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참 길지요. 영문명이 Takenaka Carpentry Tools Museum이라 다케나카 목공 도구 박물관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지만 여기서 말하는 Carpentry는 사전적 의미로 대목일에 가까울 겁니다. 집짓기 도구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大木, 혹은 대목수. 가구쟁이라고 할 수 있는 소목小木과 대비되어 한옥 등의 목구조 건물을 만드는 목수를 가리킵니다. 원래 명칭은 竹中大工道具館. 홈페이지는 http://www.dougukan.jp/ 이고 한국어 페이지도 있습니다. 아마 한국과 협력해서 기획 전시를 한 것도 영향을 줬을 거예요.



여행을 간다, 고베로 간다. 그리 P에게 이야기를 하니 부탁을 하나 하시는군요. 2년 전 업무 목적으로 여행 겸 출장을 다녀올 때 들렀던 곳이 이 박물관인데, 여기 상설도록을 한 권 더 사다달라고 말입니다. 그 때 한 권 사왔는데 주변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한 권 더 구해달라 하십니다.

...

이런 종류의 부탁에는 약합니다. 그리하여 당연히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문제는 여행 첫날의 눈 때문에 이동이 늦었고, 이 박물관은 9시 반부터 4시 반까지만 연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베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프로인도리브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이 3시였지요. 음식을 시켜 먹고 조금 늘어져 있었더니 앞에서 G가 재촉합니다. 시간은 되니까 다녀오라고요. 하하하하. 참으로 좋은 친구를 두었습니다.(먼산)




근데 가라고 등을 떠밀 수밖에 없는게, 프로인도리브에서 상당히 가깝습니다. 산노미야역과 신고베 역 사이에 호텔 피에나 고베가 있고, 그보다 조금 북쪽에 프로인도리브가 있지요. 거기서 걸어가면 그리 멀지 않으니 편도 30분 잡고 가면 아슬아슬하게 박물관 문 닫기 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출발했는데 지도와 실제 걷는 것은 사뭇 다르다보니 하마터면 엉뚱한 곳에서 헤맬뻔했습니다. 저건 그냥 2차원 평면이지만 실제 걸어보면 언덕길입니다. 신고베역이 산 아래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데, 박물관도 주택가와 비슷한 조용한 거리에 위치해서 여기 있는게 맞나 그러며 올라갔거든요.





그러니 긴가민가 하며 올라가다가 돌담에서 저 안내판을 봤을 때의 희열은 말로 못합니다.


"으어어어어어! 내 길눈이 녹슬진 않았구나!'


다시 한 번 제게 길눈과 방향감각을 같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OTL





입구부터 특이하더군요. 박물관이라면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지금 생각하니 덕수궁 서쪽 서울시립미술관 북쪽의 정동길을 걷다가 마주칠법한 그런 분위기..?





입장료가 있지만 전 관람이 목적이 아니니 일단 들어갑니다. 성인은 500엔이네요.





건물도 그렇지만 정원도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아늑합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구경하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으로 보이는 카운터에 갑니다. 입장이 아니라 도록을 구입하러 왔다고 하니 카운터 뒤쪽편의 매대를 안내하더군요. 그리하여 도록과 기타 등등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도록과 기타 등등.






가운데에 보이는 것이 상설 도록입니다. 상설 전시된 여러 목공 도구들을 소개한 책이고요. 왼쪽은 지금 현재 진행죽인 『근대건축 만들기의 도전』이라는 책입니다. 모노즈쿠리를 만들기로 번역하긴 했는데, 조금 말뜻이 다르긴 할 겁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은 작은 상품 중에서 고민하다가 집어 들고 온 것.






포장 스티커도 재미있더군요. 이렇게 로고 인쇄가 되어 있거든요.






붕어톱입니다. .. 아니, 잉어톱인가. 하여간 최근에 P님께서 읽으신 어떤 책에서 이걸 한국의 대목 도구로 소개하기도 했고, 용도를 거목 둥치 베는 것으로 해서 굉장히 분노하셨더랬지요. 원래 용도가 큰 나무를 베어 반으로 켜는 것이랍니다. 생나무를 베는 용도가 아니라네요. 그게 생각나서 저 미니어처 열쇠고리를 사들고 왔습니다. 태공 손과 비교하면 아시겠지만 작지만 귀엽습니다. 가격은 800엔 정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고 싶은데, 산노미야역에서는 꽤 멀다보니 신고베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열차 비용이..;ㅂ;

이틀간의 여행이었고, 이틀째는 교토로 아침 일찍 움직일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고베 관광은 하루였습니다. 관광이라고 하기도 무엇한게, 목적 1은 숙소였고, 목적 2는 프로인도리브였으니까요. 그래도 그 유명한 모토마치 거리는 한 번 가봐야겠다 싶어서 숙소에 들렀다가 설렁설렁 걸어 나왔습니다. 숙소 출발한 것이 오후 5시 반, 1730이고 모토마치 상점가에 도착한 것이 6시 조금 넘어서였는데 이미 늦었더라고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시각이었습니다. 허허허허. 고베 여행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T-T





산노미야에서 모토마치로 가는 도중 찍은 사진. 하와이의 커피점인 호놀룰루 커피가 고베 매장이 있더라고요. 저랑 G의 목적지는 모토마치에 있는 가게라 지나치고 넘어갑니다.



목적지 외관을 찍은 사진이 없군요. 이미 체력이 달려서 뻗기 일보 직전이라 그랬나봅니다. 목적지는 타베로그의 고베 스위츠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가는 그레고리 코레.(타베로그 링크) 철자가 Gregory Collet입니다. 프랑스식으로 읽은 건가요.

여기도 폐점시간이 7시라 6시 20분쯤 들어갔을 때 이미 손님이 하나도 없고 케이크 진열장에도 케이크가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 있더군요. 원래 도전하려고 했던 딸기케이크도 없어서 다른 것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문제는 제가 먹은 케이크가 뭐였는지 까맣게 잊었다는 것. 지금 다시 홈페이지(링크)에서 확인하니 타르트 프레즈(タルト フレーズ, tarte fraise)네요. 신상품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메뉴 내용을 해석하자면 아몬드를 듬뿍 사용해 사박사박한 타르트바닥과 국산(일본산) 딸기, 그리고 마스카포네를 넣은 우유맛 크림이라는군요.




이것이 전체 세팅. G는 이 당시 파르페를 시켰는데 아마도 파르페 아모니(パルフェ アルモニ, parfait harmonie)였을 겁니다. 주사위 모양의 무언가가 올라간 걸 모니 그렇네요. 전 음료로 밀크티를 골랐습니다. 이날 커피를 세 잔 정도 마셨던 데다 자기 직전이라 가능하면 커피를 피하고 싶었지요.





이게 타르트 프레즈. 딸기 타르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다른 딸기 타르트와는 모양이 다르죠. 보통은 타르트 위에 크립을 올리고 거기에 딸기를 꽂는 형태인데 이건 딸기 위에 크림을 올린 것 같습니다. 근데 그게 또 신기한게, 속 안은 그냥 크림이 아닙니다.

이 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단면 사진은 없는데, 속에 푸딩이랑 산딸기 혹은 라즈베리 종류의 잼이 들어가 있더군요. 푸딩 같은 탱글한 질감의 무언가, 그 속의 진한 딸기 맛 잼, 그리고 겉의 흰 크림은 가벼운 맛의 치즈를 농축한 것 같은 그런 진한 크림. 그리고 타르트는 바닥부분은 파이질감, 그 위는 아몬드가루를 넣은 시트입니다. 겉보기에는 그냥 딸기 타르트지만 하나하나 뜯어 생각하면 손이 진짜 많이 갑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터라 조금 남긴게 아쉬울 정도로. 딸기는 달다기보다는 약간 새콤하고 단단한 질감이었습니다.





파르페는 파르페맛. 아니, 이게 전부는 아니고 이것도 꽤 절묘합니다. 홈페이지의 메뉴 설명을 보면 '럼의 향기와 캐러멜의 향기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고 . '바닐라빈을 듬뿍 사용한 자가제 판나코타'가 들어 있다는데... 여기 오기 직전에 숙소에서 하겐다즈의 럼레이즌을 먹고 왔는데, 그게 느끼하고 진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쪽은 젤라토 질감이 강합니다. 가볍게 사르르 녹아 내리는데 또 럼향이 나고요. 럼레이즌을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팍팍 들더랍니다. 판나코타는 우유푸딩 같은 부드러운 질감보다는 젤리에 가깝게 탱글탱글한 식감을 줍니다. 기억이 맞다면 아랫부분에는 설탕 코팅된 시리얼이 들어 있던데, 그것도 씹는 맛을 주고요. 아이스크림이랑 섞어먹으니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제가 시켰던 홍차입니다. 밀크티라 우유저그가 함께 나왔는데, 그냥 마시면 살짝 떫은 맛의 홍차입니다. 아마도 아삼 같은데, 거기에 우유를 조금 넣어 다시 마시니, 어어어억.;ㅠ; 왜이리 맛있는 건가요! 밀크티가 떫은 맛을 적절히 잡으니 우유와 홍차의 균형이 참 좋습니다. 그냥 홍차에 우유 조금 부었을 뿐인데 왜이리 맛있는 거죠. 덕분에 커피가 아니어도 참 행복했습니다. 포트가 아니라 홍찻잔에 그냥 나왔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정도야 뭐.....


입이 쓰다보니 초콜릿 메뉴는 도전할 생각을 못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아마 딸기 케이크를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때도 음료는 밀크티. 음, 언제쯤 다시 가볼 수 있을까요.


고베에 있는 호텔 피에나는 조식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호텔 조식을 두고도 순위를 매기는 모양인데 이번에도 1등을 한 덕에 3년 연속 1등이라던가요. 2등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3등은 이전에 방문한 삿포로의 교한 호텔입니다. 솔직히 취향으로 따지자면 하코다테의 헤이세이 시오사이칸이 더 취향이었지만 평가기준은 또 다를 테니까요.


둘이 가다보니 접시를 잔뜩 들고 와도 문제 없습니다. 이것저것 나누어 먹는 것도 가능하고요. 종류 가짓수가 뷔페처럼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 가지, 특히 고기요리는 레스토랑 메뉴로 손색이 없는 것이라 그 점을 높이 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케이크도 그렇더군요. 디저트 뷔페로 내도 될 정도입니다.





앞쪽은 닭고기 요리였는데, 아래에 양배추가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껍질 있는 상태로 요리한 닭고기. 이건 G에게 그대로 넘겼던 지라 맛은 못봤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키슈. 양파 등의 채소와 햄이 들어갔는데 맛 없을리 없죠. 게다가 저 키슈의 바닥도 매우 훌륭합니다.





사진 중앙에 오는 것을 찍으려 한 거군요. 라따뛰유랑 돼지고기 파테였나. 파테는 아니고 그 비슷한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ㅠ';





엡, 고기가 뭐더라.; 로스트비프였다고 기억합니다. 같이 나온 푸실리. 이쪽은 카레카레 후추후추하더군요.





이거 참 좋더군요. 포토푀. 짭짤하면서도 뜨근하고, 채소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여기 소시지도 있었는데 떠오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건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요. 소금간이랑 후추 등의 향신료만 잘 맞추면, 그리고 좋은 재료를 쓰면 조금이라도 따라할 수 있지 않나요. 하하하하.;ㅠ;






잼은 호텔 1층 로비의 Patry에서 파는 잼을 그대로 내놓습니다. 피에나는 밀키쉬잼(밀크잼)으로도 유명하죠. 종류가 많으니 그날마다 다른데 여기 나온 잼 중 없는 것도 있더군요. 잼접시 하단 맨 오른쪽은 마말레드인데 껍질부분을 잘게 다져서 만들었습니다. 씹는맛이 참 좋아요. 문제는 저건 품절이라 그런지 없었다는 것. 있다면 한 병 사올까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보면 마말레드 옆이 네 종류 베리를 섞어 만든 4베리잼, 밀키시잼 라이트, 콩가루와 검은깨를 넣은 밀키쉬잼, 밀키쉬 소금의 순입니다. 그냥 퍼먹어도 맛있는 잼이라 사오지 않았습니다. 사오면 안되죠.(먼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야 당연히 맛있습니다. 맛없을리 없죠. 식빵은 무난. 구워먹었다면 더 맛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냥 들고 왔습니다. 아예 전날 저녁부터 안내문을 붙였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한 시간 뒤에 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6시 반부터 시작인 조식을 6시 33분에 내려갔더니 딱 4테이블 남았더라고요. 이미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쪽은 디저트. 차는 다양항 홍차랑 커피가 나와 있고 원하는 대로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디저트가 있는데, 케이크 종류가 다양해 그 중 치즈시폰, 그 뒤의 포레노아, 과일타르트, 딸기 무스를 들고 왔습니다. 다 맛있어요. 딸기 무스는 입가심 겸 들고 왔는데 먹어보니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딸기 크림이더군요. 이런 직설적인 딸기 크림은 만나보기 힘들죠. 보통은 거기에 젤라틴 같이 미끄덩한 식감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딸기 크림.-ㅠ-


포레노아도 괜찮았습니다. 초콜릿맛이 진한데다 시트는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빵, 그 사이의 가나슈크림과 체리.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네요. 시폰은 식감이 괜찮았지만 치즈향은 취향이 아니라 패스. 과일타르트도 그냥 무난한 맛입니다.





G의 접시입니다. 엉망으로 찍었지만 일단 중요한 건 오른쪽의 채소주스. 음, 당근이 메인이었는지 아니면 채소를 섞어 낸 주스였는지 잊었습니다.





멀리서 찍으면 이런데, 저는 서양식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G는 밥을 항상 챙기더군요. 오른쪽의 밥그릇에는 밥과 명란, 생선구이를 함께 담았습니다. 어떤 생선인지는 미처 못봤지만 연어는 아니고 뼈가 가는 편인 흰살 생선이더군요. 명란은 짜지 않았다고 하는데 먹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잼은 따로 잼접시를 쓰지 않고 접시에 그냥 담았습니다. 라따뛰유랑 같이 있는 것은 호텔에서 직접 담갔다는 다양한 채소 피클. 그리고 토마토가 들어간 무슨 찜이 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햄이랑 샐러드용 채소도 많이 집었는데 양껏 담았다 싶더니만 역시 다 먹지 못하고 채소는 조금 남겼습니다.






이건 두 번째 접시. 처음에 들고 올 때 오믈렛(스크램블에그)이 없어서 두 번째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랑 메이플 시럽에, 견과류가 들어간 잡곡빵도 함께 가져왔지요. 달걀요리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감자그라탕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 음료를 안 찍었네요. 우유 반 잔이랑 아삼을 우려 우유를 부은 밀크티. 이 두 가지로 아침 음료를 대신했습니다. 전날 커피를 상당히 많이 마셨던 지라 이날은 조금 자제를. 그래서 저녁 때 피곤했는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카페인을 덜 부은 여파...(...)



호텔 조식은 하루의 시작이니 맛있으면 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지요. 훗훗훗. 게다가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 마음 놓고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여행 때도 G를 슬슬 꼬셔서..(야!)

고베의 피에나 호텔은 일본 호텔 조식 3년 연속 1위에 빛나는 - 이라고 쓰면 무슨 광고 문구 같은데, 그보다 방이 상당히 넓은 것이 마음에 들어 이번에도 도전했습니다. 트윈룸이지만 이건 로열 트윈이라 다른 방보다 넓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묵어본 숙소 중 가장 방이 넓더군요. 평일 가격이라 조식 포함해서 16400엔이지만 주말이나 다른 날에는 얄짤없습니다. 비싸요.




입구. 들어오면 왼편에 캐리어를 올려 놓을 수 있는 가구가 있습니다. 그 아래 실내화도. 1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입니다. 오래된 숙소라 그런지 전자키가 아니라 열쇠이며, 방 전체의 시설을 켰다 끄는 것은 스위치로 조작합니다. 카드형 방키를 넣거나 빼서 작동시키는 시스템은 최신식인가보군요.

캐리어 거치대 옆은 옷장입니다. 그리고 그 옷장 맞은 편은..






화장실과 욕실이 있습니다. 오른쪽이 화장실, 그 안쪽이 욕실. 욕실은 또 세면실과 샤워 및 욕조실로 나뉩니다. 저 안쪽 문이 샤워 및 욕조실입니다.




세면실. 여러 욕실용품도 여기 있습니다. 세면대 오른쪽에 보이는 갈색 주머니는 드라이기. 왼쪽 아래의 바구니에는 수건이, 오른편에는 족욕기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욕조, 왼쪽은 샤워실. 욕조도 작지 않습니다. 남자 둘은 무리지만 여자 둘은 넉넉히 들어가는 정도고요.






샴푸, 바디샴푸, 트리트먼트가 있습니다. 샤워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아예 작은 의자랑 바가지도 놓아 두었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오더라도 불편함 없이 씻을 수 있는 넓이입니다. ... 솔직히 말하면 제 자취방 화장실보다 더 넓습니다. 하하하.






이쪽이 본 공간입니다. 침대 두개, 화장대.




왼쪽편에는 TV, 그리고 웰컴푸드 대신 웰컴 생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포트랑 찻잔, 유리컵. 아예 얼음통도 있더라고요. 온더락으로 쓰라는 건지 유리컵이 냉장고 위 선반에 한 쌍 더 있더랍니다. 쓸 일은 없었지만.=ㅁ=




다른 사진 하나는 G가 찍혀서 뺍니다. 사진 왼편으로 3인 쇼파, 1인 쇼파 둘이 있는 탁자가 있습니다. 느긋하게 뒹굴기 좋은 공간이죠. 저 정도면 저 스트레칭 하는데도 별 문제 없는 정도입니다.


아무리 할인 가격이라지만 이 정도 크기에, 조식 뷔페 포함해서 이 가격이면 감격할만 하죠. 자, 어느 분 옆구리를 찔러야 반응이 돌아올..(탕!)

호텔 피에나의 1층은 가게입니다. 정확히는 밀키쉬잼을 팔고 안쪽에서는 카페를 운영합니다. 잼 외에 쿠키나 케이크도 만들거든요. 그러니 그 케이크들이 아침 뷔페 때도 나오는 거죠. 같은 제품이라 봐도 무방할 겁니다. 물론 전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투숙객은 18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그 카페의 드링크 뷔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홍차도 여러 종류가 있고 커피도 있고. 커피는 기계 버튼을 누르면 바로 나오는 타입이더군요. 거기에 카페에서 파는 간식 몇 종류와 밀키쉬 잼 두 종을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건데, 저는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는 거의 다른 것을 먹지 않기 때문에 이용한 적이 없습니다. 대신 둘째날 오후 4시 경에 내려가서 이용했습니다. 카페에서 케이크세트를 주문하면 이용 가능하더라고요. 가격은 드링크 뷔페 포함해서 1134엔입니다.




케이크 종류가 뭐였는지 홀랑 잊었는데 수첩에 적기로는 산 마르크랍니다. 하여간 무스케이크인데 윗부분을 토치로 그을려 설탕을 캐러멜라이즈 하는 케이크더랍니다. 다른 케이크는 안 땡겨서 이걸로 주문합니다. 케이크는 부탁하면 저렇게 접시에 담아 내오는데 음료는 카페 안쪽의 드링크 바에서 알아서 가져다 먹으라더군요. 일단 커피를 들고 옵니다.






바닥 시트, 위는 과일-패션후르츠 등의 젤리 같은 것이고 그 위에 바닐라 계통의 무스, 그리고 위에 다시 시트. 맨 위는 설탕의 캐러멜라이즈. 예쁜 케이크라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손이 엄청 많이 갑니다. 하하하하하.


시간이 지나니 위의 설탕층이 그대로 굳어서 케이크를 자르기 어렵더군요. 결국에는 분해해서 먹게 되더랍니다.





케이크를 다 먹고 나서는 포도주스를 가져오고, 여러 가지 과자들을 담아옵니다. 그러면서 양치기. 호텔 피에나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데 각 방마다 암호코드가 있어서 그걸로 접근하더군요. 하여간 덕분에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접시에 담아 놓은 것은 2시 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시폰케이크 조각, 콩가루검은깨밀키쉬잼, 그 옆이 슬쩍 데워 놓고 있던 기본 밀키쉬잼, 마들렌 잘라 놓은 것, 스노우볼, 곰돌이 모양 팬케이크(과자계)입니다. 가볍게 먹기 괜찮더군요.




호텔 피에나의 조식을 먹고도 위장이 남는다거나, 저녁 식사를 조금 늦게, 간단히 해결해도 된다는 분은 이걸로 해결하셔도 되겠더군요. 저는 둘다 무리였습니다. 하하하하하...

일본어로는 フロインドリーブ라고 씁니다. 독어이니 프로인트리브가 맞을 것이고, Freundlieb로는 번역이 안되지만 Freund+lieb로는 가능합니다. 앞은 친구, 뒤는 친애하는. 대강 그 정도로 뜻을 짐작하고 넘어가보죠.'ㅂ';;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freundlieb.jp/)를 참고하세요. 제가 간 곳은 이쿠다점입니다.'ㅂ' 그렇지 않아도 호텔 피에나 주변에 이쿠다 상점가인가, 그런 것이 있더군요. 지역명인가봅니다. 다만 구글 지도는 믿지 마시길. 검색 당시에는 저~기 산노미야 역 남쪽에 있는 걸로 나오더군요.(링크) 하지만 실제 위치는 미카미에서 소개한 것처럼 신고베역 남쪽, 산노미야역 북쪽입니다.





몇 번이고 우려먹는 구글 지도. 하지만 구글지도는 절대 믿지 마세요. 저건 제가 직접 찍어 넣은 겁니다. 실제 프로인도리브의 영문명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오긴 하는데 산노미야 역 남쪽에 위치한 걸로 나옵니다. 이전에 교토의 몇몇 가게도 위치가 잘못 잡히던데 구글지도를 이용하시는 것보다는 사전에 내지도를 만들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만들어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지도에 보이는 세 개의 점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점입니다. 다시 설명하지만 길 건너 왼쪽에 있는 것이 미카미, 그 길 건너편 안쪽 블럭이 프로인도리브, 남쪽에 있는 것이 호텔 피에나입니다. 셋다 걸어서 얼마 안 걸립니다.




둘째날은 교토에서 이것저것 지고 나온데다, 고베역에서도 선물 거리를 샀습니다. 사들고 역에서 나오는데 비가 쏟아집니다. 그것도 소나기 마냥 상당히 쏟아지네요. 우산을 살까 고민했지만 이미 역을 나온데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로손이고, 언덕 아래를 내려가서 있습니다. 거기서 프로인도리브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비를 맞기로 하고 걸어갑니다. (감기에 안 걸려서 다행이었지, 지금 생각하면 미련한 짓입니다.)



덕분에 프로인도리브에 도착할 때는 이미 옴팡 젖었지요. 다행히 2층의 카페 자리는 약간 남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2시 가까이라 그랬을 겁니다. 이미 사람들이 먹고 빠져 나갔을 것인데다 비가 오니 손님이 평소보다는 덜한 모양입니다. 여기는 Ryunan님의 이글루를 보고 알았는데(링크) 사람이 꽤 많은 모양입니다.


제가 자리에 앉은 것이 1시 45분인가, 그 쯤이었을 걸로 추정합니다. 메뉴판을 받아들고 펼쳐보는데 런치시간이 오후 2시까지랍니다. 아슬아슬하네요. 런치 메뉴가 후추햄과 치즈 샌드위치라서 원래 먹고 싶었던 BLT나 클럽샌드위치는 아니지만 수프와 아이스크림까지 같이 나오는게 매력적입니다. 가격은 동일한데 더 나오잖아요. 게다가 점심 대신으로 먹은 것은 11시 즈음에 사먹은 니시키 시장 군밤뿐입니다. 양이 많더라도 뜨끈한 수프가 나오는 것이 좋아 일단 물어봅니다. 오. 52분이었는데 가능하다네요. 잽싸게 주문합니다.


주문하면 음료를 뭘로 할 것인지, 아이스크림을 어떤 것으로 할지 물어봅니다. 음료는 사과주스, 아이스크림은 살구씨푸딩인 안닌도후와 초콜릿이 있다는데 초콜릿을 선택합니다.






2층 카페의 모습. 교회 같지요. 그리고 제 옆에 저랑 비슷하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서 들어온 아가씨 둘이 있었는데 그 둘은 저보다 조금 주문이 늦었습니다. 몇 분 차이였지만 그쪽은 런치세트 주문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주문을 마치니 도구와 찬물, 그리고 쿠키 두 조각을 가져다 줍니다. 저 쿠키는 맨 마지막에 먹고 홀랑 반해서 1층의 카페에서 세 봉지를 주문하게 만들었지요. 가격은 그리 저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쿠키는 참 구하기 힘들어서..;

(이 이야기는 다음에.)





뜨끈한 수프가 먼저 나옵니다. 이날의 수프가 뭐였는지는 잊었는데, 감자로 걸죽하게 만든 다른 종류의 수프 같더군요. 구근류랑 양파 외 기타 등등이 섞인 것 같던데 뭐더라.-ㅠ- 하여간 뜨끈하고 짭짤한 것이 입맛을 돋웁니다.





잠시 뒤 햄치즈샌드위치와 사과주스가 나옵니다. 사과주스는 컵받침을 깔고 올렸는데, 컵받침이 귀여워서 사진 찍으려고 옆으로 치웠습니다.






그림책이나 캐릭터와 협력한 것 같더군요. 토끼에게 옆의 작은 새가 하는 말 같은데, "You make me so happy being around all the time.". 제가 식사를 받아들고 프로인도리브에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샌드위치는 그냥 샌드위치니 아주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접시를 받아드는 순간에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먹고 나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상추로 추정되는 신선한 채소, 거기에 햄과 치즈 몇 개, 그리고 빵에는 마요네즈를 발랐습니다. 당연히 소스도 시판품은 아닐 것으로 생각하는데... ... ... 말랑말랑한 식빵,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폭신하진 않습니다. 그런 식빵에 소스를 바르고 치즈와 채소를 올린 것뿐인데 왜이리 맛있는 겁니까. 배가 아주 고픈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입에 착착 붙습니다.

먹으면서 생각했지요. 아. 이제 나는 이번 여행 끝날 때까지 샌드위치는 못 먹을 거야. ..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식사 중에는 책을 읽습니다.(탕!)

하여간 식사가 끝나자 접시를 치우고 아이스크림을 내옵니다.






차가운 그릇에 아이스크림을 담고, 그 위에 크림을 올리고는 직접 만든 쿠키를 놓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소르베에 가깝지 않나 싶은 정도로 차갑게 알갱이가 녹습니다. 크림이 많이 들어간 부드러운 것은 아닌데 마지막에 점을 찍기에는 딱 좋습니다. 그리고 저 쿠키는, 앞서 언급했던 쿠키 두 조각도 그랬지만 사람을 홀리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단단한 쿠키입니다. 사브레와 유사하나 단단한 식감의 쿠키. 이런 쿠키를 가장 좋아하는데 여기서 만드는 쿠키가 그렇습니다. 유혹에 져서 결국 내려가 세 봉지를 집어 들었습니다. 하나는 선물, 두 개는 제 몫. 둘째 날의 구입품 사진에 섞여 있지요. 그 뒤에도 한 번 더 등장합니다.'ㅠ'



다음에도 고베에 간다면 다시 가고 싶은 집입니다. 일정이 바쁘더라도 한 번 들러 보고 싶은. 가면 아마도 쿠키를 잔뜩 사들고 나오겠지요. 하하하.

둘째날은 고베에서 교토로 이동해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이것 저것 사들고는 일찌 감치 귀가. 역시 감기기운의 여파였지요.




교토가는 히카리는 아침 8시 26분 차였는데......... 전광판 보시면 아시겠지만 7시 36분 발 노조미도 출발 못했습니다. 문만 열어 놓고 있을 뿐.







이날 생협에다 하소연을 했더니 M님이 바로 이유를 찾아주시더군요. 신오사카와 교토 사이의 교량에서 화재가 났다던가요. 덕분에 이날 신고베에서 출발하는 노조미는 1시간 가까이 지연되었습니다. 한 대가 출발하자마자 다음 차가 들어오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더니 드디어 제가 탈 히카리가 도착합니다. 히카리가 신고베역을 떠난 것은 오전 9시 29분 경. 다시 말해 한 시간 늦었습니다. 그리고는 교토에 도착하니 거기서는 이미 1시간 20분 지연 운행중이랍니다. 교토역에 그렇게 많은 외국인이 있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교토역을 자주 다니긴 했는데 이정도로 외국인이 많은 건 처음이었어요. 물론 제가 신칸센 플랫폼에 들어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목표는 다른 관광지도 아니고 시장이었으니 느긋하게 움직입니다. 니시키 시장의 아리츠구(아리쓰구), 군밤집, 쌀집, 커피집만 가면 됩니다.


다른 유명한 카페도 많다지만 전 니시키 시장의 커피집도 꽤 좋아합니다. 시장 가장 끝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되는데, 그러니까 데라마치 거리에서 니시키 시장으로 접어 들어서 죽 시장통을 지나 맨 끝까지 가서는 왼쪽, 혹은 남쪽, 시조 방향으로 꺾는 겁니다. 이름은 빈즈테. bean's 亭인 걸로 기억합니다. 교토에서 커피콩 살 때는 항상 여기서 삽니다. 여기 커피 콩이 제 취향이더군요. 특히 강하게 볶은 만델링..-ㅠ-



하지만 먼저 간 곳은 니시키 시장이 아니고 기온입니다. 9시 반에 출발해서 10시 쯤 떨어지니 아예 기온으로 가서 거기서 시조로 걸어가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마침 도착한 206번 타고 바로 기온으로 갑니다.


그러니 아래 사진들은 기온에서 시조로 걸어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귀엽지 않나요. 흐흐흐흐. 머리 있는 애와 속머리 민 애, 알머리인 애.





양도  참 귀엽습니다. 올해 양의 해라고 양이 참 많던데. 기왕이면 폭신폭신한 인형이 좋아요.







어느 새 기온에도 스벅이 생깁니다. 반갑지 않은 이야기로군요.






이건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앞서 올렸고..



기온에 간 목적은 키레노하나, 치리멘으로 만든 인형을 파는 가게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G 줄 것만 하나 구입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G 선물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나중에 보시면 압니다.)




토끼 참 귀엽죠. 하지만 가격은 귀엽지 않습니다.






이런 걸 집에 전시해 놓으려면 어느 정도의 장식장이 있어야 하는 건가요. 게다가 먼지는....;






왼쪽의 토끼 장식만 방문에 걸어 놓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아니면 오른쪽 하단의 장난감 같은 것만이라도.;






이렇게 풀 세트로 갖추려면 비용이 엄청날 겁니다.




구경을 열심히 하다가 가모가와로 나옵니다.




가모강과 가모가와.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으려나요.'ㅂ';






비가 왔고 비가 올 예정이라 날이 흐립니다. 이 때 간사이 전역은 저기압권에 들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돌아가는 길은 비를 잔뜩 맞았지요. 그건 그 뒤의 일이고..




니시키 시장은 원하는 것만 잽싸게 찾아 가려고 했기 때문에 다른 사진은 없습니다. 아리츠구에서 G에게 줄 국자를 사고, 제 몫의 과자 틀을 하나 산 다음 밤 봉지를 들고 홀랑홀랑 걷습니다. 밤이 이날의 간이 점심이었지요.






달걀말이집이 두 군데인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의 2층에는 이렇게 밥집이 있습니다. 근데 저 캐릭터, 참 귀엽네요. 쟤는 수탉이겠지만, 그리고 달걀밥을 비운 그릇이 저 앞에 보이는 거라면 동족상잔의 비극..(...)






이것저것 구입하다보니 돌아오는 길에는 짐이 잔뜩이었습니다.

맨 왼쪽은 교토역에서 구입한 표주박전병(효탄센베), 가운데의 비닐봉지는 작업실 선물용인 간장센베, 맨 왼쪽은 아리츠구와 마르브란슈, 스타벅스입니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뭘 샀는지 생각나는군요. 하하하하..



신고베역에 내리니 비가 마구 쏟아집니다. 5월의 소나기 정도는 되네요. 우산을 살까 고민하다가, 역에서 산 다른 제품도 있어 마음을 비우고 그냥 우산 안사고 걷습니다. 그리고 이걸 후회하는데.. 흠뻑 젖었습니다. 그 차림으로 프로인도리브에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갑니다.




숙소에서 찍은 사진.

하단은 킷캣 푸딩, 그 아래 후게쓰도의 선물, 스타벅스의 카페 베로나, 그 아래 깔린 표주박센베. 맨 뒤에 보이는 빨간 포장도 후게쓰도이고 그 앞의 남색 포장은 아리츠구, 하얀색의 포장 둘은 마르브란슈의 말차샌드,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작업실 선물용 간장센베. 그 앞도 센베.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동그란 것이 요지야의 유자 립밤. 그리고 맨 앞의 과자 세 뭉치가 프로인도리브 것입니다.



프로인도리브 과자 이야기는 다음에 신칸센 사진 올리면서 또 할 일이 있을 겁니다.'ㅂ'




위에서 소개하는 것을 잊은 사진 가운데의 핸드폰 줄. 아니, 열쇠고리 등에 달아도 됩니다. 키레노하나에서 구입한 선물이지요. 저 작은 것이 1620엔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입니다.



요지야 립밤은 마지막으로 구입한 것이 몇 년 전이긴 한데, 제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가격보다 한참 올랐습니다. 아마 그 당시의 영수증을 뒤지면 나올 텐데, .... 라고 생각하고 뒤져보니 나옵니다. 하네다공항의 요지야 지점에서 구입한 영수증인데 그 당시 900엔이었네요. 세금 생각하고 세금 상승분 감안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게 꽤 비쌌군요..(먼산)



프로인도리브는 그 다음 글로 올라갑니다.:)



이건 고베는 아니고....


이스타항공은 항상 저 멀리 탑승동까지 나가서 타야하는지라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공항 철도 첫차가 아니라 그 다음 차를 탄데다, 홍콩이었나, 하여간 다른 지역에 가는 항공기의 발권도 같이 하는 바람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움직이다보니 스타벅스에 들릴 시간도 없었습니다. 왜 스타벅스냐 물으시면, 카드 충전해 놓은 것이 있거든요.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함입니다.


그랬는데 면세점 물품 수령하고 게이트 찾아 가는 도중 글로리아 진스를 발견해 거기서 자리를 잡고 넋 놓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맛은 미묘하더군요. 글로리아 진스는 거의 갈 일이 없고 커피를 마신 적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주 예전에 공항에서 한 번? 카페라떼가 레귤러 사이즈라 원래 마시려고 했던 것보다 사이즈가 크고, 따라서 가격이 생각보다 조금 더 나왔고, 맛은 썼습니다. 커피 자체가 그리 맛있는 건 아닌가봅니다.=ㅠ=


휴식을 취하다가 이동하면서 다시 스타벅스를 발견했다는 것이 참..; 다음에 갈 일이 있으면 그냥 스타벅스 가렵니다. 스벅에서 카페라떼 작은 컵 시키면 4천원 정도 나오나요.






백팩을 뭘로 들고 가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작은 것과 큰 것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작은 백팩을 들고 가면 노트북을 어깨에 메야 하니 불편할 것 같아 큰 걸로 들었지요. 그러길 잘했습니다.

사진의 가방 속에 보이는 코바늘 뜨기 케이스는 G가 서둘러 만들어 준 케이스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작아서 책을 넣어 억지로 죽죽 늘렸더니 괜찮습니다. 여기에 딴 짓을 하느냐 마느냐는 그 다음 문제 하여간 가방에는 꽃을 달았습니다. 교토 기온에 있는 키레노하나에서 구입한 벚꽃. 다음에는 수국도 같이 달아볼까요.'ㅂ'






창가자리를 원했더니 날개 뒤쪽입니다. 나중에 조금 후회했지만 뭐, 괜찮습니다.

후회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시간 문제였습니다. 가장 안쪽 자리다보니 복도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서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느긋하게 나가시더군요. 허허허. 간사이 공항은 입국수속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거의 뛰다시피 나가거든요. 그래도 그럭저럭 빨리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간사이공항 로손에서도 상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총 여섯 개. 주문자는 네 명. 같이 주문해도 상황에 따라 분리 배송됩니다.^-T






이게 맨 아래 있는 상자인데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넨도로이드입니다. 그것도 세 개. 아래쪽에 보이는 파란색이 「인피티니 스트라토스」의 세실리아 올코트, 그 옆은 벚꽃 미쿠입니다. 작년 버전이지요. 작년에 구입했다가 도로 팔아 놓고는 재구입했습니다. 하하하.;ㅂ;

그리고 저 바닥에는 상당한 크기의 상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면세품의 포장이 꽤 컸기 때문에 저렇게 꽉 차보입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짐이 많기도 했지만. 여행이 길어서 옷짐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3박 4일 정도로 갈렵니다. 예전에 4박 5일로 갔을 때도 비슷한 소리 한 것 같은데. 매번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군요.






이건 그냥 공항특급이었던 것 같은데. 간사이 공항에서 하루카 기다리는 동안 찍었습니다.






저는 하루카를 기다립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신오사카쪽에서 히카리를 타고 신고베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 때는 그렇게 갈 생각을 못하고 산노미야로 들어가는 방법만 떠올렸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간사이공항에서 출발해 교토까지 가는 하루카는 한 시간에 한 대만 있고, 신오사카에서 신고베로 가는 히카리도 한 시간에 한 대 뿐입니다. 아마 그래서 검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검색할 당시에는 다 일반 JR 타는 노선으로만 나오더군요.






하루카도 좌석 간격이 넉넉하기 때문에 앞에 저 커다란 캐리어를 놓아도 괜찮습니다. 제 다리가 짧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산노미야 역에서 나와 걷다가 찍은 사진.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곳으로 걷는 바람에 도로 돌아왔습니다. 산노미야역은 나중에 교토로 이동할 때 다시 가겠지 했는데 결국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사진 찍은 곳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도큐핸즈와 돈키호테가 있는데 결국 안 갔습니다. 이 모든 것은 체력이 문제였지만 뭔가 사들고 왔다고 해도 그게 더 문제였겠네요.






여기는 화분도 이진칸, 그러니까 외국인 거리의 저택을 부조로 그렸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에 밖에 내놓은 담쟁이가 푸릇푸릇하다니 참 안 춥군요.





지나가다가 생 폴 고베라고 적힌 것을 보고 뭔가 익숙한데 싶어 안을 들여다보니 서점입니다. ... 아. 바오로 서원.;



아마 글 올리다가 심심하면 이렇게 사진 터는 걸 조금씩 올릴 겁니다.'ㅂ'



숙소가 고베 피에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M님이 말씀하십니다. 그 근처에 미카미라는 정식집이 있다고요. 치킨가스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까날님의 이글루에 들어가 찾아봅니다. 음. 역시 올라와 있네요. 뭘 먹을까 고민했지만 치킨가스는 다른 곳에서 먹기 쉽지 않은 것이라 이걸 주문하겠다고 대강 잡아 놓고 갑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다 실제 찾아가보니 5분 남짓 걸립니다.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되는 거리네요. 물론 걷는 속도는 제 기준입니다. 보통사람의 걸음이라면 10분 안쪽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호텔 피에나를 기준으로 보면 신고베역쪽으로 걸어 올라가다가 길 건너편 그린 호텔인가, 하여간 호텔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 지도는 저 세 곳을 소개할 때 내내 반복해서 올릴 텐데 산노미야와 신고베역 사이의 큰 도로 서쪽 표시가 미카미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곳이 호텔 피에나. 다른 하나가 나중에 올릴 프로인도리브(Freuindliebe)입니다.





그린 호텔이었나. 큰 길가에 호텔이 하나 서 있는데 그 근처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길을 건너서 호텔이 있는 블럭의 북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안쪽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고 5시부터 저녁 영업 시작입니다. 호텔에서 4시 55분에 출발하니 5시 간당하게 도착하네요.






바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치킨가스 정식을 주문하고 그 간의 일정을 정리하며 기다립니다. 가격은 1천엔을 조금 넘습니다. 주문할 때 소바와 우동 어느 쪽을 하겠냐고 묻는데 고민하다가 소바로 주문합니다. 우동이 나을 것도 같지만 이날은 소바가 더 궁금했습니다.

사실 감기 기운이 찾아온 터라 조금이라도 속이 편한 음식을 먹겠다고 고른 것이 소바였지요. 그거나 그거나 비슷하긴 합니다.





따뜻한 국물의 메밀국수가 나오고 거기에 밥 한 가득, 양배추 채 위에 올라온 치킨가스. 보고서 놀랐습니다. 치킨가스가 저렇게 큰가요. 아니, 보통 떠올리는 것은 닭가슴살이긴 한데, 펼쳐 놓으면 저렇게 커지는 겁니까.





양배추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채소도 섞여 있습니다. 아주 얇게 썰어서 거기에 소스를 뿌렸습니다. 간장계의 약간 진한 맛 드레싱이라고 기억합니다. 마요네즈를 섞었던가 아니던가 저도 헷갈리네요. 하여간 약간 느끼할 수 있는 치킨가스의 맛을 샐러드가 아주 잘 잡아줍니다. 이 둘만 있으면 한도 끝도 없이 숙숙 들어갈 것 같은데.


게다가 단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닭껍질이 그대로 있는 아주 촉촉한 닭가슴살입니다. 닭가슴살인데 촉촉합니다. 정말로요. 으아아아. 육즙이 넘치는 그런 맛..;ㅠ;


하지만 역시 위에 부담은 되었던 지 다 먹지 못하고 내려 놓았습니다.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치킨가스 외에 다른 메뉴도 정복하고 싶더라고요. 근처에 가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만한 메뉴입니다. 양이 많은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고요.(...) 양이 적다면 정식이 아니라 단품으로 주문하면 될겁니다.



여행 내내 감기기운이 떠나지 않아서-지금도 그렇지만-술을 못 마신 것이 아쉽네요. 여행은 역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서대로 올리려다가 조식 사진을 기대하시는 분이 많아 먼저 올려봅니다. 하지만 제 접시 사진만 있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조식 전체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줄서서 조용히 퍼담는데 사진 찍기도 그렇고, 앞에 서 있던 아가씨들이 디저트 코너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고는 '저런 사진 왜 찍냐'는 내용의 대화를 하길래 찍을 마음이 더더욱 없어졌습니다. 저는 소심하니까요.(먼산)



조식은 2층 레스토랑에서 먹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왼편부터 음식이 죽 있고, 그 건너편에 디저트와 음료 코너가 있습니다. 디저트 코너가 아주 충실하다는 것이 특징적이고요. 기억하는 케이크 종류만 10가지 가까이 됩니다. 빵이 아니라 그야말로 디저트라 케이크가 여러 종 있고 초콜릿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단 것을 먹기에는 위가 안 좋아서 그냥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었습니다. 정확히는 딱 한 조각 먹고는 그 뒤로는 손 안댔습니다. 달았어요. 아주 많이 달더군요. 그 이야기는 뒷부분에 나옵니다.






가운데 보이는 접시는 식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얀색 접시인데 무게를 봐서는 도자기가 아닌 듯합니다. 도자기면 한 손에 들기 어렵죠. 깔끔한 접시인데 위에 보이는 것처럼 각각의 반찬이나 음식을 담을 수 있습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팔레트 같은 것은 잼담는 접시입니다. 잼 종류는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밀키쉬 잼도 한 두 종이 아닙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담을 수 있어요. 이날 오후에 1층 카페 내려갔다가 보기로는 조식 뷔페에 는 6종 정도의 잼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전시된 잼에 아예 '조식 뷔페에 나왔음'이라는 딱지를 붙여 놓았더라고요. 덕분에 고르기는 쉬웠습니다.

잼은 맨 아래가 무화과 카시스 잼, 자몽 마말레드, 맨 위가 믹스 베리입니다. 셋다 맛있지만 무게가 있다보니 구입한 것은 무화과 카시스 뿐. 톡톡 터지는 씨앗과 신 잼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는 라즈베리와 유사하지만 꽤 다릅니다. 무화과 특유의 독특한 단맛도 조금 남아 있는데 거기 신맛이 적절히 섞이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터지는 맛도 다르고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몽 마말레드도 사올걸 그랬나 싶긴 한데... 아니됩니다. 한 병을 하루에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라니까요.;



식판에 담긴 거무튀튀한 것은 먹물 식빵. 거기에 청경채는 아니고 펜넬 비슷한 것인지, 하여간 채소 간장 조림이었고 반찬 칸에 놓인 것은 무 간 것을 섞은 국물에 넣은 흰떡, 그 옆은 맥앤치즈입니다. 식빵 옆에는 고구마조림, 파인애플이 있고 그 아래 오믈렛과 프렌치 토스트가 있네요.


식판 위쪽에 있는 그릇에는 포토푀가 들어 있습니다. 우유 마저도 맛있네요..(먼산)


가장 맛있는 건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쓰읍. 달걀물에 푹 젖은데다 빵푸딩을 먹는 것처럼 촉촉한 것이.. 으으으.;ㅠ;






식판을 다 비울 때쯤, 프렌치 토스트를 하나 더 가져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에 디저트도 궁금해서 슈바르츠발트, 혹은 블랙 포레스트를 들고 옵니다. 그리고 설탕을 씌운 피칸.






프렌치 토스트 위에는 시럽을 뿌렸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납니다. 참 맛있더라고요.






...케이크는 굉장히 답니다. 초콜릿 시트는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고, 그 사이에는 초콜릿 무스인지 크림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발랐던데다, 위는 크림을 바르고 초콜릿을 깎아 장식했는데 커피 없이는 못 먹을 그런 단맛입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이런 단 걸 먹으니 속이 부대끼더군요. 물론 감기 기운이 있고 수면 부족이라 위가 좋지 않기도 했긴 합니다. 그래도 케이크는 더 갖다 먹진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커피까지 가져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크로아상은 언제 가져온거지? =ㅁ= 다시 사진을 보니 처음부터 먹물빵 아래 깔려 있었나 봅니다.






그 다음 날은 아예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들고 옵니다.

나중에 생각했지만 식빵이나 바게트 비슷한 담백한 빵은 안 들고 와도 되었겠더라고요. 그냥 프렌치 토스트나 더 가져올 걸.

잼은 따로 담지 않고 같이 담았습니다. 거기에 파인애플이랑 감자 그라탕을 더 가져왔고요. 어제도 먹었던 채소 한 조각에, 로스트였던가, 하여간 고기.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오믈렛.


하지만 음료도 중요하지요. 우유 옆에 보이는 것은 포도주스가 아니라 샹그리아입니다. 아침부터 샹그리아라니, 싶지만 술맛은 안나고 그냥 포도주스에다가 다른 과일을 섞은 것 같은 달달한 맛입니다. 참 좋네요.





고기 참 맛있었습니다. 전날 아침에는 없었는데 이날은 있더군요. 보들보들하고 부드러운 것이 전혀 질기지 않습니다. 진짜 맛있네요. 게다가 프렌치 토스트도 전날과 다름없이 맛있고, 감자도 좋고 잼도 좋습니다.






특히 이날은 콩가루와 검은깨가 들어간 밀키쉬잼(맨 오른쪽)을 가져왔는데... 와.;ㅠ; 고소한 것이, 이거 한 통 가져다 놓으면 한 병 비우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입에 술술 들어가네요.







밥보다는 빵을 선호하기 때문에 밥반찬은 피했습니다. 죽도 있고 밥도 있고, 미소시루도 있습니다. 그리고 연어 구운 것도 있고 다른 조림 음식도 있고요. 상당히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 하나하나가 굉장히 손이 많이 갈 것 같다는 점이지요. 일반적인 호텔 조식에서 보이는 간단한 음식과는 다릅니다. 소시지가 보이지 않더군요. 스크램블 에그도 아니고 오믈렛. 그리고 심지어 수프가 아니라 포토푀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커다란 새우와 다른 해산물을 넣은 음식도 있었는데, 해산물은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손대지 않았습니다. 부야베스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 치고는 국물이 굉장히 맑고 투명합니다. 다시 말해 손이 많이 가고 식재료가 좋지 않다면 맛내기 어려운 그런 음식들이 많습니다.


교한 삿포로에서도 그랬지만 조식 코너 자체는 크지 않은데 하나씩 뜯어보면 알찹니다. 레스토랑에서 볼 것 같은 음식들이 많네요. 1위의 개념이 가짓수 많고 맛있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큰 호텔이 아니라 작은 호텔이라는 점도 재미있고요.



다음에는 조식만 먹으러 가서 프렌치 토스트를 거덜내고 올까 싶은 망상도..=ㅠ=; 조만간 프렌치 토스트 해먹어야겠네요. 쓰읍.

일본에서 머물렀던 대부분의 숙소는 비즈니스 호텔이었습니다. 간사이 여행에서 교토의 민가를 개조한 교마치숙소를 개조한 다다미방에 머물렀던 적도 있고, 지난 여름의 홋카이도 여행에서처럼 료칸과 호텔의 중간쯤 되는 다다미방에 머물렀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침대와 작은 책상, 간혹 탁자가 있는 작은 숙소에 머물렀습니다.


일본말고 가본 곳은 삐~년 전의 캄보디아나 홍콩, 비교적 최근의 하와이가 전부이니 숙소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네요. 하지만 이번의 고베 숙소는 제가 가본 적이 없는 유럽의 숙소가 떠오른다는 점에서 꽤 특이합니다. 평일인데다 상대적인 비수기였고, 자란의 프로모션을 이용한 덕에 저렴하게 트윈룸을 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고른 플랜은 이틀 숙박에 17300엔이었습니다. 고베나 교토 등의 숙소 비용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지요.


호텔 피에나 고베는 밀키쉬잼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1층은 카페 겸 가게에 호텔 로비고, 2층은 레스토랑입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면 아침식사가 맛있다는 겁니다. 전국 호텔 조식 1위라더군요. 다만 3위였던 홋카이도 교한 삿포로의 조식도 그랬지만 가짓수가 많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조식의 순위는 레스토랑 음식에 가까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내놓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조식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숙소 시설부터 이야기하지요.



호텔 1층에 들어가니 바로 잼들이 보여서 어디가 프론트인가 했는데 바로 보이더랍니다. 직원이 많고 상당히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이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박 이상 머무를 때는 수건 교환만 하고 청소를 하지 않을 경우에 700엔 이하의 잼을 무료로 교환할 수 있는 티켓을 줍니다. 저는 2박이어서 체크인할 때 받았고, 12시 전에 신청을 해야한다길래 그 다음 날에 나가면서 프론트에 티켓을 내밀고 이야기 했습니다. 잼은 체크아웃할 때 고를 수 있다더군요.


열쇠를 주는데 금속 판이 달린 열쇠입니다. 카드키가 아니네요. 일단 방으로 올라갑니다.





1차로 당황. 허? 지금까지 머무른 숙소 중에 응접세트가 있는 곳은 처음입니다. 아니, 없진 않았는데 이렇게 4인용 소파가 놓인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게다가 입구 앞 복도 비슷한 공간 양 옆으로 문이 있는데...





먼저 오른편. 문이 두 개입니다. 일단 정체가 뭔지 열어보죠.






좌 변기 우 옷장. 다시 말해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된 형태인겁니다. 게다가 옷장도 상당히 크네요.






그 반대편인 입구 왼쪽에는 욕실이 있는데 세면대-다시 말해 파우더룸에 가까운 곳이랑 그 안쪽의 샤워시설과 욕조가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집 화장실보다도 훨씬 더 넓네요. 이런 호텔은 정말 처음입니다.





세면대. 아래쪽의 나무 바구니에는 수건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저 아래에 족욕기도 있더군요. 한 번도 쓰진 않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여기에도 1회용 샴푸와 컨디셔너가 있긴 한데.. (사진에 슬쩍 보이는 봉투는 입욕제입니다.)






샤워설비가 있는 이쪽에도 아예 통으로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욕조도 굉장히 큽니다. 다리를 구부릴 필요가 없어요. 죽 뻗어도 됩니다. 물론 남자들에게는 작겠지만 이런 숙소는 주로 여자들이 쓰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욕조는 충분히 큽니다.





정신을 차리고 본 방으로 들어갑니다.




침대가 두 개. 이 때야 기억이 나더군요. 예약할 당시, 싱글룸과 동일한 가격으로 트윈룸을 예약할 수 있다길래 덥석 예약했다는 걸 말입니다. 그래서 침대가 두 개입니다. 하나만 쓰고 다른 하나는 빨래 너는 용으로 썼습니다.(...)





TV 옆의 탁자는 캐리어를 두는 공간 같고, 그 옆의 가구에는 냉장고가 들어 있습니다. 바닥은 전체 다 마루입니다.






게다가 밖은 반원형 테라스가 있네요. 나가본 적은 없긴 하지만 바로 앞이 큰 길입니다. 왕복 6차선이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꽤 큰 도로였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긴 하더군요.






벽에 붙어 있는 서랍장. 시계를 풀어 놓습니다. 그 옆에 보이는 것이 열쇠고요. 상당히 무겁죠.






저 수납장 바로 위에 이런 게 있길래 뭔가 했더니, 전원이 들어간 상태에서 TV를 키면 욕실에서 TV 음성이 들립니다. 음량 조절은 욕실에서 들리는 TV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고요. 느긋하게 반신욕하면서 TV를 듣는 것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욕실에서 듣는 쪽이 소리가 울려 그런지 크게 들립니다.






캐리어를 일단 올려 놓고, 그 옆의 화장대를 찍습니다. 포트는 조지루시. 500미리리터 페트병은은 서비스입니다. 냉장고에는 맥주가 있지만 손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요금이 별도로 붙으니까요. 찻잔은 Nikko였다고 기억합니다. 옆에 보이는 티백홍차는 아마드.





진짜 넓어요...'ㅂ';



그래서 그런지 한창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죽마고우, G가 떠오르더랍니다.-_-; 이런 숙소 꽤 좋아할 텐데 말입니다.



호텔 피에나 고베의 위치는 산노미야와 신고베의 중간인데 언덕자락에 위치했습니다. 따라서 신고베에서 내려가는 쪽이 훨씬 접근하기 좋습니다. 산노미야에서는 캐리어를 끌거나 밀면서 가야하니까 꽤 힘들더군요. 하지만 전 산노미야에서 올라갔다가 다시 신고베로 올라갔습니다. 거꾸로죠.... 하지만 JR 패스의 맛을 본 이상 신고베에서 출발하는 히카리를 안 탈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비스나 시설은 좋지만 다시 묵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간사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고베보다는 교토가 훨씬 취향이거든요. 게다가 JR 패스가 있었기 때문에 신고베에서 교토까지 20분만에 갈 수 있었지만, JR 패스가 없으면 상당히 멉니다.

이진칸 거리와도 가깝고 미카미나 프로인도리브 등 맛집이 도처에 있는데다 조식도 좋지만, 저는 잠자리가 불편했습니다. 집에서는 느낀 적이 없었는데, 차도가 가까이 있어 찻소리가 꽤 시끄럽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겁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더 그랬겠지만 이틀밤 보내면서 매번 세 번 정도는 깨더군요. 역에서 어중간하게 멀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러나 숙박시설의 설비가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고 오래되었지만 상당히 좋다는 것, 서비스가 좋다는 것, 조식이 맛있다는 것, 1층의 카페도 괜찮다는 점은 좋습니다. 한 번쯤은 머물러 볼 숙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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