. 환율 오르기 전에 구해둘 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물품 중 하나입니다. 빵빵한 커피 팩-그러니까 커피 200g 팩 하나 정도의 부피가 1천엔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거라면 한참을 두고 마실텐데 일본 여행 갈 때는 홍차 구입에 바빠 다른 종류의 차는 거의 손을 안댑니다. 그러다보니 현미녹차도 구입한다하고는 까맣게 잊어버렸지요.


이것이 본론.
토마토 수프가 괴식이 된 이유는 이겁니다. 사진에서도 자태를 아름답게 뽑내고 있는 저 팥.-_-a
실은 팥죽을 해먹으려고 팥을 삶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언젠가는 만들겠지라며 점점 뒤로 미루고 있다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될 때쯤에 간단하게 팥을 해치우는 방법이 생각난 겁니다. 바로 채소 수프에 팥 삶은 것을 넣는 겁니다. 물론 수프 전체에 팥을 넣고 끓이면 나중에 팥 때문에 홀랑 다 상할 수 있으니, 만든 수프를 조금씩 데워 먹을 때 팥을 넣는 겁니다. 두 큰술 정도? 하여간 듬뿍 넣습니다. 그런데 저기에 또 흰콩이 보이는 걸 봐서는 저기엔 밥도 들어갔군요.-ㅅ-; 채소 수프만으로는 속이 허전하다 싶으면 리조토를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박박 우기면서 식은밥도 수프에 넣어 같이 끓입니다. 그러면 정말로 괴식 완성.
제 입맛에는 잘 맞습니다. 푹 끓인 밥알과 채소국물이 섞이면 그것도 나름 좋고요. 거기에 콩과 팥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웁니다. 물론 G는 손도 안댑니다. 채소 수프야 가끔 먹긴 하지만 콩이 들어갔다 하면 그것만으로도 손을 안댑니다. 거기에 팥이 들어갔다면 더욱 손을 안 댈 것이고 밥이 들어갔다면 괴식으로 낙인 찍고 외면합니다.


팥을 다 먹어서 요즘엔 그냥 평범한 채소수프를 먹지만 뜨끈하고 든든한 것이 한 끼 식사로 제격입니다. 이렇게 대강 만들지 않고 본격적으로 만든다면 더 맛있겠지요.



덧붙임. 언젠가 해보고 싶은 것인데.. 저 채소 수프에 카레 가루를 넣어 다시 끓이면 채소카레가 되지 않을까요? -ㅠ-

오늘은 종일 집에 붙어 있었습니다. 방에 들어가 앉아있지 않고 거실에 나와 컴퓨터 두 대를 동시에 돌리며 놀고 있었더니 어머니 심기가 많이 불편하신가 봅니다. 집안일 돕는 것도 아니고 뒹굴며 온라인게임만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를 말로 괴롭히시는데 그 크리티컬이 상당하군요.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전 듣기 싫습니다? -_-a 아니, 애인에게도 듣고 싶지 않은 말 1위에 당당히 오를 '살 쪘다. 왜이리 먹냐. 그만 좀 먹어라.'라며 제가 먹는 음식을 일일이 보고 계신데 마음 편할리가 없지요. 지금 몸무게는 절대 공개 못하지만 어차피 모종의 사태로 올 여름까지는 어디 나가지도 못하는데다-놀러갈 구멍이 완전 틀어막혔습니다; 주말 완전 반납 상태;-그리 되면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데다 이제 날이 따뜻해지니 상대적으로 몸 움직일 일도 많겠지요. 저야 더불어 업무도 증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증가로 인한 폭식 증세가 나타날까 고민이지만 그거야 뭐, 원래 다 그런걸요.

어쨌건 어머니와 붙어 있어봐야 서로 스트레스 주고 받는 것 밖에 안하니 차라리 놀러 나가겠습니다. 바람들었다는 소리 들어도 괜찮아요. 봄이니 그런 소리 듣는 것이 오히려 편할 것이고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위키도 있으니 나가 놀겁니다.
문제는 어디서 노느냐인데, 노트북 들고 나가서 놀기좋은 곳은 사실 스타벅스죠.OTL 창가쪽 바에서 뒹굴며 놀기 좋은데 커피빈은 바가 설치된 곳을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가격이 비싸서 잘 가지 않는 것도 있고요. 적당히 놀기 좋은 곳을 물색해봐야겠습니다. 가격이 싸고, 오래 앉아 있어도 좋고, 혼자 놀기 심심하지 않은 곳. 조건을 적다보니 찾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


그나저나 태그에 넣었던 것 같이 괴식을 조금 만들어보았는데 아무래도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아니군요. 그저 커피를 내려, 흑설탕으로 쿠로미츠-黑蜜=검은 꿀, 검은 조청. 하지만 엿기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조청이라 부르기보다는 흑설탕 시럽이 맞지 않을까요-를 만들고 난 냄비에 우유를 넣고 살짝 헹궈 데운것을 부었을뿐인데 맛이 참 오묘합니다. 아마 커피가 토라자 중배전이라 신맛이 강한데다 우유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있겠네요. 근데 이 알 수 없는 발효맛은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거참 신비합니다. 재료는 평범한데 맛은 괴식이니.;
(향을 확인해본 결과 흑설탕이 문제였습니다. 흑설탕 특유의 냄새와 커피향이 뒤섞이면서 이상해졌나봅니다.)

아래 글을 쓰고 나서 G를 붙잡고 신세 한탄을 했습니다. 일단 원흉(?)은 G이긴 하니까 어떻게든 해보겠다, 어머니를 설득시키겠다고 하는군요.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그런고로 7월 마지막 주 일정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분 전환이 된 건 그게 아니라 다른 것이었고 이건 자랑질이니 패스.+ㅅ+


저것 덕분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는, 다음주 초까지 완결지으려 한 3종 문서 세트 중 하나가 거의 완성되어 가면서 화가 꽤 풀렸습니다. 나머지 두 개는 적당히 편집 신공을 발휘하면 되긴 하는데, 내일까지는 완성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말에 비오면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 뒹굴뒹굴할까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이랑 화요일 점심 때 과일 이외의 것을 먹었더니 요요가 오는 기분이 들어서 어제부터는 다시 과일만 먹고 있습니다. 아침을 제외하면 온종일 과일이군요. 거기에 믹스 커피 두 잔, 우유 두 잔. 믹스 커피는 코코아로 변경해야지요. 새로 찾은 코코아 레시피는 주말에 사진찍어 올리겠습니다.

하여간 위의 이유로 밀가루나 설탕계 간식은 금지가 되었으니, 먹으려면 아침식사로 먹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 고로 이번 주말의 아침이 쿠키나 던킨 도넛이나 아이스크림이 될 가능성도 있네요. 이것도 나름 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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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가끔이 아니라 자주 있는 일입니다.;

겉으로 보면 전혀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저것은 괴식입니다. 팬케이크를 만들면서 실수로 베이킹 파우더를 넣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되면 빵이 전혀 부풀지 않고 그야말로 달걀떡이 됩니다.(먼산) 어차피 저만 먹을 것이니 우물우물 먹긴 했지만 제 입맛에도 이건 영 아니더군요. 차라리 비스코티를 만들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습니다.

다음에는 필히 맛있는 팬케이크를 만들거예요.>ㅆ<
어머니의 호박죽보다 더 괴이한 비스코티를 만들어낸 것은 부모님은 외출하고 안계시고 G는 놀러나가고 없는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뒹굴거리다가 너무도 간식이 먹고 싶어 서둘러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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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초콜릿도 넣고 코코아도 넣고 해서 평소와 다름 없어보이지만 이 안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_-;

엊그제 G와 미소년으로 대화하면서 괴식 비스코티를 만들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원래 G에게는 제가 만드는 비스코티 자체가 괴식인지라, 저 자신도 괴식이라 부를 정도의 비스코티라면 꽤 높은 차원의 괴식(..)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중략)
K: 아니 그냥, 부재료 하나만 더 넣었을 뿐이라고. 커피.
G: 콩 넣었지.-_-
(중략)

헉. 어떻게 알았지. 옆에서 본 것도 아닌데. 25년지기는 날로 먹은게 아니구만.;


저 비스코티에는 커피콩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에 사들고 와서는 20g을 남기고 줄지 않고 있던 폴 바셋의 케냐 AA 피베리 에스프레소용 원두입니다. 일단 볶은지 한참 되었다는 것부터가 무시무시하지만 그걸 비스코티에 홀랑 넣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넣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작년의 카페쇼에서 Kiril님께 선물로 받은 에스프레소빈 초콜릿이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씹는 맛이 있겠다는 생각에 홀랑 넣었던 겁니다.
그러나.
30% 가량은 그렇게 맛있게, 바삭바삭 부서지며 씹힙니다. 나머지 70%는 질깁니다. 커피콩이 질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잘못하면 먹는 도중에 턱관절이 망가지겠더군요.
3-4개 가량 먹고는 두 손 들고 고이 폐기했습니다. 그것도 부모님 몰래 만들었던 거라 폐기도 부모님 모르게 했습니다. 다른 재료들이 아까웠습니다. 흑흑흑..


거기에 엄청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이날 오후에 알았습니다. 일이 있어 저녁 때 잠시 나가 있었는데 거리를 걷는 도중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마치 유체이탈 같은 느낌. 내가 앞을 보고 있긴 한데 보이는 것이 내 감각이 맞는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부유감도 들고 멍하기도 하고.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커피콩을 씹어 먹어서 카페인 과다 상대가 되었나봅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카페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하는데 이날은 반응이 평소보다 심했습니다.
그러니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아니 실험하지 맙시다.

1월 말쯤, 집에서 말라가던 2년 된 호박을 잡았습니다. 2006년도에 수확한 것이니 만 2년은 아니고 1년 반쯤 되었을겁니다. 외갓집에서 재배한 호박으로 집에 남아 있는 늙은 호박은 이게 전부입니다.

호박죽을 쑬 때는 단호박을 같이 섞어주면 맛있습니다. 달달하니까 좋지요. 단, 단호박죽은 붓기 빼는데 효과가 전혀 없다 합니다. 종종 단호박도 붓기 빠지는데 좋다고 나오던데 임상(?) 결과에서 그리 나왔습니다. 임상이라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어머니 아는 분이 몸이 안 좋아서 수술받으시고 입원해 있는 동안, 붓기를 빼기 위해 주변 분들이 단호박으로 죽을 쑤어다 날랐나봅니다. 하지만 붓기가 빠질줄 몰라서 어머니가 늙은 호박을 푹 고아 호박즙을 집에서 만들어 들고 갔는데, 단호박죽으로는 안 빠지던 붓기가 호박즙 한 병 마시더니 그날 저녁 내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서 빠지더랍니다.'ㅂ';; 애호박도 붓기 빠지는데 좋다는 소리는 못 들었으니 효과는 늙은 호박만 있나봅니다.

하여간 이번에 만든 호박죽은 괴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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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만든 날의 식사는 이랬습니다. 유자차, 떡, 호박죽.
떡은 집 근처의 맛있는 떡집에서 사온 것이고 유자차는 어머니 친구분이 선물로 주신 집에서 수제품인데 설탕을 너무 안 넣어서 유자청에서 단 맛이 거의 안납니다. 저야 맛있게 마시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꿀이나 기타 당류를 추가로 넣어야겠더군요.
그리고 괴식 호박죽.

잠깐 외출했다 들어와서 어머니께 호박죽 맛있게 잘 되었냐고 묻자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어머니: 나 사고쳤다?
K: 엥?
어머니: 호박죽에다가 설탕 대신 넣는다는게, 매실액을 넣었어.
K: 헉! 왜요?
어머니: 아니, 설탕 대신 매실액을 넣으면 몸에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넣고 보니 이건 시잖아.

그러니까; 요즘 반찬 만들 때 설탕이나 물엿 대신 매실원액 넣는 것에 재미를 붙이시더니 별 생각 없이 설탕 대신 매실을 넣으신겁니다. 넣고 나서야 매실이 신맛도 난다는 것을 깨달으셨지요. 하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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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식이라고는 하지만 먹을만합니다. 물론 제 입맛에만 그렇고, 다른 사람들 입맛에는 시큼한데다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이 한 번 먹고는 숟가락을 놓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하여 이 호박죽은 모두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만세!



역시 나무그릇에 호박죽을 담으니 예쁩니다. 다음에는 뭘 만들어 담아볼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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